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강풀의 '어게인' 이라는 만화를 보아왔다. 그 만화는 '다음' 에서 연재되는 만화로 내가 저번에 재미있게 봤었던 강풀님의 또다른 작품인 '타이밍' 과 내용이 이어지는 만화였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어게인을 더욱 기대하며 볼 수 있었다. 일단 어게인은 수명을 다 채우지못하고 죽어서 다음생에 다시 태어난 '어게인' 이라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어게인들은 전생에서 다 채우지 못한 수명만큼 다음 생에서 살 수가 있는데 만약에 그 어게인과 영혼이 연결된 아기가 죽으면 그 어게인은 계속 살 수가 있다.

하지만 어게인이 되려면 영혼이 자리를 잡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은 정확히 10달. 어게인과 영혼이 연결된 아기가 어게인의 손에 죽으면 그 아기도 어게인이 되니까 그 아기는 다시 10달 뒤에 어게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니까 어게인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 10달마다 자신과 영혼이 연결된 아기들을 죽이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이런 행동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아기가 죽으려면 그 아기를 임신한 임신부를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죽여야만 했다.

그래서 이 만화의 주인공인 '저승사자' 양 형사는 어게인들의 무자비한 임산부 살인을 막기위해서 만화 타이밍에 등장하는 '시간능력자들과 함께 어게인들을 쫒는다.

시간능력자들은 총 4명으로 한 명은 시간을 멈출 수 있고 한 명은 시간의 흐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있고 또 한 명은 천분의 1초를 느낄 수 있고 나머지 한명은 10분 뒤의 미래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저승사자인 양형사의 능력은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그 사람에게 고통을 주거나 죽일 수 있다. 저승사자의 역할은 그 능력으로 이승에서 떠돌고 있는 영혼들을 저승으로 보내는 것이다.

시간능력자 중에서도 저승사자가 있었는데 그는 바로 천분의 1초를 느낄 수 있다는 '백기형', 그는 양형사와는 달리 사람의 손을 만지면 그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이 두 저승사자는 같이 어게인들에게 덤비려고 하지만 그 어게인들 중에서도 저승사자가 있었다. 그는 목소리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저승사자였다.

그는 저승사자의 의무따윈 신경쓰지 않고 자신이 살기위해서 임산부들을 무참히 죽여온 어게인들의 두목이었다. 하지만 시간능력자들과 저승사자들이 모두 덤비면 어게인들을 모두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어게인을 죽이면 그 어게인과 영혼이 연결된 아기도 함께 죽었다. 그래서 그들은 어게인들에게 섣불리 덤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또 한 명의 능력자가 등장했다. 그는 '포지셔너' 로 안전한 장소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 포지셔너의 능력으로 쓰나미도 피해가고 지뢰밭을 헤쳐나오는 등 굉장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

포지셔너인 그는 예쁜 아내와 결혼을 해서 쌍둥이 아기까지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아기 중 하나가 하필이면 어게인의 두목과 영혼이 연결된 아기였다.

그리고 나머지 아기는 그 포지셔너와 영혼이 연결된 아기였다. 그랬다. 그 포지셔너도 어게인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태어나기를 바라며 결국 자살을 선택한다.

하지만 시간능력자들이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그 아기들과 포지셔너의 영혼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린다. 그래서 포지셔너와 아기들, 그리고 아내는 행복하게 살아간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게 결말이 난다.

나는 이 만화를 보면서 참 느낀게 많다. 먼저 이 만화를 그리신 강풀님에 대한 감사를 드린다. 이렇게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만화는 정말 처음 보는 것 같다.

일단 이 만화는 설정이 좋다. 이 만화는 '영혼'이라는 보기 드문 주제로 아주 재미있고 멋있는 장면을 많이 보여준다.

그리고 두번째는 아이디어가 참 좋다. 나는 어릴 때 부터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그리고 손을 잡거나 눈을 마주치는 등의 행동을 취하면 그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능력에 대한 생각도 몇 번 해보았다.

하지만 안정한 장소를 찾는 포지셔너라는 능력은 정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야말로 기발한 생각이다. 안전한 장소를 찾는 능력이라... 그런 능력도 가질 수만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만화에서 포지셔너에게 무거운 짐들이 떨어질 때 포지셔너가 슬쩍 자리를 옮겼는데 그 짐들이 모두 포지셔너를 피해서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정말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내가 어게인에서 본 장면들 중에서 가장 멋있었기 때문이다.

만화의 끝에 보면 저승사자들이 포지셔너의 수명이 다해서 죽이려고 하다가 포기하고 같이 앉아서 "저승사자이기 전에 사람이라서 못하겠어..." 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이 장면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감동적이고 멋진 장면이다. 하긴 저승사자도 사람이니 차마 포지셔너를 죽일 수 없었나보다.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이 만화는 연재가 될 때마다 연재가 늘 지연이 되고는 했다. 그래서 만화를 보는 사람들이 댓글에 연재지연에 대한 불만을 많이 올리기도 했다.

물론 나도 만화가 늦게 나와서 싫을 때가 많이 있었다. 만화가 재미있어서 기대가 되는 만큼 연재가 지연될 때마다 실망도 컸다.

그래서 강풀님께서는 결국 월, 목 연재에서 목요일만 연재하는 것으로 바꿔서 연재를 하셨다. 그렇게 바꾸시고도 연재가 늦어지는 때가 있었다. 물론 그 만큼 다른 때 보다 더 많은 만화분량을 보여주셨다.

이렇게 힘들게 어게인을 연재하신 깅풀님께 정말 진심으로 '만화를 연재하시는 동안 감사드리고 수고하셨습니다.'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강풀 (강도영) / 만화가
출생 197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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