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의 배트맨 시리즈를 무척 좋아합니다. 특히 배트맨 시리즈의 2편인 다크나이트는 제가 거의 10번 정도 본 영화입니다. 그 만큼 재밌게 본 영화였고, 배트맨 시리즈 1편인 배트맨 비긴즈도 봤었죠.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모두 보고나서야 놀란 감독님의 배트맨 시리즈가 정말 완벽한 트릴로지(3부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 편이 모두 연관성을 가지고 하나의 구조를 가진다는 것, 세 편을 정말 꼼꼼히 보면 배트맨 3부작이 주는 메세지를 정확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1편인 배트맨 비긴즈는 '비긴즈'라는 제목처럼 두려움을 승화시킨 배트맨이라는 영웅의 '탄생'을 그린 작품이라면, 2편인 다크나이트는 배트맨이 '다크나이트(어둠의 기사)'로 불리게 되는 이유와 함께 배트맨의 '추락'에 대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이 일어서는(rise) 이야기를 보여주죠. 영웅의 탄생과 추락, 그리고 다시 일어서서 다시 영웅이 되는 이야기를 이만큼이나 완벽하게 표현한 영웅 시리즈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이미 1편 배트맨 비긴즈에서 어린 주인공 웨인이 우물에 떨어졌으 때 웨인의 아버지가 구해주며 했던 '떨어지면 다시 올라 올 길을 찾으면 돼" 라는 대사를 통해 이미 3편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주제를 암시합니다. 



저것 이외에도 세 편의 영화가 마치 하나의 영화인 것처럼 이어주는 '구조'적인 장치가 영화 여러 곳에 숨어있습니다. 영화를 몇번이나 보고서야 그 세세한 장치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배트맨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장치들을 제가 좋아하는 한 블로그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식 순환구조'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순환구조는 놀란 감독님의 다른 영화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놀란 감독님의 작품 '프레스티지(2006)'와 '인셉션(2010)'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영화 프레스티지와 인셉션 둘 다 배트맨 시리즈와 굉장히 비슷한 스토리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놀란 감독님 대부분의 영화가 기본적인 구성은 거의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항상 남자가 주인공이고, 그와 대립하는 자아와의 갈등, 항상 죄책감에 살아가는 모습 등 배트맨 시리즈에서는 브루스 웨인과 자신의 다른 모습인 배트맨과의 자아 갈등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놀란 감독님은 자신의 다른 영화들에서 등장시켰던 배우들을 다시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단순히 친분 때문만이 아니라, 같은 배우를 등장시키고 그 배우가 그 영화에서 가지는 역할이 다른 작품과 동일하다는 것이 독특한 점입니다. 



어떤 작품에서 적으로 등장했던 배우를 다시 적으로 등장시키고, 조력자는 조력자로, 스토리의 핵심 인물은 다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로 등장시킵니다. 


그리고 놀란 감독님은 자신의 친척들을 카메오로 등장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카메오들도 한 작품에서 승무원(서비스직)으로 등장했다면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서비스직으로 등장시키고, 판사나 변호사라면 또다시 법에 관련된 캐릭터로, 의사를 연기했던 배우라면 다시 다른 작품에서 의사로 등장시키는 등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쓰십니다. 


놀란 감독님의 이런 디테일한 작품 구성은 우리나라의 봉준호 감독님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디테일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습관은 제가 분명히 배워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의 모습.


여튼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의 배트맨 시리즈와 더불어 전체 작품들에 대한 저의 찬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단순히 영화가 블록버스터하고 흥행을 많이 해서 좋아한다기 보다는 놀란 감독님의 디테일한 영화 구성 탄탄한 스토리 명확한 주제의식에 반해서 좋아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나온 놀란 감독님의 신작 인터스텔라는 흥행했지만 저는 그렇게 재밌지가 않더군요. 아직 그 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겠지요. 나중에 인터스텔라에 대한 글도 올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쓰면서 놀란 감독님의 영화에 대한 애착과 어마어마한 세계관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길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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