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인가 아버지가 변기에 앉아서 볼일을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인 즉 물이 변기에 튄다는 것 이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왜냐하면 귀찮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면 아버지는 서서 볼일을 보고 그 때마다 변기를 깨끗하게 닦아놓으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변기를 닦을 바에야 앉아서 볼일을 보는 것이 덜 귀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의 제의를 받아드렸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고정되어 있던 습관이 그렇게 쉽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일어서서 볼일을 보고 아버지에게 작은 꾸중을 자주 들었습니다.

그래도 일주일동안 계속 앉아서 볼일을 보니까 어느새 그것도 하나의 습관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저도 모르게 변기에 앉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습관이 고정되고나니 아버지는 우리가 앉아서 볼일을 보는 이유는 매일 앉아서 볼일을 보는 어머니를 배려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계속 변기에 앉아서 볼일을 볼 것 입니다. 우리집 뿐만 아니라 다른 화장실에서도 말입니다. 남성들이 조금만 습관을 고치면 그 변기를 쓰는 여성들의 변기를 내리는 고생은 줄어들 것 입니다.

꼭 남자는 변기에서 일어서서 볼일을 봐야한다는 고정관념을 이번에 완전히 깬 것 같습니다.
 

항상 내려져 있는 우리집 변기입니다

나의 작은 배려가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즐거운 일요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집에 계시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는 회사에 가셨고 어머니는 할아버지께서 계시는 병원에 가셨습니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우선 씻고 TV를 보다가 아침밥으로 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어머니는 어묵을 볶아서 점심을 드시고 주무셨습니다. 저는 국수를 끓여먹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할아버지께서 계시는 병원으로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그곳에는 할아버지와 고모부께서 계셨습니다. 저는 할아버지 옆에 있는 동안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그 책은 어제부터 읽었던 '우동 한 그릇' 이라는 책이었습니다.

그 책은 단편소설로 아주 감동적인 책이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어제 그 책을 아주 빨리 읽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아서 오늘 한 번 더 보았습니다.

책의 내용은 일본의 한 가족이 아버지가 죽기 전에 일으킨 교통사고 때문에 빚이 아주 많아져서 사는게 힘들어집니다.

그 가족은 어머니와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 가족은 매 년 12월 31일마다 한 우동집에 가서 우동 한 그릇을 시켜 먹습니다.

가족은 총 세 명인데 우동을 한 그릇 밖에 시키지 못하는 가난을 겪고있는 그 가족들이 딱하게 보여서 우동 한 그릇을 주더라도 엄청 많이 담아서 줍니다.

그리고 우동을 한 그릇 밖에 시켰는데도 그 가족들이 우동집을 나갈 때 큰 목소리로 '안녕히 가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인사를 합니다.

그 인사에 힘을 받은 그 가족은 열심히 노력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서 7년동안 우동 집을 찾지 않다가 7년 후 드디어 다시 한 번 그 우동집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그 우동집의 사람들은 그 가족들을 엄청 반겨줍니다. 처음에 저는 이 이야기가 너무 짧아서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았더니 내용이 이해가 되고 왠지 가슴이 찡했습니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내고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낸 교통사고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보상을 해줘야하는 가족들이 무척이나 불쌍했습니다.

그들은 빚을 계속 갚으면서 점점 가난해졌습니다. 그래서 우동집에 가서도 돈이 없어서 우동을 한 그릇밖에 시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우동집의 사람들은 오히려 우동을 잔뜩 담아서 그 가족들에게 줬습니다. 그 가족들은 그 우동이 맛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우동집에서 힘을 얻은 가족은 열심히 노력을 해서 결국에는 크게 성공을 거두고 우동집을 찾아갑니다.

그야말로 감동의 스토리입니다. 우동집 사람들의 작은 인사와 배려가 그 가족에게는 큰 힘이 된 것 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배려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의 그 작은 배려가 그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으니까.
 
우동 한그릇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구리 료헤이 (청조사펴냄, 1998년)
상세보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