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도보여행은 원래 7박 8일이었지만 출발 당일날에 비가 오는바람에 배를 타지 못해서 일정을 약간 변경해 6박 7일 도보여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인 도보여행 6일쨋날 저는 생일을 맞았습니다. 제 생일은 5월 6일로 어린이날 바로 다음날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어린이날 선물과 생일선물을 따로받지 않고 한꺼번에 받았습니다. 그래서 불만이 약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오고 고등학교까지 들어오면서 그런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생일은 제주도 도보여행 일정에 끼어있어서 매우 좋지 않은 타이밍이었습니다. 물론 생일날이 선물을 받는게 아니라 자신을 낳아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는 날인 것은 맞다고 생가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친구들끼리는 생일날에 선물을 주고받는게 서로에 대한 친근함의 표시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주도 도보여행으로 인해 지친 친구들이 아무도 저에게 생일선물을 주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우리 학교의 특성상 소문은 급속도로 퍼져나갑니다. 제 생일에 대한 소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몇 친구들만 알고있던 제 생일소식이 많은 학생들에게 퍼졌고 많은 친구들이 도보여행 중에 선물을 하나씩 줬습니다.

물론 큰 선물은 아니었습니다. 모두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비상식량을 꺼내서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은 선물이지만 그 때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음식이란 아주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선물을 준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다 감사했고 물론 고맙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도보여행 일정이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반의 친구 두 명이 저를 불러냈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반장을 너무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제가 반장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반의 친구들이 저에게 반장을 너무 못한다고 하니까 어찌해야 할 줄 몰랐습니다.

약 5분동안 그 친구 두 명에게 반장의 역할에 대한 충고를 받으면서 혼이 나고있었습니다. 한창 서러워지고 있을 때 갑자기 다른 친구들 7명정도가 손에 초코파이를 쌓아놓은 케익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좀 뻔하긴 했지만 생일 몰래카메라였던 것 입니다. 하지만 저는 전혀 몰래카메라인줄 몰랐습니다.

저는 절대로 그런 허접한 서프라이즈 생일파티에 속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생일이 되어보니 너무도 잘 속았습니다.


저는 그 엄청난 양의 초코파이들을 받고 또 친구들이 각자 마음을 담은 과자선물을 줬습니다. 저는 평소에 과자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배가 불러서 다 먹지 못할만큼 많이 먹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멋진 생일파티는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태봉고등학교 친구들에게 감사했고 감수성이 더 풍부해진 것 같습니다.

역시 태봉고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경험해 볼 수 있는 그런 곳 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친구들과 잘 지내고 다른 친구들의 기념일도 제가 받았던 만큼 잘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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