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아버지가 쓰신 책을 읽었습니다. '김주완이 만난 열두 명의 고집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경남 지역의 유명한 사람이나 정치인들, 힘든 시절을 딛고 일어나 자기만의 철학을 실현시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이름을 알고 있던 분들도 세 분 있었는데, 고영진 전 교육감님과 박완수 전 창원시장님, 홍준표 경남도지사님, 그 분들이 살아온 이야기나 삶의 철학 같은 것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제가 잘 몰랐던 분들의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책에 나오는 열두 분은 모두 다른 삶을 살아왔습니다. 어떤 분은 어릴 때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자신이 하고싶었던 공부를 편하게 하면서 살아오셨고, 어떤 분은 찢어지게 가난해서 돈 버는데 삶을 투자해서 공부를 어쩔 수 없이 멀리 하신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 온 환경에는 상관없이 책에 나오는 분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인정받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 분들의 인생에서 몇 가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먼저 책에 나오는 분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충분한 노력과 투자, 공부를 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영히 해야하는 것임에도 세상을 살아가보면 자신의 공부에만 전념할 수는 없는 상황이 닥치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나오는 분들은 생계 유지를 위해 낮에는 일하고 야간학교를 통해 밤 늦게까지 공부를 하면서 자신을 성장시려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두 번째는 책에 나오는 분들 대부분이 인생에서 큰 시련을 딛고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 시련이 가난일 수도 있고, 정치적 대립, 선거의 낙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련을 겪고, 그 분야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한층 더 다듬어 새로운 모습으로 끝까지 도전하면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갑니다.

특히 경남장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대표를 맡고 계시는 송정문 씨의 이야기는 저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분은 세살 때부터 넘어지면서 신경을 다쳐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스물 살까지 그냥 집에서만 지냈다고 합니다. 학교도 못다니고, 집 밖에 나가도 딱히 갈 곳도 없는 '누군가에게 민폐만 끼지치 않고 살자' 라는 생각으로 살아 온 송정문 씨는 TV를 통해 여성이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과 미국의 장애인들이 교육적으로 복지 혜택을 많이 받으며 살아가는 것을 보고 꿈을 가지지 시작했다고 합니다.

공부를 해서 미국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에 검정고시로 중, 고등학교 졸업장도 따고 대학교도 다녔다고 합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없고 오르막이나 계단이 있는 강의실을 다니며 대학교 공부를 하는 것은 송정문 씨에게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장애인들이 공부할 권리를 침해한다며 대학교를 고소하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시련을 딛고 노력하여 석사 학위까지 따냅니다.

정말 멋있는 분입니다. 몸이 불편함에도 송정문 씨는 굴하지 않고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서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이뤄내면서 살아가고 계셨습니다.


그에 비해 저는 몸이 멀쩡하면서도 시간이 많으면 게으름을 피우고, 공부보다 노는 것이 더 좋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분야에 대한 절실함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더 노력하고, 더 정신적, 인격적 수양을 해야겠지요. 책에 나오는 분들 모두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에게는 항상 엄격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열두 명의 고집인생이라는 제목처럼 책에 나오는 분들 모두 자신이 정한 삶의 가치관을 가지고 그것을 끝까지 굽히지 않는 고집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책에 나오는 분들에게 가장 많이 배워야 할 부분은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개쳑하려는 정신인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이미 한 분야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거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그로 인해 찾아오는 시련을 또다시 이겨냅니다. 참 멋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흥청망청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번 돈은 경남 지역의 수많은 사람들 덕분이라며 지역의 발전을 위해 돈을 쓰고, 장학 협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회에 환원합니다.

또한 자기 회사의 직원들에게 사용하는 돈을 아까워 하지 않고, 직원들의 복지에 최선을 다하고, 국가와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개선할 방법을 고민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일에만 붙잡혀 살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음악이나 요리, 인문학, 운동 등 자신의 삶을 풍족하게 하는 여러 가지 취미를 가지면서 소양을 기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돈을 어떻게 벌고, 회사를 어떻게 더 성장시킬지도 충분히 생각하지만 번 돈을 어떻게 의미있게 사용할지도 충분히 고민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정말 크게 존경받을만한 삶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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