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저를 부르셨습니다. 아버지 방으로 간 저에게 아버지는 옷장 서랍 구석에 꼭꼭 숨겨둔 곳에서  왠 나무상자 하나를 꺼내 주셨습니다. 


상자 속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동전더미가 들어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몇년간 모으신 동전들이라고 하시면서 용돈으로 쓰라고 하셨습니다. 


양이 많다보니 은행에 가서 지폐로 바꿔야 할 것 같아서 바로 거실에 신문지를 깔고 동전을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은행에 가서 지폐로 바꾸려면 종류별로 나눠서 가져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100원, 500원, 50원 등의 종류를 분류하는 김에 액수를 세면서 했습니다. 그래야 뭔가 의욕도 생길 것 같아서ㅎㅎㅎ


비록 동전이지만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점점 꽤 큰 돈이 되더군요. 거의 2시간이 걸린 작업이었지만 전혀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분류를 다 하고, 동전을 다시 모아 은행으로 들고갔습니다. 그런데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무거워서 엄청 당황했습니다. 


집에서 은행까지 10분정도 걸리는데 동전을 세는 2시간보다 은행까지 동전을 들고가는 10분이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은행 영업 상 동전을 지폐로 바꿔주는 것은 보통 오전에만 진행해주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뭐 어찌어찌 동전을 바꿀 수 있었는데, 은행직원 분이 제가 들고 온 동전의 양을 보고 살짝 당황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동전을 지폐로 바꿔서 잘 가져왔습니다. 모아 둔 동전을 바꿔오니 뭔가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아버지가 주신 동전이지만 오늘부터 저도 동전을 모아서 몇 년 뒤에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기분좋은 돈이 생기는 느낌일 것 같습니다. 

한 두 달 전에 저금통을 깨서 동전 종류별로 분류해 구석에 놓아두었던 적이 있었다. 얼른 은행에 가서 지폐로 바꾸려 했지만 계속 까먹어서 바꿀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 드디어 내가 은행에 가서 그 돈들을 모두 지폐로 바꾸어 왔다.

그렇게 해서 바꾼 돈은 모두 11만 천 백 4십원 이었다. 하지만 두달전에 나와 어머니가 돈을 센 액수보다 훨씬 적었다. 그때는 분명히 11만 7천 7백 7십원 이었다.
 
어머니께서 거기에서 7천원을 쓰셨지만 그래도 돈을 바꾸면 11만 7백 7십원이여야 하는데 실제로는 11만 천 백 4십원이 나왔다. 확실히 사람이 세는 것보다는 은행의 정밀한 기계가 세는 것이 더 확실하구나.


돈의 액수가 예상했던 것 보다 적게 나와서 조금 실망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정말 뿌듯했다. 하지만 그 돈들은 모두 어머니의 지갑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이번달 용돈을 받으니까 아쉽지는 않다.

이렇게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가족과 함께 모은 동전들을 세어서 은행에 가서 돈을 바꿔오니까 왠지 모르게 뿌듯함이 느껴졌다.

무심코 남은 동전을 써버리지 말고 이렇게 저금통에 모아 은행에서 지폐로 바꾸면 큰 돈이 되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나는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학교갈 때 버스를 타고 남은 동전들은 쓰지말고 모아두었다가 큰 돈으로 바꾸어서 좋은데에 쓰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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