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맥 2부, 역사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2부 '민중의 불꽃(3~4권)'을 읽었습니다. 1부 '한의 모닥불'에서 한반도에서 인간이 겪어온 끊임없는 굶주림의 굴레와 불평등에서 비롯된 억압의 역사에 대한 분노로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키게 되는 인물들의 그 나름대로의 이유를 설명했다면,


2부에서는 본격적인 사회주의 혁명의 행동을 실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초반에 사회주의 혁명의 염상진과 그의 동생인 우익세력 청년단의 염상구의 대립으로 진행되는가 싶더니 2부에서는 '심재모'라는 인물을 새롭게 등장시킵니다. 


심재모는 벌교, 보성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계엄사령관을 맡은 군인 중위로 소개가 되는데, 군인으로서의 사명감과 민간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편까지 들어주는 세심함을 동시에 가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소위 빨갱이 소탕을 위한 전투에서는 무서울만큼 냉철한 모습으로 적들을 상대하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까지 겸비한 완벽한 인물이죠. 


그는 군인으로 지내면서도 어딘가 군인과 경찰이라는 존재가 민심을 크게 잃어가고 군, 경이 하는 일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느낄 무렵 벌교의 지식인 김범우와 서민영이라는 인물을 만나며 가치관에 큰 혼란을 겪습니다.

 

그것이 이념이나 사상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서 비롯된 혼란이었던 것입니다. 


어느날 길을 지나다가 배고픔에 술찌꺼기를 먹으러 모여든 아이들을 보고 진정으로 군인이라는 존재가 국민, 국가에 이로운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어떤 생각과 행동으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품고 김범우, 서민영 그리고 손승호라는 인물들과 대화하고 또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끼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자신이 맡은 계엄 지역에서 벌어지는 지주와 소작인의 문제, 끝없는 가난과 싸워가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최대한 인간적, 윤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노력합니다. 


염상진도 비록 적이지만 그를 인간적인 인물이라 생각하고 있죠.

 

심재모라는 인물이 책 속에서 겪는 감정의 변화나 민족의 아픈 역사에 대해 배워나가는 모습이 마치 책을 읽고있는 저의 모습인 것 같아서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심재모는 용공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계엄사령관 자리에서 쫒겨나가게 되어 서울에서 김범우를 비롯한 신문기자, 선생님 등 다른 지식인들의 도움을 받고, 그들과 친해지며 정치나 역사의 흐름에 관한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는데,


그런 만남이 김범우와 심재모 둘 다에게 큰 영향을 주고, 그들이 행동을 결정하는데 많은 작용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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