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부터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엽기 조선왕조실록' 이라는 책을 읽어서 오늘 드디어 그 책을 다 보고 이렇게 블로그에 쓴다.

그 책은 옛날 조선의 사소한 일들을 아주 재미있고 웃기게 표현해놓은 책이었다. 그 책에는 조선시대인데 컴퓨터게임 이야기와 드라마이야기 등 조선시대에는 있을 수가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그것이 그 책의 재미를 더하여 주었다.

이 책에는 조선에 대한 것을 아주 재밌고 웃기게 만든 이야기가 아주 많다. 나는 그 중에서도 이 책에 나오는 '사형수가 죽고 싶어도 절대 죽을 수 없는 날' 이라는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그 이야기는 김상택이라는 남자가 어느날 큰 범죄를 저질러서 사형선고를 받게된다. 하지만 만물이 생동하거나 생장하는 봄, 여름에는 사형을 집행할 수가 없다면서 가을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사형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드디어 봄과 여름이 지나서 가을이 된다. 그래서 사형을 집행하려 하지만 하늘에서 사는 태일신선이 지상을 둘러보며 선악을 살피는 날인 1, 8, 14, 15, 18, 21일은 금형일(형을 금지하는 날)이라서 사형을 집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16일에 사형을 집행하기로 하는데 하필 그날에 비가 와서 또다시 사형을 연기하기로 한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형을 집행하려고 하지만 갑자기 대감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사형집행을 또 연기하게 된다. 덕분에 김상택은 조금이나마 더 목숨을 부지할수가 있었다.

대충 이런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게 봤냐하면 김상택의 사형이 연기될 때마다 사또가 당황하는 말투가 너무 웃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점은 사형이 연기되고 다시 사형을 받을 날을 기다리는 동안 김상택에게는 매일 만두만 주었다. 그래서 김상택은 자기가 무슨 늙은소년(영화 올드보이를 비유)이냐고 막 화를 내는 게 정말 웃겼다.

영화 올드보이에서는 주인공에게 매일 만두만 주었다. 그래서 김상택이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조선시대였다. 조선시대에는 올드보이는 커녕 영화라는 개념도 없는 시대였다. 나는 그런 조선시대에 그렇게 웃긴 비유를 한 것이 정말 웃겼다.

이 이야기는 단지 웃음을 주기위한 내용은 아니다. 이것은 조선이 금형일을 엄격히 지켜서 인간다운 면모를 지키려는 노력을 했다는 우리민족의 자랑스러움을 보여준다.

엽기 조선왕조실록 - 10점
이성주 지음/추수밭(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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