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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연 윤리적 소비를 하고 있는가?

독서 | 2014.07.07 08:49 | Posted by Sammot 마산 김태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배웠다

라온아띠의 국내연수에서 진행하는 북세미나에 필요한 필독도서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은 '코너 우드먼'이라는 사람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쓴 책입니다.

코너 우드먼은 대기업들이 개발도상국들의 노동자들에게 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가 가장 먼저 지적한 점은 커피와 같은 상품들에 붙여진 '공정무역 재단'의 로고였습니다. '당신이 마신 이 커피가 우간다 부사망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줍니다.'와 같은 메세지가 담긴 이 공정무역 로고와 슬로건은 분명히 다른 상품에 비해 윤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공정무역 로고가 진짜 우간다를 비롯한 가난한 이들의 삶의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을 이용한 대기업의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면?' 이런 질문을 던지며 책이 시작됩니다.

책의 저자 코너 우드먼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정무역 로고를 보며 '소비자들이 특정한 커피를 산다고 해서 커피 농가 사람들의 삶이 나아진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는 '공정한 거래를 약속합니다.' 라는 표현보다는 '공정한 거래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가 오히려 솔직한 표현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그 만큼 코너 우드먼이 공정무역 로고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코너 우드먼은 공정무역 로고에 담긴 메세지처럼 정말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지고 있는지 실제로 보고 왔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니카라과라는 나라에 가서 바닷가재를 잡으며 살아가는 어부들을 만납니다. 그들은 최악의 조건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몸의 한계를 무시하면서 잠수를 해대는 탓에 잠수병으로 젊은이의 대부분이 다리를 절고, 다들을 수명이 짧았습니다.

잠수나 바닷가재를 잡는 작업에 대한 안전수칙이나 기본적인 안전장치같은 것도 없습니다.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안전 장치를 살 돈도 없는 게 현실이었습니다.

게다가 잠수가 아니라, 그물로 바닷가재를 잡으면 훨썬 안전하고 효율적인데도 그마저도 돈이 없어서 그물을 구하지 못합니다. 정말 최악의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그들에게 공정무역이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서 바닷가재를 구입해 가는 대기업의 관계자들은 그들이 어떤 작업환경에서 어떻게 바닷가재를 잡았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물로 잡은 바닷가재가 아니면 사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바닷가재가 냉동에 한 번 들어가면 잠수를 통해 잡았는지, 그물로 잡았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그물로 잡은 것이 아니라면 팔 수가 없으니 니키라과의 어부들도 딱히 잠수를 통해 바닷가재를 잡았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바닷가재를 사가는 대기업 관계자들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저 바닷가재를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여 최대의 수익을 남기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어부들은 목숨을 걸고 바닷가재를 잡아서 팔면서 힘겹게 생계를 유지합니다.

바닷가재를 엄청나게 생산해내는 그 어부들은 정작 바닷가재를 먹지 못합니다. 바닷가재 가격이 너무 올라서 자신들이 먹기에는 너무 사치라고 생각하여 다 팔아서 생계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바닷가재 가격이 올라도 그들의 삶이 나아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니키라과의 한 섬에서는 근처 바다에서 마약을 밀거래하는 상인들이 경찰에 잡히지 않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바다에 버린 마약 자루를 주워서 떼 돈을 버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 섬은 그런 식으로 마약이 든 자루를 주우면서 학교와 교회, 새 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얼마나 모순적인 일입니까? 국가는 아무것도 못해주는데 마약으로 한 섬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 섬에 사는 사람들도 이미 국가가 자신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있다고 합니다. 국가보다는 바닷가에 떠내려오는 마약 자루에 의지하는 사람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주석이나 콜탄을 생산하는 콩고의 광부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좁고 더러운 동굴에 들어가서 매일같이 목숨을 걸면서 주석을 캐냅니다.

그들이 캔 주석과 콜탄으로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이나 휴대폰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광부들은 자신들이 캔 주석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힘듭니다.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공정무역 로고의 대상인 커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정무역 로고를 붙임으로써 기업에서 내야하는 사회 발전 기금이나 여러 가지 공정무역 지출은 어디에 사용될까요?

커피를 생산하는 농부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거의 없고, 공정무역 재단의 운영비나 홍보비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었습니다.

게다가 공정무역 로고를 사용했던 한 초콜릿 공장의 사장은 공정무역 재단의 사람들이 터무니 없는 규정을 내세우면서 로고 사용료를 점점 더 요구했다고 합니다.

책을 보면서 충격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공정무역 재단의 사람들도 자신들이 하는 일이 그저 수익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들을 비롯한 공정무역 로고를 사용하는 수많은 대기업들은 단순히 소비자들의 윤리적 심리를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분명히 공정무역을 진짜 혜택을 봐야할 농부, 어부, 광부, 노동자들이 점점 더 삶이 고달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정한 무역을 가장하여 더 저렴하게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보면서 코너 우드먼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저도 책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그들의 고통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가난한 마을이 있는 곳곳에 세워진 비정부 기구들의 표지판, 그리고 그들이 가난한 마을에 만들어 놓은 여러 가지 우물 등의 시설은 이미 고장나고 마을 사람들은 사용할 수가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 누구도 고치려 하지 않고, 누구도 고칠 수 없었습니다. 그런 시설을 지어주는 비정부 기구들은 진정으로 그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바란 것이 아닙니다. 그저 보여주기 위해, 좋은 이미지를 위해 선행을 가장한 마케팅을 이미 수많은 대기업들이 행하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에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들은 '좋은 일을 하기보다는 나쁜 일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보여주기 식의 선행을 하는 것은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도 도움을 주는 입장에서 아무런 이익이 없다고 합니다.

이미지 변화를 위한 선행보다는 현재 노동의 현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첫 번째 일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대기업들을 노동 현장의 문제를 알고, 그것을 해결할 책임이 있습니다.

책에서 기업과 노동자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이 분명히 나옵니다. 기업 측에서 노동자들의 삶과 복지를 책임져 주고, 그들에게 충분한 기술을 교육해주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형태로 만들어 가야합니다.

현재 대기업들이 행하고 있는대로 저렴한 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한다면 분명히 언젠가 노동력이 부족해 질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삶을 보장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저희 소비자들은 윤리적인 소비를 더 많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마케팅 홍보 전략으로 사용되는 공정무역 로고가 새겨진 상품을 사면서 '아, 나는 윤리적인 상품을 구입했기에 윤리적인 소비자야.'라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저자
코너 우드먼 지음
출판사
웅진씽크빅 | 2012-03-28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아프가니스탄 마약 생산지까지 세상에서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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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anunmankm.tistory.com BlogIcon 버크하우스 2014.07.07 0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 되세요. ^^

  2. 자유인가통제인가 2014.11.06 1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에서 기업과 노동자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이 분명히 나옵니다." 책을 쓴 저자의 상상일뿐. 가장 중요한건 자본주의건 사회주의이건 뭐건 개인의 선택할 자유가 얼마나 보장 되는지가 중요하죠. 완벽한건 없으니 가장 인간이란 개인에 자유를 주는 사회제도가 무엇인가라고 고민해보면 저야 당연 사회주의보다는 마르크스가 경멸하는 자본주의를 택하죠. 왜냐면 굳이 사회주의를 보면 민족주의,국수주의,나치즘,제국주의등 처럼 개인이란 그저 부속품에 지나지 않거든요. 집단주의에 기반을 한 수단을 동원하고 개인에게 강요하고 자신의 이상을 관철시키기 위해 억압하고 이래라 저래라 통제하고 개인은 그저 얼마든지 인위적으로 희생시키고 계획적으로 통제시킬 수 있다는 무서운 생각을 가진 사회제도이니까요. 그러다보니 그런 사회제도에서는 역사적으로 항상 수천만 수억이 무참하게 학살당하더라고요. 인터넷 보면 좌파,우파 싸우는데. 소위 좌파라고 불리는 부류들은 자신들의 정치적신념,이상,당을 위해서라면 희생은 얼마든지 용인된다는 생각을 가졌고 우파 역시 나라와 집단을 위해서라면 개인따위는 얼마든지 희생시켜도 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둘다 근본적으로 똑같더라고요.

    저도 한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저만의 관점으로 본다면 한국은 자본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통제,억압이 문제죠. 선택할 기회가 없어요. 특히 시장경제라 불리는 환경은 경쟁과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돌아가는데. 한국은 관료들과 기득권들이 짜고 규제(법)을 만들어서 밥그릇 만들고 저같은 소비자들은 그자리에서 하나의 통제 수단이 되어버리거든요. 대형마트규제니 단통법이니 뭐니 이것도 사실은 자본주의가 문제가 아니라 관료주의가 문제죠. 그러니 자본주의가 제대로 안돌아가고 관료집단과 기득권들의 밥그릇 투쟁과 부정부패 내지는 합법적인 카르텔 등등에 의해 망가지고 개인의 선택의 자유는 계속해서 박탈당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겉에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에대해서만 비난을 하지 그 내부에 일어나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비난을 안하더라고요. 블로거분 내용에나오는 저임금이라.. 글쎄요. 최소 노예는 아니죠. 그들이 선택하니까요. 자신의 관점에서 다시 제3자의 관점으로 돌아가서 그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너는 왜 그런 대접받고 일하느냐? 하고 한번 물어보시는게. 책 읽어보는것 보다 훨씬 더 얻는것이 많을겁니다. 솔직히 저는 책을 많이 안읽어요. 왜냐면 너무 읽다보면 사고 자체가 경직되버리거든요. 책읽을때 비판하면서 읽어본적이 있을까요? 아니면 책읽다가 자신의 오류를 발견한적은? 책 저자의 말은 다 사실이고 다 옳은것인가? 나는 과연 자유를 바라는것인가? 아니면 통제를 바라는것인가? 개인을 바라는 것인가? 아니면 집단을 원하는 것인가? 저는 항상 생각을 하지만 모든 사회제도 현상은 개인과 선택, 자유를 보장해야된다는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민족주의자들에게는 욕먹을만한 발언이지만 오로지 집단만있고 개인이없는 국가는 국가로서의 존립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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