저번에 드디어 우리집 주변에 있는 비디오 대여점을 찾아냈습니다. 이사를 올 때부터 계속 비디오 대여점을 찾았었는데 잘 찾지를 못해서 고민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번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결국에는 비디오 대여점을 찾아냈습니다. 그런데 그 비디오가게는 우리집에서 20분이나 걸어야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비디오를 하나 빌리려면 20분을 걸어올라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운동도 할 겸 거기에서 비디오를 빌려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그 비디오가게에서 처음으로 빌린 비디오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조선시대에 '이몽학의 난'이라는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동명만화가 원작이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몽학의 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했지만 조금 과장된 부분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는 '황정학(황정민 분)'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그는 눈이 보이지 않는 봉사였지만 의술과 검술이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이몽학에게 죽임을 당한 한신균의 서자인 '견자(백성현 분)'을 데리고 나라에 반란을 일으키려 하는 '이몽학(차승원 분)'을 막기 위해 그의 뒤를 쫒습니다.

견자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이몽학을 자기 손으로 죽이기 위해 황정학에게 검술을 배웁니다. 그런데 배우는 방법이 좀 특이합니다.

검술을 배우기 보다는 그냥 공격을 피하는 방법을 배운다고 하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냥 황정학에게 막대기로 계속 맞으면서 점점 싸우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그렇게 계속 이몽학을 쫒다가 드디어 황정학과 이몽학이 만나고 세기의 대결을 합니다. 이몽학의 검술 실력도 아주 뛰어나서 봉사 황정학과도 거의 막상막하의 대결을 합니다.

하지만 눈이 안보여서 그런지 황정학이 조금씩 밀리면서 질 것 같았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이몽학의 승리로 끝이 나고 황정학은 죽게 됩니다.

이몽학과 황정학의 대결


한편 이몽학은 황정학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기 위해 궁에 가보지만 이미 왜군의 침략때문에 왕은 몸을 피한 상태였습니다.

그 때 이몽학의 애인을 데려온 견자가 들어와서 이몽학에게 덤빕니다. 하지만 견자는 이몽학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견자가 질 것 같았는데 이몽학은 왕위에 오르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때 왜군이 쳐들어온 것을 보고 한 눈을 판 이몽학은 견자의 칼에 가슴을 찔립니다. 이몽학은 반격을 하려고 했지만 모든게 끝났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조용히 피가 나는채로 애인의 곁으로 갑니다.

이몽학은 그렇게 사랑하는 여자의 품에서 죽어가게되고 견자는 궁에 쳐들어 온 왜군들과 싸우다가 조총에 맞아서 죽임을 당합니다.

대충 이런 내용의 영화인데 영화의 대부분은 견자가 황정학에게 무술을 배우는 모습입니다. 그냥 계속 맞으면서 무술을 배우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계속 웃으면서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바로 황정학이 이미 볼 수 없는 눈을 치켜 뜨면서 "여기 있으면 몽학이 온다." 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초점이 없는 눈을 번쩍 뜨고 무섭게 웃으며 그 말을 하는 장면이 얼마나 섬뜩하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칩니다.

분명히 악역이 아닌데 황정학(황정민 분)의 그 모습은 마치 악마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만큼 황정민씨의 연기가 아주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비극적인 죽음을 맞지만 조선시대에 실제로 존재했던 황정학이라는 어려운 캐릭터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멋있게 표현해낸 황정민씨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확실이 만화가 원작인 만큼 스토리도 탄탄했고 황정학이라는 캐릭터도 마음에 들었던 아주 괜찮았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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