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태봉고등학교는 대안학교입니다. 대안학교도 역시 방학숙제가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전교생에게 직접 내주신 숙제입니다.

31일간의 여름방학 동안 '간디의 물레' 라는 책을 읽어보라는 간단한 숙제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름방학 동안 여러가지 활동과 아버지가 사주신 다른 책들을 읽느라 숙제를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방학이 끝나기 직전에 학교 갈 준비를 하다가 기억이 나서 바로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제가 간 합포도서관에는 다행히 '간디의 물레' 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물론 빌릴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간디의 물레 책을 가지고 집으로 갔습니다. 저는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간디의 물레는 '김종철' 이라는 한 교수님이 쓰신 책이었습니다. 김종철 교수님은 '녹색평론' 이라는 환경 관련 잡지를 만들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간디의 물레라고 하면 당연히 인도의 영웅 간디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간디가 영국으로부터 인도의 독립운동을 벌일 때, 사용했던 것이 바로 '물레' 입니다. 또 간디를 상징하는 물건을 물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 물레의 의미
간디는 영국이 인도를 식민 지배하면서 인도 전통의 가내수공업이 아닌 공장에서 대량생산되는 물건을 비싸게 파는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간디는 이런 부당한 식민 지배를 비폭력, 불복종의 정신으로 대항하기 위해 수많은 인도 국민들과 함께 영국 제품 불매운동을 벌입니다. 

그리고 영국의 제품을 사지 않는 대신에 집에서 물레를 돌려 옷을 만들어 입었습니다. 그야말로 영국에 비폭력적으로 대항하고 가내수공업을 부활시켜 자급자족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간디의 물레 책에서는 간디가 독립운동을 하면서 했던 물레질의 의미를 이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레질과 같은 단순하지만 생산적인 활동의 경험은 정신 노동과 육체노동의 분리 위에 기초하는 모든 불평등 사상의 문화적, 심리적 토대의 소멸에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간디는 물레질이 갖는 의미를 '자기 먹을 빵을 손수 마련해 먹는 창조적 노동' 에의 참여와 거기서 얻는 기쁨은 소박한 삶의 가치를 진정으로 긍정할 수 있게 하는 토대를 제공해줄 것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간디의 물레가 가진 의미는 너무나도 광범위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다양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우리들이 반드시 공부해야 할 내용들이었습니다.


책의 주제 - 산업문명 실체
이번에 읽은 간디의 물레라는 책은 저에게 너무나도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읽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물어봤는데 그 친구들도 모두 하나같이 책이 너무 어려웠다는 말을 했습니다.

책은 너무나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었으며 책에 나오는 단어들도 고등학생에게는 아직 생소한 것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론이고 책을 완벽하게 다 읽은 친구는 거의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학교에서 '삶과 철학' 수업시간에 간디의 물레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철학 수업은 국어 선생님께서 진행하셨는데 선생님은 간디의 물레에서 '산업 문명' 을 주제로 잡아서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했습니다.

다음은 산업 문명을 중점적으로 책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간디가 물레를 돌리면서 비폭력 주의를 취한 것은 영국으로부터의 해방만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산업문명으로부터의 해방이었다. 다시 말해 참다운 해방은 산업문명이 만드는 지배와 착취의 억압의 구조를 타파하고 그 구조에 길들여져온 심리적 습관과 욕망을 뿌리로 부터 변혁시키는 일이었다.' 

책에서 말하는 것이 바로 저것입니다. 산업문명의 폐혜,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을 진정으로 억압하고 있는 정체입니다.


산업문명이 발전해 나감에 따라 인간의 심리는 더 큰 이익을 갈망하고 더 많은 것을 욕망하는 것이 심리적 습관이 되어 인간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서로를 공격하고 폭력이 발생하여 지배하는 자와 지배당하는 자의 관계가 생기는 것입니다. 때문에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되어 가고 이런 나쁜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이라고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간디는 이러한 산업문명의 문제를 논하면서 산업화의 확대, 또는 경제 성장이 진정한 인간의 행복에 기여한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경제적인 성장이 아니라 간디는 자급자족을 하는 소농촌공동체를 기본으로 하면서 중앙집권적인 국가의 소멸과 함께 마을민주주의에 의해 자치가 실현되는 이상적인 사회를 원했습니다.

간디가 말했던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 라는 것이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산업문명의 발전은 인간을 더욱 잔인하게 만들고 서로에게 공격적인 착취와 억압으로 이끈다는 것입니다.

간디와 '간디의 물레' 책에서는 이런 심각한 문제에 대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합니다. 대안학교를 다니기에 대안은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 책에 담겨져있는 간디의 사상을 바탕으로 유명한 대안학교인 '간디학교' 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게다가 저희 태봉고등학교도 간디학교의 사상을 따르고 있습니다.

- 근본적으로 다른 욕망
간디의 사상은 경제와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생기는 새로운 욕망이 아니라, 우리가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을 욕망할 줄 알아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간디의 사상에서 말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욕망' 은 무엇일까요? 이것을 알기위해 학교에서 제가 활동하고 있는 독서토론동아리에서 동아리 회원들과 토론해보았습니다.

동아리에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욕망을 '봉사적인 욕망' 또는 '국가를 위한 욕망'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다시말해 간디 사상에서 말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욕망' 은 자기 자신만을 위한 욕망이 아니라 남을 위한, 공동체를 위해 무언가를 하는 욕망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인도의 영웅 간디는 자기 자신만을 위한 욕망을 금욕주의를 실천하며 모두 금지했고 인도 전체를 위한 일을 하면서 인도를 독립시켜 나라를 구했습니다. 

간디처럼 자기 자신만을 위한 욕망이 아니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모두가 욕망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간디 사상이 말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욕망이라고 저희들은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간디는 우리들에게 무조건적인 욕구의 절제와 금지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욕망해왔던 것들과는 다르게 공동을 위한 욕망을 하라고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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