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는 태봉고등학교에는 선택수업으로 '영상과 미술'이라는 수업이 있습니다. 원래는 그냥 미술 공예 교과이지만 저희 미술 선생님께서 영상 미디어와 접목시키신 것이죠.

확실히 미술이라는 과목과 영상이라는 매체는 관련이 많이 있습니다. 영상을 만들 때 중요시하는 부분 중에 하나인 '영상미'가 바로 기본적인 미술 능력, 즉 미적 감각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죠.

원래 영상 미술 시간에는 기본적인 벽화를 그렸습니다. 학교가 시각적으로 너무 밋밋했기에 학생들 손으로 학교를 화사하게 바꿔보기 위함이었죠.
http://kimty.tistory.com/510

하지만 여름이 되니 비도 자주 오고 야외에서 벽화를 그리기에는 너무나도 더운 날씨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벽화 그리기 수업은 2학기로 미루고 본격적으로 영상 제작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태봉고 미술반 학생들이 만든 다큐멘터리

먼저 영상 공부를 하고있는 저와 윤이가 미술반 학생들에게 영상 제작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영상 제작이라는 것이 1시간만에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카메라의 사용법과 조명, 붐마이크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알아야 촬영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설명을 하고나서 2개의 조로 나누어 시나리오 기획에 들어갔습니다. 두 팀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영상의 큰 주제는 바로 '사람(human)'이었습니다.

사람이라는 주제를 기본적인 틀로 잡고 각 팀 마다 시나리오를 기획하여 한 달만에 3~4분 정도의 영상을 제작하라는 것이 과제이자 수행평가였습니다.

저희 조는 사람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생각하면서 영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조의 영상 주제는 '사람은 무엇인가?'입니다.

저희 조는 각각의 역할을 분배하여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촬영과 편집을 맡았습니다. 제가 영상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저에게 일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불공평할 수도 있지만 영상을 만들면서 무척 재미있었기 때문에 별로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조의 다른 친구들도 나름 열심히 서로 도우면서 작업했기 때문에 영상은 생각보다 금방 만들 수 있었습니다.



위의 영상이 바로 저희 조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상의 완성본입니다. 태봉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사람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을 때 나오는 대답들을 정리하여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최종적인 답에 접근했습니다.

사람은 모두가 살아온 배경도 다르고 생각과 의견도 다르며 각자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또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저 영상이 추구하는 메세지입니다.

저 영상에 사용된 영상 소스들은 모두 DSLR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들입니다. DSLR 카메라로 영상을 찍었을 때에 나오는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과 화려한 영상미라는 장점 때문에 DSLR 카메라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DSLR 영상 촬영(vDSLR)의 황제라고 불리는 캐논사의 '5D Mark 2'로 촬영한 영상들입니다. 저희 방송부의 한 친구가 '5D Mark 2'를 구입했기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촬영도 하고 편집도 해서 제일 고생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맞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저희 조의 조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완성할 수 없었던 영상입니다.

사실상 수업 중에 같은 반 친구들과 합동 작품으로 영상을 만들어 본 것은 처음이기에 많이 힘들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협동이 잘 되었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주고 모두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덕분에 나름 퀄리티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영상은 애플사의 전문가용 영상 편집 프로그램 'Final Cut Pro'를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이번에 만든 '사람은 무엇인가?'다큐멘터리 영상 제작 프로젝트는 많은 친구들과 협동하여 영상을 만들어보는 경험도 되었고, DSLR 카메라와 새로운 편집 프로그램을 연습하는 등,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학교에서 진행했던 그린나래 3기 캠프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세 가지의 수업이었습니다. 학교소개와 배움의 공동체, 그리고 삶과 철학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말고는 그린나래에서 제마 맡은 다른 특별한 역할은 없었기에 수업 준비에만 집중하여 심혈을 기울이며 최대한 수업을 알차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린나래 캠프에서는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만 하고 있는 특별한 예술감성교육 명상, 농사, 철학, 음식과 옷만들기, 공동체 회의, 주를 여는 시간, 이동학습 등을 신입생들이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스탭 학생들이 수업을 준비합니다.

그린나래는 학생이 주체가 되는 캠프지만 수업만큼은 선생님들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교과 선생님들께 도움을 많이 구하여 그린나래 수업이 진행됩니다.

- 학교소개
먼저 제가 맡았던 학교소개 수업은 이번 3기 캠프에서 진행되는 가장 첫 번째 수업이었기 때문에 이번 2박 3일 간의 수업 분위기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수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간단하게 PPT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PPT 안에는 저희 태봉고등학교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과 학교 홍보 동영상,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담겨있었습니다. 

저는 가장 평범한 게 좋다고 생각하여 지루할 수도 있지만 PPT로 수업을 준비한 것입니다. 말만 늘어놓는 것보다는 시각적인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저희 태봉고는 말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먼저 학교홍보 영상을 신입생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보여준 학교 홍보 영상은 모두 학생들의 손에서 제작된 영상임을 알려주고 태봉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학교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다음에는 태봉고의 여러가지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학교 생활을 전반적으로 구경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 철학인 꿈, 땀, 사랑, 나눔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인턴십 수업 LTI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또한 저희들이 진행하고 있는 그린나래 캠프 또한 LTI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캠프임을 알려주었습니다.

학교 소개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수업이 지루해서 잠과 싸우고 있는 모습도 보였주었는데, 역시 어떤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어떤 정보를 가르쳐주는 수업은 학생들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린나래의 첫 번째 수업인 학교소개가 조금 딱딱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뒤에 진행되는 다른 수업에서도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안정적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배움의 공동체
제가 맡은 두 번째 수업은 '배움의 공동체'수업이었습니다. 배움의 공동체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함께 하면서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힘을 모아 배움을 이끌어 내는 수업을 말합니다.

그런 배움의 공동체를 설명하기 위해 저는 여러가지 활동적인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각 모둠원들간의 신뢰와 믿음을 확인하기 위해 조장이 뒤로 넘어지고 모둠원들이 넘어지는 조장을 받쳐주는 게임을 했습니다.

그 게임을 시작으로 서로 간의 신뢰를 확인한 학생들은 다시 경쟁을 하게 됩니다. 사탕을 걸고 팔씨름을 하게 됩니다. 총 6번의 팔씨름 경기를 하여 한 번 이길 때마다 사탕을 하나씩 가져가게 되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모두 사탕을 가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 팔씨름에 임합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하여 팔힘을 써보지만 팔씨름이라는 게 역시나 계속 이기는 사람만 이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원하는 정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팔씨름을 하는 두 명의 학생이 서로 힘을 빼고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져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팔씨름을 하는 두 학생 모두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간단하게 사탕을 3개씩 사이좋게 나눠가지게 이렇게 어렵고 피곤했지만 알찬 토론 수업을 끝내고 저는 삶과 철학 수업을 마치면서 이번 삶과 철학 수업에서 가장 포인트가 되는 한 가지 사실을 강조했습니다.이 팔씨름 게임을 통해 배움의 공동체는 분명히 경쟁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가 되어 공동체를 실현하는 수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를 하면서 마지막을 했던 게임은 '갈등 풀기'라는 YMCA에서 배운 게임 중에 하나입니다. 그 게임은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게임으로 배움의 공동체 수업에 딱 알맞는 수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모둠끼리 둥글게 손을 잡아 원을 만듭니다. 그리고나서 양팔을 교차시켜 다시 옆에 사람과 손을 잡아 팔이 꼬인채로 원을 만듭니다. 그 상태를 '평화 구조'라고 합니다.
 
팔이 꼬인채로 원이 만들어진 그 상태를 '갈등 구조'라고 하고, 이제 그 상태에서 잡은 손을 떼지 않고 원래 팔이 꼬이지 않았던 평화 구조로 만드는 게임입니다.

갈등 구조를 푸는 방법은 우선 갈등 구조의 원에서 키가 큰 두 사람이 팔을 들어 작은 터널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터널 밑으로 다른 조원이 들어가서 한 바퀴를 돌면 갈등 구조가 풀려 다시 평화 구조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꽤나 복잡한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며 협동심을 가지고 임하면 아주 간단하게 갈등 구조가 풀려 평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스탭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대부분의 조가 금방 해법을 찾아 갈등 구조를 풀었습니다. 그 게임을 통해 배움의 공동체는 모두가 함께 가려는 공동체 의식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 삶과 철학
제가 그린나래에서 맡았던 마지막 수업은 바로 '삶과 철학'수업이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국어나 사회 또는 미술 교과 선생님들께서 진행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제가 진행한 삶과 철학 수업은 저희 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실제로 철학 시간에 진행했던 간디의 물레 토론 수업이었습니다.


저희 학교 여름 방학 때 '간디의 물레'라는 책을 꼭 읽어보라는 교장 선생님의 당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이 너무 어려워서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간디의 자급자족하는 사상이 담긴 그 책에 매력을 느꼈고 독서토론 동아리 등을 통해 간디의 물레라는 책을 가지고 다양한 토론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번 그린나래에 참가한 신입생들에게 삶과 철학 수업을 통해 간디의 물레라는 책에 담긴 간디의 사상과 철학을 조금이나마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우선 자신의 철학과 교양을 쌓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독서'라고 생각하여 학생들 모두가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물론 간디의 물레를 읽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책이 너무나 어려워서 책을 읽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으며 갸우뚱하거나 읽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현상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국어 선생님께서 간디의 물레를 간단하게 요약한 글을 학생들에게 읽어주고 토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삶과 철학 토론 수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둔 간디의 철학은 바로 '산업 문명의 폐해'였습니다. 현대 사람들의 삶이 점점 타락해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우리가 살고있는 산업 문명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산업 문명의 가장 기본적인 예로 스마트폰을 이야기하면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올바른가?'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의 의견은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의견과 철학이 달랐고 서로의 의견에 반대도 하면서 나름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바로 철학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은 바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사상과 사상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사람과 사람이 가지는 철학과 생각에도 역시 차이점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남의 다름을 존중할 수 있어야 자신의 철학을 기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린나래 캠프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참 많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수업에 열중하는 학생을 보면 더 열정적이고 싶고, 반면에 제 수업에서 졸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을 보면 수업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수업이 끝나고 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뭔가를 배웠다는 것을 느끼면 정말 보람차고 뿌듯해집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다음 수업 때에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그린나래에서 진행했던 수업들은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요? 분명히 선생님들께서 하는 수업과 제가 하는 수업은 수준부터가 다르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 배움으로 인도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짜릿한 경험일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저희를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했으니 앞으로 1년 남은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항상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겠습니다.

중간고사와 네팔 이동학습 때문에 꽤 오랫동안 미술수업을 하지 않았네요. 거의 한 달만에 미술창작 수업을 하게되었습니다. 이제는 학생들의 각자 프로젝트가 점점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처음에는 모든 일이 처음 하는 일이고 미술창작이라는 것이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 무척 힘들어 했지만 이제는 각자만의 개성이 담긴 작품을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서울에 있는 EBS 방송사에서 태봉고등학교를 '학교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저희 태봉고등학교를 촬영하러 오는데 저희 미술창작수업을 가장 먼저 촬영하고 싶다고 하는군요.

그 만큼 저희 미술창작 프로젝트 수업의 수준이 상승하였고, 저희 미술수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꽤나 자랑스러운 일이죠.


- 천연염색 '깔'
본론으로 돌아가서 천연염색 프로젝트 '깔' 은 마지막 염색에 돌입했습니다. 이번에는 '쪽' 이라는 식물이 주원료인 파란색의 천연염색약으로 옷을 염색했습니다.


-깔의 마지막 염색과정-

깔의 멤버들은 각자 염색무늬를 정해서 실로 묶는다. (묶지 않아도 된다.)

물에다가 염료를 푼다.

소금을 넣어 끓을 때 쯤 각자 각자의 개성에 맞추어서 티를 넣은후 20분 정도 끓이며 염색이 되기를 기다린다.



염색이 끝나면 티에서 염료의 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까지 헹군다.

미리 만들어 놓은 백반 매염제에 넣어 염색을 물이 안빠지도록 10분 정도 담가 놓는다.

나무에 줄을 매달아 건조시킬 건조대를 만든후 널어서 건조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천연염색 프로젝트 깔은 저번에도 언급했었지만 여러가지 미술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진행이 빠르고 완벽하게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입니다.

깔 멤버들간의 호흡도 척척 맞고 의견조율도 잘되며, 천연염색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수업시간에 가장 열심히 활동을 합니다.

특히 이번에 시도한 파란색 티셔츠 염색은 정말 전문가의 손길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하게 염색을 했습니다.

그 만큼 염색된 티셔츠가 예쁘고 디자인도 아주 깔끔해 보였습니다. 천연염색을 한 어떤 티셔츠는 본의 아니게 여우모양의 그림이 만들어져 마치 시중에서 팔고있는 고급 티셔츠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 애니메이션 만들기
다른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학생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바로 애니메이션 제작입니다.

자신이 직접 그림을 여러장 그려서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무척이나 시간이 오래 걸릴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시간을 단축하여 적당히 짧게 만든다면 남은 수업시간에 충분히 만들수도 있을 것입니다. 먼저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필요한 작업대를 만들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란 여러장의 그림을 각각 하나씩 찍어서 이어붙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 애니메이션을 찍을 수 있는 받침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업대를 만든 것입니다.


보다시피 아주 간단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려진 그림을 찍는 위치와 사진을 찍는 위치, 카메라와 그림과의 거리, 높이 등을 다 따져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간에는 애니메이션을 찍을 수 있는 작업대를 만들었고, 두 번째 시간부터는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에 들어갈 그림을 그리겠다고 합니다.

아마 완성이 된다면 영화 제작 프로젝트만큼의 퀄리티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학교의 프로젝트 미술수업은 모두 열심히 계속하고 있습니다. 가장 진행이 잘되고 있는 팀은 천연염색팀과 POP아트, 핸드 페인팅팀입니다.

천연염색팀 '깔' 은 천연염료를 이용하여 흰 티를 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수업시간에는 매염제를 만들기 위해 백반, 녹슨 철 등으로 매염제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녹슨 철은 더 산화시켜 매염제를 만들기 위해 식초를 물에 넣고 쇠를 넣어 끓이는 작업으로 매염제를 만들었고
백반을 녹여서 만드는 매염제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깔 팀의 착오로 인하여 백반은 찬물에서 녹이느라 손으로도 저어보고 또 이후에는 포트를 가져와서 따뜻한 물을 부어가며 녹였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본격적으로 염색을 시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티, 손수건,등을 가져와서 염색을 했는데 처음에는 분홍색의 염료를 시용하여 옷을 염색시키고 매염시켰습니다.

먼저 물에다가 천연 염료를 풀고 소금을 넣어 끓을 때 쯤 각자 자신의 개성에 따라 흰 티를 묶기도 하고 그냥 원상태를 유지하며 넣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흰 티를 염색시킨 후 15분정도를 끓여 염색이 다 스며들기를 기다린 다음, 염색이 다 된후에 염색이 된 티에서 염료의 물이 나오지 않을 때 까지 헹굽니다.


마지막으로 미리 만들어 두었던 백반 매염제에 염색된 티를 넣어 염색물이 빠지지 않게끔 한 후에 나무에 줄을 매달아 건조시킬 건조대를 만든 후 티를 널어서 건조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POP 아트도 꾸준히 광고판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 3층에 도서관에서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카페에서 파는 메뉴를 광고하기 위해 광고판을 제작한다고 합니다.

먼저 포스터 칼라로 물감을 묻혀서 구상해놓은 문구로 글씨를 씁니다. 그렇게 하여 검은색 포스터 칼라로 테두리를 색칠해줌으로써 깔끔하고 귀엽게 POP 글씨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이 되는 영화제작 팀은 편집에 돌입하기로 했답니다. 그들이 만드는 영화의 주제는 LTI 입니다.

태봉고등학교만의 특색수업인 직업체험 LTI 수업을 이용하여 밖에 놀러나가는 학생들의 덜미를 잡아 갑작스레 인터뷰를 요청하여 LTI 시간에 놀러나가는 사람들의 대답을 듣고 LTI 라는 이름 하에 숨겨져있던 비밀과 은폐되어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파헤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방송부의 자격으로 방송실 컴퓨터를 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편집하려고 하니 그들이 촬영한 영상의 화질과 음향 및 장비가 너무나도 부실하여 재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명이 참여하는 큰 프로젝트가 아닌 학생들도 각자 열심히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수채화를 그리는 학생은 스케치를 하기위하여 연필을 깍고, 기본 중의 기본부터 천천히 차근차근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계 미술의 역사를 공부하여 그에 걸맞는 예술적인 칵테이를 제작한다고 한 학생은 아직 감을 잡지 못했는 계속 미술책만 읽고 선생님과 끊임없는 상의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는 것을 보니 과연 어떤 칵테일이 만들어질까 기대가 많이 됩니다.

미술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한지 두 번째 수업을 맞이했습니다. 프로젝트를 계획한 학생들은 각자가 만들 작품에 필요한 준비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각자 프로젝트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저도 저만의 프로젝트인 미술 수업 기록에 열중하기 위해 컴퓨터를 만지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미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모습에 비해 컴퓨터로 기록이나 하고있는 제 모습이 초라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록이라는 것도 아주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미술 선생님께서 아주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주 미술수업 때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수업 중간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리 찍어둔 미술 수업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공개 수업' 이라는 것을 합니다. 공개 수업은 1, 2학년의 모든 반들이 돌아가면서 진행됩니다.
 
공개 수업 때에는 다른 반의 수업은 하지 않고 거의 모든 선생님들이 공개 수업을 하는 반에 갑니다. 그리고 그 반이 수학수업을 하면 수학수업을, 미술수업을 하면 미술수업을 하는걸 다른 선생님들께서 지켜봅니다.

그러면서 공개 수업을 한 그 반의 분위기도 평가해보고 수업을 하신 선생님에 대해서도 회의를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저희 반은 약 5~6번 정도 공개수업을 했습니다. 물론 그 때마다 저희 반은 항상 수업 분위기가 좋다고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평소 수업 때보다 공개수업을 할 때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훨씬 좋습니다.
 
어쩔 수가 없는 것이 공개수업을 할 때에는 며칠전에 공개수업을 맡으신 선생님께서 미리 이야기를 해놓으시고 준비도 철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공개수업 때 자연스러운 수업을 볼 수는 거의 없을 것 입니다.


그래서 살짝 짠티가 날 것 같지만 그도 그렇지 않습니다. 공개수업 때 만큼은 학생들이 모두 진심으로 수업을 듣기 때문입니다.

나쁘게 말하면 공개수업 때 연기를 잘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공개수업 때 보는 학생들은 정말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공개수업을 열심히 하고나서 다른 선생님들께 좋은 평가를 받고나면 공개수업을 한 반의 학생들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 라는 속담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공개수업이 끝나고 다른 수업들도 전부 열심히 듣습니다.

사실 대안학교라서 시간이 지날수로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공개수업이라는 것을 통해 다시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의욕을 상승시켜줍니다.
 
우리 학교의 공개수업이 일종이 '터닝 포인트' 가 되는 것이죠. 공개수업이란 것을 통해 모든 선생님들이 수업 분위기도 파악하고 학생들의 공부욕을 올려주기도 하니까 공개수업을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됩니다.


1학기 때 우리반이 영어 과목으로 공개수업을 했을 때가 있습니다. 그 때는 학교의 선생님들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우리학교의 수업을 촬영하고 싶어서 오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수업을 촬영한다고 해서 더 긴장되어 수업이 잘 안될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보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더욱 열심히 수업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말고 우리반의 다른 친구들 또한 그 공개수업에서 모두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덕분에 그 때의 영어수업은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었고 그 때의 수업이 담긴 영상을 본 다른 학교의 교사들에게 극찬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또, 1학기 때 국어 공개수업을 한적이 있는데, 그 때는 우리학교의 수업을 보고싶다고 찾아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마침 그 때 토론 수업을 진행했는데 제가 사회자를 맡아서 아주 잘 해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오신 분들과 국어 선생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렇게 우리학교의 공개수업은 학생들에게 다양힌 기회를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중요한 수업이다 보니 모든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자신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때 그 학생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학생의 가능성을 인정해주고, 잠재력을 끌어내 주는 공개수업, 저는 앞으로 이 공개수업이 우리학교에서 계속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가지 사정때문에 이렇게 또 주말에 블로그를 올리게 됩니다. 오늘 쓸 주제는 학교의 자리배치에 대한 내용입니다.

카메라를 산 기념으로 학교에서 사진을 계속 찍고다녔는데 그 사진들을 학교에서 네이버에 만들라고 한 블로그에 다 사용해버려서 이제야 블로그에 글을 올립니다.

학교에서 찍은 사진 중에는 우리반의 자리배치를 찍은 사진도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는 다르게 자리배치가 좀 특이합니다.


보통 인문계 고등학교는 시험을 칠 때 처럼 모든 책상이 띄엄띄엄하게 칠판을 향해 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대안고등학교인 우리학교는 조금 다릅니다.

조금이 아니라 좀 많이 다릅니다. 우리학교의 자리배치는 쉽게 말해서 '자유' 입니다. 자리배치를 어떻게 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 입니다.

물론 일정한 제약이 있기는 합니다. 과학시간에는 모든 책상들을 붙여서 'ㄷ' 자로 모여 앉아야 하고 다른 한 명을 떨어뜨려 앉는 것도 당연히 안됩니다.


이렇게 거의 자유로운 자리배치로 인한 단점이 많을 것 같지만 의외로 수업에는 그렇게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완전히 이상한 모습으로 앉는 학생도 없을 뿐더러 교실의 크기도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게 적당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학교는 책상들이 붙이지는 않았지만 벽에 붙지 않고 적절하게 모여있기 때문에 선생님들께서 수업을 하실 때 반의 모든 학생들을 볼 수 가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우리 학교의 자리배치가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과학시간에 'ㄷ' 자로 앉는 것도 제 마음에 쏙 듭니다.

자리배치가 다른 점 말고는 보통 학교들과 다를게 전혀 없습니다. 교실에는 칠판과 사물함, TV가 있고 청소도 깨끗하게 해서 분위기도 아주 좋습니다.


그래도 다른 점이 있다면 교실에 컴퓨터가 없습니다. 딱히 수업을 할 때 선생님들이 컴퓨터를 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수업을 할 때 컴퓨터가 필요하셔서 사용하시는 선생님들은 직접 노트북을 가져오셔서 TV에 연결시켜 수업을 진행하십니다.
 
제 자리는 맨 뒤에 있습니다. 사실 말이 맨 뒤에 있지 교실이 크지 않아서 칠판이 보이지 않는다거나 선생님 말씀이 들리지 않는다거나 하는 불상사는 전혀 없습니다.

저는 책상에 많은 물건들을 다 올려놓는 스타일입니다. 좀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그게 제일 편한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서랍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 학교는 동아리 활동이나 LTI말고도 교실활동이나 수업환경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우리 학교의 수업환경이 나쁘지 않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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