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봉고등학교를 2년 넘게 다니면서 2학년까지는 같은 담임 선생님으로 학교를 다녔습니다. 1학년 때 첫 담임으로 만나서 2학년까지 담임을 해주신 고마운 분이십니다.

그 분은 바로 이기숙 선생님이십니다. 여자 선생님이시고 대안학교 선생님이시라 역시 저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을 이해해주시고 언제나 자유로운 선생님이셨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음식만들기와 옷만들기 과목을 맡으셨는데, 저는 안타깝게도 그 두 과목을 가장 어려워했습니다.

그래도 담임 선생님 시간이라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도 했었지만 요리나 옷만드는 것처럼 세세한 손재주가 필요한 작업은 도저히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요리와 옷만들기 시간마다 저에게 쉬거나 사진을 찍어보라고 하셨습니다. 항상 선생님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 담임을 맡은 반에서 생활하는 2년 동안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잔소리는 많으셨지만 절대 학생들에게 화를 내지 않으셨고, 항상 학생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셨습니다.

1학년 3반

2학년 2반


저에게도 물론 마찬가지였습니다. 저에게 언제나 밝은 미소로 칭찬을 하시며 제가 하는 일마다 자신감이 생기도록 도와주셨고, 저는 한결같은 이기숙 선생님께 항상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2년 동안이나 이기숙 선생님이 담임을 맡은 반에 있어서 3학년 때에는 아쉽게도 이기숙 선생님이 담임을 하시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기숙 선생님께서 굳이 담임을 하시지 않아도 이기숙 선생님과 같은 학교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기숙 선생님께 찾아가서 다시 마음을 다잡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겨울방학 중에 아버지에게 엄청난 소식을 하나 들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저희 학년이 있기 전부터 태봉고등학교에서 3년 동안이나 계셨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것만 같았던 이기숙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에 저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을 그냥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학교의 여러 친구들과 함께 이기숙 선생님을 포함하여 다른 학교로 전근하시는 선생님들의 송별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와 학생회장, 부회장이 중심이 되어 이기숙 선생님을 비롯한 4명의 선생님 송별회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저는 2년 동안이나 담임을 해주셨던 이기숙 선생님께 드리는 짧은 편지와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송별회에서 이기숙 선생님께 영상을 보여드리며 그 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도 않하고 펑펑 울었던 것 같습니다.


송별회 때에는 2, 3학년 학생들을 물론이고 졸업한 선배들도 떠나시는 여러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리러 꽤 많이 방문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보람있는 송별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기숙 선생님은 저에게 아주 특별한 분이십니다. 학교에서는 정말 저의 어머니같은 마음으로 저를 보살펴주신 분이 바로 이기숙 선생님입니다.

제가 만든 영상은 2년 동안 이기숙 선생님과 함께 하면서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 죄송한 마음을 담은 노래 가사가 들어가 영상입니다.

2년 동안 이기숙 선생님께 정말 죄송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의 은혜는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큰 사랑이었습니다. 앞으로 학교에서 선생님을 못본다는 게 너무나도 슬픕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기숙 선생님은 생각해보니까 다른 학교에 가서도 다른 과목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가정 선생님이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태봉고에 놀러오시네요. 하하....


엄청 오랫동안 못볼 것처럼 펑펑 울면서 작별인사를 드렸는데, 학교에 너무 자주 놀러오시니까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네요...

그래도 이기숙 선생님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게 어딥니까? 너무 자주 만나며 반가운 마음이 없어질거라 걱정도 했었는데, 이기숙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반가워서 저절로 춤이 나오기도 합니다. ㅎㅎㅎ

여튼 이기숙 선생님, 앞으로도 학교 자주 놀러오시고 스승의 날 때에도 찾아뵐테니까 기대하세요.


태봉고등학교를 다니다보면 여러가지로 발표를 할 일이 많습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하는 '주를 여는 시간'이나 공동체 회의, PT - Day 등 학생에게 발표할 기회를 많이 줍니다.


그리고 저는 학교의 학생회 행사부장을 맡고있어서 여러가지 알림사항이나 행사소개 및 평가회같이 프레젠테이션을 해야할 일이 더 많습니다.

저의 행사부장 임기가 3학년 1학기까지니까 아직 한 학기 동안은 학교에서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패드를 들고다니며 틈틈히 시간 날 때마다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 발표할 생각으로 키노트를 배워봤습니다.

저번에도 말했었지만 키노트는 한 번 배워놓으면 간단하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학교를 다니면서 많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지난 PT - Day 때 키노트를 이용하여 발표를 한 번 해보니까 키노트가 충분히 간편하고 쓸모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패드를 키노트만 만들 줄 알면 뭐합니까? 아이패드와 학교의 빔프로젝터를 연결할 수 있어야 발표든 뭐든 할 수 있죠. 전문용어로 미러링이라고 하죠?

그래서 저는 아이패드와 학교의 빔프로젝터를 연결할 수 있는 'VGA 어댑터'를 구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침 설날 때 받은 세뱃돈이 있어서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는 집에서 조금은 멀리 있는 백화점 안의 애플 매장에 직접 가서 35000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VGA 어댑터를 화끈하게 구입했습니다. 

저는 집에 오자마자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제가 구입한 VGA 어댑터의 찬란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놓기 위해서였죠.


정말 애플 제품을 살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게 3가지 있습니다. 먼저 '우와, 정말 심플하다' 애플 제품들은 언제봐도 역시 심플한 디자인이 매력인 것 같네요.

두 번째는 '구성품이 정말 간단하군'저번에 아이패드를 구입했을 때에는 아이패드와 충전기, 사용설명서 오직 이 세가지만이 들어있었습니다.

애플은 딱 필요할 것만 들어있는 게 간단하고 멋있기도 하지만 가끔은 너무 간단하게 들어있어서 섭섭할 정도로 무심하게 구성되있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시 비싸다...', 애플 제품이 미국에서 와서 그런지 항상 비싼 것 같네요. 무슨 어댑터 하나가 3만 원이 넘는지... (아버지가 사용하시는 아이패드 미니의 VGA 어댑터는 6만 원이 넘더군요.ㄷㄷㄷ) 

하지만 비싼만큼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애플이기에 거부감 없이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VGA 어댑터는 저에게 필요한 악세사리이기도 하고요.

여튼 VGA 어댑터는 왠만한 컴퓨터 모니터에도 연결이 되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제 컴퓨터 모니터로 성능을 테스트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아이패드는 3세대이기 때문에 30핀 케이블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산 어댑터를 꽂아보았습니다.


그리고 VGA 어댑터의 반대쪽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죠?


여기에 컴퓨터 모니터와 연결 된 VGA 케이블 선을 연결합니다.

짜잔!!
아이패드와 모니터의 크기 차이가 거의 없어서 별 의미는 없지만 새로 산 어댑터의 성능을 시험해보기 위함이니까요^^


자, 이제 아이패드를 켜보았습니다. 모니터에 아이패드의 화면이 나타나는 게 보이시죠? 이런 방법으로 빔프로젝터에 연결되어있는 VGA 케이블에 연결하면 똑같이 된답니다.^^

아이패드 화면으로만 봐왔던 모습들을 컴퓨터로도 볼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고 매력적인 것 같았습니다. 세상이 참 좋아진 건가요? ㅎㅎㅎ


어쨌든 아이패드와 VGA 어댑터를 이용해서 큰 화면으로 인터넷에 들어가 웹서핑을 즐기거나 아이패드에 저장된 사진 및 동영상을 재생하여 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패드에 저장되어 있는 영상을 볼 때에는 아이패드에서는 영상이  나오지 않고 열결되어 있는 모니터에서만 나오더라구요. 아마 배터리를 절약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키노트!!! 모니터에 연결해서 당연히 아이패드에서 키노트도 실행시켜 보았습니다. 역시 키노트도 아무 문제없이 실행이 되더군요.

다만 아이패드를 모니터에 연결하고 키노트 슬라이드를 재생시켰을 시에는 모니터에서만 효과가 적용되어 보이고 아이패드에서는 텍스트나 사진이 아무 효과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약간 어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뭐 프레젠테이션이 보이는 곳은 모니터이기 때문에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 앞으로 아이패드와 VGA 어댑터를 이용해 다양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발표해 볼 것입니다.

'그린나래'라는 순우리말이 있습니다. '그린듯이 아름다운 날개'라는 뜻으로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캠프를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가 1학년 때 만들어진 그린나래 캠프의 본래 목적은 태봉고등학교 입합을 희망하는 경남 내의 중학교 2,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학교 홍보 및 체험의 목적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표를 맡아 진행했던 그린나래 2기 때부터 그 목적이 변하여 이미 태봉고등학교에 합격한 예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형식을 가진 캠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1월 중반에 진행되었던 그린나래 3기 캠프 역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린나래가 신입생 O.T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벌써 그린나래 캠프가 3기까지 접어들었습니다. 처음 그린나래 캠프를 시작하면서 스탭과 진행을 맡은 친구들이 우왕좌왕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그린나래 3기까지 왔습니다.


3학년이 되는 저희 학년 멤버들은 이제 그린나래 캠프를 세번째나 진행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 학년들이 그린나래 캠프의 전통을 만들어 놓았으니 이제부터는 저희 후배들이 그린나래를 이끌어 갈 차례입니다.

저희 학년 밑의 1학년들, 그러니까 이제 2학년에 올라가는 후배들이 자신들의 후배들(2013년 신입생)을 그린나래 캠프에서 맞이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그린나래 3기는 최대한 2학년 후배들이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저희 3학년들은 이제 뒤에서 지켜보면서 조금씩 도와주기만 하고 2학년 학생들에게 전체적인 진행을 맡겼습니다.

그래야 지금까지 저희가 만들어 온 태봉고등학교의 그린나래 캠프가 계승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캠프장과 전체 사회자 모두 2학년 학생이 맡았습니다.

2학년들은 그린나래 캠프를 진행하기에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3학년 학생들이 계속 캠프의 전체적인 진행을 독점한다면 그린나래가 계승되기는 많이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2학년들에게 그린나래 캠프를 떠맡겨 버린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저희 3학년들이 함께 캠프에 참여하여 도와준 것입니다.

약 6개월 간의 그린나래 캠프 기획 및 회의, 리허설을 모두 끝마치고 드디어 1월 14일, 그린나래 3기 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그린나래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방학인데도 하나 둘 씩 학교로 왔습니다. 이번에 그린나래 캠프에 신청한 신입생들은 모두 42명, 지금까지의 그린나래 캠프 중 가장 많은 인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탭과 진행 요원 학생들은 더욱 긴장이 되었습니다. 42명이라는 많은 수의 캠프 참가자들과 2박 3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캠프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원래부터가 자신들이 하고 싶어서 기획한 캠프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즐기면서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가장 열심이 준비하고, 가장 열심히 진행했던 그린나래 캠프라 가장 즐거웠던 2박 3일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입생들의 캠프 참여도와 태도가 너무나도 좋아서 캠프 분위기 자체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후배들은 모두 열심히 캠프를 진행해주었습니다. 마치 작년의 저희들처럼 열정을 가지고 캠프 진행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캠프에 참여한 신입생들도 모두 2박 3일 동안 아무런 일도 없이 잘 지내주었습니다.


그린나래에서는 실제로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 진행되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 농사, 철학, 음식 만들기, 명상, 동아리 등 여러가지 예술감성 교육과 대안교육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태봉고에 입학하게 될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캠프이기 때문에 학교에 입학하기 전 태봉고에 대해 조금 더 알고 미리 경험하여 적응해보는 시간도 충분히 될 것입니다.

캠프에 참여하는 신입생들은 몇 달 후, 자신들이 입학하게 될 학교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흥미를 가지고 캠프 활동에 임할 수 있습니다.


캠프를 열심히 진행해 준 친구들과 후배들, 캠프에 참가해 준 신입생들, 그리고 그린나래가 진행되도록 뒤에서 도와주신 많은 선생님들 모두에게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이제 저희 3학년들은 더이상 그린나래 캠프를 진행할 기회가 없습니다. 왜냐면 내년에 진행되는 4번째 그린나래 때에는 저희 3학년들은 이미 졸업한 상태일 테니까요.

그러므로 이번 3기 그린나래 캠프가 저희 3학년들에게는 마지막 그린나래 캠프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이상 그린나래를 진행할 수는 없지만 그린나래 1, 2, 3기를 거치는 동안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저희가 만든 그린나래라는 캠프가 저희가 졸업한 후에도 꾸준히 진행되어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전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의 첫 졸업식도 다가왔습니다. 학교가 개교한지 3년만에 드디어 첫 졸업생들이 졸업하는 순간이 온 것입니다.

태봉고 1기 학생들에게 3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안학교라는 곳에 처음 발을 들이면서 적응하기 힘들어 고생하고 서로 싸우면서 다사다난했던 3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1년 늦게 태봉고에 들어 온 저희 2기 학생들과 함께 웃고 울며 지냈던 짧은 지난 2년을 돌이키면서 이제는 그런 날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슬픔이 가슴을 덮쳤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배가 있었기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배들 또한 저희 후배들이 있기에 더 든든하게 학교생활을 했을거라 생각됩니다.

졸업식을 하기 전, 졸업주간이라는 이름으로 졸업 5일 전부터 1, 2, 3학년이 모두 소풍도 가고 게임도 하고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졸업식을 하기 하루 전에는 졸업 공연을 했습니다. 3학년들 각 반마다 모두 연극, 노래 등의 공연을 준비했고 3학년 연극부와 밴드부, 랩 동아리가 준비한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기 졸업생들이 모두 모여 3년 동안 태봉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을 한마디씩 들어보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졸업생들은 그 동안 가슴속에 쌓아두었던 말들, 그 동안 하지못했던 말들을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작별의 인사를 했습니다.

너무나 슬펐습니다. 단순히 학교의 선배가 아니라 가족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그들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저희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그렇게 슬픔을 뒤로하고 졸업식을 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졸업식을 진행하면서 형식적인 졸업장과 상장 전달 시간을 가지고 특별히 학부모님의 요청으로 태봉고의 모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이 맞절을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대안학교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송사를 읽는 학생회장이 울음을 터뜨리자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도 함께 울음을 터뜨리고 순식간에 졸업식은 울음바다가 되버렸습니다.

저는 왠만하면 울지않으려고 했지만 송사를 읽으면서 가족을 떠나보낼 때 송사를 쓰지는 않는다며 송사를 쓰기 싫었다고 말하는 학생회장의 말을 듣고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이제는 3학년 형, 누나들을 볼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슬펐습니다.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영영 이별하는 것처럼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졸업식의 전체적인 진행은 선생님들이 하셨지만 세족식 등의 행사는 저희 행사부 측에서 진행했습니다. 1기 졸업생들이 3년 전, 입학을 할 때에는 선생님들이 1기 학생들의 발을 씻겨드렸지만 이번에는 졸업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렸습니다.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리는 세족식의 진행은 제가 맡아서 제가 직접 작성한 멘트를 읽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지난 3년 간 태봉인으로 지내며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또 얼마나 아팠습니까?
대안학교라는 이름 하에 자유와 꿈을 갈망하던 태봉고 말썽꾸러기 1기 학생들을 이끌어갔던 수많은 선생님들, 3년 동안 꾹 꾹 참아왔던 피로와 근심 걱정을 지금 이 순간에 모두 씻어내십시오.
발을 씻겨드립니다. 학생이 선생님의 발을 씻겨드립니다. 이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3년 전, 선생님들이 무릎을 꿇고 학생 여러분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바로 학생 여러분을 섬긴다는 의미였습니다.
이제 학생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3년 동안 노력해왔던 흔적, 고생했던 상처, 지저분한 때 하나하나 전부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씻겨주십시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선생님을 다시 볼 기회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3년 동안 받았던 그들의 관심과 사랑, 배움과 믿음, 그 모든 은혜를 지금 이 순간에 모두 보답하십시오.
발을 씻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내면을 씻어주고 깨끗하게 해준다는 것, 반대로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고 이해하게 하는 것 등, 많은 의미가 담긴 세족식입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 인생의 가장 큰 은인이자 스승입니다.
사랑하십시오. 또한 고마워하십시오. 그리고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발을 씻겨드립시오. 당신의 정성이 담긴 손길로 선생님의 발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발에 있는 때를 벗겨낼 때마다 학교생활을 하며 그대들이 선생님께 드렸던 상처를 하나씩 하나씩 지워낼 것입니다.
여러분, 스승은 선물입니다. 스승은 정신적인 부모이며 자신이 가장 믿고 따라야하는 인도자이며 미래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참된 배움의 전도자입니다.
이제 우리의 스승들을 섬깁시다.
마지막으로 가슴 속에서 크게 외쳐주십시오.
선생님, 사랑합니다.


세족식을 진행하는 동안 1, 2학년 재학생들은 무대에 올라가서 뭔가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1기 졸업생들을 위해 준비한 졸업노래였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가수의 '졸업'이라는 노래였습니다. 졸업식을 하기 한 달 전부터 노래의 솔로와 여자, 남자 파트를 나누고 열심히 준비한 노래입니다.

노래 가사의 내용은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넌 행복해야 해, 널 잊지 않을게' 처럼 결코 평범하지 않지만 감동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진정한 대안학교의 졸업 노래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졸업노래를 다 부르고 난 뒤, 남학생들만 모두 앞으로 나와 그 동안 저희들을 잘 보듬어주신 졸업생 형, 누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행사부 측에서는 처음으로 졸업을 하게되는 1기 졸업생들을 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지만 나름 레드카펫을 준비하였고 3년 동안의 추억을 보관하기 위해 타임캡슐 이벤트도 준비했습니다.

비록 볼품없는 플라스틱 상자에 스티로폼 박스로 된 타임캡슐이었지만 졸업생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식을 하기 전에 졸업생들에게 각자 3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이나 타임캡슐에 꼭 담고싶은 물건을 하나씩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타임캡슐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물건이 담겼고 금새 꽉꽉 채워졌습니다. 그 만큼 학교에서의 추억이 많았다는 뜻이겠죠. 타임캡슐은 학교와의 합의를 통해 학교 내에 묻을 예정입니다.

타임캡슐에 담긴 졸업생들의 물건들처럼 그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영원히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얼마전에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학교에 아는 형이 추천해 준 책인데 '축하해' 라는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그 책이 없어서 근처에 있는 합포도서관에 가서 빌려 본 책이었습니다.

책은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에게 허가를 구하고 인터뷰 등을 통해 만들어진 책이었습니다.

성매매를 실제로 했었던 여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세세하고 실감나는 내용을 기대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고있던 성매매, 소위말하는 창녀가 실제로는 너무나도 잔인하고 강제적인 일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 성매매는 어떻게 해서 시작될까?
책에 따르면 성매매를 하는 여성중에서 거의 대부분은 강제로 그 일을 하고있다고 합니다. 성매매, 그러니까 몸을 파는 걸 원해서 하는 여성을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은 빚을 갚지 못해서 그 집단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계속 성매매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빚을 다 갚으면 괜찮을까요?

아닙니다. 빚을 절대로 갚을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 성매매 여성이 몸을 팔고 다음 손님을 위해 몸을 씻고 수건과 샴푸 등을 사용하면 그게 다 빚으로 쌓입니다.

그리고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밥을 먹으러 나갈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성매매 업소에서 밥을 먹는데 그것도 역시 새로운 빚으로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성매매 일을 하다가 성병에 걸리다가 감기 등 각종 병으로 치료나 병원에 입원할 때에도 그 병원비는 고스란히 그 성매매 여성의 빚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성매매 업소의 사장 또는 관계자들은 성매매 여성들에게 자유를 줄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빚을 쌓이게 해서 계속 성매매 일을 시키며 그 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도망치면 되지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았지만 도망을 쳐봤자 빚이 있고 어디에 있어서 청구서는 날아오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설령 일을 무척 열심히 해서 빚을 다 갚더라도 성매매 업소에서 몇 년 동안 일했던 여성들이 무슨 기술이 있겠습니까?

빚을 다 갚아서 성매매 일을 그만 두었다고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그것말고는 없기에 다시 성매매 업소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아직 제 주위에는 그런 여성들을 본 적이 없지만 이미 상당수의 여성들이 강제로 성매매 업소에서 인생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 이미 버린 몸이라고?
책에 나오는 몇 몇 주인공들은 고등학교 때 성폭행을 당한 다음 성매매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학생들도 자신이 원해서 성매매 업소에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책의 경험담에 의하면 성매매 업소 관계자들이 한 학생을 성폭행하고 하는 말이 "이미 버린 몸, 성매매 일이라도 하자."라고 한답니다.

정말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한 여성의 아름다운 성을 망가뜨린 것도 모자라 이미 버린 몸이라니요.

정말 대한민국 무서운 나라라는 것이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집니다. 뉴스에 나오는 흉악 범죄자들만 나쁜 게 아닙니다.

성매매 업소에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나 평범한 여성들을 끌어들여서 거의 노예 대하다 시피 이용해 먹다가 나중에는 사회적 약자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그들 또한 흉악범이라고 생각합니다.


- 몸은 팔 수 있는 것인가?
'왜 남자는 떠들고 여자는 숨길까?'  책에서 나왔던 말입니다. 성매매에 대해서 왜 남자는 당당하게 떠들 수 있고, 여자는 부끄러워며 숨겨야만 할까요? 

보통 남자들은 여자 끼고 술마셨다는 것을 대단하다는 듯이 자랑하고 다닙니다. 하지만 그 때 남자가 끼고 놀여자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물론 그런 일을 즐기는 여성도 있겠지만 보통 여성이라면 그런 일을 대단하다고 여기며 자랑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부끄러워서 숨기는 게 당연합니다.

그건 우리들의 시선에서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남자가 여자를 사서 성매매 한 것보다는 여성이 자신의 몸을 성매매로 판 일을 더 비난합니다.

성매매는 불법입니다. 그렇다면 성매매는 나쁜 일이라는 것인데 성매매가 나쁜 것이라면 왜 여자의 몸을 사는 남자는 떳떳하고 몸을 파는 여성들은 숨길까요?

성매매가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면 몸을 산 것도, 몸을 판 것도 모두 비난받을 일인데, 왜 여자의 몸을 산 남자보다 자신의 몸을 판 여성들이 더 비난받는 것일까요? 

그리고 책을 읽으며 공감갔던 부분이 더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평소에 쉽게 쉽게 던지는 농담 중에서 '빌린 돈 못갚으면 몸이라도 팔아서 갚아'

'몸이라도 팔아라' '내가 여자라면 몸이라도 팔겠다' 이런 말들이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이런 말을 듣고 화가 났던 책 속의 한 여성은 책을 통해 이런 말을 합니다.

'몸이라는 것을 함부로 팔 수 있는 것인가? 몸은 팔면 안되고, 몸을 팔 수 없도록 사회가 만들어야 한다.' 맞는 말입니다.

몸이라는 것을 결코 팔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하면 몸이라도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몸을 팔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을 모두 하나같이 말합니다. 이제는 다른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 감상평
성매매는 아직도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제로 몸을 파는 여성들을 그리고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몸을 사는 남성들...

저는 몸을 파는 사람은 무조건 여성이고, 성매매로 몸을 사는 사람은 무조건 남성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축하해라는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다행히도 법이 많이 바뀌어 성매매를 하며 생긴 빚은 빚으로 인정하지 않아서 재판을 통해 많은 성매매 여성들이 사회적인 자유를 많이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성매매 관계자 분들이 있다면 성매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성매매는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그리고 많은 성매매 여성들(또는 남성들)이 상담소 또는 인권 단체, 여성 단체를 통해 성매매 업소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자유를 누리고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축하해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박금선 (샨티,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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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윤리 과목 시간에 수행평가로 '사회 문제에 대한 영화를 감상하고 보고서 작성하기'를 하고 있습니다. 각 모둠마다 선생님께서 주시는 영화를 봐야 하는 특이한 평가였습니다.

저희 모둠은 '부당거래'라는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부당거래는 2010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제가 좋아하는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등 연기파 배우가 많이 나오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을 수호한다는 이름으로 수많은 조작과 더러운 돈이 오가는 사회 모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듯했습니다.

- 줄거리
영화를 줄거리는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아동 성폭행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은 계속 범인 검거에 실패를 하다가 유력한 용의자가 수사 도중에 경찰의 실수로 사망하는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결국 경찰청은 최후의 카드를 꺼냅니다. '범인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 이런 생각으로 경찰청은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을 깔끔하게 종결시키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조용히 처리해 줄 사람으로 지목된 사람은 바로 광역수사대의 에이스 최철기(황정민 분) 형사, 최철기 형사는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승진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승진을 보장해주겠다는 경찰국장의 조건을 받아드리고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에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이게 바로 영화의 제목처럼 '부당거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철기 형사는 가짜 범인을 만들기위해 조폭이 운영하는 건설회사 해동건설의 이사인 장석구(유해진 분)에게 찾아갑니다.


최철기 형사는 장석구에게 해동건설의 뒤를 봐주겠다는 조건으로 온국민, 그리고 대통령까지 주목하고 있는 아동 성폭행 살인사건의 범인을 연기할 배우를 구하라고 합니다.
 


장석구는 조폭으로서 간단한 일을 하나 해주고 자기 회사의 뒤를 봐줄 경찰이 생긴다는 생각에 조건을 받아드립니다. 이게 바로 두 번째 '부당거래'입니다.

최철기는 성폭행 전과가 있지만 마음잡고 딸과 병이 있는 아내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동석(우돈기 분)을 가짜범인으로 선택합니다.

가짜범인이 될 적당한 배우를 찾고있는 최철기 형사


장석구는 최철기 형사의 말대로 가짜범인이 될 이동석을 잡아서 협박을 합니다. 하지만 협박으로는 도저히 말을 듣지 않아서 돈은 충분히 챙겨주고 정신이상자가 되면 바로 풀려날 수 있다는 등의 거짓말로 이동석을 설득시킵니다.

설득을 마치고 장석구는 이동석에게 말 한마디를 던집니다. '너, 오늘부터 범인해라' 듣자마자 섬뜩해지는 말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내용을 한 번에 말해주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쯤에서 돈도 많고 빽도 많은 주양(류승범 분)검사가 등장합니다. 주양 검사는 어찌어찌하다가 최철기 형사 뒤를 캐기시작하고 나중에는 경찰에서 있었던 부당거래와 가짜 범인에 대해서도 알게됩니다.
 

영화 중간중간에 계속 그려지는 최철기 형사와 주양 검사의 대결 구도


이런식으로 부당거래는 꼬이고 꼬여서 사건은 복잡하게 흘러가게 됩니다. 특히 최철기 형사는 일이 꼬일수록 점점 악의 본성이 드러나면서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과 자신의 동료까지 죽이면서 승진 배지를 달게됩니다.
 



- 감상평
영화의 결말은 반전이 조금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거나 망합니다.

하지만 주양 검사(류승범)은 아무런 피해없이 원래대로 잘먹고 잘삽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양 검사가 자신의 뒤를 봐주는 장인어른과 함께 대화를 하며 걸어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매우 씁쓸했습니다. 아무리 사리사욕을 채우고 나쁜 짓을 많이 해도 결국에는 있는 놈이 살아남는다는 메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지루한 면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서 봤던 장면을 또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한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어려운만큼 치밀하게 구성된 영화였고 나름대로 배울 것이 많은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격투 장면을 너무 길게 끌어서 유치하거나 스토리의 흐름을 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많이 있습니다. 먼저 최철기 형사가 해동 건설 장석구에게 가짜 범인을 만들라고 시킬 때 최철기가 장석구한테 했던 말입니다.
 


'니네같이 법 안 지키는 새끼들이 더 잘 먹고 잘 살아.'


이 대사를 듣고 한 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더 잘먹고 잘 산다면 법은 왜 필요한거지?'

쉽게 생각해본다면 권력있는 사람들이 뇌물을 받는 것은 불법이지만 법을 어기고 뇌물을 받으면 돈이 많아져서 부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산다고 영화에서 말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법적인 행위들을 못하도록 찾고, 막는 사람들이 바로 경찰, 검찰 또는 정부라고 알고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부당거래 영화를 보고나서 또 한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과연 법을 수호하는 그들이 올바르게 법을 수행하고 있을까?'

만약 영화에서처럼 경찰이나 검찰이 법을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더 나쁜 비리를 저지르고, 말그대로 부당거래를 통해 조작을 벌이고 있다면 우리는 엉망진창의 사회 속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회를 당연히 부정해야하고 법을 수호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부당거래 영화에서처럼 대국민을 상대로 연극을 하고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내용과는 별 상관없지만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은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주양 검사가 '경찰쪽이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기에 수사를 함부로 못하겠다'고 하던 수사관에게 했던 말인데 계속 호의를 베풀면 상대방은 그것을 점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고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했다가 제공하지 않았는데 노숙자들이 데모를 일으킨 사건이 있습니다.

노숙자들에게 공짜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권리는 없는데 호의로 밥을 나눠주니까 노숙자들은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드리고 자신들은 공짜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잘해주면 점점 기어오르면서 잘해주는 것이 권리라고 착각하며 호의가 없어지면 화가나는 아주 이상한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평소에 그런 것을 많이 느낍니다. 학교의 한 후배한테 잘해주기 시작하면 그 후배는 점점 막나가면서 기어오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끔은 남한테 잘해주는게 싫어지기도 합니다. 돌아오는게 없으니까요. 남이 호의를 베풀면 고마워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 영화에서는 호의에 대해 고마워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았습니다.

남이 호의를 베풀기 시작하면 의심부터 시작하고, 나중에는 자신의 권리라고 착각하며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여러면에서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인 모순을 많이 비판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부당거래
감독 류승완 (2010 / 한국)
출연 황정민,류승범,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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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작년부터 방송부 자체에서 제작하는 영상물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물의 이름은 '싼TV' 입니다.

언제나 싼티가 나게 대충 만든듯한 컨셉으로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일이나 웃긴 이야기들을 연출해서 1주일에 한 번씩 전교생이 모이는 '공동체 회의' 자리에서 방영했습니다.

싼TV는 제가 1학년 때 1화를 시작으로 계속 방영했습니다. 1화부터 3화까지는 제가 촬영을 맡고 기획이나 연출, 편집 등 전체적인 제작은 2학년 선배들이 도맡아 했습니다.

하지만 4화부터는 영상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학년들끼리 자체로 한 번 싼TV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의 저로써는 아직 여러가지 기술들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아직 영상에 대해 배우는 초보자도 안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전문가적인 수준의 영상도 만들지 못할 뿐더러 영상에 그럴듯한 메세지도 담을 염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자신감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웃기는 거' 를 컨셉으로 잡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제가 주인공을 맡아 단순한 '개그물' 영상을 하나 완성했습니다.

영상의 주제는 '고등학생의 정열적인 아침 생활' 이었습니다. 웃긴 소재를 찾아다니다가 웹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민욱이의 정열적인 아침' 이라는 영상을 보고 패러디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을 조금 바꿔 '김간디의 정열적인 아침' 이라고 정하고 영상을 방영했습니다. 영상의 인기는 정말로 최고였습니다.



비록 영상의 수준은 현저히 떨어지기는 한다해도 그 당시 저의 획기적인 이미지 파괴는 영상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덕분에 저의 작은 별명이었던 '김간디' 가 학교 내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으며 나름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그게 아마 학교내에서 친구들과 기획해서 만든 첫번째 작품일 것입니다. 이 영상은 원래 1년 하고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지금에서야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부끄러워서' 였습니다. 영상의 주인공이 바로 저였던 것도 그 이유 중에 속하기도 하지만 영상이라고 하기에 수준이 너무나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블로그에 올린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아버지가 영상의 수준이 떨어지고 부끄럽더라도 제가 만든 영상은 왠만하면 블로그에 다 올리라고 하셨습니다.

영상 관련 직종을 꿈꾸고 있는 저에게 '자신이 만든 영상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 하면 안된다.' 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요즘은 영화를 찍느라 정신이 너무 없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제작하는 게 무척 쉬울 줄만 알았지만 막상 해보니 해야하는 일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배우들 연습도 계속 해야하고 스태프 관리와 장비 및 촬영본 정리, 편집 등 처음은 아니지만 모든 일이 다 너무나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여러가지 일이 한꺼번에 겹쳐버리니까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조금씩 완성되어 갈 때마다 그 만큼 뿌듯함도 더해갔습니다. 그런식으로 힘든 것도 다 이겨내고 계속 영화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 영화니까 최대한 학생처럼 찍고싶었습니다. 그래서 소재를 학교 성적으로 설정했고 주인공을 학생으로 배경으로 학교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학교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다른 학생 영화들과 전혀 다를 게 없을 것 같아서 조금 조금 어렵겠지만 같이 영화를 제작하는 친구와 야외 촬영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들이 야외촬영을 하기로 정한 곳은 세 군데입니다. 경치가 좋은 카페와 중학교 근처의 벤치, 그리고 건물 옥상입니다.

야외촬영을 하려면 우선 그 장소를 미리 섭외해 놓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촬영할 카페에 가서 그 카페 매니저님께 부탁드렸습니다.

"고등학생인데 학교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저희 영화 중에서 카페에서 대화하는 장면이 있어서 촬영할 경치 좋은 카페를 찾다가 이 곳이 마음에 들어서 왔어요. 화요일에 이 카페에서 촬영을 좀 해도 될까요?"

그러자 그 카페의 매니저님은 아주 흔쾌히 수락해주셨고, 저희가 제작하고 있는 영화에 대해 무척 흥미를 가져주셨습니다.


그렇게 아주 기분 좋게 섭외를 완료하고 지난주 화요일(6월 12일)에 드디어 카페로 야외촬영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카페에 도착해보니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바로 전기를 꽂을 콘센트가 없었던 것입니다. 콘센트가 카페의 구석에 있어서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여 조명과 모니터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희는 이런 상황을 대비하여 '멀티탭 (여러 개의 플러그를 꽂을 수 있게 만든 이동식 콘센트)' 을 미리 구해놓았지만 깜빡하고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멀티탭을 비롯한 촬영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삼각대와 슬레이트까지 챙겨오지 않았습니다.

야외촬영을 기본중의 기본인 촬영 장비 챙기기마저 제대로 되지 않았다니... 그 일로 꽤나 큰 자괴감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촬영을 하겠다는 약속을 미리 다 해놓았고, 이제와서 촬영 일정을 조정할 수도 없었기에 최대한 장비를 쓰지 않고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확실히 촬영장비가 부족하니까 너무나도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마이크는 가져와서 배우들의 목소리는 잘 들어갔지만 조명이 없어서 해가 져서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촬영을 마무리 해야했습니다.

그리고 장 중요한 삼각대가 없어서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찍으려고 해도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카메라를 고정시키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테이블에 팔을 고정시켜서 찍거나 컵을 쌓아올려서 삼각대처럼 사용한다거나 한 명이 액자를 잡아서 고정시키고 그 액자위에 카메라를 올려서 찍거나... 정말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했습니다.


그렇게 어떻게든 부족하지만 카페에서의 야외촬영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두 번째 야외촬영 장소를 정했습니다. 제가 예전에 살던 동네인 산호동의 '합포중학교' 를 배경으로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그 학교는 함께 영화를 제작하는 친구의 모교이기도 해서 그 학교의 구조를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학교 옆에는 예쁜 벤치가 있고, 그 옆으로는 아주 멋진 골목길이 뻗어있었습니다.


'이번에 야외촬영을 나올 때에는 반드시 장비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도록 하겠어!' 이렇게 다짐을 했건만 역시 이번에도 삼각대를 깜빡했습니다.

촬영 장비가 하도 많아서 꼭 한 개씩은 빠뜨리고 야외촬영을 나와버리네요... 뭐 빠뜨리는 장비의 단골이 삼각대가 되버린 게 절대 의도한 건 아니지만 다음부터는 절대 실수하지 않아야겠죠?

여튼 중학교 옆의 장면을 찍을 때에는 다행이 옆의 학교에서 삼각대를 빌려 올 수 있었고, 다른 장비는 다 가져와서 조명과 모니터도 사용하고 꽤 완벽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옆에 있는 한 아파트 옆에서 간단하게 몇 장면을 더 촬영하고나서 그 날 촬영을 마무리했습다. 


야외촬영을 몇 번 해보고나니까 배운 점이 꽤 많았습니다. 우선 장비는 꼭 챙겨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고, 야외촬영을 할 때 여러가지 노하우도 많이 얻은 것 같습니다.

이제 야외촬영도 한 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아파트의 옥상에서 찍을 예정인데 아직 장소를 섭외하고 있는 중입니다.

학생들끼리 높은 옥상에서 촬영하면 위험하다고 잘 허락해주지 않더군요. 먼저 충분한 연습을 한 다음에 동선도 다 짜서 안전하게 촬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학생 영화이다 보니까 돈을 지원받는 곳이 없어서 영화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거의 다 저희들이 감당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 조명 장비가 없어서 직접 돈을 들여서 조명을 구입했고 야외촬영을 끝내고나서 간식이나 밥을 먹는 것도 직접 돈을 써야했습니다.

뭐 당연한거지만 돈이 꽤 많이 나가더군요. 하지만 영화가 모두 완성되면 지금까지 사용한 돈에 못지않게 크게 기쁠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촬영하면서 고생한 것도 다 뿌듯하게 느껴질 것이고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또 한번 배워갈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저는 지금 영상에 관련된 촬영, 편집 등을 배우고 있습니다. 창원에 있는 유프레임이라는 광고회사에서 배우고 있는데 촬영 현장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좋지만 직접 촬영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함께 광고회사로 인턴십을 나가는 친구는 짧은 단편 영화를 하나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약 3개월에 걸쳐서 시나리오를 만들고 촬영 장비까지 모두 구해서 드디어 촬여에 들어갔습니다.

영화는 함께 준비한 친구의 캠코더로 찍었습니다. HD급 영상이 촬영되고 작아서 휴대성이 좋기 때문에 나름대로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찍을 때 분위기를 조절해주는 조명은 친구 어머님께서 투자? 하신 돈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삼각대, 슬레이트, 모니터 등의 잡다한 장비는 모두 학교 방송실에서 가져와 사용했습니다.

저희가 제작하고 있는 단편 영화의 제목은 '고소공포증' 입니다. 내용은 전교 1등을 하는 여주인공이 성적이 내려가면서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는 모습을 담아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바라보는 남주인공의 심리변화 등 여러가지 면으로 조금은 고급스러운 퀄리티의 내용을 담아내고 싶었고, 항상 경쟁만 하는 대한민국 학생들의 모습에 대해 비판을 하고싶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이 학생에 대한 이야기이다보니 아무래도 학교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게 많이 있었습니다. 야외에서 찍어야하는 장면도 많았기에 학교에서 찍을 수 있는 것은 미리 다 찍어놓기로 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일반계 고등학교입니다. 그래서 대안학교인 우리 태봉고등학교에서 찍기에는 무리가 좀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학교에는 교복도 없을 뿐더러, 한 교실에 책상도 16개밖에 없어서 일반 고등학교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교복은 그냥 다른 학교에서 빌려오기로 하고, 책상 배치는 촬영할 때마다 다른 반에서 책상 16개를 가져와서 사용했습니다.

촬영할 때마다 번번이 16개나 되는 책상을 옮겨야 하는 일이 무척 귀찮았습니다. 하지만 별 수 있습니까? 영화를 위해서 그 정도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그렇게 수많은 고생 끝에 드디어 영화 촬영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준비를 나름대로 철저히 해서 그런지 촬영이 착착 잘 진행되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연습도 충분히 해놓은 상태여서 NG도 그닥 많이 나오지 않았고, 배우들이 연극을 배우는 학생들이었으며 과거에 영화 촬영 경험도 있었기에 분위기에 잘 적응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연극부의 담당 선생님께서도 영화를 만드는 저희들이 기특하셨는지 '담임 선생님' 역할의 카메오로도 등장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방송부 담당 선생님께서도 마이크같은 비싼 장비들도 마음껏 빌려주셨습니다. (평소에는 절대 안빌려주셨는데...) 

어쨌든 고마우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영화 촬영은 아주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있습니다. 6월달에는 아마 야외 씬을 많이 찍을 것입니다.

6월달 내내 찍어서 6월말에는 편집을 마무리하고, 7월달 쯤 다 완성이 될 것 같습니다. 그 때 완성이 다 되면 블로그에도 한 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네팔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네팔 후유증과 폭풍 설사의 영향과 학교, 교과부 기자단 일 등 여러가지 핑계 아닌 핑계들로 블로그에 소홀했었는데 이제서야 네팔 기행문을 써봅니다.


4월 23일, 우리 태봉고등학교 2학년들은 버스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갑니다. 그리고 공항에서 약 6시간 정도 노숙을 한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네팔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아 이제 진짜 네팔에 가는구나...' 라는 생각에 정말 설렘 반 걱정 반의 감정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비행기를 8시간 정도 타고 네팔에 도착을 했습니다. 네팔의 카트만두 공항에 발을 내딛으니까 걱정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앞으로의 즐거운 일정들에 대한 기대감만 커졌습니다.

네팔에 도착했을 때, 네팔 돈으로 바꾸기 전의 달러입니다.


저는 긴장이 풀리다보니 비행기에서도 잠잠했는데 화장실이 급했나봅니다. 저는 아무 생각없이 카트만두 공항에 있는 화장실에 갔는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세면대에서 나오는 물의 색이 다름 아닌 노란색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경악스러운 일입니까? 한 국가의 수도에 있는 공항이라는 곳의 화장실에서 나오는 물이 노란색 쇳물이라니요?

네팔의 공항에서도 물이 그렇게 더러운데 네팔의 다른 곳에 있는 화장실의 물은 얼마나 더러울까요? 네팔에 도착하자마자 물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찼습니다.

우리 태봉고등학교 팀이 네팔에 도착했을 때의 모습

 
하지만 우리가 자는 곳은 대부분 깨끗한 호텔이라고 하니까 물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다시 네팔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네팔의 풍경은 예전에 자원봉사를 갔던 태국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외국은 꽤 많이 가본 저였지만 그 당시 네팔의 모습은 저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네팔 사람들의 운전실력은 모두 베스트 드라이버인가?
 

일단 네팔 사람들은 생김새부터 무척 특이했고, 교통질서가 매우 혼잡했습니다. 신호등도 전혀 보이지 않았고 자동차들은 무질서하게 즐비해 있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차 사고가 날 것 같은 혼잡한 도로의 모습이었지만 네팔 사람들의 운전실력이 모두 베스트 드라이버인지 사고는 잘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태국과 비슷하게 개, 닭, 소 같은 동물들이 길거리나 도로에 그냥 다니고 있었습니다. 네팔 사람들은 대부분 힌두교를 믿기 때문에 소와 같은 동물들을 굉장히 신성하게 여겨서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군요.


네팔의 모습은 보통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가본 나라들과는 다르게 네팔은 무척이나 가난한 나라였기 때문이죠.

네팔은 전세계적으로 가난한 나라에 속합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네팔은 무척이나 가난하게 살아가며 빈곤에 허덕이는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들은 네팔에서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네팔에서 새롭게 보게 된 모습을 몇 개 적어보겠습니다.

1. 청소가 안된 마을
먼저 마을이 무척이나 더럽습니다. 워낙 가난하게 살다보니 청소의 개념을 깨닫지 못했나봅니다. 막말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네팔 현지인들은 청소를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길거리는 쓰레기들로 가득찼고, 심지어는 너무 오랫동안 치우지 않아서 곰팡이가 생겨 완전히 썩어버린 쓰레기들도 보였습니다.너무나 안타까운 광경이었습니다.

2. 지저분한 공기
그런 쓰레기들 때문에 네팔의 거리는 지저분한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게다가 자동차들의 개발이 부족하여 매연이 너무나 많이 나와서 쓰레기와 자동차 매연의 영향으로 네팔의 공기는 심각하게 더럽다고 할 수 있죠.

가끔씩 네팔에서 길을 걷다가 코가 막혀서 휴지에 코를 풀어보면 형태를 알 수 없는 검은색의 먼지같은 뭔가가 코에서 나옵니다. 


네팔에서 마시는 더러운 공기에 섞여있는 먼지들은 코에게 걸러낸 것입니다. 그래서 네팔에서 코는 항상 막혀있습니다. 심지어 마스크를 끼고다니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3. 지어지는 건물들
네팔은 현재 가난한 나라이지만 점차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입니다. 마치 책에서 보던 우리나라의 60 ~ 70년대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개발을 많이 진행하려고 하는 상황이기에 네팔에서는 새로 지어지는 건물과 철거되어있는 건물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건물들도 많이 철거되어 있었습니다.


심한 곳은 마치 전쟁이 난 것처럼 섬뜩하게 건물이 부셔져있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들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너무나도 새로웠고 네팔에서 남은 14일 동안 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도 생겼습니다. 


미술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한지 두 번째 수업을 맞이했습니다. 프로젝트를 계획한 학생들은 각자가 만들 작품에 필요한 준비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각자 프로젝트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저도 저만의 프로젝트인 미술 수업 기록에 열중하기 위해 컴퓨터를 만지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미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모습에 비해 컴퓨터로 기록이나 하고있는 제 모습이 초라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록이라는 것도 아주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미술 선생님께서 아주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주 미술수업 때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수업 중간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리 찍어둔 미술 수업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학교에서는 새학기가 시작되면 신입생들의 입학식이 열리게 됩니다. 그것은 어느 학교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대안학교도 다르지 않습니다. 대안학교에서도 새학기가 시작되면 신입생들을 맞이하기 위한 입학식을 준비합니다.


학생이 주체가 되는 대안학교

대안학교에서는 그 준비를 누가 하느냐?! 바로 학생들이 직접 하는 것이죠! 대안학교는 학생이 주체가 되는 학교이기 때문에 입학식 또한 학생들의 손을 거쳐서 진행됩니다.

저희 태봉고등학에서도 입학식을 진행할 때 학생들이 주체가 됩니다. 그리고 입학식이 끝나고 신입생 환영회 행사도 열립니다.

물론 대부분의 행정적인 준비는 선생님들과 학교에서 해결하지만 그 이외에 행사진행이나 특별공연 같은 준비는 모두 학생들의 손을 거칩니다.

 
공동체를 위한 활동

제가 다니고 있는 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의 키워드라고 하면 역시 ‘공동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단 서로서로 친해야겠지요.

학교를 처음 체험해보는 신입생들에게 학교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먼저 1, 2, 3학년이 모두 섞여서 체육대회도 합니다. 선배든 후배든 친해지려면 역시 운동을 하면서 몸을 부딪히며 노는 게 제맛이죠~!


피구를 하면서 다치기고 하고 또 공에 세게 맞아서 서로 화를 내기도 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친해지게 됩니다.

또 신입생들은 학교에 들어오자마자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합니다. 태봉고등학교는 한 반에 15~16명씩 총 세 반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입생들은 각 반마다 공연을 준비합니다.

1반은 연극, 2반은 댄스공연, 3반은 개그콩트 이런식으로 각 반마다 준비를 해서 ‘신입생 페스티벌’ 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데 쉽게 말해 태봉고에 입학한 학생들을 위한 신입생 환영회라는 것입니다.

물론 연극이나 춤 같은 것을 해본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아주 새로운 경험일 것입니다.


친구들과 연극, 춤, 개그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연습하고 자신들의 무대를 더욱 꾸미기 위해 노력하며 창의력을 키우고 협동심도 계속 늘어납니다. 그러면 1년 동안 같이 학교 생활을 하는 반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겠죠.

신입생들이 공연을 잘하든 못하든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친구들과 열심히 노력해서 준비한 공연을 했다는 것입니다. 


세족식

태봉고등학교의 신입생 환영회는 '세족식' 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것입니다. 학생들 하나하나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은 인식시켜주기 위해 따뜻한 물로 정성스럽게 발을 씻어주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학교에 입학했을 때에도 선생님들은 저희들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이렇게 태봉고등학교의 선생님들은 3년째 계속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발을 씻어주었습니다. 

이제는 반대로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 줄 차례입니다. 학생들이 입학할 때에는 선생님들이 씻겨주기고 학생들이 졸업할 때에는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린다고 합니다.
 
이제 태봉고등학교도 개교한지 벌써 3년이 지나 졸업생이 생기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안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많이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학교가 단순히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들간에 느낄 수 있는 가족의 정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터전이 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저도 의젓한 2학년이 되어 학교 생활을 하고있습니다. 물론 요즘 힘든 일도 많고, 부회장 직책에 학교도 많이 바뀌어서 적응하기 어렵지만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2학년이 되고나서 반도 바뀌었는데 저희 반 친구들을 모두 마음에 듭니다. 아직은 서로 어색하기도 하고 서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지만 점점 친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전교생이 45명밖에 없어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모르고 할 것도 없지만요..... 여튼 저희 반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잘 챙겨주는 것을 중요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생일을 먼저 잘 챙겨주기로 했습니다. 칠판에 우리반 친구들의 생일을 모두 적어놓고 그 생일 때마다 반 구성원 모두가 생일 축하를 하며 파티를 하기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한 친구가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그 친구는 생일 3월달로 좀 빨라서 생일을 몰랐기에 작년에는 챙겨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랑 꽤 친한 친구였고, 이제 생일도 알고 챙겨주기로 했으니까 선물을 하나 샀습니다. 제가 구입한 선물은 바로 '쌍화차'!!! 

그 친구가 좀 허약해보여서 쌍화차 많이 먹고 건강해지라고 보약 겸 준비한 것입니다. 쌍화차를 친구 생일선물로 준비한 저를 본 다른 친구들은 모두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았습니다.

하지만 남의 시선이 뭐가 문제겠습니까? 저는 진심으로 그 친구에게 몸에 좋은 쌍화차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기는 선물이지만 그래도 저는 꿋꿋했습니다.


드디어 그 친구의 생일파티가 시작되고 친구들과 선생님이 사온 케잌 및 선물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계속 망설이다가 결국 쌍화차를 선물로 줬습니다.

에상대로 그 친구는 황당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반응을 예상했었지만 선물을 받고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구의 모습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그 친구에게 물어보니 제가 생일선물로 준 쌍화차를 한 개도 먹지 않았다고 하네요ㅋㅋㅋ 솔직히 저라도 쌍화차를 좋아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친구들의 생일을 챙겨주면서 우정을 쌓아간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고등학교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제 생일파티도 하면 좋겠지만 저는 생일은 5월 6일로 학교에서 이동학습으로 가는 네팔에 가있을 때 입니다. 다시 말해 네팔에 갔을 때 제 생일이 온다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제주도 이동학습을 갔을 때 제 생일이었지만 올해에는 네팔에서 생일입니다. 제주도에서는 친구들이 무척 감동적인 생일파티를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네팔에 갔을 때에도 제 생일이 내심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생일은 원래 자신을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하는 날이지만 친구끼리 서로 생일축하를 해주며 우정을 쌓아가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드디어 저도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네요. 2학년이 되어 반이 바뀌어서 새롭게 사귀는 친구들을 적응하기도 전에 벌써 신입생들이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이제 후배가 생긴 것입니다. 드디어 태봉고등학교가 처음으로 1, 2, 3학년이 모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가슴이 찡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1년 전, 학교에 입학해서 입학식을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후배들이 학교에 입학해서 입학식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나이가 들어갈수록 뇌세포가 많이 죽는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네요. 여튼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입학식은 아주 특별합니다.

앞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동안 함께 학교 생활을 할 후배들이기에 더욱 아껴주고 서로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 체육관에 전교생이 모였습니다.


한 학년에 45명밖에 없는 학생이 아주 작은 학교지만 1, 2, 3학년이 모두 모이니 꽤 학생이 많아 보였습니다. 이제야 좀 제대로 된 학교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학생이 별로 없을 때에도 충분히 학교다웠지만 확실히 선생님, 학생이 모두 갖춰지니까 진정한 학교의 모습을 가지는 것 같아 뭔가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감정도 생겼습니다.

먼저 선생님들과 신입생들이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들이 한 줄로 서있고 신입생들이 선생님들에게 안기며 지나갔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학교는 정말 선생님들과 학생들간의 관계가 끈끈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희 2학년은 이번에 입학한 후배들과 2년 동안 함께 지내야 합니다. 중학교 때에는 후배들과 전혀 친하거나 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에는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무섭고 다가가기 힘든 엄격한 선배의 모습이 아니라 후배의 입장을 고려해주고 먼저 다가가주며 편안한 이미지의 선배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왠만하면 선배가 아니라 형, 동생 또는 오빠 등의 편한 호칭으로 지낼 것이며 절대로 강압적인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배라고 해서 무조건 제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고 가끔씩 함께 농구도 하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역시 남자끼리는 몸으로 부딪히는 운동이 제 맛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저희 학교는 공동체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후배들과도 친해져야 하겠지요. 

 

드디어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갔습니다. 역시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니까 무척 반가웠습니다. 학교에 가기 전 친구의 생일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생일은 2월 29일!!! 원래 2월달은 28일까지 있지만 4년에 한 번씩 날짜를 맞추기 위해 29일이 존재한다고합니다.

그러니까 그 친구는 4년에 한 번씩 생일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지만 그 친구는 4년마다 찾아오는 2월 29일날에 태어났습니다.

보통 2월 29일이 생일인 사람은 28일이나 3월 1일에 또는, 음력으로 처리해서 생일을 챙긴다고 하는데 그 친구는 그냥 4년마다 한 번씩 생일을 챙겼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친구는 고등학교 때 오는 마지막 생일인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그 친구의 생일을 더욱 축하해주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 생일이니까 챙길 수 있을만큼 다 챙겨줘야죠.ㅎㅎㅎ 그래서 저도 그 친구의 생일을 멋지게 축하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친구는 진주에 사는데 저를 포함해서 많은 친구들이 그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러 진주에 모였습니다. 학교가 개학하기 딱 하루 전 이라서 많이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모였습니다.


2월 29일이 생일인 그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많은 친구들이 모여서 같이 밥을 먹고 영화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놀다가 노래방에 갔는데 갑자기 다른 친구들이 몰래 귓속말을 했습니다. 귓속말의 내용은 생일을 맞이한 친구 몰래 케익을 사오자는 것입니다.

저는 찬성을 했고 잠시후 노래방 시간이 거의 끝나 갈 쯤에 친구 몇 명이서 케익을 하나 사왔습니다. 그리고 타이밍을 맞춰 생일축하 노래를 틀고 케익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물론 생일을 맞은 친구는 깜짝 놀랐습니다. 감동을 받은 친구의 모습을 보니 저도 왠지 흐뭇해지더군요. ㅋㅋ
비록 4년에 한 번 오는 생일이지만 그 친구는 4년치의 행복을 얻어갔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창원의 늘푸른 전당에서 창원 학교들의 간부 수련회가 있었습니다. 각 학교의 전교회장과 부회장이 모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태봉고등학교의 전교 부회장의 자격으로 그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이제 한 학기 동안 부회장으로 학교생활을 할 것이기 때문에 활기차게 참가했습니다.

늘푸른 전당에 들어가니 다른 학교에서 온 고등학생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들은 대부분 교복을 입고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는 아쉽게도 교복이 없기 때문에 그냥 사복을 입고왔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자율성이 있다는 것이라 여기고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태봉고를 제외하고는 다른 모든 학교들은 보통 일반 고등학교에서 온 학생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는 마산의 끝자락에 있어서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온 회장, 부회장들은 서로 막 아는 사이이고 친한척도 많이 하는데 저와 저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다른 학생들이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잠시후 저희 학교의 전교회장 누나도 모임이 왔고 간부 수련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학생자치회를 이끄는 방법을 강의해준다고 했습니다.

강의는 마산내서여자고등학교의 이필우 강사님께서 해주셨고, 무슨 학생차치활동에 관련된 책도 주고 뭔가 기대가 많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그 강사님의 강의에서는 학생자치외의 권한이 많이 넓어져야 한다고 했는데 학교의 행상를 학생자치회가 계획해야하고, 간부는 학생회에서 직접 뽑으며 학생자치회에서 학교예산을 직접 정하여 사용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강사님께서 하시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 모두 이루어지고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태봉고의 학생자치회는 오직 학생들의 의지로 움직이는 단체였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여기던 일이 다른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여서 학생자치회를 이끌고 학교를 만들어가기 때문에 강사님께서 말하시는 이상적인 학교의 모습에 대해 전혀 감흥이 없었습니다.

저희에게는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만큼 저희 학교는 다른 일반 고등학교들과 비교해서 매우 자율적인 분위기가 활성화되었다는 것입니다.


학생자치회는 물론 학생들의 생활에 있어서도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자율성을 존중해줍니다. 하지만 이번 간부수련회에 참가해보고나서 절대로 그 자율성을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학교가 저희들에게 자율을 준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그 자유를 실컷 누릴 게 아니라 그 자율성을 받아드리되, 그 자율을 누리면서 그 만큼 더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일반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비록 학교에 의해 자율성이 조금씩 억압받지만 자신들의 활동을 절대 멈추지 않고 열심히 노력합니다.

저희 학교도 자율이 있다고해서 무조건 좋아할 게 아니라, 그 자율에 대해 책임을 지고 열심히 노력하여 자기 할 일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제 부회장 임기인 한 학기 동안 오늘 느낀 것을 바탕으로 학교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학교 생활에서 중요한 관계가 친구관계, 선생님과 학생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선후배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초등학교 시절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초딩이라 개념이 없었음) 중학교 시절에는 후배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특별히 동아리 같은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 행사를 하더라도 같은 학년끼리만 하고 선후배가 함께 하는 활동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후배들과 친해질 기회도 전혀 없었습니다. 친한 선.후배 사이가 아니라면 서로 인사도 주고 받지 않을 정도로 소통이 단절되어 있는 중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태봉고등학교에 와서는 선배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 무척 많아서 선배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한 학년에 전교생이 45명밖에 없어서 더 빨리 친해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1학년이라서 1년동안 학교에서 후배를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2학년도 신입생이 정해지고 후배들과 미리 소통을 할 방법을 찾다가 그린나래를 떠올렸습니다.

원래 그린나래는 신입생들이 아니라 중학교 2, 3학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였지만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캠프를 진행한다면 후배들과 미리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제 17년 인생에서 드디어!! 후배라는 존재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선배로써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그린나래에 참가한 신입생들은 모두 긴장한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태봉고등학교라는 곳이 익숙하지 않았고 친구들과도 너무 어색해 보였습니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신입생들의 모습은 마치 저희 학년이(태봉고 2기 학생들) 학교에 처음 입학했던 당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무척 애틋했습니다.

여튼 저희 그린나래 스텝들은 그린나래에 참가한 신입생들을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혹시라도 이름을 잊어버려서 상처줄까봐 이름표를 만들어 모두 나눠주고 볼 때마다 인사를 건네어 주었습니다. 물론 신입생들도 마찬가지로 선배들에게 따뜻하게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나이 차이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금방 친해지기는 어려웠습니다. 사실 함께 운동을 신나게 한바탕 뛰고 나면 금방 친해지는데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해서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친해지는 시간을 한 번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체육관을 사용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가서 체육관을 3시간 정도만 빌려도 되겠냐고 조심스럽게 부탁드렸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은 체육관을 빌리는 이유도 물어보시지 않고 흔쾌히 체육관을 빌려주셨습니다. 정말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쿨하신 선생님들이었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오신 선생님들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분좋게 빌린 체육관을 이용해서 레크레이션을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레크레이션은 미리 계획된 프로그램이었지만 체육관이 아니라 시청각실에서 하기로 했었습니다.

각 모둠끼리 레크레이션 때 선보일 장기자랑을 준비해서 레크레이션 시간에 장기자랑을 한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1등 모둠에게는 선물을 준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5개의 모둠이 전부 열심히 장기자랑을 준비했습니다. 조금씩 분열? 해가는 모둠도 있었지만 그 모둠의 담당 스텝이 도와주면서 모든 모둠이 장기자랑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레크레이션 시간이 되었습니다. 장기자랑을 선보이기 전에 먼저 함께 뛰어다닐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을 했습니다.

레크레이션을 담당한 친구가 준비한 게임은 그냥 보통 레크레이션에서 볼 수 있는 짝짓기 게임? 짝찻기 게임? 이었습니다.


아무튼 음악을 틀어놓고 돌아다니다가 사회자가 "세 명!" 이라고 외치면 세 명이 껴안으면서 모이고 "10명!" 이라고 하면 10명이 모여야 하는 대충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그 게임은 친했던 친구와의 우정을 확인할 수도 있고 배신과 화해의 장을 볼 수 있는 간단하지만 거대한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모둠 간의 공동체 정신을 더 끈끈하게 하기 위해 각 모둠마다 노래를 정해놓고 어두운 곳에서 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모둠을 찾아가는 게임도 했습니다.


모두 간단하고 조금은 유치할 수도 있는 게임들이었지만 모두들 신나게 놀았습니다. 정말 선.후배 가리지 않고 다같이 뛰어놀 수 있는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게임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모두들 기다리던 장기자랑 공연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모든 모둠들이 각자 준비한 공연을 펼쳤습니다.


어떤 모둠은 정말 가수처럼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었지만 또 어떤 모둠은 조금씩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못하면 어떻습니까?

모든 모둠이 다 열심히 장기자랑을 준비했고 잘하든 못하든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선물도 공평하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선물은 다름 아닌 '상' 이었습니다. 상의 이름도 눈밝힘상, 울림상, 휘몰이상 등 저희 그린나래에서 직접 상에 이름을 붙여줘 줬습니다.


아무리 공평하게 상을 줬다지만 상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상을 받은 모든 모둠의 학생들이 즐거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레크레이션은 아주 재미있게 끝이 났습니다.  


그린나래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에도 신입생들은 웃으며 작별인사를 해주었습니다. 물론 저희 그린나래 스텝들도 웃으면서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앞으로 2년동안 저희들의 학교 후배가 되어 함께 지낼 신입생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그린나래 캠프는 2박3일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동안 정말 소중하게 보냈습니다.

선배, 후배 관계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고 형, 누나라고 부르며 가족처럼 지냈던 우리들...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도 그런 화목한 관계가 유지되기를 바랍니다.

몇 년 후에는 그린나래에 참가했던 우리 후배들이 그린나래 캠프를 진행하면서 자신들의 후배들과 소통할 날이 오겠죠.

그린나래 캠프에서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6개월이 넘는 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여러가지의 프로그램을 최선을 다해 진행했습니다.


총 14가지의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6개월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리허설도 한 프로그램 당 두 번씩은 해보았습니다.

그린나래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수업인 철학, 농사, 명상, LTI 등 수업위주로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준비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저는 특히 '동아리 프로그램' 을 준비하는게 가장 힘들었으며 가장 보람찼습니다.

동아리는 저희 태봉고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일과의 절반 가까이를 동아리를 하며 보내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그린나래에서 계획한 동아리는 공연, 요리, 운동, 사물놀이, 토론 이렇게 총 5가지였는데 실제로 태봉고에서 활성화 된 동아리들의 종류입니다.

하지만 올해에 신입생들이 들어와서 학교의 3층을 짓는 공사 때문에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해서 운동 동아리는 포기했고, 사물놀이를 하는 체육관에 다른 행사를 해서 사물놀이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운동 동아리와 사물놀이 동아리를 없애고 그냥 영화를 보는 동아리를 한 개 만들어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공연, 요리, 토론, 영화 보기 동아리가 구성되었고 각 동아리마다 신청자를 7~8 명씩 받아서 진행했습니다.

동아리는 각 동아리의 담당 스텝을 정하여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태봉고에서 이루어진 동아리의 모습을 보여주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갑작스레 토론 동아리의 담당을 맡아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토론 동아리를 신청한 학생들이 모여서 한참 어색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에 대한 어색함이 사라지고 점점 토론이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입생들이 제일 관심있어 할 토론 주제는 역시 저희 태봉고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저희 학교를 비롯한 대안학교에 대해서 토론하고 대안학교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토론 동아리는 꽤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영화 보기 동아리는 갑자기 생긴 동아리라 사진도 없고 잘 모르겠는데 공연 동아리는 정말 신나게 진행되었습니다. 



신청한 학생들이 모두 끼가 넘치고 노래, 춤 등에 관심이 많아서 정말 멋진 시간을 보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토론 동아리를 진행하느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공연 동아리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신나 보였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요리 동아리도 잘 진행되었습니다. 역시 학교 공사 때문에 가사실을 사용하지 못해서 교실에서 요리 동아리를 진행했는데 다행히 학생들이 재미있게 임해주었다고 합니다.

요리 동아리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두 요리를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다르다는 말씀!!! 먹어보진 못했지만 요리 동아리에서 만든 찹쌀떡은 정말... 끔찍했다는 군요.......


욕심이 지나칠 수도 있지만 각 동아리들은 모두 완벽하게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태봉고의 동아리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습니다.

각 동아리를 맡은 스텝들은 실제로 학교에서도 그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 회원이었지만 역시 동아리를 진행하려면 그 동아리의 회장이 필요한가 봅니다.

그것말고도 준비 시간, 노력, 참가 학생들의 참여도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동아리 프로그램은 무척 알차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지만 태봉고의 동아리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다음 그린나래 캠프에서도 만약 동아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면 더욱 더 열심히, 그리고 좀 더 세부적으로 그리고 더 치밀하게 준비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실행하지 못한 운동, 사물놀이 동아리도 환경적인 부분을 잘 체크해서 다시 진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린나래에 참석한 학생들도 어차피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기 때문에 조금만 있으면 태봉고의 동아리는 직접 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린나래 참가한 신입생들이 그린나래에서 체험한 동아리 활동을 발판삼아 나중에 학교에 입학했을 때 더 멋진 모습으로 동아리 활동에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학교에서 그린나래 캠프 2기를 진행합니다

저희 학교에는 '그린나래' 라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그린나래란 '날개를 그린듯이 날아오른다' 라는 뜻의 순우리말로써 우리학교의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그린나래는 태봉고등학교 체험캠프를 말하는 것인데, 모두 태봉고 학생들이 기획하고 만든 캠프입니다. 캠프는 총 2박 3일로 진행되고 2012학년도 태봉고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사실 그린나래는 1학기 때에도 한 번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그린나래 캠프가 처음이고 캠프를 진행하는 학생들도 전부 처음 해보는거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진행되는 그린나래 2기는 1기 그린나래를 바탕으로 부족했던 점이나 보충해야 할 점들을 충분히 회의하고 수차례의 리허설을 거쳐서 행해집니다.

제 1회 그린나래 캠프 단체사진.


학생들끼리만 캠프를 진행하면 어려운 점이 어쩔 수 없이 생기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의 확실한 충고와 도움을 요청하고, YMCA라는 단체의 캠프 전문가의 충분한 교육으로 계획이 만들어집니다.

그린나래 캠프에서는 2012학년도 태봉고등학교  신입생들에게 태봉고를 다니는 학생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는 오리엔테이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린나래 캠프에서는 주로 태봉고등학교의 특별한 수업들을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농사, 명상, 철학 등의 수업을 들어 볼 수 있는 것 입니다.

비록 학생들이 모든 수업을 진행하지만 각 과목 선생님들과의 충분한 상의와 도움을 거쳐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참가 학생들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들이 그린나래 캠프를 기획한 목적은 간단합니다. 태봉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신입생들에게 저희 태봉고를 미리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먼저 학교에 적응해 볼 시간을 주기 위해서 입니다.

* 일시 : 2012년 1월 16일(월) ~ 1월 18일(수) 2박 3일
* 장소 : 태봉고등학교 본관
* 대상 : 2012학년도 태봉고등학교 신입생
* 준비물 : 개인 이불(기숙사에 이불이 배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세면도구, 여벌옷, 개인 상비약  등


신청방법은 첨부되어 있는 '그린나래 신청서 양식' 을 다운받으셔서 신청서를 작성하시고 양식에 포함되어 있는 계좌번호로 신청비를 입금한 뒤 (rlatnqls1202@naver.com)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린나래에 캠프에 대해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아래에 있는 그린나래 계획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방송부가 있습니다. 물론 PD가 꿈인 저로써는 당연히 학교 방송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방송부에서 맡은 역할은 방송부에서 2주일에 한 번씩 공동체 회의 시간에 방영되는 '싼TV' 의 기획과 연출, 그리고 편집을 맡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방송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PD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싼TV는 현재 약 4개월 정도 방영되어 7화까지 방영되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방영된 싼TV에서 4화와 7화를 제작했습니다. 우선 4화는 처음 만들어보는 싼TV라 그냥 웃음에만 신경써서 제작했습니다.

말그대로 그냥 웃기기만 한 영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기는 좋았지만 의미가 담겨있는 영상이 아니라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직접 만든 싼TV 4화는 나름대로 의미는 담았지만 영상에 담긴 의미나 교훈이 영상의 웃음에 묻혀서 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싼TV 4화는 아직까지 블로그를 통해서 공개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가 영상 제작에 있어서 나름대로 실력이 쌓이고 자신감이 생겼을 때, 그냥 소소한 웃음으로 공개하겠습니다.

여튼 이번에는 싼TV 7화를 제작했습니다. 총 두 달의 준비과정, 촬영, 편집을 거치고 제 혼을 바친 영상이기에 더욱 보람이 있었습니다.


싼TV 7화의 주제는 '운' 입니다. 2학기 기말고사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의 중,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우리학교를 비롯하여 전국 여러개의 학교에서 모의고사, 중간.기말, 고사 때에 시험을 다 찍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찍어버리지만 문제도 보지 않고 다 찍어버리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런 학생들을 보면 참 안타까웠습니다.

충분히 풀 수 있을텐데도 귀찮다는 이유로 시험을 대충 찍어버리는 그 모습, 저는 그런 모습들을 비판하는게 아니라 일께워주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운을 믿고 시험을 다 찍어버리는 행동은 하나의 '도박' 이라는 것을... 그래서 영상에 화투, 포커 등 여러가지 도박하는 장면들과 시험을 다 찍는 모습을 비교하며 표현했습니다.

여튼 이번에 만든 싼TV 7화에는 제가 담고 싶었던 메세지가 잘 드러난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태봉고등학교에는 다른 학교들과 마찬가지로 회장과 부회장이 있습니다. 원래는 2학년에 회장과 부회장이 한 명씩 있고 1학년 부회장이 1명 있는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학기가 끝나가면서 약간 바뀌었습니다. 내년이면 3학년이 되는 2학년 중에서 회장이 한 명 나오고 내년에 2학년이 되는 우리 1학년 중에서 부회장이 나오는 형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선출되는 회장과 부회장은 임기가 6개월로써 내년 1학기까지만 하고 내년 1학기가 끝나면 3학년들은 참가하지 않고 1, 2학년 중에서 회장과 부회장이 선출되기로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에 임기 6개월짜리 회장, 부회장을 뽑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저는 반장이 아닌 부회장이 되보려고 부회장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2학년들 중에서 회장 선거에 출마한 형, 누나들은 모두 세 명이나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회장 선거에 출마한 1학년은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부회장을 선출할 때에는 저를 대상으로 찬성, 반대 투표를 해야 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저에게는 경쟁자가 없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왠지 소견 발표를 할 때 부담이 되거나 긴장을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제가 무조건 부회장이 될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서가 아니라 경쟁자가 없으니까 왠지 의욕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학교 내에서 동아리, LTI , 영상 편집 등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부회장 선거는 부끄럽지만 어느샌가 신경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회장, 부회장을 선출하는 투표 당일날이 되어서야 '아, 내가 너무 준비를 안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얼른 컴퓨터실에 가서 ppt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PPT를 엄청 많이 만들어서 말을 길게 늘어놓으면 지루해 할 것 같아서 그냥 슬라이드를 한 개만 만들어서 공약 발표와 간단한 소견만 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실전! 제가 슬라이드 한 개만 만들어 넣은 PPT는 꽤 인기가 많았습니다. 잘 만들지는 않았지만 아이디어가 좋았나봅니다. (못믿으시겠다면 직접 확인하시길.....)


여튼 저는 제가 만든 PPT를 띄워놓고 소견발표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제가 내세울 공약들을 발표했습니다. 공약은 총 세 개로 부회장으로써 실현시킬 수 있는 공약들을 말했습니다.

'첫 째, 공동체 형성을 위해 소통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둘 째, 교내 급식소 밥을 먹지 않는 일을 없도록 하겠습니다.
 셋 째, LTI 활동이 원할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공약도 발표하고 말만 하니까 조금 허전한 것 같아서 간단한 퍼포먼스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지난번에 1차 연설을 할 때 다짜고짜 포크를 꺼내들며 "저를 찍어주십이오" 라고 외치는 퍼포먼스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께도 그 때 아무도 웃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한 포크 퍼포먼스였는데 반응은 너무나 차가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그 때의 냉랭한 반응을 만회하기 위해 더 화려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짜서 휴대폰 퍼포먼스를 준비해 갔습니다.

이번 연설에서는 휴대폰 5개를 꺼내들었습니다. 애플, 노키아, 안드로이드, 폴더폰, 터치폰 등 아주 패키지로 준비했습니다.

여튼 그 휴대폰들을 보여주며 학생, 선생님들께 물었습니다. "이 폰들의 공통점들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러자 돌아오는 답은 "전화가 되요.", "니꺼에요." 등 당연한 답들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들고있는 휴대폰 중에서 몇 개를 땅에 던지며 배터리를 분리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휴대폰들은 모두 배터리가 없으면 작동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휴대폰들이 우리 태봉고등학교라면 제가 우리학교의 배터리같은 존재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자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준비한 성과가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사용한 휴대폰 퍼포먼스는 아마 다른 곳에서도 많이 사용되었을거라 예상됩니다. 하지만 저만의 방식으로 보여준 공약과 연설, 퍼포먼스는 매우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저는 부회장으로 당당히 선출되었고, 내년 1학기 때부터 1학기 말까지 6개월의 부회장의 임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너무 간단하게 부회장이 되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부회장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미술시간에는 다양한 미술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수채와, 디자인, 자화상, 목각, 판화 등 지금까지 미술시간에 학생들이 만든 미술 작품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미술 시간에는 미술선생님의 열정적인 지도아래 진행됩니다. 저희 미술 선생님께서는 아주 재미있는 분이시라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어떤 미술 작품을 만들 때, 무작정 가르쳐주는게 아니라 선생님께서 먼저 시범을 보여주시고,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신 뒤 작품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미술 선생님은 작품 제작에 능숙하지 않아서 수업에 제대로 참가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에서 가서 1:1로 지도해 주십니다.


그런 수업방식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수업에 임하도록 이끌어가십니다. 그것은 물론 우라학교 한 반의 학생 수가 16명밖에 않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미술 수업시간에는 선생님의 조금은 화려한? 지도 덕분에 모든 학생들이 각자 자신의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2학기가 시작하는 동시에 미술 선생님께서는 '합동작품' 을 제안하셨습니다. 1학년 1반과 우리 3반학생들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완성이 될 큰 그림을 30등분해서 모든 학생이 각자 나눠진 그림을 목판에 그려서 그림을 따라 조각칼로 팝니다.


그리고나서 원본 그림을 보고 똑같이 색을 칠합니다. 마지막으로 30명의 학생들이 각자 만든 작품들을 전부 모으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그렇게 1, 3반 학생들이 힘을 모아서 만든 작품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각자 학생의 작품 하나하나는 그저그렇지만 다 모아놓고 보면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 됩니다.


우리 학교의 철학에서 '공동체' 라는 것을 매우 강조합니다. 사실 공동체는 우리학교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중요합니다.

여튼 이번에 만든 합동작품은 우리 학교 철학에 매우 적합한 것 같습니다. 작품의 구석에는 '함께 가자 우리' 라는 문구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술시간에 무조건 협동심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협동심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합동 작품이 아니라 자기 개인이 각자 작품을 만들 때에는 풍부한 창의력과 독창적인 개성이 많이 요구됩니다.

가장 최근에 만든 작품인 '서각' 이 그 예입니다. 서각은 자신이 적고싶은 글의 내용부터 글씨체, 나무를 파는 방법까지 모두 자신의 생각대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만든 서각 작품에서는 학생들의 개성이 모두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저도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습니다.

저는 제 서각 작품에 '간디' 라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간디는 제가 존경하는 사람의 이름이기도 하고, 학교에서의 제 별명입니다.

그리고 제 서각작품의 구석에는 조그마한 '즐' 이라는 문구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가 적은 '즐' 이라는 글은 '항상 즐겁다' 라는 뜻에서 추가시켰습니다.


제가 만든 작품 말고도 그 학생의 참신하고 독특한 개성을 옅볼 수 있는 서각 작품들은 많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작품들을 볼 때마다 저희 학교가 조금씩 자랑스러워집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공개 수업' 이라는 것을 합니다. 공개 수업은 1, 2학년의 모든 반들이 돌아가면서 진행됩니다.
 
공개 수업 때에는 다른 반의 수업은 하지 않고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공개 수업을 하는 반에 갑니다. 그리고 그 반이 수학수업을 하면 수학수업을, 미술수업을 하면 미술수업을 하는걸 다른 선생님들께서 지켜봅니다.

그러면서 공개 수업을 한 그 반의 분위기도 평가해보고 수업을 하신 선생님에 대해서도 회의를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저희 반은 약 5~6번 정도 공개수업을 했습니다. 물론 그 때마다 저희 반은 항상 수업 분위기가 좋다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평소 수업 때보다 공개수업을 할 때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훨씬 좋습니다.
 
어쩔 수가 없는 것이 공개수업을 할 때에는 며칠전에 공개수업을 맡으신 선생님께서 미리 이야기를 해놓으시고 준비도 철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공개수업 때 자연스러운 수업을 볼 수는 거의 없을 것 입니다.


그래서 살짝 짠티가 날 것 같지만 그도 그렇지 않습니다. 공개수업 때 만큼은 학생들이 모두 진심으로 수업을 듣기 때문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공개수업 때 연기를 잘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공개수업 때 보는 학생들은 정말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개수업을 열심히 하고나서 다른 선생님들께 좋은 평가를 받고나면 공개수업을 한 반의 학생들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 라는 속담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공개수업이 끝나고 다른 수업들도 전부 열심히 듣습니다.

사실 대안학교라서 시간이 지날수로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공개수업이라는 것을 통해 다시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의욕을 상승시켜줍니다.
 
우리 학교의 공개수업이 일종이 '터닝 포인트' 가 되는 것이죠. 공개수업이란 것을 통해 모든 선생님들이 수업 분위기도 파악하고 학생들의 공부욕을 올려주기도 하니까 공개수업을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됩니다.


1학기 때 우리반이 영어 과목으로 공개수업을 했을 때가 있습니다. 그 때는 학교의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우리학교의 수업을 촬영하고 싶어서 오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수업을 촬영한다고 해서 더 긴장되어 수업이 잘 안될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보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더욱 열심히 수업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말고 우리반의 다른 친구들 또한 그 공개수업에서 모두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그 때의 영어수업은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었고 그 때의 수업이 담긴 영상을 본 다른 학교의 교사들에게 극찬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또, 1학기 때 국어 공개수업을 한적이 있는데, 그 때는 우리학교의 수업을 보고싶다고 찾아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마침 그 때 토론 수업을 진행했는데 제가 사회자를 맡아서 아주 잘 해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오신 분들과 국어 선생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렇게 우리학교의 공개수업은 학생들에게 다양힌 기회를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중요한 수업이다 보니 모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때 그 학생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학생의 가능성을 인정해주고, 잠재력을 끌어내 주는 공개수업, 저는 앞으로 이 공개수업이 우리학교에서 계속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특별한 행사를 하나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입시설명회' 라는 것을 했는데 2012년도 태봉고 입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입시설명회는 태봉고등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불러서 태봉고에 입학하는 방법이나 교육과정 등을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작년에도 입시설명회를 했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작년처럼 입시설명회에 참가한 학생과 학부들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작년보다 입학할 때 경쟁률이 훨씬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우리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학생이 많다는 것은 재학생의 입장에서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작년 입시설명회에는 저도 태봉고 입학 지망생으로써 참가하여 태봉고의 입시설명회를 들었습니다.

작년에 태봉고에 입학하기 위하여 입시설명회에 참가했던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나서 세 번째 입시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입시설명회는 학교 수업을 모두 마치고 시작되었는데 저는 입시설명회를 듣기 위해 계속 학교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렇게 학교에 남아 몇 명의 친구들과 입시설명회를 들었습니다. 이번에 열린 입시설명회를 들으니 작년에 태봉고에 입학하려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역시 태봉고에 들어오기 전에 들었던 입시설명회와 태봉고에 입학하여 재학 중에 입시설명회를 듣는 것은 달라도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작년에는 태봉고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으며 대안교육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학교의 모든 게 새로웠습니다.


하지만 이번 입시설명회 때에는 이미 학교에 대해 몸으로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많이 알고 있었고 태봉고가 하고있는 대안교육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새롭다는 느낌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입시설명회를 들으니까 뭔가 좀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이미 만화나 소설로 본 원작이 영화로 나왔을 때 만들어진 그 영화를 보는 그런 종류의 느낌이었습니다.

'소설이나 만화로 보았던 영화를 볼 때에는 어떤 한 장면이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될까?' 라는 생각을 하며 기대를 하듯이 이번 입시설명회도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들었던 입시설명회는 제가 기대했던 만큼의 충분한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입시설명회에 참가한 학생,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우리학교에 대해 설명을 많이 해주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입시설명회에서는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사물놀이' 동아리의 사물놀이 공연이 있었습니다.

사물놀이 공연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그런 공연들로 분위기 활기차게 해주었고, 신나는 박자로 태봉고 학생들도 보여줄 수 있었던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입시설명회에는 저도 무대에 한 번 올라갔습니다. 제가 무대에 올라간 이유는 바로 '그린나래' 라는 프로젝트 때문이었습니다.

그린나래는 태봉고의 프로젝트 중 하나인데, 태봉고에서의 학생들의 생활모습과 배우는 모습을 학생의 입장에서 알려주기 위해 만든 '태봉고등학교 체험캠프' 입니다.

저는 그린나래 프로젝트의 대표로써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이 모인 자리인 입시설명회에서 홍보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간 것 입니다.

그린나래는 사실 1학기 때에도 한 번 실현되었습니다. 하지만 태국자원봉사의 면접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저만 따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는 포스팅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가 그린나래의 대표자리를 맡았기 때문에 대표로써 책임지고 그린나래 홍보를 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아직 그린나래 캠프의 구체적인 계획이 완성되지 않았고 내년 2월달에 캠프를 하기 때문에 홍보랄 것도 없이 그린나래에 무엇인지만 알려주면 되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대충 그린나래에 대해 학생, 학부모님들께 설명을 드리고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 입시설명회 학부모님 두 분께서 따로 그린나래 캠프에 대해 질문을 하셨습니다. 저는 당연히 그린나래에 대해 질문하시는 학부모님들께 친절하게 답변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입시설명회의 마지막에는 사회자 선생님과 교장선생님, 전교 2학년 회장, 부회장, 1학년 부회장 이렇게
6명이 무대위에 올라가서 학부모님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문을 하시는 학부모님들은 무척 많았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자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다는 것이겠죠. 그런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학부모님들의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 무대위에 있는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선생님들보다는 무대위에 있는 학생들이 더 많이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 모습에서 이번 입시설명회에서는 학생, 학부모들이 태봉고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었을 것 같아서 아주 좋았습니다.


이번주 목요일날, LTI 시간에는 LTI 수업을 하지않고 학교에서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이 체육관에 모여서 초청강연을 받았습니다.

사실 초청강연은 1학기 때에도 계속 받아왔습니다.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초청 강연을 열어서 1학기 때에는 총 세 번의 초청강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학기 때 초청강연을 받을 때에는 블로그 포스팅 할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초청강연을 듣고 포스팅을 합니다.

초청강연에는 아까도 말했듯이 학생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께서도 참가하셔서 초청강연을 들었습니다. 심지어 초청강연에서 우리학교 교장선생님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초청한 분은 '서영남' 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서영남씨는 인천에서 '민들레 국수집' 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은 다른 보통 국수집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민들레 국수집은 방문자들에게 무료로 국수를 대접하는 특별한 식당이었습니다.

무료로 손님들에게 국수를 만들어준다니... 이런 거짓말 같은 일을 실제로 실현시켜보고자 서영남씨는 2003년 4월 1일, 만우절에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습니다.


서영남 씨는 국가의 지원도 마다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민들레 국수집을 운영해 가셨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후원도 해주고, 봉사도 많이 와서 민들레 국수집은 점점 더 번창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순수한 '나눔' 을 실천하고 계시는 서영남씨의 모습이 우리 태봉고등학교의 철학에 너무나도 잘 맞는 것 같았기에 서영남씨를 초청하여 강연을 들었습니다.

서영남씨는 멀리 인천에서부터 우리학교까지 와주셨기 때문에 우리들은 너무나 고마운 마음으로 강연을 들을려고 했습니다.

서영남씨는 강연을 시작하기 전에 제 블로그를 한 번 언급하셨습니다. 서영남씨처럼 유명한 분께서 제 블로그에 관심이 있다는게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서영남씨는 정말 보통 사람들과 전혀 다를게 없이 평범한 얼굴을 하고계셨습니다. 하지만 그런 서영남씨는 평범하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정말 자신의 욕심을 모두 버리고 오직 사회와 모두를 위하여 가난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노숙자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 힘쓰고 계셨습니다.

그 분은 절대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많은 사람들의 칭찬을 받기 위해 민들레 국수집을 운영하고 계시는게 아니었습니다.

그 분은 오로지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식당에 오는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이미 요리를 잘했음에도 손님들에게 더욱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서 요리학원까지 다니셨습니다.

학교생활만 하고있는 제가 서영남씨를 보았을 때 저는 세상이 정말 넓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저 또한 저만을 위해서 학교생활을 하고, 공부를 하며, 미래를 준비합니다. 하지만 서영남씨는 달랐습니다. 그 분께서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인생을 행복하고 알차게 살아가려면 오직 나만 생각하고, 돈을 많이 벌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서영남씨의 강연을 들으면서 지금까지 저의 그런 이기적인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서영남씨는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고 오직 남에게 베풀기만 하는데도 충분히 행복해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서영남씨의 좋은 말씀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 한마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주기 위해 태어난 것이다.'

기존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라는 노래를 완전히 뒤집어서 말하신 것 입니다. 남에게 사랑을 주지도 않으면서 사랑을 받는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약간의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도 이제부터는 남에게 칭찬이나 사랑을 받기 전에 먼저 남에게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주에는 학교에서 치르는 중간고사 때문에 블로그에 잠시 소홀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시험을 다 치르고 나서 포스팅을 한 번 해봅니다.

시험은 정확히 어제(10월 8일 금요일)에 끝났고 오늘은 간만에 쉴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역시 일정이 있었습니다.

제가 오늘 일어난 시간은 아침 11시정도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랜만에 인터넷을 보다가 씻고나서 집을 나섰습니다.

토요일 아침부터 제가 간 곳은 창원이었습니다. 오늘은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학생들의 모임이 있는 날이였고, 저는 태봉고의 대표로 그 자리에 나갔습니다.

사실 대표랄 것도 없었습니다. 그냥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모임을 열었는데 대안학교인 태봉고 학생들의 의견도 듣고싶어서 태봉고에서 몇 명 정도만 참석한 것 입니다.

저는 같이 태봉고를 다니는 친구와 이렇게 두 명이서 그 모임에 참가했습니다. 그 모임에는 많은 단체가 참석했습니다.

우선 대안학교인 저희 태봉고와 산청의 '간디학교' , '청소년 참여위원회' , YMCA 등 학생 인권에 관련된 여러 단체들이 모여 총 25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처음에는 학생인권에 관한 간단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학생인권이 왜 필요한가?, 학생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해야하는가? 대충 이런 주제의 강의였는데, 재미있어서 학교수업보다 더 열심히 들었습니다.


강의를 하신 선생님께서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생각할 때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인권도 지켜져야 한다고하셨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까지 학생인권에 관련된 여러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의 인권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지만 교사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교사들이지만 결국은 교사들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섣불리 학생들의 자유을 보장해주는 학생인권조례를 대충 만들었다가 학생들의 반항으로 인해 교사들이 피해를 당한다면 그것은 교사들의 인권까지도 침해당한 것 입니다.

그래서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인권까지도 고려해서 더욱 신중하게 학생인권에 대해 토론하고, 더욱 더 신중하게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생각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인권에 대한 강의를 듣고나서는 본격적으로 학생들끼리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각 단체별로 지금까지 학생인권에 관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소개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쉽게도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학생인권에 관한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는 잠시만 YMCA의 회원으로써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소개를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 오늘 열린 모임에서 앞으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으면 좋겠는지 의견을 냈습니다.

저랑 같이 온 친구는 이번 모임에서 학생인권조례에 올라와있는 인권조례들 중에서 바꿔야할 것과 추가되야 할 것에 대해 토론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학생인권조례를 알리고 홍보하는 방법에 대한 회의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저도 거기에 동의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 참가하기 전부터 계속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게 바로 학생인권조례에 우리 의견을 추가시키고, 학생인권조례를 홍보하는 것 이었으니까요.


그리고 한 단체에서 자신들이 학교에서 인권을 침해당하는 여러가지 사례들을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공감하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태봉고의 학생들과 간디학교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인권을 침해당하는 체벌에 대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학생들에게 많은 자율을 주는 대안학교에서 생활하다보니 이미 학생들이 체벌당하는 일이 먼나라의 일처럼 느껴질 것 입니다.

그리고 저의 입장이 아닌 태봉고등학교라는 대안학교에 진학하고 있는 학생의 입장에서 저는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태봉고에서는 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자유를 주려고 하고있지만 학교에서 누리게 해주는 자율을 적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방황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안학교에 진학하고 있는 저로서는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든 안되든, 어차피 충분히 자율적인 학교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별 상관이 없습니다.

만약에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학교생활을 하게 해주는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져서 우리 학교의 학생들처럼 자율을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생길까봐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학생들이 참여하여 학생인권조례 대해 더 고민하고 생각해서 그런 문제점들을 모두 보완할 수 있는 인권조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자율에 적응을 못하는게 두렵다고 해서 학생인권조례를 학생들이 포기한다면 학교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 학생들은 뭐가 되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태봉고에 다니는 학생의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최대한 다른 모든 학생들의 입장까지 고려해서 토론에 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의 회의끝에 이 모임은 앞으로도 계속 이루어지기로 했고, 앞으로의 모임에서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나눌지를 대충 정했습니다.

오늘 대안학교의 학생의 입장으로써 학생인권에 대한 모임에 참가하면서 느낀게 참 많습니다. 제가 다른 학교의 학생들에 비해 얼마나 많은 자율을 누리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게 되었고, 다른 학교의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는지도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모임을 통해 앞으로 학생인권에 대한 어떤 활동을 해야하며 그런 활동들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단합해서 여러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저번부터 계속 언급했듯이 작년 겨울에 지리산 갔을 때와 이번에 지리산 갔을 때, 지리산의 모습은 정말 달랐습니다.

그 이유는 역시 계절때문이겠죠. 겨울과 여름은 계절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기때문에 지리산의 경치또한 심하게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작년에 갔을 때 봤던 곳이 기억나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작년 지리산에 가서 춥고, 힘들고, 배고프고, 피곤했던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절대로 잊을 수가 없었나 봅니다.

하지만 기억에 전혀 없는 장소도 많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작년과는 전혀 다른 코스를 갔기 때문입니다. 훨씬 더 길고 훨씬 더 힘든 코스를 이번에 갔습니다.

작년에는 지리산에서 총 13km를 걸었지만 이번에는 무려 35km 가까이 걸었습니다. 우리들은 화엄사에서 출발했는데 지리산을 쭉 돌아서 장터목까지 간 다음, 중산리로 내려왔습니다.

일정을 조금 세부적으로 적자면 화엄사에서 노고단까지 4시간정도 걸려서 올라갔습니다. 거기에 가서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그냥 놀았습니다.


저번에도 말했듯이 그냥 말뚝박기나 닭싸움, 팔씨름 같은 놀이를 하며 육체적으로 힘들어가면서까지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리고는 수육을 다같이 먹고 모두들 다 잠이 들었습니다. 저도 피곤해서 그날 밤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대피소에서의 잠자리가 많이 불편했던지 금방 깨고말았습니다.

잠이 들기 직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잠에서 깨어나자 시간은 겨우 새벽 3시..... 잠도 안오고 그냥 그 자리에서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짐도 다 싸고나니 더이상 할게 없었습니다.

짐을 다 챙겼다고 해서 먼저 출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는 가방을 들고 대피소밖으로 나갔습니다. 대피소 밖은 너무나 추웠습니다. 마치 겨울의 추운 날씨를 연상시키듯 입에서 하얀 김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보자 아름다운 별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저는 얼른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들어 하늘을 향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하지만 카메라의 성능때문인지 저의 사진찍는 실력 때문인지 별의 모습은 전혀 찍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쉽게도 그 때 봤던 별의 사진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결국 별사진을 찍는건 금방 포기하고 아침밥을 미리 준비하러 취사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는 한 선배가 미리 일어나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선배에게 초콜릿을 요구했습니다. 확실히 우리 학교는 인심이 좋아서 초콜릿을 금방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거의 30분동안 초콜릿만 먹었습니다.


산에 오니까 평소에 그렇게 많이 먹지도 않던 초콜릿을 많이 먹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초콜릿을 먹으면서 초콜릿을 준 그 선배와 초콜릿에 대한 토론을 벌였습니다.

그 선배의 말로는 초콜릿을 많이 먹으면 분명히 두뇌회전이 빨라지면서 머리가 일시적으로 좋아지지만 그 만큼 뇌가 빨리 노화된다고 했습니다.

확실히 일리가 있는 말이었습니다. 결론은 초콜릿이 몸에 해롭다는 것 이었습니다. 하지만 선배의 충고도 저의 초콜릿 사랑을 말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30분동안 초콜릿을 '흡입' 하고나서 바로 아침밥 준비를 했습니다. 우리조의 모든 멤버들과 함께 아침밥을 먹고나서 바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등산이라기보다는 지리산의 능선을 타고 걷는 것 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반복되어서 꽤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내리막도 많이 있어서 생각보다 쉽게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연하천 대피소라는 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거기까지 도착하는데 물이 모자라서 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런데 연하천 대피소에는 바로 눈앞에 식수대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식수대가 마치 천국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그 식수대에서 물을 실컷먹고 또다시 조의 멤버들과 점심을 먹은 뒤, 바로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곳은 바로 '세석대피소' 그곳은 제가 인생에서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장소입니다. 세석대피소는 작년 겨울, 아버지와 지리산에 갔을 때 하룻밤을 묵었던 곳입니다.

아버지와 밤늦게 추운날씨와 싸우며 금방이라도 부숴질 것 같은 지친 다리를 이끌며서 거의 죽기 직전에 세석 대피소가 보였을 때 저는 이제는 살았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감정이 북받쳐서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게 벌써 작년 겨울의 일이 되버렸네요. 정확히는 작년 1월 1일의 일이니까 일년도 훨씬 넘은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세석 대피소에 도착했을 때 그 때의 감동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세석 대피소에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한 번 자봤던 대피소라 그런지 세석 대피소에서는 간만에 편한 마음으로 잘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갔던 지리산 등산은 아주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겨울에 아버지와 지리산을 갔을 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아버지와 갔을 때에는 13km밖에 걷지 않았고 이번에 학교에서 지리산을 갔을 때에는 30km나 걸었지만 역시 아버지와 지리산을 갔을 때가 훨씬 힘들었던 것 갔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 갔을 때에는 날씨가 춥지않았고 식량도 풍부했지만 아버지와 갔을 때에는 겨울이라 눈이 엄청 쌓여있었고 추웠으며, 식량도 없었기 때문에 더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지리산을 조금 쉬엄쉬엄 갈 수 있었지만 그래도 짐이 너무 무거웠고, 거리도 너무 길어서 다리와 발이 너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다리와 발에 생기는 근육통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지만 제 주위에 있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경치 덕분에 힘을 내서 계속 걸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힘든 여정이라 사진을 그렇게 많이 찍을 수는 없었지만 기억에 남을 정도로 멋진 곳은 전부 찍어두었습니다.

지리산은 겨울에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겨울에는 지리산이 눈으로 덮혀있어서 그 내면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확실히 가을에 오니까 더 멋졌던 것 같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얼어서 볼 수 없었던 지리산의 흐르는 시냇물들이 정말 멋졌던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큰 바위들 사이로 흘러내리는 시냇물을 볼 때면 피곤에 찌든 제 몸과 마음도 녹아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아직은 초가을이라 단풍이 들지않은 초록빛의 나뭇잎들이 왕성하게 자라있는 나무들 사이로 걷다보니 제 눈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눈때문에 미끌어질 것 같아서 올라가보지 못했던 큰 바위에 올라서보니 지리산의 넓은 모습이 한 눈에 보였습니다.

그 멋진 모습에 저는 힘든 것도 잊어버리고,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들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는 카메라를 들고오지 않아서 아버지가 찍은 사진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제가 찍은 사진만 사용할 것 입니다. 


겨울산의 찬공기가 아닌 지리산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딱딱한 아스팔트가 아닌 지리산의 멋진 산길을 걸으면서 마치 제 몸의 기가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난생 처음 제가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제 몸의 피가 온 몸을 돌면서 혈액순환하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만큼 지리산은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작년에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저에게 전혀 다른 감동을 남겨주었습니다.

확실히 제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경치를 제가 직접 제 카메라고 찍고, 글을 쓰는데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을 사용하면 그 때가 더욱 잘 생각나서 글이 더 잘 써지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여행이나 등산을 가면 직접 사진을 찍는게 제일 좋다고 하셨는데 이제야 아버지의 그 말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행이나 등산을 가게된다면 아무리 힘들더라도 제가 직접 사진을 찍고 그 멋진 풍경을 기억할 것 입니다.
오늘 학교를 다녀와서 오랜만에 집에서 푹 자고일어나니 아버지가 창원에서 열리는 합창 페스티벌에 가자고 하셨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지 얼마안되서 몸이 매우 피곤했지만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쓸 소재가 생길 것 같아서 잠을 깨기위해 아이스크림을 한 개 물고 창원으로 출발했습니다.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창원 KBS홀 옆에 있는 큰 건물이었는데 공연을 많이 하는 곳이었습니다. 거기에는 이미 합창 페스티벌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건물은 합창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고등학생들과 관람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공연은 5시에 시작되었는데 5시가 되자 관객석은 금방 꽉 찼습니다.


합창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에게 잠깐 짧은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영상에는 이번 고등학교 합창 페스티벌을 축하해주는 메시지가 담겨있었습니다.

경남교육감과 창원시장 등 많은 사람들이 이번 합창 페스티벌을 축하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영상에는 현재 '남자의 자격 : 청춘 합창단' 을 이끌고 있는 유명한 사람의 축하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남자의 자격의 멤버이자 부활의 기타리스트인 '김태원' 등장했습니다. 관객들은 모두 놀랐습니다. 김태원 같은 연예인을 섭외하다니 정말 대단했습니다.

기타리스트 김태원은 남자의 자격에서 청춘 합창단을 하고있고 음악가로써 이번 합창 페스티벌에 대해 좋은 말들을 해주었습니다.  저도 나중에 PD가 되면 김태원처럼 멋지고 유명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많이 하고싶습니다.


잠시후 공연이 시작되었고 페스티벌에 참가한 첫 팀이 나왔습니다. 합창 공연을 하는 팀은 총 5팀이었는데 모두 고등학교의 합창부 학생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공연한 팀은 창원중앙여자고등학교의 합창부 팀이었습니다. '하나가 되어 부르자' 라는 처음 들어보는 노래를 불렀는데 화음이 정말 멋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외국노래도 두 곡 더 불렀는데 그 팀은 노래가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노래를 하면서 간단한 춤도 보여주었지만 안무보다는 노래가 멋진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고등학교의 합창부들의 노래도 정말 멋졌습니다. 너무 춤만 춰서 합창이라는 주제를 벗어났던 팀도 몇 몇 있었지만 모두 노래는 잘 불렀습니다.

저 또한 중학교를 다니는 3년동안 계속 합창을 했었지만 저희 중학교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목소리 자체로도 실력차이가 많이 났고 안무나 단합 등 모든 분야에서 저희 중학교를 뛰어 넘었습니다.

정말 전문적으로 합창을 하는 사람들처럼 모든 팀들이 노래로써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말고도 합창 페스티벌에 참가한 각 고등학교의 합창부 학생들은 공통점이 또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합창 노래를 부르면서 모두 행복해 했다는 것 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은 한창 입시공부에 스트레스가 많이 생길 시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합창을 하면서 실컷 노래를 부르면 학생들의 스트레스가 많이 해소될 것 같았습니다.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만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대안학교에 진학하고 있어서 입시공부에 그닥 스트레스를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조금만 있으면 저도 입시를 준비해야 하고 그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있습니다.

저도 그 때가 되면 충분히 입시 공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입니다. 그러면 저도 합창 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처럼 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하겠죠.

어쩌면 오늘 합창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이미 힘든 학교생활를 잠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를 발견한건지도 모릅니다.

이번주 토요일에는 학교에서 전일제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4교시 내내 계속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 입니다. 저는 '그글' 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그글이라는 동아리는 그림과 글을 창작하는 동아리인데, 저는 주로 글을 많이 썼습니다. 그리고 그 날에는 국어 선생님께서 주제를 하나 던져주셨습니다.

'선택' 이라는 주제였는데 학교 소식지에 담을 글을 우리 동아리에서 적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선택' 이라는 것을 주제로 글을 한 편 적어보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인생에서는 보통 ‘선택’ 이라는 것을 많이 경험해 볼 것이다. 옛 말에 ‘매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미 인생에서 선택이라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나도 16년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겪어보았다. 내가 다니는 ‘태봉고등학교’ 도 수많은 고민과 선택을 거쳐서 진학을 결정한 것이다.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사교육으로 썩어 빠진 한국사회에서 ‘대안학교’ 라고 불리우는 고등학교다.

태봉고등학교에 걸려 있는 그림과 글.


내가 알고있는 한, 대안학교는 보통 인문계 고등학교가 아니라 대안적인 교육을 추구하는 학교이다.

나는 보통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강제적인 교육과 학생의 인권을 무시하는 교육에 반대하고, 나에게 어울릴 것 같은 자율적이고, 대안적인 교육을 기대하여 태봉고등학교를 선택하였다.

다행히 태봉고등학교의 교육방식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학생의 입장으로써 학교의 교육방식을 평가 하는 게 건방질 수도 있지만 내가 평가하기로는 태봉고의 자율적이고 대안적인 교육은 아주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기대하던 자율적, 대안적인 교육 말고도 또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 바로 ‘LTI 수업’ 이다. 사실 LTI 수업이라는 것이 태봉고등학교에서는 많이 활성화되어 있었지만 태봉고에 진학하기 전까지는 LTI 수업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처음 태봉고등학교를 찾아간 날.


어쨌든 LTI 수업은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선생님이 해주는 수업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멘토를 찾거나 스스로 할 일을 찾아 하는 것이 LTI 수업이었다. 그리고 그 LTI 수업을 할 때에도 수많은 선택을 거쳐야 한다. 특히 멘토 선생님을 정할 때 많은 선택을 했었다. 나에게는 방송에 관해 가르쳐주시는 멘토 선생님이 두 분 계셨는데 바로 방송국의 PD로 일하고 계시는 전우석 PD님과 광고사에서 일하고 계시는 윤종원 카메라 감독님이다.

LTI가 두 개나 되다보니까 LTI 시간에 둘 중 누구를 찾아갈지를 결정하는 것도 꽤나 큰 고민이었다.

결국에는 방송국으로 LTI를 나갔지만 아직까지도 ‘방송국으로 LTI를 나갔던 그 선택이 과연 잘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이렇게 내가 경험한 선택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수많이 겪어왔다. 지금까지 겪었던 선택을 모두 적는다면 끝도 없이 적을 수 있을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학생 때 진로를 결정할 때 선택을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도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대학을 가서 어떤 과에 들어갈 것인가?, 어떤 직장에 취직해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이것 또한 계속 적는다면 끝도 없이 적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글을 쓰고 있는 지금고 계속 선택을 하고 있다. 어떤 단어를 적어서 어떻게 문장을 끝낼 것인가?, 어떤 내용으로 글을 이어나갈 것인가? 이렇게 인생에서는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그리고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선택도 있다. 그 선택으로 인해서 자신의 인생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비록 선택이 자신의 인생에서 많이 어렵지만 절대로 선택을 두려워 하지마라! 또다시 옛말을 하나 인용하자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다. 그 말 그대로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기는게 좋다. 인생에서의 중요한 선택은 웬만해서는 피할 수 없다.

그 선택을 두려워하지도 말고, 피하지도 마라 매순간의 선택을 즐길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이미 즐거운 인생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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