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Notice»

Archive»

« 2019/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울음바다가 되어버린 태봉고 첫 졸업식

생각 | 2013.01.18 08:42 | Posted by Sammot 마산 김태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의 첫 졸업식도 다가왔습니다. 학교가 개교한지 3년만에 드디어 첫 졸업생들이 졸업하는 순간이 온 것입니다.

태봉고 1기 학생들에게 3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안학교라는 곳에 처음 발을 들이면서 적응하기 힘들어 고생하고 서로 싸우면서 다사다난했던 3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1년 늦게 태봉고에 들어 온 저희 2기 학생들과 함께 웃고 울며 지냈던 짧은 지난 2년을 돌이키면서 이제는 그런 날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슬픔이 가슴을 덮쳤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배가 있었기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배들 또한 저희 후배들이 있기에 더 든든하게 학교생활을 했을거라 생각됩니다.

졸업식을 하기 전, 졸업주간이라는 이름으로 졸업 5일 전부터 1, 2, 3학년이 모두 소풍도 가고 게임도 하고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졸업식을 하기 하루 전에는 졸업 공연을 했습니다. 3학년들 각 반마다 모두 연극, 노래 등의 공연을 준비했고 3학년 연극부와 밴드부, 랩 동아리가 준비한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기 졸업생들이 모두 모여 3년 동안 태봉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을 한마디씩 들어보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졸업생들은 그 동안 가슴속에 쌓아두었던 말들, 그 동안 하지못했던 말들을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작별의 인사를 했습니다.

너무나 슬펐습니다. 단순히 학교의 선배가 아니라 가족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그들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저희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그렇게 슬픔을 뒤로하고 졸업식을 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졸업식을 진행하면서 형식적인 졸업장과 상장 전달 시간을 가지고 특별히 학부모님의 요청으로 태봉고의 모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이 맞절을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대안학교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송사를 읽는 학생회장이 울음을 터뜨리자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도 함께 울음을 터뜨리고 순식간에 졸업식은 울음바다가 되버렸습니다.

저는 왠만하면 울지않으려고 했지만 송사를 읽으면서 가족을 떠나보낼 때 송사를 쓰지는 않는다며 송사를 쓰기 싫었다고 말하는 학생회장의 말을 듣고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이제는 3학년 형, 누나들을 볼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슬펐습니다.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영영 이별하는 것처럼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졸업식의 전체적인 진행은 선생님들이 하셨지만 세족식 등의 행사는 저희 행사부 측에서 진행했습니다. 1기 졸업생들이 3년 전, 입학을 할 때에는 선생님들이 1기 학생들의 발을 씻겨드렸지만 이번에는 졸업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렸습니다.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리는 세족식의 진행은 제가 맡아서 제가 직접 작성한 멘트를 읽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지난 3년 간 태봉인으로 지내며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또 얼마나 아팠습니까?
대안학교라는 이름 하에 자유와 꿈을 갈망하던 태봉고 말썽꾸러기 1기 학생들을 이끌어갔던 수많은 선생님들, 3년 동안 꾹 꾹 참아왔던 피로와 근심 걱정을 지금 이 순간에 모두 씻어내십시오.
발을 씻겨드립니다. 학생이 선생님의 발을 씻겨드립니다. 이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3년 전, 선생님들이 무릎을 꿇고 학생 여러분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바로 학생 여러분을 섬긴다는 의미였습니다.
이제 학생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3년 동안 노력해왔던 흔적, 고생했던 상처, 지저분한 때 하나하나 전부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씻겨주십시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선생님을 다시 볼 기회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3년 동안 받았던 그들의 관심과 사랑, 배움과 믿음, 그 모든 은혜를 지금 이 순간에 모두 보답하십시오.
발을 씻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내면을 씻어주고 깨끗하게 해준다는 것, 반대로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고 이해하게 하는 것 등, 많은 의미가 담긴 세족식입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 인생의 가장 큰 은인이자 스승입니다.
사랑하십시오. 또한 고마워하십시오. 그리고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발을 씻겨드립시오. 당신의 정성이 담긴 손길로 선생님의 발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발에 있는 때를 벗겨낼 때마다 학교생활을 하며 그대들이 선생님께 드렸던 상처를 하나씩 하나씩 지워낼 것입니다.
여러분, 스승은 선물입니다. 스승은 정신적인 부모이며 자신이 가장 믿고 따라야하는 인도자이며 미래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참된 배움의 전도자입니다.
이제 우리의 스승들을 섬깁시다.
마지막으로 가슴 속에서 크게 외쳐주십시오.
선생님, 사랑합니다.


세족식을 진행하는 동안 1, 2학년 재학생들은 무대에 올라가서 뭔가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1기 졸업생들을 위해 준비한 졸업노래였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가수의 '졸업'이라는 노래였습니다. 졸업식을 하기 한 달 전부터 노래의 솔로와 여자, 남자 파트를 나누고 열심히 준비한 노래입니다.

노래 가사의 내용은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넌 행복해야 해, 널 잊지 않을게' 처럼 결코 평범하지 않지만 감동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진정한 대안학교의 졸업 노래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졸업노래를 다 부르고 난 뒤, 남학생들만 모두 앞으로 나와 그 동안 저희들을 잘 보듬어주신 졸업생 형, 누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행사부 측에서는 처음으로 졸업을 하게되는 1기 졸업생들을 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지만 나름 레드카펫을 준비하였고 3년 동안의 추억을 보관하기 위해 타임캡슐 이벤트도 준비했습니다.

비록 볼품없는 플라스틱 상자에 스티로폼 박스로 된 타임캡슐이었지만 졸업생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식을 하기 전에 졸업생들에게 각자 3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이나 타임캡슐에 꼭 담고싶은 물건을 하나씩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타임캡슐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물건이 담겼고 금새 꽉꽉 채워졌습니다. 그 만큼 학교에서의 추억이 많았다는 뜻이겠죠. 타임캡슐은 학교와의 합의를 통해 학교 내에 묻을 예정입니다.

타임캡슐에 담긴 졸업생들의 물건들처럼 그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영원히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마산 고3 2013.01.17 2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산 사람 반갑네요 ㅋㅇㅋ
    태봉고 다니시는구나

  2. Favicon of https://guireen.tistory.com BlogIcon 전복라면 2013.01.18 1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봉고의 첫 졸업식을 축하합니다! 첫 졸업식이라 더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태윤님이 직접 쓰셨다는 세족식 글도 아주 명문이네요ㅎㅎ 블로그로 갈고 닦은 글실력이 여기서 빛을 발하나요?ㅋㅋ

  3. 팡팡 2013.01.18 1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동적인 순간^^행사부 정말 대단하더라. 값싼 레드카펫은 금빛 융단보다 아름다웠고, 낙낙하게 읽어 내는 네 목소리는 인간의 깊숙한 마음까지 요동치게 했었지~~3년의 시간이 찰나로 스쳐갔었지! 너희들은 대봉의 멋진녀석들 우째 사랑하지 않겠노? 태봉의 친구

  4. 허재희 2013.01.22 22: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멋있네~^^ 졸업식날 다 함께 울기도.. 우리도 해보고 싶은 것 같다.. 고등학교 조업식은 대학이 갈리고 해서~ 함께 지낸다는 느낌이 많이 적다는데, 부럽고~ ^^

  5. 천안도 2013.01.24 15: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감동의 졸업식..감동이있는 이곳 태봉가족이 올해 됩니다
    너무 행복하고 내아이에게 이런 경험들을 할수있게되어 행운입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앞으로는 함께할수 있는 교육환경이 되길바랍니다.

이데올로기의 대립 이전에 사람의 삶이 있다

태백산맥 3부, 한반도를 덮친 전쟁의 위협 태백산맥 3부에서는 이데올로기의 본격적인 대립으로 6.25 전쟁이 일어납니다. '1950년 6월 25일'이라는 목차의 제목에서 나오는 차갑고도 위압적인 느낌은 제목 자체로 전쟁의 참혹..

태백산맥 심재모라는 인물에서 내 모습을 봤다

태백산맥 2부, 역사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2부 '민중의 불꽃(3~4권)'을 읽었습니다. 1부 '한의 모닥불'에서 한반도에서 인간이 겪어온 끊임없는 굶주림의 굴레와 불평등에서 비롯된 억압의 역..

태백산맥 1부를 통해 마주한 우리 민족의 역사

소설 태백산맥을 3권까지 읽었습니다. 3권까지가 태백산맥의 1부 이야기라고 하네요. 한 챕터가 끝나는만큼 3권의 마지막은 뭔가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뭔가 큰 바람이 몰아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3권의 이야기이지만 ..

태백산맥 2권, 끝없는 가난과 굶주림의 굴레

태백산맥 2권을 읽었습니다. 1권은 사회주의 혁명의 염상진이라던가, 그를 쫒는 동생 염상구, 민족의 단합을 주장하는 김범우 등의 주요인물들의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2권의 그 주변인물들에 초점이 잡혀있는듯 했습니다. 사회주의 혁..

태백산맥,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그들이 선택한 삶

집 책장에 있는 소설 '태백산맥'을 읽어봤습니다. 고등학생 때 몇 번인가 읽어보다 내용도 복잡하고 양도 많아 그만뒀던 기억이 있는데, 워낙 좋은 책이라 해서 이번 기회에 한 번 다 읽어볼까 했습니다. 대망의 1권을 펼치자 처음..

20대가 본 노회찬 의원님의 '촛불이 꿈꾸는 정치'

진주에 정의당 원내대표이신 '노회찬' 의원님의 강의를 들으러 갔습니다. '촛불이 꿈꾸는 정치'라는 주제로 현재 대한민국에 대한 노회찬 의원님의 여러 가지 생각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딱딱한 이야기가 많을 줄 알았지만, 언어의 연..

영화 1987 대학생 연희 김태리에게서 우리 모습을 보았다

영화 1987은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와 사건이 전개됩니다. 하지만 인물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뛰어난 연출 덕분에 영화를 보며 전혀 피로하거나 혼란스럽지 않죠. 원래 그 배우가 가지고..

영화 1987, 그들이 필사적이었던 이유

친구와 '1987'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1987은 6월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였습니다. 요즘 정치적이거나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을 다룬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죠. 하지만 1987은 뭔가 좀 다른 영화였습니다...

몇 년간 모았던 동전을 확인해 봤더니

집에 있는데 아버지가 갑자기 저를 부르셨습니다. 아버지 방으로 간 저에게 아버지는 옷장 서랍 구석에 꼭꼭 숨겨둔 곳에서 왠 나무상자 하나를 꺼내 주셨습니다. 상자 속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동전더미가 들어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몇년..

언제든 꺼내 읽고 싶은 책, 미움받을 용기

군대 휴가 나갔을 때 친구가 읽으라고 빌려준 책이 하나 있습니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인데, 뭐 그 당시에 이미 베트셀러로 아주 유명한 책이었습니다. 읽기 전에는 평범한 자기계발서인줄 알았는데, 이게 읽으면 읽을수록 보통이..

전역하고 드는 여러 가지 생각들

어렸을 때부터 군대라는 곳에 대해 참 거부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휴전중인 국가에서 '군대'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기본적인 두려움과 20살이 넘으면 가야한다는 사실에 무의식적으로 싫어하게 되고 피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보통 ..

김태윤 군대 잘 다녀오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춥습니다. 한달 쯤 전에 세상구경을 하러 다니던 중 모르는 사람한테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우편물이 제 앞으로 하나 왔다고... 군대 입영통지서더군요. 사실 2월 쯤에 간다고 알고는 있었는데, 막상 통보를 받으니..

응답하라 1988에서 본 마을과 이웃 간의 정

'응답하라 1988' 제가 아주 좋아하는 드라마입니다. '응답하라 1997'부터 '응답하라 1994' 그리고 1988, 응답하라 시리즈의 드마마는 꾸준히 챙겨보고 있습니다. 세 시리즈 모두 제가 살았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태봉고 졸업생이 학부모에게 강의한 내용

얼마전 고등학교 선생님 한 분께 강의를 부탁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태봉고 졸업생'으로 살아가기에 대한 내용의 강의를 부탁하셨습니다. 저는 이미 태봉고를 졸업한 몸인데, 이렇게나마 계속 찾아주시는 게 오히..

점점 변해가는 조선의 여왕 이야기, 소설 혜주

간만에 재미있는 소설 한 편을 읽었습니다. '혜주'라는 소설이었습니다. '실록에서 지워진 조선의 여왕'이라는 부제가 붙어있었습니다. 조선시대에 있었던 유일한 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었습니다.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좋..

밀양 송전탑 투쟁 10년, 할머니들이 싸운 이유

지난 26일 밀양에서 '송전탑 투쟁 10주년 행사'가 있었습니다. 10년간 밀양에서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해온 것을 되돌아보고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밀양의 한 체육관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주먹이 운다, 각자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

인터넷에서 재밌는 동영상을 보며 놀다가 '류승범의 소름돋는 연기' 라는 식의 제목이 달린 영상을 한 편 보았습니다. 류승범이 교도소에서 자신에 시비거는 사람을 노려보는 연기였는데, 정말 눈빛이.. "와...." 라는 말밖에 안..

일본에서 본 소소하지만 특별한 풍경들

얼마전 부모님과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큐슈의 후쿠오카에 내려 하카타 버스터미널에서 다시 벳푸라는 도시로 이동했습니다. 자유롭게 여행을 즐기기 위해 일본에서 가이드 없이 가족들끼리만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베테랑과 부당거래 같은 점과 다른 점 비교

'베테랑'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부당거래와 베를린을 연출하신 '류승완' 감독님의 작품입니다. 전작들에서 볼 수 있는 류승완 감독님 특유의 긴장감있는 연출을 좋아했었는데, 이번 영화 '베테랑'은 긴장감보다..

거대한 운명의 흐름, 클라우드 아틀라스

얼마 전 TV에서 '클라우드 아틀라스'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엄청난 대작이라고 해서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였는데 이번에 보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영화는 대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나게 긴 시간의 영화입니다. 172분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