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월 13일) 부산에서 열리는 '라이프 사진전'을 관람하기 위해 부산에 갔습니다. 졸업앨범을 준비하는 제 태봉고 후배 2명과 함께 갔습니다.
 


미국의 역사를 담은 최고의 잡지라고 평가받고있는 '라이프지'는 1936년 타임지와 포춘지를 만든 잡지왕 헬리루스(Henry Luce)의 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헨리루스는 "사진은 세상을 드러내 보여주는 객관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기계시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매체이며 아직은 다루기 어렵지만 놀랍도록 강력한 새로운 언어임에 틀림없다."라고 말하며 라이프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라이프지가 탄생한 이유처럼 라이프지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일관되게 사진이 중심이 된 잡지였다고 합니다. 라이프지는 사진으로 펼쳐보는 미국의 역사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들의 정치, 문화, 사회적 관계망 등 세계인이 주목하는 것들을 포착한 가장 미국적인 잡지이자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잡지였고, 1972년에 폐간되었지만 오늘날에 인터넷 잡지로 만날 수 있습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라는 영화에서도 라이프 잡지가 등장합니다. 거기서도 역사와 사람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교훈을 주는 소재로 나타납니다. 

라이프지에서 활동한 최고의 사진가들로 불렸던 알프레드 아이젠슈테트, 유진 스미스, 로버트 카파, 더글러스 던컨 등 수많은 사진가들의 집념과 역사의 한 페이지가 담긴 900만장의 사진 중 최고의 130여장을 이번 라이프 사진전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전은 부산 문화회관에서 열렸는데 비가 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사진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 우선 표를 구입하러 매표소로 갔습니다.

매표소는 라이프지의 로고와 같은 빨간색으로 되어있었습니다. 그 빨간 매표소에서 저는 처음으로 성인 요금이라는 것을 내보았습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 비싸진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라이프지의 역사적인 사진들을 관람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전시장에 들어갔습니다.

팜플렛을 받았는데,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습니다. '역사를 잊은자에게 미래는 없다.' 좋은 말인 것 같습니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것입니다.


라이프지가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역사를 기록하고 되돌아보는 것이기에 딱 알맞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장 안에서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기에 전시장 바로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어두었습니다.


라이프 사진전에서 정말 좋은 사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세계인들의 인정을 받는 위인들의 인생과 그들이 겪었던 고난을 라이프지의 사진들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위인인 간디와 체게바라의 사진도 역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둘 다 나라를 독립시킨 지도자이지만 체게바라는 무장투쟁을 통한 혁명가였던 반면에 간디는 완전한 비폭력으로 독립을 이루어 내었기에 두 인물의 인생을 비교하는 글귀가 적혀있기도 했습니다.

찰리채플린과 카스트로, 마이클 잭슨, 아인슈타인 등 제가 아는 유명한 사람들의 사진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의 인생 또한 담겨있었습니다. 

알고있는 있었지만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고, 물론 제가 평소에 몰랐던 인물들을 알게되기도 했습니다.  

라이프 사진전이 서울을 거쳐 부산에서 또 열리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한국의 역사 또한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전쟁과 백범 김구 선생님 등 한국의 역사 또하 라이프지에 담겨있었습니다. 이런 역사들을 기억하고 되돌아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는 인간이 살아온 흔적이며, 앞으로 미래를 만들어 갈 소중한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잊고 기억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더 발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하는 것이며, 라이프지는 그런 역사의 기록을 아주 잘 해낸 잡지인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역사를 잊지 않으려 노력할 것입니다. 

To see life, To see the world (인생을 보기 위하여, 세계를 보기 위하여) 

얼마 전 친구들과 '관상'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잔뜩 나오는 영화라 예전부터 계속 보고싶어 했던 영화였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요즘 읽고 있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만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이고, 책의 내용과 영화의 내용을 비교하며 역사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1 - 관상이라는 소재
관상이라는 영화는 그 영화 나름대로의 매력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광해라는 영화는 '지위가 낮았던 사람이 왕이 되어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서양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상이라는 영화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과거와 인생 팔자를 한 번에 꿰뚫어보는 '관상'이라는 참신하고 동양적인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 내경(송강호 분)이 관상으로 사람들을 인생 점을 쳐주고,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주면서 점점 유명해져 나름대로 쉽게 지위가 높아지는 모습은 인생역전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2 - 배우들의 연기력
관상에는 송강호, 김혜수, 조정석, 백윤식, 이종석, 이정재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화려한 캐스팅 때문에 개봉전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방금 소개했던 분들이 전부 주연으로 설정되어 있을 정도록 인물 한명 한명의 비중이 크고, 역시나 영화속에서도 톡톡 튀면서 완벽한 연기력으로 영화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중간중간에 급박한 스토리 전개를 이해하는데 혼란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도 배우분들의 연기력 덕분에 영화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맛이 있습니다. 특히나 관상가 내경 역을 맡은 송강호 씨의 연기를 보면서 '역시...'하는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설국열차 촬영 후에 바로 관상을 촬영했다고 해서 설국열차의 '남궁민수 역' 분위기가 남아있을 것 같았는데, 영화 관상 속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송강호 씨는 영화에서 연기를 할 때마다 진짜 그 영화 속에서 사는 사람같습니다.  
그 만큼 그 분이 연기를 하면서 열정과 열의를 가지고 캐릭터에 집중한다는 뜻이겠죠.


영화 관상의 매력3 - 수양대군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의 5대 왕 문종이 즉위해 있을 시기입니다. 그 때는 문종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아직 정치를 하기에는 어린 세자가 남겨져 있었기에 문종이 죽고, 왕의 자리를 넘보는 자들이 넘쳤습니다.

특히나 세종대왕의 둘 째 아들이자 문종의 동생인 '수양대군'은 왕의 자리에 대한 욕심이 넘쳐나는 인물이었고, 문종은 그를 두려워 하여 관상가 내경을 시켜 김종서와 함께 수양대군을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책에서 그려진 수양대군의 모습


영화의 중간에 수양대군(이정재 분)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느껴졌던 수양대군의 엄청난 포스와 위엄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양대군의 얼굴을 보고 단번에 왕의 자리를 빼앗을 역적의 상이라는 것을 알아 본 내경은 그를 막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미 수양대군의 힘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고, 수양은 점점 왕의 자리에 가까워 집니다.


늑대와 비슷한 동물인 이리의 상이라고 하는 수양대군은 자신의 집을 왕이 앉는 자리처럼 꾸며놓고, 왕의 옷을 입고 잔치를 여는 등 왕에 대한 욕심을 끊임없이 드러냅니다.

영화 신세계부터 이어진 이정재씨의 포스 덕분인지 야심에 찬 수양대군의 모습은 무척이나 멋있으면서도 내경에게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고 물어보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치기도 합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4 - 역사적 메시지
영화의 후반부에는 수양대군이 단종에게서 왕위를 빼앗는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역사적인 기록으로 수양대군이 승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보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바꾸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노력하면서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려는 관상가 내경의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계속 숨겨진 인물로 등장하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계유정난에서 수양대군이 왕이 되도록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인물로써 제가 본 조선왕조실록 만화책에서도 비중 큰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 사람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작은 소름? 또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내경과 정체불명의 남자가 대화하는 씬이 있는데, 거기에서 내경이 "사람의 인생을 비롯한 역사는 파도와도 같다."라는 말을 합니다.

인생과 역사는 파도처럼 크게 올라왔다가 또 금방 내려가면서 쓰려간다는 것이죠. 조금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뭔가 멋진 말인 것 같습니다.



제가 '광해'라는 영화를 엄청 재미있게 본 이후로 사극 영화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생겨서 무척이나 설레는 기분으로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영화는 기대했던 것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광해처럼 완전 웃기고, 긴장감있고, 메시지도 주는 사극을 기대했던 터라 관상이라는 영화를 보며 광해만큼의 감명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상이라는 영화가 가지는 여러 가지 독특한 매력을 통해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방학만 되면 제가 항상 다짐하는 것이 있습니다. 방학 동안 책을 많이 읽는 것이죠. 하지만 항상 특정 수준까지만 읽고 더이상 읽지 못합니다.

특히나 이번 여름방학 때에는 대학 입시 준비 때문에 더욱 더 책을 읽기가 귀찮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아버지께서 책을 사주셨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책이었는데, 총 20권으로 되어있는 세트였습니다. 평소에 역사 공부를 좋아해서 학교 선택 수업도 세계사를 듣거나 했는데, 이번에 조선 역사를 쫙 공부할 수 있는 책들이 생겨 기분이 좋았습니다.

전부 만화책으로 되어있어서 쉬엄쉬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선 1권부터 바로바로 보기로 했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만화책 세트는 제목처럼 조선시대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다룹니다. 때문에 1권은 조선이 건국되어지는 과정이 담긴 내용이었습니다.

조선이 건국되어지는 시대적 배경은 고려말입니다. 공민왕이 즉위하고 있을무렵 이성계 장군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특별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없습니다.

이성계가 주된 인물로 등장하지만 만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야기를 해설하는 말투로 진행됩니다. 또한, 만화이기 때문에 그림이 함께 있어서 더욱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 덕분에 고려 말기에 벌어지는 정치다툼과 신진사대부, 권문세족과 위나라, 명나라 등의 각종 세력과 인물 구도 및 갈등이 아주 쉽게 이해가 되도록 그려져 있습니다.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는 가장 큰 계기는 바로 '위화도 회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려의 장군이었던 이성계가 명나라를 공격하는 명을 받고 요동정벌을 떠났다가 위화도에서 군사를 돌린 사건이죠.


이성계는 위화도에서 군사를 돌려 개경으로 돌아가 우왕을 폐위시키고 여러 가지 정책과 정치활동으로 정권을 잡아 국호를 조선으로 바꾸고 직접 왕이 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사 수업 수행평가로 한국사 뉴스를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만든 그 영상에서도 역시 위화도 회군을 언급했습니다.


제가 만든 한국사 뉴스에서는 위화도 회군과 조선의 건국을 엄청 간략하게 담았습니다. 그 때는 조사를 대충 해서 우왕을 고려의 마지막 왕이라고 표기했고, 이성계가 회군 후에 바로 정권을 잡았다고 표현하는 등... 여러 가지로 부실하게 제작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에 읽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했던 이유와 회군 후에 개경에서 정권을 잡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들과 과정 이런 것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당시에 대적하기 힘든 명나라에 대한 이성계의 태도와 이성계가 주장했던 '명나라를 공격하면 안되는 네 가지 이유(4대 불가론)등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이성계과 손을 잡았던 정도전 및 여러 인물들과 정몽주와의 관계, 다양한 시대적 상황과 정치인들에 의해 이용당한 창왕, 공양왕 등 수많은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겨있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면 가끔씩 그 시대의 인물과 현대시대의 인물과 비교를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 부분이 이해도 잘 되고, 재미있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조선이 세워지게 된 배경을 확실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책들도 빠른 시일 내에 전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얼마전에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책들 중에서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체 게바라는 중학교 때 다른 책으로 알게 된 쿠바의 유명한 혁명가입니다.

그 후로도 고등학교 때 체 게바라라는 사람에 대해 더 접해보기 위해 헌 책방에서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을 한 권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하니 책이 너무 오래되고 두꺼운 탓에 쉽게 읽을 염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에 속해 있는 체 게바라의 책을 마음 먹고 한 번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체 게바라 20세기 최후의 게릴라'였습니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천식이라는 병에 시달리며 힘들게 생활했지만 체 게바라는 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항상 럭비나 수영 같은 운동을 하며 거칠게 뛰어놀면서 성장했습니다.

23세가 되어 체 게바라는 자신의 친구 알베르토와 1만 km에 이르는 라틴 아메리카를 무려 7개월 동안이나 여행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나긴 여행을 하면서 게바라는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백인우월주의에 차별 받고, 고통 받는 인디오들의 모습과 빈곤과 체념의 부조리한 사회, 그리고 억압 받는 노동자들....

이런 모습들은 모두 게바라에게는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장면이었고 또한 게바라 자신의 미래를 정치에 걸기로 마음을 먹게 된 계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게바라는 여행을 마치고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어릴 적 앓았던 천식의 영향이었는지 단숨에 의학 공부를 마치고 의사가 됩니다. 

그리고 게바라는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또다시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 여행을 하는 동안 후에 쿠바 혁명을 주도할 동료인 피델 카스트로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여행을 하면서 게바라는 고통과 억압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혁명의 필요성을 깨닫고 그 때부터 수많은 혁명가 또는 철학자들의 책을 읽고 토론을 벌이며 혁명가의 소양을 기릅니다.

그러다가 체 게바라는 독재자 바티스타가 집권하고 있는 쿠바로 갑니다. 쿠바에서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는 게릴라전으로 혁명을 일으킵니다.

게릴라전이란 적인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서 정균 군인들이 아닌 주민 등이 일반적으로 열세한 장비를 가지고 기습, 습격을 감행하는 전투 형태를 말합니다.

체 게바라와 피델은 게릴라전이라는 무장혁명으로 바티스타의 독재를 타도하려고 한 것입니다. 수 많은 전투 끝에 결국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는 바티스타를 쫒아내고 승리를 거머쥡니다.

그 후로 피델과 게바라는 쿠바의 정치 체제를 다잡고 쿠바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세력를 몰아내기 위해 정치적인 혁명을 계속합니다.

그러면서 체 게바라는 쿠바의 국민이 되어 라카바니아 요새의 사령관, 중앙은행 총재, 국가토지개혁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쿠바의 두뇌로 불리며 쿠바 정권의 기초를 세워나갑니다.

하지만 체 게바라는 쿠바에서의 삶을 뒤로 하고, 정치적인 신념이 다른 피델 카스트로에게 쿠바를 맡기고 또 다른 혁명을 위해 떠납니다.

체 게바라는 쿠바 뿐만 아니라 아직 혁명이 필요한 곳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얼마 후에 게바라는 볼리비아의 산악 지대에서 게릴라전을 하던 중 붙잡혀 총살을 당합니다.

체 게바라는 오늘날까지도 20세기 최고의 혁명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는 혁명군이었을 때 자신의 원래 직업인 의사의 의학 실력으로 동료들을 치료해주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게릴라전을 벌이면서 주위의 농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체 게바라의 영향이 많이 있었다고 하네요. 의사라는 좋은 직업에다가 잘생긴 외모 덕분에 그를 잘 신뢰했다고 합니다.

또한 체 게바라는 다른 지역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집단들을 하나로 모을 때에도 뛰어난 설득력과 믿음으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처럼 체 게바라는 혁명가로써의 군인적인 면모만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상처를 치료하는 의사로 때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쿠바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습니다.


인도의 간디가 비폭력 운동으로 인도를 해방시켰다면 체 게바라는 간디에 비해 상당히 폭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게릴라전의 방법으로 쿠바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체 게바라의 혁명이 잘못된 것일까요? 하지만 게바라와 피델의 모습은 분명히 정의였고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쿠바 혁명을 정의롭게 생각합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53년 7월 26일 산티아고 데 쿠바의 몬카다 요새를 습격하다가 생포당합니다. 피델은 변호사로써 자기 행동의 정당함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한마디를 남깁니다.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하리라"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은 그 당시 독재자 바티스타에게는 끔찍한 테러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혁명은 역사에서 엄청나게 큰 역할을 한 사건입니다.

일제 시대 때의 독립 운동가인 윤봉길 의사와 안중근 의사처럼 일제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테러리스트지만 조선에게는 영웅인 것입니다.

이처럼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혁명은 역사에 있어서 분명히 정의로운 혁명이었으며 그들은 시대의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체 게바라가 쓴 일기에 게바라는 12월 5일, 알레그리아델피오에서의 전투에서 겪었던 일을 생생히 기록해놓았습니다.

옆의 한 동지가 날아오는 비오듯 쏟아지는 총알에 겁을 먹고 탄약통과 의약품을 버리고 도망을 갔습니다. 체 게바라는 두 물품을 모두 챙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고 하나만 골라서 가지고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체 게바라는 그 순간 고민에 빠집니다. 의약품이냐, 탄약통이냐? 나는 의사인가? 혁명가인가? 고민 끝에 체 게바라는 결국 탄약통을 짊어집니다.

의사의 직업을 포기하고 혁명가의 삶을 택한 것입니다. 책에서 꽤 상징적으로 묘사된 게바라의 이런 고민과 선택은 저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 혁명가의 길을 걸었던 체 게바라가 더욱 멋지고 우러러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체 게바라는 과연 그 선택을 후회했을까요?

저도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할 일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체 게바라처럼 힘든 선택을 해야할 순간이 온다면 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어떤 선택이든 저는 그 선택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되면 후회없이 그 쪽으로 갈 것입니다. 체 게바라도 그랬을 테니까요. 

체게바라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문고
지은이 장 코르미에 (시공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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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랜만에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 학교에 일이 있어서 잠시 갔다가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1997년도에 개봉한 세계적인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와 혼동할 수도 있는데, 제가 본 영화는 작년에 개봉한 김주호 감독의 한국 영화였습니다.

1997년도에 개봉하여 1995년에 재개봉을 했을 만큼 세계적인 큰 인기를 끌었던 빅터 클레밍 감독의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입니다.

제가 이번에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는 조선 시대 영조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얼음이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권력이 있으면 그 권력을 독점하려는 자가 분명히 생기는 법, 좌의정 '조명수'라는 자가 얼음을 독차지하여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행합니다.


조명수의 영향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 몇 명 있었으니 그 중 한 명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였던 이덕무(차태현 분)는 사람이었습니다. 조명수 때문에 이덕무의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귀양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조선의 유명한 무관이었던 '백동수(오지호 분)'는 서빙고에서 일하며 얼음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나 조명수에 의해 서빙고 관리 자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덕무의 절친한 친구 또한 조명수 일행에 의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에 분노한 이덕무는 조명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수많은 세월 동안 책과 공부에만 몰두하여 조명수의 뒤통수를 칠 엄청난 계획을 생각해 냅니다.

바로 조명수가 독차지하고 있는 얼음 3만 정을 통째로 훔치는 것입니다. 얼음을 훔치고 조명수와 거래를 하여 얼음을 값비싸게 다시 팔아넘기는 것입니다.

이 거대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하여 이덕무는 우선 조명수에게 원한이 있는 백동수와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이덕무와 백동수는 일에 필요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돈을 지원해 줄 한양 최고의 돈줄 '장수균(성동일 분)', 도굴 전문가 '홍석창(고창석 분)', '폭탄 제조 전문가 '석대현(신정근 분)', 변장술의 달인 '김재준(송중호 분), 신속 정확 마차꾼 '김철주(김길동 분), 정보 전문가 '유설화(이채영 분) 등 각 분야 최고의 실력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이들을 데리고 이덕무는 3만 정의 얼음을 훔치기 위해 본격적으로 작전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만 들으면 굉장히 유치할 것 같은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얼음을 훔친다는 스토리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영화는 시대적 배경을 정확히 담아내어 조선 왕권 다툼이 주가 되면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영조가 죽고 다음 왕위에 오를 왕을 결정하는 시기에 벌어지는 왕권, 권력 다툼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요소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사극 드라마에서 몇 번 등장하였던 '정조(이산)'가 왕이 되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산이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명수가 갖은 술수를 다 써보지만 결국은 이덕무와 백동수에 의해 이산이 즉위하여 정조가 탄생합니다.


이렇게 역사적인 사건들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역사적인 의의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이덕무와 백동수 등 많은 인물이 실제로 조선 시대 때 활동했던 실존인물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얼음을 훔친다는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영화에서 만들어낸 픽션(허구)이지만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이덕무가 자신의 동료 백동수의 여동생인 '수련'을 평소에 좋아하여 영화 중간 중간에 '처남'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그때마다 백동수는 이덕무에게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화내고는 했는데, 저는 그 장면이 그냥 영화상에서의 코믹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덕무와 백동수는 영화에서만 아니라 실제로도 처남, 매부 관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둘은 아주 친한 관계였다고 하네요.


조선 시대 이야기라 기록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도 이덕무와 백동수의 사이가 좋았다고 하니 영화가 더 현실성 있고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영화는 백동수와 이덕무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저는 그 두 사람보다 얼음 훔치기 작전의 멤버 중 한 명인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이라는 캐릭터가 기억에 남습니다.

두 캐릭터는 아주 인상 깊은 매력이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였으니까요. 우선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은 폭탄을 너무 많이 만들다 보니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설정의 캐릭터였습니다.

그래서 항상 회의할 때에도 말귀를 잘 못 알아먹어서 뒷북을 치면서 항상 코믹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현은 엉뚱한 성격과 웃긴 행동과는 다르게 폭탄 제조 실력만큼은 최고였고 자신이 만든 폭탄에 대한 멋진 장인정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자신이 새로 발명한 신형 폭탄으로 위험에 빠진 모두를 구하는 등 꽤 비중 있는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현 말고도 영화에 나오는 얼음 훔치는데 참여했던 모든 캐릭터가 모두 자신만의 특징과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진정한 묘미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현과 함께 폭탄을 만들었던 꼬맹이 정군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영화 틈틈이 어린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말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정군은 대현과 폭탄을 만들던 중에 눈썹이 타버리는 일이 있습니다. 그 장면이 영화에서 좀 강조된 것 같아서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영화 마지막에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갑자기 어떤 청년이 궁에 들어와 정조 왕에게 인사를 드리며 자신의 이름이 정약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정약용이라고 하는 청년의 눈썹은 마치 탄 것처럼 세 개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대찬 꼬맹이 정군이 커서 정약용이 된 것입니다. 실제로도 정약용은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았다가 눈썹이 셋으로 나뉘어 있었다고 합니다.


정약용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아는 조선의 유명한 실학자이자 개혁가입니다.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꼬맹이가 갑자기 정약용이 되는 게 현실성이 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꽤 재미있고 소소한 반전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반가운 역사적인 인물들을 재미있고 친근한 캐릭터로 만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감독 김주호 (2012 / 한국)
출연 차태현,오지호,민효린,성동일,신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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