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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역사의 재밌는 각색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영화 | 2013.01.30 09:19 | Posted by Sammot 마산 김태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랜만에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 학교에 일이 있어서 잠시 갔다가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1997년도에 개봉한 세계적인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와 혼동할 수도 있는데, 제가 본 영화는 작년에 개봉한 김주호 감독의 한국 영화였습니다.

1997년도에 개봉하여 1995년에 재개봉을 했을 만큼 세계적인 큰 인기를 끌었던 빅터 클레밍 감독의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입니다.

제가 이번에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는 조선 시대 영조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얼음이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권력이 있으면 그 권력을 독점하려는 자가 분명히 생기는 법, 좌의정 '조명수'라는 자가 얼음을 독차지하여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행합니다.


조명수의 영향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 몇 명 있었으니 그 중 한 명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였던 이덕무(차태현 분)는 사람이었습니다. 조명수 때문에 이덕무의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귀양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조선의 유명한 무관이었던 '백동수(오지호 분)'는 서빙고에서 일하며 얼음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나 조명수에 의해 서빙고 관리 자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덕무의 절친한 친구 또한 조명수 일행에 의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에 분노한 이덕무는 조명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수많은 세월 동안 책과 공부에만 몰두하여 조명수의 뒤통수를 칠 엄청난 계획을 생각해 냅니다.

바로 조명수가 독차지하고 있는 얼음 3만 정을 통째로 훔치는 것입니다. 얼음을 훔치고 조명수와 거래를 하여 얼음을 값비싸게 다시 팔아넘기는 것입니다.

이 거대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하여 이덕무는 우선 조명수에게 원한이 있는 백동수와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이덕무와 백동수는 일에 필요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돈을 지원해 줄 한양 최고의 돈줄 '장수균(성동일 분)', 도굴 전문가 '홍석창(고창석 분)', '폭탄 제조 전문가 '석대현(신정근 분)', 변장술의 달인 '김재준(송중호 분), 신속 정확 마차꾼 '김철주(김길동 분), 정보 전문가 '유설화(이채영 분) 등 각 분야 최고의 실력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이들을 데리고 이덕무는 3만 정의 얼음을 훔치기 위해 본격적으로 작전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만 들으면 굉장히 유치할 것 같은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얼음을 훔친다는 스토리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영화는 시대적 배경을 정확히 담아내어 조선 왕권 다툼이 주가 되면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영조가 죽고 다음 왕위에 오를 왕을 결정하는 시기에 벌어지는 왕권, 권력 다툼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요소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사극 드라마에서 몇 번 등장하였던 '정조(이산)'가 왕이 되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산이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명수가 갖은 술수를 다 써보지만 결국은 이덕무와 백동수에 의해 이산이 즉위하여 정조가 탄생합니다.


이렇게 역사적인 사건들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역사적인 의의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이덕무와 백동수 등 많은 인물이 실제로 조선 시대 때 활동했던 실존인물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얼음을 훔친다는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영화에서 만들어낸 픽션(허구)이지만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이덕무가 자신의 동료 백동수의 여동생인 '수련'을 평소에 좋아하여 영화 중간 중간에 '처남'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그때마다 백동수는 이덕무에게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화내고는 했는데, 저는 그 장면이 그냥 영화상에서의 코믹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덕무와 백동수는 영화에서만 아니라 실제로도 처남, 매부 관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둘은 아주 친한 관계였다고 하네요.


조선 시대 이야기라 기록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도 이덕무와 백동수의 사이가 좋았다고 하니 영화가 더 현실성 있고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영화는 백동수와 이덕무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저는 그 두 사람보다 얼음 훔치기 작전의 멤버 중 한 명인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이라는 캐릭터가 기억에 남습니다.

두 캐릭터는 아주 인상 깊은 매력이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였으니까요. 우선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은 폭탄을 너무 많이 만들다 보니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설정의 캐릭터였습니다.

그래서 항상 회의할 때에도 말귀를 잘 못 알아먹어서 뒷북을 치면서 항상 코믹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현은 엉뚱한 성격과 웃긴 행동과는 다르게 폭탄 제조 실력만큼은 최고였고 자신이 만든 폭탄에 대한 멋진 장인정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자신이 새로 발명한 신형 폭탄으로 위험에 빠진 모두를 구하는 등 꽤 비중 있는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현 말고도 영화에 나오는 얼음 훔치는데 참여했던 모든 캐릭터가 모두 자신만의 특징과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진정한 묘미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현과 함께 폭탄을 만들었던 꼬맹이 정군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영화 틈틈이 어린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말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정군은 대현과 폭탄을 만들던 중에 눈썹이 타버리는 일이 있습니다. 그 장면이 영화에서 좀 강조된 것 같아서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영화 마지막에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갑자기 어떤 청년이 궁에 들어와 정조 왕에게 인사를 드리며 자신의 이름이 정약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정약용이라고 하는 청년의 눈썹은 마치 탄 것처럼 세 개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대찬 꼬맹이 정군이 커서 정약용이 된 것입니다. 실제로도 정약용은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았다가 눈썹이 셋으로 나뉘어 있었다고 합니다.


정약용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아는 조선의 유명한 실학자이자 개혁가입니다.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꼬맹이가 갑자기 정약용이 되는 게 현실성이 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꽤 재미있고 소소한 반전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반가운 역사적인 인물들을 재미있고 친근한 캐릭터로 만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감독 김주호 (2012 / 한국)
출연 차태현,오지호,민효린,성동일,신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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