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봉고등학교를 2년 넘게 다니면서 2학년까지는 같은 담임 선생님으로 학교를 다녔습니다. 1학년 때 첫 담임으로 만나서 2학년까지 담임을 해주신 고마운 분이십니다.

그 분은 바로 이기숙 선생님이십니다. 여자 선생님이시고 대안학교 선생님이시라 역시 저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을 이해해주시고 언제나 자유로운 선생님이셨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음식만들기와 옷만들기 과목을 맡으셨는데, 저는 안타깝게도 그 두 과목을 가장 어려워했습니다.

그래도 담임 선생님 시간이라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도 했었지만 요리나 옷만드는 것처럼 세세한 손재주가 필요한 작업은 도저히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요리와 옷만들기 시간마다 저에게 쉬거나 사진을 찍어보라고 하셨습니다. 항상 선생님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 담임을 맡은 반에서 생활하는 2년 동안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잔소리는 많으셨지만 절대 학생들에게 화를 내지 않으셨고, 항상 학생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셨습니다.

1학년 3반

2학년 2반


저에게도 물론 마찬가지였습니다. 저에게 언제나 밝은 미소로 칭찬을 하시며 제가 하는 일마다 자신감이 생기도록 도와주셨고, 저는 한결같은 이기숙 선생님께 항상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2년 동안이나 이기숙 선생님이 담임을 맡은 반에 있어서 3학년 때에는 아쉽게도 이기숙 선생님이 담임을 하시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기숙 선생님께서 굳이 담임을 하시지 않아도 이기숙 선생님과 같은 학교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기숙 선생님께 찾아가서 다시 마음을 다잡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겨울방학 중에 아버지에게 엄청난 소식을 하나 들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저희 학년이 있기 전부터 태봉고등학교에서 3년 동안이나 계셨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것만 같았던 이기숙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에 저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을 그냥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학교의 여러 친구들과 함께 이기숙 선생님을 포함하여 다른 학교로 전근하시는 선생님들의 송별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와 학생회장, 부회장이 중심이 되어 이기숙 선생님을 비롯한 4명의 선생님 송별회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저는 2년 동안이나 담임을 해주셨던 이기숙 선생님께 드리는 짧은 편지와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송별회에서 이기숙 선생님께 영상을 보여드리며 그 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도 않하고 펑펑 울었던 것 같습니다.


송별회 때에는 2, 3학년 학생들을 물론이고 졸업한 선배들도 떠나시는 여러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리러 꽤 많이 방문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보람있는 송별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기숙 선생님은 저에게 아주 특별한 분이십니다. 학교에서는 정말 저의 어머니같은 마음으로 저를 보살펴주신 분이 바로 이기숙 선생님입니다.

제가 만든 영상은 2년 동안 이기숙 선생님과 함께 하면서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 죄송한 마음을 담은 노래 가사가 들어가 영상입니다.

2년 동안 이기숙 선생님께 정말 죄송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의 은혜는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큰 사랑이었습니다. 앞으로 학교에서 선생님을 못본다는 게 너무나도 슬픕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기숙 선생님은 생각해보니까 다른 학교에 가서도 다른 과목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가정 선생님이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태봉고에 놀러오시네요. 하하....


엄청 오랫동안 못볼 것처럼 펑펑 울면서 작별인사를 드렸는데, 학교에 너무 자주 놀러오시니까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네요...

그래도 이기숙 선생님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게 어딥니까? 너무 자주 만나며 반가운 마음이 없어질거라 걱정도 했었는데, 이기숙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반가워서 저절로 춤이 나오기도 합니다. ㅎㅎㅎ

여튼 이기숙 선생님, 앞으로도 학교 자주 놀러오시고 스승의 날 때에도 찾아뵐테니까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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