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제작한 무인도 체험 다큐멘터리 3부작을 보시고 선생님들께서 저에게 영상 공모전에 제출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저는 작년에 떨어진 공모전인 '우리의 가슴이 뛴다' 청소년 영상축제에 공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공모전의 '우리의 가슴이 뛰는 이야기'가 주제인데 사실 장르나 내용이 자유로운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작한 무인도 영상을 제출하기로 한 것입니다.

공모전은 제출 형식이 15분 이내의 영상이기 때문에 각 10분 여의 무인도 영상 세 편을 하나의 15분짜리 영상으로 합쳐서 다시 편집을 해야 했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영상을 최대한 줄이고 잘라내는 작업이 대부분이었고, 너무 아까운 장면들이 많아서 고민을 많이 하면서 편집했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완성을 하고나니 생각보다 허접한 영상이 되어버렸습니다. 15분에 맞추다 보니 스토리 전개가 어색했고, 사건과 사건이 일어나는 계연성이 많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래도 이왕 제작한 것이니 제출은 했습니다.  

얼마후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청소년 영상축제 공모전에서 제가 제출한 '태봉 8인의 무인도 여행기'가 본선에 진출할 10작품에 선정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짜집기 다큐멘터리가 공모전에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거의 포기 상태였는데, 무인도에 간 친구들과 저의 노력, 제일 고생하셨던 이도한 선생님의 노고를 높이 평가했나 봅니다.

12월 14일 토요일, 무인도에서 촬영을 함께 했던 소열이와 함께 마산합포구청에서 열리는 '청소년 영상축제 시상식'에 참가하했습니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대회의실에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청소년 영상에 대해 관심있는 학생이 생각보다 많이 있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봉사활동 시간을 위해서 참가한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여튼 관리자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점심을 먹고 수상 대기자들이 앉아있을 곳으로 갔습니다. 수상자들이 앉을 자리에는 '출품자 좌석'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시상식을 시작하면서 진행하시는 아나운서 분을 통해 알았는데, 이번 청소년 영상축제가 10주년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그 아나운서 분도 10년째 청소년 영상축제 시상식 진행을 맡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이 영상축제가 있기까지 노력해 온 수많은 청소년들과 영상을 열심히 제작했던 선배들의 노력을 잊지말라고 하면서 옛날 수상자들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상영해주었습니다.

'우리도 좋은 상을 받아서 나중에 후배들에게 저렇게 좋은 말을 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부푼 기대감과 설렘을 가지고 본격적인 출품작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팀이 제작한 '태봉 8인의 무인도 여행기' 영상에 가장 첫 번째로 상영되었습니다. 무인도에서 고생했던 모습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큰 화면으로 보니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다행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저희 학교 학생이어야만 재미있을 줄 알았던 코믹적인 장면들에세도 빵빵 터져서 모두 재미있게 본 것 같았습니다.

 
영상 상영이 끝나고 영상을 제작한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저는 무대 위로 올라가서 아나운서가 질문하는 것에 대해 대답했습니다.

우선 무인도 영상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태봉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특별한 졸업여행으로 '무인도 체험 통합기행'를 기획하여 사회 선생님을 비롯한 8남자의 무인도 여행기를 영상에 담고 싶어다고 했습니다.

Q. 무인도 영상에서 가장 '가슴이 뛰는' 장면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 저는 '텐트가 파도에 침수되는 장면'이라고 했습니다. 영상으로만 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당시 무인도에 있었던 친구들은 텐트가 바닷물에 잠길 때의 가슴 떨리는 심정을 아주 크게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텐트를 정리하느라 영상에 침수되는 장면을 모두 담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나머지 9개의 출품작도 모두 상영하고나서 문화콘테츠학과 학생들의 뮤지컬 공연을 본 뒤, 수상 발표를 했습니다. 저희가 만든 무인도 영상은 '하나방송 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팜플렛에 기재되어 있는 수상 순서로 따지면 6등 정도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뭐 상만 받으면 되는거지 순위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그런대로 만족을 충분히 하고 있었습니다.


상을 받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뜻밖의 결과가 들려왔습니다. 특별상으로 순위에 상과없이 한 팀에게만 주어지는 '청소년이 뽑은 작품상'에 저희의 무인도 영상이 뽑힌 것입니다.

인기상을 받은 것입니다. 하긴 저희 무인도 영상을 상영할 때 관객들이 많이 웃고 재미있어 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인기상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전혀 기대로 하지 않은 결과라 기분이 더 좋았고, 출품작 중에서 유일한 2관왕이기도 했습니다.

'태봉 8인의 무인도 여행기'를 제작하면서 1박 2일이라는 예능의 컨셉을 많이 따라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1박 2일의 재미를 상기시키면서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임에도 공감을 많이 일으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상을 받으면서 참 좋은 경험을 많이 해본 것 같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있는 곳에서 내가 만든 영상을 보여주고 그 영상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영상 제작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고 더 열심히, 더 좋은 영상을 많이 제작하여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상을 받은 무인도 영상은 제가 편집했지만 무인도에서 함께 고생한 6명의 친구들과 이도한 선생님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수상을 못했을 것입니다.

수상으로 받은 상금의 일부를 무인도에 함께 간 친구들과 함깨 밥을 한 끼 먹는데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수상의 영광을 무인도에서 고통을 나눈 태봉의 멋있는 8남자들에게 바칩니다.


태봉 8인의 무인도 여행기 마지막화

태봉고등학교의 특별한 졸업여행

무인도로 떠난 8남자의 파란만장한 생존기, 그 마지막 이야기!

무인도에서 생활한지 약 7시간, 평화로운 가운데 갑자기 바닷물이 들이닥쳐 텐트를 덮치는데...

그것도 모자라 비바람과 폭풍이 몰아쳐 그들을 더욱 괴롭힌다...!

그들은 과연 무인도에서 무사히 하룻밤을 보낼 수 있을 것인가!?




태봉8인의 무인도 여행기 2화

태봉고의 아주 특별한 졸업여행!

통합기행으로 무인도를 향해 떠난 8남자의 파란만장한 생존기 그 두번째 이야기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텐트를 치고, 낚시하고, 불을 피우고, 생선을 굽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원시인을 연상시킨다.

그들은 제대로 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까? 

 


통영의 부지도로 무인도 체험 통합기행을 다녀온 후, 여행에서 찍은 영상들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3부작으로 기획하였고, 1화에는 무인도를 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담겨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위험할 수밖에 없었던 사전 조짐이 있었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무인도에서 느낀 것은 자급자족의 삶만이 아닙니다. 사실 무인도에서 가장 절실하게 느낀 감정은 생명의 위협으로 인한 공포감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무인도에서의 자유시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무인도에 가게 된 경위  
http://kimty.tistory.com/536

무인도에서 잡은 물고기나 조개류 등으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고 각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낚시를 하는 사람, 낮잠을 자는 사람, 바다를 보며 생각에 잠기는 사람 등 각자만의 방법으로 무인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촬영하러 다녔습니다
. 낚시를 하고 있던 현규는 바다에 낚시추가 돌에 계속 걸려서 어느새 세 개째 날려먹었습니다. !? 생각해보니 이제 선생님의 낚시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제대로 된 식량을 구할 희망이 있는 낚싯대를 모두 탕진한 현규는 좌절에 빠지고 마지막 남은 낚싯대로 선생님은 여전히 오징어를 낚기 위해 낚싯대를 던져놓고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재호는 낚시를 하다가 바다의 아름다움에 취해 그림을 그리고, 소열과 재경, 지호는 낚시와 요리에 지쳐 텐트에 누워 부족한 잠을 채웁니다텐트가 불편했던 지우는 언덕위에서 낭만적인 낮잠을 청하는데, 계속 뭔가 불안한 표정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밀물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 ‘설마 우리 텐트까지 들어오진 않겠지?’하고 별 신경을 쓰고 있지 않고 있었는데, 설마가 사람 잡는 일이 정말로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강풍이 불어 닥치고 거의 해일 수준의 파도가 우리가 있는 무인도를 덮쳤습니다. 작은 규모였습니다. 그래도 파도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반쯤 무너져 있는 이도한 선생님의 텐트가 남아있었습니다.


당연히 이도한 선생님의 짐은 모두 바닷물에 젖어버렸습니다
. 가장 큰 일은 선생님의 유일한 핸드폰이 바닷물에 잠겨 버린 것입니다. 소금물이라 고쳐지지도 않았고, 비상시에 무인도에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사라졌습니다.

텐트에서 자다가 파도가 덮치는 것을 느낀 소열은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하여 단 2초만에 자신이 우선적으로 챙겨야 하는 카메라, 가방, 노트북 등을 가지고 파도를 피해 텐트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낚시를 하다가 돌아온 선생님은 구입한지 3일밖에 되지 않은 최신폰이라며 멘붕에 빠지셨고, 저를 비롯한 나머지는 두려움에 빠졌습니다.


그 때 마침
, 영화처럼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고, 우리 8명의 모두 혼란에 빠졌습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때문에 텐트 안에 있어야 하는데, 파도는 계속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빨리 텐트를 다른 자리로 옮기지 않으면, 바다에 잠길 상황이었습니다. 모두 힘을 합쳐 텐트를 분해하고 모든 짐을 챙겨 파도가 닿지 않는 언덕 위로 올라갔습니다.

언덕 위에는 웅덩이가 많아 빗물이 고이고 있었습니다. 최대한 웅덩이가 없는 곳을 찾아 텐트를 다시 쳤습니다한 번 쳐본 텐트라서 쉽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태풍을 연상케 하는 지속적인 강풍과 비가 우리를 괴롭혔기 때문에 오히려 더 힘겨웠습니다.


텐트를 치는 동안 정말 설상가상이라고 할 정도로 수많은 불행들이 저희를 덮쳤습니다
. 몇 가지 짐들이 바람에 날아가 버리고, 가방이 바다에 잠겨 여벌옷이 다 젖어버리거나, 생수와 텐트를 고정할 돌이 언덕 밑으로 떨어져 버리는 등의 깨알같은 재앙들이 계속되었습니다.

텐트를 다 치고 나서도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금방이라도 텐트가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사람이 안에 없으면 바로 날아갈 것 같아 모두 텐트 안에 들어가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재호가 선생님 몰래 핸드폰을 가져와서 당장 다음날 무인도를 빠져나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태풍이 불어 닥치는 이 무인도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두려웠습니다
. 강풍으로 인해 언제 텐트가 날아갈지 모르는 상황에 텐트를 다시 치느라 체력이 바닥나서 배도 너무 고팠습니다선생님이 비상식량으로 가져온 초코바 8개를 뜯어 먹고, 재호가 폰과 함께 몰래 가져온 빵 하나를 8명이 나눠먹었습니다.

모두들 그냥 잠이나 자자고 해서 다들 잠을 청하는데, 저는 여벌옷이 바닷물에 젖은 관계로 후드티 하나만 입은 상황이라 너무 추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잠도 오지 않았고, 그냥 밖에 나와 운동이나 했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기에는 이미 몸이 완벽하게 지친 상태였고, 정말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바다를 보며 도대체 뭐가 잘못 된 것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아침에 부지도에 올 때 선장님의 말씀을 들어야 했습니다.

선장님이 저희들을 데려다 준 곳은 부지도의 반대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곳은 좁아서 생활하기 불편하고, 자갈이 없어서 무인도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섬 반대편에서 머물기로 하여 지금 이렇게 된 것입니다.

만약 선장님이 권했던 곳에서 머물렀더라면, 바람을 등지고 있기에 강풍에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만약 파도가 심하게 들어와도 지형이 높아서 텐트가 잠길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첫 번째 실수입니다. 두 번째는 지우의 말을 듣지 않을 것입니다. 무인도에 도착했을 때 지우는 텐트를 우리가 현재 있는 언덕 위에 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언덕위에서 웅덩이가 많다는 이유로 언덕 밑에 텐트를 쳤었고, 결국 짐의 절반을 바닷물에 맡기는 불상사를 겪게 되었습니다하지만 처음부터 무인도 체험을 너무나 가볍게 생각한 제가 가장 문제라는 본질적인 답에 접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한들 바뀌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밖에 있어도 계속 추웠기 때문에 어떻게든 잠을 자려고 해보았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엄청난 강풍 소리가 제 신경을 건드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강풍으로 텐트가 무너지고 저는 할 수 없이 잠자리를 옮겼습니다.

재경이 텐트의 친구들에게 최대한 붙어서 추위를 이겨내려고 발버둥을 쳤습니다. 하지만 몸의 한군데가 추우면 몸 전체가 춥게 느껴지는 것! 다리가 지나치게 진 재경이 때문에 텐트 문이 계속 열리고 발부터 시작해서 온 몸으로 한기가 올라왔습니다.

10월이 그렇게 추울 줄은....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최대한 참고 참아서 조금 자고 일어났더니 저녁 11... 시간이 미칠 정도로 늦게 갔습니다.

이대로 죽는 건가?', '난 여기 왜 왔는가?', '내일 우리는 무인도에서 나갈 수 있는 것인가?' 텐트 안에서 추위에 떠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지나갔습니다.

정말 죽고 싶을 정로도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미치게 잠자기를 원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고, 허기짐과 추위에 지쳐 거의 기절하듯이 잠에 겨우겨우 들었습니다.


아침에 깨어나니
6시 정도였고, 다시 살을 깍는 듯한 추위와 대면했습니다. 모닥불이라도 피워보려고 해봤지만 어젯밤에 내린 비의 영향으로 나무들이 몽땅 젖어서 불이 붙지 않았습니다.


추위에 떨며
1시간을 보내다가 다른 친구들도 일어나서 함께 텐트와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재호의 폰으로 선장님께 전화를 걸었고, 우리는 다행이 안전하게 구조? 되었습니다.



육지에 도착하고 곧바로 과자를 사먹었습니다
. 강냉이를 씹으며 통영에 있는 소열이 집에 가서 짜장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다같이 목욕탕으로 가서 그 동안 무인도에서 혹사시킨 자신의 몸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씻었습니다.
 

그러고 마산으로 돌아가 선생님이 사주시는 맛있는 저녁밥을 먹으며 우리들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역시 모두들 하나같이 무인도에 간 것 자체가 문제라며 앞으로는 함부로 위험한 일을 얕잡아 보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무인도에서 이것저것 느낀 게 참 많습니다
. 하지만 그것들의 대부분은 무인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소한 감정들이었고, 지금까지 유지되고, 앞으로도 계속 남아있을 단 하나의 감정이 있습니다.

바로 현재의 삶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태봉고만의 색다른 졸업여행, 무인도 체험 
 

이번주 화, 수, 목요일(10월 15일~17일)은 학교에서 지리산 종주를 하는 날입니다. 태봉고만의 이동학습 교과과정이라 전교생이 모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피소 예약의 자리가 부족한 관계로 3학년들은 따로 '통합기행'이라는 여행을 떠납니다. 7~8명씩 조를 짜서 2박 3일간의 여행 일정을 기획하여 나름대로 졸업여행을 가는 것입니다.

대구, 경주, 전주 등 대한민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는 일정이 세워집니다. 제가 속한 조는 '무인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무인도에 가서 문명과 떨어져 지내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체험을 해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사회교과를 맡고 계신 이도한 선생님께서 담당을 하여 함게 가기로 했습니다. 무인도에 가져가는 준비물이라고는 물과 낚싯대, 버너 등의 음식을 제외한 최소한의 레저 용품과 잠을 잘 수 있는 텐트 뿐이었습니다. 

무인도에서 낚시를 하여 잡은 것들을 모닥물에 구워 먹으며 생활할 계획이었습니다. 물론 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은 가져가지 않기로 했습니다.(만약을 대비하여 선생님만 휴대폰을 챙겼습니다.)

그 외에는 칼과 여벌옷 등의 간단한 개인 준비물을 챙겨서 15일 아침 마침내 무인도로 가게 되었습니다. 통영에 있는 '부지도'에 가기로 했는데, 짐을 실으면 선생님의 차가 비좁아 재경, 소열, 현규, 지호 4명은 미리 통영에 가있기로 했습니다.

저와 지우, 재호 그리고 선생님은 마트에서 물을 사고, 텐트 등의 짐을 챙겨 통영으로 향했습니다. 통영의 '척포 낚시배'라는 곳에서 통영 팀과 합류했습니다.



거기에서 추와 미끼 등의 우리 식량을 책임 질 각종 낚시 용품을 구입한 뒤, 낚시배를 타고 부지도로 향했습니다. 배를 타고 40분 정도를 가야만 도착하는 먼 곳에 부지도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부지도에 첫걸음을 내딛고, 바로 텐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촬영을 맡았기 때문에 작업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옆에서 열심히 기록했습니다.


텐트는 3인용 2개, 4인용 1개로 총 3개를 가져왔습니다. 사람이 8명이라 잘 곳이 넉넉해야 했습니다. 텐트를 치는데에 약 1시간여를 소요했습니다.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텐트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 기술이 좋아서 그런지 별 문제 없이 간단히 텐트를 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생님께서 들고오신 텐트는 방이 2개로 나눠져 있는 아주 거대한 용? 텐트였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나름대로 포근한 잠자리를 기대하며 별 걱정없이 다음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낚시팀은 낚시 장비를 챙기고, 나머지는 모닥불을 피우기 위한 나무 장작을 구하러 숲에 들어갔습니다. 부지도 숲에는 뱀이나 독충이 많다고 했기에 숲에 깊숙히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근처에서 꽤 괜찮은 장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낚시 준비를 마치고, 다같이 해안으로 갔습니다. 일단 먹을 것을 구해야 뭐든지 할 수 있었기에 일을 할 수 있는 인원을 모두 낚시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보통은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오징어를 잡기 위해 물고기 모양의 '루어'미끼를 사용하여 낚시를 하셨습니다. 다른 친구 3명은 일반적으로 낚시를 했고, 나머지는 칼을 이용해 돌에 붙어있는 각종 바다 생물을 잡았습니다.

간한하게 삶아서 먹을 수 있는 거북손과 삿갓조개를 주로 잡았는데, 가끔씩 운이 좋으면 굴을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계속 촬영만 하던 저는 지루함에 지쳐 친구에게 잠시 카메라를 맡기고, 직접 낚시에 참여해보기로 했습니다. 통영에서 살며 어릴 때부터 낚시를 즐겨했다는 소열이의 간단한 낚시 노하우를 배워서 힘껏 낚싯대를 던졌습니다.

미끼를 던진 후 1분도 채 안되서 바로 뭔가 잡아당기는 느낌이 왔습니다. 저는 친구의 조언대로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감다가 힘껏 끌어올렸습니다.

그 때 제가 던진 낚시 추에 걸려있는 것은 한 마리의 건장한 물고기였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잡은 물고기는 '용치놀래기'라는 이름이라고 하셨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낚시에서 처음 잡아 본 물고기였습니다. 뿌듯했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저에게 재능이 있다고 칭찬해주고, 그 이후에도 커다란 용치놀래기 2마리를 더 낚아 총 3마리의 물고리를 제 손으로 잡았습니다.


그렇게 잡은 물고기들은 고스란히 요리팀의 손에 들어갑니다. 요리학원에 다니는 재경이와 섬사람인 지호의 솜씨를 발휘하여 물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그 자리에서 바로 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7마리의 용치놀래기, 거북손, 삿갓조개, 굴 등 다양한 식량을 가지고 텐트로 돌아와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버너에 물을 끓여서 조개류를 삶아먹고, 모닥불을 지핀 뒤, 나뭇가지에 놀래기를 꽂아 구워먹었습니다.

초장과 소금을 들고 왔기에 나름대로 푸짐한 식사가 될 것 같았지만 역시 8명이 먹기에는 양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물고기도 잘 구워지지 않아서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식사는 저희들이 직접 잡아서 요리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기에 뿌뜻함을 가지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자급자족을 체험한 것이죠.

지금 우리가 집에서 먹는 음식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담겨 있고,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준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누리고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합니다. 
 
이번에 '10억' 이라는 영화를 TV에서 하는 OCN에서 보았습니다. 저는 그 영화는 8명의 사람이 무인도같은 곳에 모여서 10억을 걸고 펼치는 서바이벌 게임을 바탕으로 한 영화였습니다.

그 서바이벌 게임은 아내가 끔찍하게 살해당한 한 감독이 카메라맨 한 명을 데리고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인도같은 곳에 모인 사람들은 아내가 살해당한 장소에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감독의 아내가 살인범에게 맞는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었습니다. 또 그중에 한 명은 그 장면을 보고 도와주기는 커녕 캠코더로 찍고있었습니다.

이에 화가난 감독은 그 사람들에게 원한을 품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초대해서 서바이벌 게임을 벌이게 한 것 입니다.

참가자들이 죽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감독

그 무인도에 초대된 사람들은 한 명씩 게임에 탈락해서 처참하게 죽어갑니다. 감독은 그들이 죽으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합니다.

심지어 그들이 게임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서 인터넷의 한 싸이트에 올리기까지 합니다. 그 동영상을 본 한국 사람들은 동영상에 담긴 참혹한 모습을 보며 또한 즐거워합니다.

이 모습을 보고 저는 인간이 얼마나 잔혹하고 무서운 존재인지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결국 8명에서 한 명씩 죽어가며 4명으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한 명이 돈을 얻고 빨리 무인도를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여자친구를 칼로 죽이고 다른 사람들도 죽이려고 합니다.

거기에서도 인간의 무서움을 알게되었습니다. 자신이 살기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까지 죽이는 인간의 모습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결국 게임의 생존자가 1명이 남는데 그 사람은 한국에 돌아가서 경찰 관계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10억을 가지고 도망칩니다.

이 영화는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정말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이 사막을 건너면서 갈증에 시달리다가 물을 발견하고 급하게 물을 먹는 모습은 정말 실제와 헷갈릴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사막에서 헤매는 게임 참가자들의 모습


이번에 본 10억이라는 영화는 정말 재미있지만 저에게 웃음을 주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정말 인간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인간은 어떻게든지 착해지려고 해도 절대로 완벽한 선이 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되면 남을 가차없이 죽이려고 하는 인간의 본성은 절대로 사라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나쁜 본성을 숨기려고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입니다.


 
10억
감독 조민호 (2009 / 한국)
출연 박해일, 박희순, 신민아, 이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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