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과 '관상'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잔뜩 나오는 영화라 예전부터 계속 보고싶어 했던 영화였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요즘 읽고 있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만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이고, 책의 내용과 영화의 내용을 비교하며 역사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1 - 관상이라는 소재
관상이라는 영화는 그 영화 나름대로의 매력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광해라는 영화는 '지위가 낮았던 사람이 왕이 되어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서양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상이라는 영화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과거와 인생 팔자를 한 번에 꿰뚫어보는 '관상'이라는 참신하고 동양적인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 내경(송강호 분)이 관상으로 사람들을 인생 점을 쳐주고,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주면서 점점 유명해져 나름대로 쉽게 지위가 높아지는 모습은 인생역전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2 - 배우들의 연기력
관상에는 송강호, 김혜수, 조정석, 백윤식, 이종석, 이정재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화려한 캐스팅 때문에 개봉전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방금 소개했던 분들이 전부 주연으로 설정되어 있을 정도록 인물 한명 한명의 비중이 크고, 역시나 영화속에서도 톡톡 튀면서 완벽한 연기력으로 영화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중간중간에 급박한 스토리 전개를 이해하는데 혼란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도 배우분들의 연기력 덕분에 영화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맛이 있습니다. 특히나 관상가 내경 역을 맡은 송강호 씨의 연기를 보면서 '역시...'하는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설국열차 촬영 후에 바로 관상을 촬영했다고 해서 설국열차의 '남궁민수 역' 분위기가 남아있을 것 같았는데, 영화 관상 속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송강호 씨는 영화에서 연기를 할 때마다 진짜 그 영화 속에서 사는 사람같습니다.  
그 만큼 그 분이 연기를 하면서 열정과 열의를 가지고 캐릭터에 집중한다는 뜻이겠죠.


영화 관상의 매력3 - 수양대군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의 5대 왕 문종이 즉위해 있을 시기입니다. 그 때는 문종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아직 정치를 하기에는 어린 세자가 남겨져 있었기에 문종이 죽고, 왕의 자리를 넘보는 자들이 넘쳤습니다.

특히나 세종대왕의 둘 째 아들이자 문종의 동생인 '수양대군'은 왕의 자리에 대한 욕심이 넘쳐나는 인물이었고, 문종은 그를 두려워 하여 관상가 내경을 시켜 김종서와 함께 수양대군을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책에서 그려진 수양대군의 모습


영화의 중간에 수양대군(이정재 분)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느껴졌던 수양대군의 엄청난 포스와 위엄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양대군의 얼굴을 보고 단번에 왕의 자리를 빼앗을 역적의 상이라는 것을 알아 본 내경은 그를 막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미 수양대군의 힘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고, 수양은 점점 왕의 자리에 가까워 집니다.


늑대와 비슷한 동물인 이리의 상이라고 하는 수양대군은 자신의 집을 왕이 앉는 자리처럼 꾸며놓고, 왕의 옷을 입고 잔치를 여는 등 왕에 대한 욕심을 끊임없이 드러냅니다.

영화 신세계부터 이어진 이정재씨의 포스 덕분인지 야심에 찬 수양대군의 모습은 무척이나 멋있으면서도 내경에게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고 물어보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치기도 합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4 - 역사적 메시지
영화의 후반부에는 수양대군이 단종에게서 왕위를 빼앗는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역사적인 기록으로 수양대군이 승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보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바꾸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노력하면서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려는 관상가 내경의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계속 숨겨진 인물로 등장하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계유정난에서 수양대군이 왕이 되도록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인물로써 제가 본 조선왕조실록 만화책에서도 비중 큰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 사람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작은 소름? 또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내경과 정체불명의 남자가 대화하는 씬이 있는데, 거기에서 내경이 "사람의 인생을 비롯한 역사는 파도와도 같다."라는 말을 합니다.

인생과 역사는 파도처럼 크게 올라왔다가 또 금방 내려가면서 쓰려간다는 것이죠. 조금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뭔가 멋진 말인 것 같습니다.



제가 '광해'라는 영화를 엄청 재미있게 본 이후로 사극 영화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생겨서 무척이나 설레는 기분으로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영화는 기대했던 것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광해처럼 완전 웃기고, 긴장감있고, 메시지도 주는 사극을 기대했던 터라 관상이라는 영화를 보며 광해만큼의 감명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상이라는 영화가 가지는 여러 가지 독특한 매력을 통해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방학만 되면 제가 항상 다짐하는 것이 있습니다. 방학 동안 책을 많이 읽는 것이죠. 하지만 항상 특정 수준까지만 읽고 더이상 읽지 못합니다.

특히나 이번 여름방학 때에는 대학 입시 준비 때문에 더욱 더 책을 읽기가 귀찮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아버지께서 책을 사주셨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책이었는데, 총 20권으로 되어있는 세트였습니다. 평소에 역사 공부를 좋아해서 학교 선택 수업도 세계사를 듣거나 했는데, 이번에 조선 역사를 쫙 공부할 수 있는 책들이 생겨 기분이 좋았습니다.

전부 만화책으로 되어있어서 쉬엄쉬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선 1권부터 바로바로 보기로 했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만화책 세트는 제목처럼 조선시대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다룹니다. 때문에 1권은 조선이 건국되어지는 과정이 담긴 내용이었습니다.

조선이 건국되어지는 시대적 배경은 고려말입니다. 공민왕이 즉위하고 있을무렵 이성계 장군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특별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없습니다.

이성계가 주된 인물로 등장하지만 만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이야기를 해설하는 말투로 진행됩니다. 또한, 만화이기 때문에 그림이 함께 있어서 더욱 이해가 잘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 덕분에 고려 말기에 벌어지는 정치다툼과 신진사대부, 권문세족과 위나라, 명나라 등의 각종 세력과 인물 구도 및 갈등이 아주 쉽게 이해가 되도록 그려져 있습니다.

고려가 멸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는 가장 큰 계기는 바로 '위화도 회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려의 장군이었던 이성계가 명나라를 공격하는 명을 받고 요동정벌을 떠났다가 위화도에서 군사를 돌린 사건이죠.


이성계는 위화도에서 군사를 돌려 개경으로 돌아가 우왕을 폐위시키고 여러 가지 정책과 정치활동으로 정권을 잡아 국호를 조선으로 바꾸고 직접 왕이 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사 수업 수행평가로 한국사 뉴스를 제작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만든 그 영상에서도 역시 위화도 회군을 언급했습니다.


제가 만든 한국사 뉴스에서는 위화도 회군과 조선의 건국을 엄청 간략하게 담았습니다. 그 때는 조사를 대충 해서 우왕을 고려의 마지막 왕이라고 표기했고, 이성계가 회군 후에 바로 정권을 잡았다고 표현하는 등... 여러 가지로 부실하게 제작한 부분이 많습니다.

이번에 읽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했던 이유와 회군 후에 개경에서 정권을 잡기 위해 했던 수많은 노력들과 과정 이런 것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당시에 대적하기 힘든 명나라에 대한 이성계의 태도와 이성계가 주장했던 '명나라를 공격하면 안되는 네 가지 이유(4대 불가론)등을 상세히 설명해 주고, 이성계과 손을 잡았던 정도전 및 여러 인물들과 정몽주와의 관계, 다양한 시대적 상황과 정치인들에 의해 이용당한 창왕, 공양왕 등 수많은 이야기가 한 권에 담겨있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면 가끔씩 그 시대의 인물과 현대시대의 인물과 비교를 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 부분이 이해도 잘 되고, 재미있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조선이 세워지게 된 배경을 확실하게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책들도 빠른 시일 내에 전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랜만에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 학교에 일이 있어서 잠시 갔다가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1997년도에 개봉한 세계적인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와 혼동할 수도 있는데, 제가 본 영화는 작년에 개봉한 김주호 감독의 한국 영화였습니다.

1997년도에 개봉하여 1995년에 재개봉을 했을 만큼 세계적인 큰 인기를 끌었던 빅터 클레밍 감독의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입니다.

제가 이번에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는 조선 시대 영조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얼음이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권력이 있으면 그 권력을 독점하려는 자가 분명히 생기는 법, 좌의정 '조명수'라는 자가 얼음을 독차지하여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행합니다.


조명수의 영향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 몇 명 있었으니 그 중 한 명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였던 이덕무(차태현 분)는 사람이었습니다. 조명수 때문에 이덕무의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귀양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조선의 유명한 무관이었던 '백동수(오지호 분)'는 서빙고에서 일하며 얼음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나 조명수에 의해 서빙고 관리 자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덕무의 절친한 친구 또한 조명수 일행에 의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에 분노한 이덕무는 조명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수많은 세월 동안 책과 공부에만 몰두하여 조명수의 뒤통수를 칠 엄청난 계획을 생각해 냅니다.

바로 조명수가 독차지하고 있는 얼음 3만 정을 통째로 훔치는 것입니다. 얼음을 훔치고 조명수와 거래를 하여 얼음을 값비싸게 다시 팔아넘기는 것입니다.

이 거대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하여 이덕무는 우선 조명수에게 원한이 있는 백동수와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이덕무와 백동수는 일에 필요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돈을 지원해 줄 한양 최고의 돈줄 '장수균(성동일 분)', 도굴 전문가 '홍석창(고창석 분)', '폭탄 제조 전문가 '석대현(신정근 분)', 변장술의 달인 '김재준(송중호 분), 신속 정확 마차꾼 '김철주(김길동 분), 정보 전문가 '유설화(이채영 분) 등 각 분야 최고의 실력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이들을 데리고 이덕무는 3만 정의 얼음을 훔치기 위해 본격적으로 작전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만 들으면 굉장히 유치할 것 같은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얼음을 훔친다는 스토리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영화는 시대적 배경을 정확히 담아내어 조선 왕권 다툼이 주가 되면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영조가 죽고 다음 왕위에 오를 왕을 결정하는 시기에 벌어지는 왕권, 권력 다툼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요소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사극 드라마에서 몇 번 등장하였던 '정조(이산)'가 왕이 되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산이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명수가 갖은 술수를 다 써보지만 결국은 이덕무와 백동수에 의해 이산이 즉위하여 정조가 탄생합니다.


이렇게 역사적인 사건들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역사적인 의의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이덕무와 백동수 등 많은 인물이 실제로 조선 시대 때 활동했던 실존인물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얼음을 훔친다는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영화에서 만들어낸 픽션(허구)이지만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이덕무가 자신의 동료 백동수의 여동생인 '수련'을 평소에 좋아하여 영화 중간 중간에 '처남'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그때마다 백동수는 이덕무에게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화내고는 했는데, 저는 그 장면이 그냥 영화상에서의 코믹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덕무와 백동수는 영화에서만 아니라 실제로도 처남, 매부 관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둘은 아주 친한 관계였다고 하네요.


조선 시대 이야기라 기록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도 이덕무와 백동수의 사이가 좋았다고 하니 영화가 더 현실성 있고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영화는 백동수와 이덕무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저는 그 두 사람보다 얼음 훔치기 작전의 멤버 중 한 명인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이라는 캐릭터가 기억에 남습니다.

두 캐릭터는 아주 인상 깊은 매력이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였으니까요. 우선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은 폭탄을 너무 많이 만들다 보니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설정의 캐릭터였습니다.

그래서 항상 회의할 때에도 말귀를 잘 못 알아먹어서 뒷북을 치면서 항상 코믹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현은 엉뚱한 성격과 웃긴 행동과는 다르게 폭탄 제조 실력만큼은 최고였고 자신이 만든 폭탄에 대한 멋진 장인정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자신이 새로 발명한 신형 폭탄으로 위험에 빠진 모두를 구하는 등 꽤 비중 있는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현 말고도 영화에 나오는 얼음 훔치는데 참여했던 모든 캐릭터가 모두 자신만의 특징과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진정한 묘미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현과 함께 폭탄을 만들었던 꼬맹이 정군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영화 틈틈이 어린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말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정군은 대현과 폭탄을 만들던 중에 눈썹이 타버리는 일이 있습니다. 그 장면이 영화에서 좀 강조된 것 같아서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영화 마지막에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갑자기 어떤 청년이 궁에 들어와 정조 왕에게 인사를 드리며 자신의 이름이 정약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정약용이라고 하는 청년의 눈썹은 마치 탄 것처럼 세 개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대찬 꼬맹이 정군이 커서 정약용이 된 것입니다. 실제로도 정약용은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았다가 눈썹이 셋으로 나뉘어 있었다고 합니다.


정약용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아는 조선의 유명한 실학자이자 개혁가입니다.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꼬맹이가 갑자기 정약용이 되는 게 현실성이 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꽤 재미있고 소소한 반전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반가운 역사적인 인물들을 재미있고 친근한 캐릭터로 만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감독 김주호 (2012 / 한국)
출연 차태현,오지호,민효린,성동일,신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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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들과 '광해 : 왕이 된 남자' 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 이병헌이 나오는 영화라 매우 기대하고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게다가 이병헌이 사극에 등장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 더욱 기대가 되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병헌은 항상 현대적이고 복수를 하는 역할만 맡아왔기 때문에 사극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한 편으로는 이병헌이 사극에 어울리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그 걱정은 완벽하게 빗나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병헌의 연기력은 사극에서도 역시 통하였습니다. 호소력 짙은 이병헌의 강한 남성미를 뽐내는 왕 연기는 그야말로 소름끼치도록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의 정치라는 주제가 사극 영화에서 조금은 지루한 주제가 될 수도 있는데 지루함은 전혀 없고 오히려 이병헌의 진짜 왕처럼 강인하고 때로는 동네 아저씨처럼 포근한 모습이 반복되며 잠깐이라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병헌의 코믹연기 때문에 정말 쉴 틈도 없이 웃었습니다. 원래 이병헌이 가지고 있던 강한 이미지를 완전히 깨고 약간은 바보같으면서도 어리숙한 연기가 웃음코드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뭔가 약간 비현실적일 수도 있습니다. 광해군 8년,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정치 세력의 당쟁으로 조선은 왜란 직후 큰 혼란을 맞이합니다.

왕이 되어선 안 되는 남자, 조선의 왕이 되다!
광해군(이병헌 분)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지고 자신의 측근인 허균(류승룡)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아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다가 허균은 기방에서 걸쭉한 만담과 재치있는 말솜씨로 인기를 끌고있던 하선(이병헌 분)을 발견하게 되고 왕과 똑같은 외모에 자신이 가진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해내는 하선의 왕이 찾던 대역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선은 영문도 모른채 궁에 끌려와 왕의 옷을 입고 왕이 자리를 비운 사이 왕의 대역을 하게 되는데 돈을 두둑히 챙겨준다는 말에 못이기는 척 제안을 받아드리고 계속 왕노릇을 하게됩니다.


하선은 왕의 대역을 하기 시작하면서 허균의 지시대로 왕의 말투부터 걸음걸이, 국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궁은 사방에 눈과 귀가 열려있는 곳' 이라는 말 때문에 위험천만한 생활을 보냅니다.

저잣거리의 천한 만담꾼에서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되어버린 하선은 점점 궁의 규정과 왕의 측근들, 권력의 구조까지 알아가게 되고. 

나중에는 권력의 부패와 법의 한계를 느끼면서 하선은 더이상 왕의 대역이 아니라 진짜 왕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신하들은 에전에 난폭했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배려심깊은 모습으로 바뀐 왕에게 인간미를 느끼고 궁정을 조금씩 술렁이면서 점점 진짜 왕처럼 변해가는 하선의 모습에 허균을 당황하기도 합니다.

대충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실 천한 신분의 사람이 왕이 되어 나라를 변화시킨다는 내용의 이야기는 예전부터 '왕자와 거지' 라는 동화처럼 많이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본 영화 광해는 정치적인 문제에 중심을 잡고 천한 신분의 하선이라는 인물이 왕과 닮았다는 이유로 왕이 되어 정치적인 문제를 바로잡고 권력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려고 하는 모습이 큰 감동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광해는 너무나도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정말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사극 드라마 영화를 모두 통틀어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 만큼 영화 광해는 저에게 큰 충격과 그 만큼의 재미를 충분히 안겨 준 영화입니다.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영화관에 친구와 또 가서 영화를 보기도 했습니다.

정말 광해는 영화관에서 몇 번을 다시봐도 돈이 아깝지 않을만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그 만큼의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이 있었으니까요. 



누가 왕이 되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진짜 왕이 정치를 했을 때에는 권력 다툼이 일어나고 정치적인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백성들은 점점 힘들어지지만 하선이 왕의 대역을 하는 15일동안은 오히려 진짜 왕보다 바른 말을 하고 자신이 백성의 입장을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에 백성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면서 정치를 합니다.


가짜 왕이 진짜 왕보다 더 임금다운 모습을 보인다는 게 저는 너무나 씁쓸합니다.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그렇다면 과연 누가 왕이 되어야 더 좋은 나라가 되었을까요?

백성을 진정으로 생각하면서 금나라와 명나라 사이에서 중립외교를 펼치고 외세에 굴복하지 않았던 조선 왕조 유일한 왕 광해, 그는 영화상에서 천한 백성으로 나옵니다.

영화제작사 측에서는 왕의 모습을 똑같이 닮은 대역, 두 명의 왕이라는 설정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픽션이라고 했습니다.

조선 왕조에서 폭군이었지만 백성을 생각하면서 호패법 같은 법안을 만들고 완벽한 외교 정책을 펼쳤던 광해군의 이중적인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광해군이 즉위해있던 시대에 광해군은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아주 영리한 왕이라고 칭찬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군' 이라는 이름이 붙은 걸로 봐서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던 왕이었던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영화에서처럼 암살 위협을 많이 받았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광해군은 자신의 측근들이 일으킨 인조반정으로 인해 왕위에서 강제로 내려오기도 했답니다. 영화에서처럼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던 광해군, 그는 실제로 어떤 왕이었을까요?

광해, 왕이 된 남자
감독 추창민 (2012 / 한국)
출연 이병헌,류승룡,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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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태봉고등학교의 한국사 수업에서 발표 수업을 하는데요. 4명씩 총 네 모둠을 만들어서 모둠별로 우리나라 한국사의 시기를 정하여 발표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속한 모둠의 발표시기는 조선시대 ~ 19세기까지였습니다. 그렇게 시기를 정하여 그 시기 동안 발생했던 역사적인 사건 중에서 중요한 10가지의 사건을 선정하여 발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제가 선정한 주제는 '조선 건국' 이었습니다. 탕평책이라는 사건도 선정했지만 시기적으로 한참 뒤이기 때문에 조선 건국이라는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를 위해 저는 ppt를 준비하였고, 조선 건국에 대해 차근차근 발표를 했습니다.


조선 건국에 대해 발표하면서 중점을 둔 것은 바로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행동이었습니다.

고려의 장군이었던 이성계가 권력을 잡기위해 했던 위화도 회군, 과전법 공포 등 조선을 세우기까지의 전반적인 모습과 이성계의 행동을 중심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제 발표를 보신 한국사 선생님의 평가는 준비를 철저히 한 모습이 보였고, 조선 건국에 대한 내용을 여러가지 자료를 통해 체계적으로 발표해서 이해하기 쉬웠으며 친근한 말투로 발표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제 다음 발표 주제는 '탕평책' 입니다. 아직 조사해보지 않아서 었던 사건인지는 잘 모르지만 열심히 조사해서 또 열심히 발표해야겠죠~

이번 주말 동안 또 발표준비를 하려니 아득하네요..... 

 

이번주에 학교에서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기말고사 시험기간이고 해서 선생님이 영화나 한 편 보자고 하셨습니다.

영화 준비를 맡은 친구가 무슨 영화를 보고싶냐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는 한참의 고민 끝에 '최종병기 활' 이라는 영화를 보자고 했습니다.

굳이 최종병기 활이라는 영화를 보고싶었던 이유는 그냥 개봉했을 때 인기가 많았었고, 그 영화와 비슷했던 '신기전' 이라는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장 영화를 다운받아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의 배경은 조선시대의 병자호란이 일어나는 시기였습니다.

조선 최고의 신궁이었던 남이(박해일 분)는 어린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가족이라고는 자신의 동생인 자인(문채원 분)밖에 없었습니다.

조선 최고의 신궁 남이(박해일 분)

남이의 여동생 자인(문채원 분)


영화의 주인공인 남이는 여동생 자인을 무척이나 아꼈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마련한 동생 자인의 혼인날에 드디어 올 것이 옵니다.

바로 청나라의 정예부대 '나루' 가 조선에 쳐들어 옵니다. 순식간에 혼인식은 전쟁터가 되버리고 청나라의 군대는 조선인들을 무참히 죽입니다.

그리고 여자들과 일부 사람들은 청나라 군대가 데리고 가서 노예로 팔려고 하는데, 이 때 자인과 그녀의 남편도 함께 끌려갑니다.

청나라의 정예부대 '나루'


그래서 주인공 남이가 자신의 아버지가 남긴 활을 가지고 청나라 군대를 한 명씩 죽여가며 조선인들을 모아 반란을 일으키고 여동생 자인을 구하려고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도 뻔한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너무도 뻔하기에 더욱 재미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약간의 에피소드들도 하나하나 다 재미있고, 무엇보다도 액션이 정말 대단합니다.

영화의 제목이 '활' 인 것 처럼 주인공 남이는 활만 사용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멋있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화살이 날아가는 장면을 영화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표현한 장면은 정말 '대한민국의 그래픽 수준이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영화의 80%가 전부 활이 등장하는 장면일 정도로 최종병기 활이라는 영화는 활이 중점적으로 진행됩니다. '활'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매우 좋았고,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의 액션도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화가 조금은 비현실적이라는 것 입니다. 영화 중간에 보면 남이가 화살을 꺽어 쏴서 청나라 병사 두 명을 화살로 관통시켜 한꺼번에 죽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장면은 정말 말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활을 쏴본적이 없기 때문에 활의 위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두명을 한꺼번에 죽이고도 다시 활이 관통되어 멀리 날아가는 것은 이해가 안됩니다.

하지만 영화 상에서 주인공 남이가 사용하는 활의 성능 보통 활보다 훨씬 뛰어났다면 그 장면도 나름 현실적이라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항상 주인공은 어떻습니까? ....... 주인공은 절대로 쉽게 죽지 않죠... 대놓고 주인공이 계속 죽지 않는 '다이하드' 라는 영화가 나올 정도로 이미 영화에서 주인공은 나름 불사신같은 존재가 되버렸습니다.

이번에 본 최종병기 활에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주인공 남이는 왠만해서는 날아오는 화살을 절대로 맞지 않고 그 어떤 위기의 상황도 잘 벗어납니다.


남이의 지능이 너무나 뛰어나서 위기의 상황을 잘 모면한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수많은 청나라 군들이 쏘는 화살들은 도데체 어떻게 피합니까?

확실히 주인공이 쉽게 죽으면 영화의 전개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비현실적으로 주인공이 계속 살아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뭐 지금까지는 제 생각이었고, 그렇게 게속 살아남기에 주인공이 되는 것이고 주인공이 게속 살아남아야 영화가 재미있기 때문에 별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튼 영화는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활이 등장하는 소재가 너무나도 맘에 들었고, 제가 사극을 또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매우 만족스러운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수많은 전쟁을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민족의 얼과 참신한 무기들도 수많은 전쟁을 견뎌서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는 것 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무기를 다룬 '신기전' 이나 '최종병기 활' 같은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최종병기 활
감독 김한민 (2011 / 한국)
출연 박해일,류승룡,김무열,문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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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제부터 아버지께서 보여주신 '엽기 조선왕조실록' 이라는 책을 읽어서 오늘 드디어 그 책을 다 보고 이렇게 블로그에 쓴다.

그 책은 옛날 조선의 사소한 일들을 아주 재미있고 웃기게 표현해놓은 책이었다. 그 책에는 조선시대인데 컴퓨터게임 이야기와 드라마이야기 등 조선시대에는 있을 수가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그것이 그 책의 재미를 더하여 주었다.

이 책에는 조선에 대한 것을 아주 재밌고 웃기게 만든 이야기가 아주 많다. 나는 그 중에서도 이 책에 나오는 '사형수가 죽고 싶어도 절대 죽을 수 없는 날' 이라는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그 이야기는 김상택이라는 남자가 어느날 큰 범죄를 저질러서 사형선고를 받게된다. 하지만 만물이 생동하거나 생장하는 봄, 여름에는 사형을 집행할 수가 없다면서 가을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사형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드디어 봄과 여름이 지나서 가을이 된다. 그래서 사형을 집행하려 하지만 하늘에서 사는 태일신선이 지상을 둘러보며 선악을 살피는 날인 1, 8, 14, 15, 18, 21일은 금형일(형을 금지하는 날)이라서 사형을 집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국 16일에 사형을 집행하기로 하는데 하필 그날에 비가 와서 또다시 사형을 연기하기로 한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형을 집행하려고 하지만 갑자기 대감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사형집행을 또 연기하게 된다. 덕분에 김상택은 조금이나마 더 목숨을 부지할수가 있었다.

대충 이런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가장 재미있게 봤냐하면 김상택의 사형이 연기될 때마다 사또가 당황하는 말투가 너무 웃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점은 사형이 연기되고 다시 사형을 받을 날을 기다리는 동안 김상택에게는 매일 만두만 주었다. 그래서 김상택은 자기가 무슨 늙은소년(영화 올드보이를 비유)이냐고 막 화를 내는 게 정말 웃겼다.

영화 올드보이에서는 주인공에게 매일 만두만 주었다. 그래서 김상택이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게 조선시대였다. 조선시대에는 올드보이는 커녕 영화라는 개념도 없는 시대였다. 나는 그런 조선시대에 그렇게 웃긴 비유를 한 것이 정말 웃겼다.

이 이야기는 단지 웃음을 주기위한 내용은 아니다. 이것은 조선이 금형일을 엄격히 지켜서 인간다운 면모를 지키려는 노력을 했다는 우리민족의 자랑스러움을 보여준다.

엽기 조선왕조실록 - 10점
이성주 지음/추수밭(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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