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YMCA에서 가는 제주도 캠프에 참가하였다. 그 캠프는 근현대사 캠프의 친구들이 많이 오는 캠프였다. 우리는 김해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향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 우리는 일단 버스를 타고 '도깨비도로' 라는 곳으로 갔다. 그 곳은 오르막길이었다. 그런데갑자기 기사아저씨께서 시동을 끄고 핸들을 놓으셨다. 그런데도 버스는 계속 앞으로 갔다. 정말 신기했다. 분명히 오르막길이었는데 버스는 계속해서 앞으로 갔다.
 
그래서 잠깐 내려서 수평계로 도로의 수평을 재어보니 오르막길이 아니라 내리막길이었다. 사실 그 도로는 착시현상으로 내리막길이 오르막길로 보이는 길이었다. 나는 그 도깨비도로가 정말 신기했다.

'제주평화박물관' 이라는 곳으로 갔다. 그곳은 일본이 우리 제주도를 군사기지로 사용했던 모습을 많이 보여준는 곳이었다. 그리고 일본이 전쟁을 위해 땅굴을 파놓은 곳도 있었다. 정말 일본은 우리나라에게 용서를 받아야 할 일이 너무 많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금릉 해수욕장' 이라는 해수욕장으로 갔다. 우리는 거기에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물놀이를 했다. 제주도에는 바람이 많다고 하지만 엄청 더웠다. 그래서 물놀이가 더 시원하고 재미있었다.

오늘 캠프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바로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샤워를 한 뒤 버스를 탔는데 창밖으로 야자수가 보였다. 정말 한국에 야자수가 있는지는 몰랐다. 제주도는 정말 신기한 곳인 것 같다. 제주도에는 이것 말고도 신기하고 아름다운 곳이 많이 있을 것이다. 왠지 기대가 되었다.

                                                              제주도에 있는 야자수

우리는 숙소로 가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버스를 타고 제주 4·3 평화공원이라는 곳으로 갔다. 그 곳은 제주도의 4·3항쟁의 흔적을 잘 보여주는 곳이었다. 

여기서 제주4·3항쟁이란 이승만 정권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빨갱이라고 하여 제주도 사람들을 빨갱이로 몰아서 학살을 벌인 끔찍한 일을 말한다. 정말 우리나라의 부끄럽고 안타까운 사건이다.
 
우리나라 군인들이 제주도 사람들을 학살하려고 할 때 제주도의 사람들은 동굴에 숨어서 살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군인들은 그것을 알아채고 동굴 안에 폭탄을 던지거나 독가스를 풍겨서 아주 잔인하게 죽였다고 한다.

우리는 그 동굴에 들어갔는데 냄새가 엄청나게 났다. 그런 곳에서 제주도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무지 어두워서 넘어지기도 쉬웠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전대통령님께서 2000년에 처음 이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 그리고 노무현 전대통령님께서 직접 제주도에 사는 유족들에게 제주4·3항쟁에 대한 사죄를 드렸다. 평화공원에는 그 모습을 녹화한 영상이 있었는데 정말 진심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이제는 김대중 전대통령님, 노무현 전대통령님 모두 돌아가셨지만 정말 두 분 다 뜻깊은 일을 하셨다. 아마 제주4·3항쟁의 유족들은 엄청 좋아하셨을 것이다.

우리가 제주도에서 타고 다니던 버스의 기사 아저씨도 제주4·3항쟁의 유족이라고 하셨다. 그 기사 아저씨의 아버지께서는 6·25 전쟁에 참전하셔서 돌아가시고, 기사 아저씨의 할아버지께서는 제주4·3항쟁 때 돌아가셨다고 하셨다. 

우리는 더위를 식히는 겸으로 '만장굴' 이라는 곳으로 갔다. 그 곳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용암동굴로서 안이 아주 시원해서 여름에 가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동굴안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게다가 조명까지 모두 붙여놔서 관광하기에 무척 좋았다.

동굴에 계속 있으니까 엄청 추웠다. 그래서 밖으로 나왔는데 마치 추운 겨울에 따뜻한 보일러가 있는 집안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여름에 그런 따뜻한 느낌을 느끼니까 무척 신기했다.

그 다음에 우리는 '김녕 미로 공원' 이라는 곳으로 갔다. 그 곳은 말 그대로 미로로 된 공원이었다. 그 미로는 무척 길이 어렵다고 하셨다. 하지만 버스기사 아저씨께서 고인돌이 보이면 바로 왼쪽으로 가는게 가장 빠른 길이라고 힌트를 주셨다.

나는 친구 두명을 데리고 1등을 위해서 출발점에서 미로속으로 뛰어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여러 갈래 길이 있었다. 우리는 그 중에서 한 곳으로 갔는데 우연찮게도 바로 고인돌이 보였다. 그런데 뒤에 다른 팀이 우리팀을 쫒아오고 있었다. 

우리는 1등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무작정 달렸다. 달리다 보니 어느샌가 도착지가 보였다. 우리는 얼른 도착지에 가서 종을 울리고 기사 아저씨께 달려갔다. 우리팀이 1등을 했다. 그 사실을 기사 아저씨께 말씀드렸더니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 정말 맛있었다. 

제주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인 것 같다. 하지만 별로 좋지 않은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아마 제주도 사람들은 그 과거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집에 와서 그 이야기를 아버지께 했더니 '기억하고 반성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셨다.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제주4·3항쟁의 역사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마 제주도의 그 기사 아저씨가 우리에게 친절하게 해주셨던 것도 우리가 제주4·3항쟁을 공부해서 기억하려는 모습이 좋아서 그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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