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와 네팔 이동학습 때문에 꽤 오랫동안 미술수업을 하지 않았네요. 거의 한 달만에 미술창작 수업을 하게되었습니다. 이제는 학생들의 각자 프로젝트가 점점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처음에는 모든 일이 처음 하는 일이고 미술창작이라는 것이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 무척 힘들어 했지만 이제는 각자만의 개성이 담긴 작품을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서울에 있는 EBS 방송사에서 태봉고등학교를 '학교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저희 태봉고등학교를 촬영하러 오는데 저희 미술창작수업을 가장 먼저 촬영하고 싶다고 하는군요.

그 만큼 저희 미술창작 프로젝트 수업의 수준이 상승하였고, 저희 미술수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꽤나 자랑스러운 일이죠.


- 천연염색 '깔'
본론으로 돌아가서 천연염색 프로젝트 '깔' 은 마지막 염색에 돌입했습니다. 이번에는 '쪽' 이라는 식물이 주원료인 파란색의 천연염색약으로 옷을 염색했습니다.


-깔의 마지막 염색과정-

깔의 멤버들은 각자 염색무늬를 정해서 실로 묶는다. (묶지 않아도 된다.)

물에다가 염료를 푼다.

소금을 넣어 끓을 때 쯤 각자 각자의 개성에 맞추어서 티를 넣은후 20분 정도 끓이며 염색이 되기를 기다린다.



염색이 끝나면 티에서 염료의 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까지 헹군다.

미리 만들어 놓은 백반 매염제에 넣어 염색을 물이 안빠지도록 10분 정도 담가 놓는다.

나무에 줄을 매달아 건조시킬 건조대를 만든후 널어서 건조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천연염색 프로젝트 깔은 저번에도 언급했었지만 여러가지 미술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진행이 빠르고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입니다.

깔 멤버들간의 호흡도 척척 맞고 의견조율도 잘되며, 천연염색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수업시간에 가장 열심히 활동을 합니다.

특히 이번에 시도한 파란색 티셔츠 염색은 정말 전문가의 손길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하게 염색을 했습니다.

그 만큼 염색된 티셔츠가 예쁘고 디자인도 아주 깔끔해 보였습니다. 천연염색을 한 어떤 티셔츠는 본의 아니게 여우모양의 그림이 만들어져 마치 시중에서 팔고있는 고급 티셔츠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 애니메이션 만들기
다른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학생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 제작입니다.

자신이 직접 그림을 여러장 그려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무척이나 시간이 오래 걸릴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시간을 단축하여 적당히 짧게 만든다면 남은 수업시간에 충분히 만들수도 있을 것입니다. 먼저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필요한 작업대를 만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란 여러장의 그림을 각각 하나씩 찍어서 이어붙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 애니메이션을 찍을 수 있는 받침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업대를 만든 것입니다.


보다시피 아주 간단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려진 그림을 찍는 위치와 사진을 찍는 위치, 카메라와 그림과의 거리, 높이 등을 다 따져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애니메이션을 찍을 수 있는 작업대를 만들었고, 두 번째 시간부터는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에 들어갈 그림을 그리겠다고 합니다.

아마 완성이 된다면 영화 제작 프로젝트만큼의 퀄리티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학교의 프로젝트 미술수업은 모두 열심히 계속하고 있습니다. 가장 진행이 잘되고 있는 팀은 천연염색팀과 POP아트, 핸드 페인팅팀입니다.

천연염색팀 '깔' 은 천연염료를 이용하여 흰 티를 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수업시간에는 매염제를 만들기 위해 백반, 녹슨 철 등으로 매염제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녹슨 철은 더 산화시켜 매염제를 만들기 위해 식초를 물에 넣고 쇠를 넣어 끓이는 작업으로 매염제를 만들었고
백반을 녹여서 만드는 매염제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깔 팀의 착오로 인하여 백반은 찬물에서 녹이느라 손으로도 저어보고 또 이후에는 포트를 가져와서 따뜻한 물을 부어가며 녹였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본격적으로 염색을 시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티, 손수건,등을 가져와서 염색을 했는데 처음에는 분홍색의 염료를 시용하여 옷을 염색시키고 매염시켰습니다.

먼저 물에다가 천연 염료를 풀고 소금을 넣어 끓을 때 쯤 각자 자신의 개성에 따라 흰 티를 묶기도 하고 그냥 원상태를 유지하며 넣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흰 티를 염색시킨 후 15분정도를 끓여 염색이 다 스며들기를 기다린 다음, 염색이 다 된후에 염색이 된 티에서 염료의 물이 나오지 않을 때 까지 헹굽니다.


마지막으로 미리 만들어 두었던 백반 매염제에 염색된 티를 넣어 염색물이 빠지지 않게끔 한 후에 나무에 줄을 매달아 건조시킬 건조대를 만든 후 티를 널어서 건조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POP 아트도 꾸준히 광고판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 3층에 도서관에서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카페에서 파는 메뉴를 광고하기 위해 광고판을 제작한다고 합니다.

먼저 포스터 칼라로 물감을 묻혀서 구상해놓은 문구로 글씨를 씁니다. 그렇게 하여 검은색 포스터 칼라로 테두리를 색칠해줌으로써 깔끔하고 귀엽게 POP 글씨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이 되는 영화제작 팀은 편집에 돌입하기로 했답니다. 그들이 만드는 영화의 주제는 LTI 입니다.

태봉고등학교만의 특색수업인 직업체험 LTI 수업을 이용하여 밖에 놀러나가는 학생들의 덜미를 잡아 갑작스레 인터뷰를 요청하여 LTI 시간에 놀러나가는 사람들의 대답을 듣고 LTI 라는 이름 하에 숨겨져있던 비밀과 은폐되어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파헤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방송부의 자격으로 방송실 컴퓨터를 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편집하려고 하니 그들이 촬영한 영상의 화질과 음향 및 장비가 너무나도 부실하여 재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명이 참여하는 큰 프로젝트가 아닌 학생들도 각자 열심히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수채화를 그리는 학생은 스케치를 하기위하여 연필을 깍고, 기본 중의 기본부터 천천히 차근차근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계 미술의 역사를 공부하여 그에 걸맞는 예술적인 칵테이를 제작한다고 한 학생은 아직 감을 잡지 못했는 계속 미술책만 읽고 선생님과 끊임없는 상의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는 것을 보니 과연 어떤 칵테일이 만들어질까 기대가 많이 됩니다.

미술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한지 두 번째 수업을 맞이했습니다. 프로젝트를 계획한 학생들은 각자가 만들 작품에 필요한 준비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각자 프로젝트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저도 저만의 프로젝트인 미술 수업 기록에 열중하기 위해 컴퓨터를 만지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미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모습에 비해 컴퓨터로 기록이나 하고있는 제 모습이 초라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록이라는 것도 아주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미술 선생님께서 아주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주 미술수업 때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수업 중간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리 찍어둔 미술 수업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엊그제 학교에서 LTI수업을 나가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송국을 가지 않고 저의 모교인 창신중학교로 갔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학교에서 학생들이 진행중인 LTI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지금 저를 포함한 15명의 학생이 모여 '그린나래' 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기획 중입니다.

그린나래라는 프로젝트는 한창 진학을 결정중인 중학교 2,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태봉고 체험캠프입니다.

태봉고등학교는 분류가 인문계 고등학교로 되어있지만 확실히 보통 인문계 고등학교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태봉고의 생활을 미리 체험시켜주기 위해 이 캠프를 기획한 것 입니다.

저는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창신중학교로 갔습니다. 제 모교에 오랜만에 가보니 확실히 기분이 색달랐습니다. 우선 선생님들이 무척 반가웠고 걸어다니는 복도조차도 정겨웠습니다.

저는 담임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2, 3학년 교실을 돌아다니며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그린나래 프로젝트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먼저 태봉고등학교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태봉고등학교는 다른 인문계 고등학교처럼 국수사과영 과목 수업을 다 받고 예체능 수업도 다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태봉고등학교에서는 보통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들을 수 없는 농사, 요리, 삶과 철학 수업도 들을 수 있다는 사실도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위대한 탄생' 이라는 방송을 예로 들어 멘토를 구해 수업을 듣는 LTI수업에 대해서도 열심히 설명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설명의 마무리를 하기 위해 학생들의 관점에서 본 태봉고등학교의 좋은 점 세 가지를 말해주었습니다.

첫번째, 태봉고등학교는 '남녀공학' 입니다. 이 말을 들은 남자 중학교 학생들은 열광을 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리고 두번째, 태봉고등학교는 '두발자유'입니다. 제가 다녔던 창신중학교는 학생들의 두발단속이 엄격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두발자유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태봉고등학교는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습니다. 교복을 입고다니는 학생들은 사복을 입는 우리 태봉고등학교 학생들을 아주 부러워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단체로 정장을 걸친 3반의 남학생들.


하지만 홍보를 하러 나갔던 전날에는 우리 태봉고등학교가 체육대회를 했기때문에 반별로 옷을 맞춰입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3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3반의 남학생들은 단체로 정장을 맞춰입었습니다. 체육대회 때에 정장이라니...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지만 우리들은 충분히 만족했고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3반의 다른 학생들은 그냥 옷위에 정장을 하나 걸쳤을 뿐이지만 저같은 경우는 아래위로 양복을 쫘 빼입었습니다. 그래서 체육대회를 하는동안 무척이나 불편했습니다.

어쨌든 이런 예를 들면서 태봉고등학교는 학생이 주체가 되서 학생들 스스로 자율적인 사고를 가지고 생활하는 학교라고 설명을 하고 그 만큼 책임감도 많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지금은 제가 고등학생이지만 중학생이었던 때가 있었기에 중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시선에서 태봉고를 바라보는 말투로 잘 설명을 해주어서 학생들도 아주 재미있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후배들 앞이라 약간 불편해서 말을 더듬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홍보를 잘 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런 경험을 많이 해서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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