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학교에 아는 형이 추천해 준 책인데 '축하해' 라는 제목의 책이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 그 책이 없어서 근처에 있는 합포도서관에 가서 빌려 본 책이었습니다.

책은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에게 허가를 구하고 인터뷰 등을 통해 만들어진 책이었습니다.

성매매를 실제로 했었던 여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세세하고 실감나는 내용을 기대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고있던 성매매, 소위말하는 창녀가 실제로는 너무나도 잔인하고 강제적인 일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 성매매는 어떻게 해서 시작될까?
책에 따르면 성매매를 하는 여성중에서 거의 대부분은 강제로 그 일을 하고있다고 합니다. 성매매, 그러니까 몸을 파는 걸 원해서 하는 여성을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성매매 여성들은 빚을 갚지 못해서 그 집단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계속 성매매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빚을 다 갚으면 괜찮을까요?

아닙니다. 빚을 절대로 갚을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 성매매 여성이 몸을 팔고 다음 손님을 위해 몸을 씻고 수건과 샴푸 등을 사용하면 그게 다 빚으로 쌓입니다.

그리고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밥을 먹으러 나갈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성매매 업소에서 밥을 먹는데 그것도 역시 새로운 빚으로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성매매 일을 하다가 성병에 걸리다가 감기 등 각종 병으로 치료나 병원에 입원할 때에도 그 병원비는 고스란히 그 성매매 여성의 빚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성매매 업소의 사장 또는 관계자들은 성매매 여성들에게 자유를 줄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빚을 쌓이게 해서 계속 성매매 일을 시키며 그 곳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도망치면 되지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보았지만 도망을 쳐봤자 빚이 있고 어디에 있어서 청구서는 날아오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설령 일을 무척 열심히 해서 빚을 다 갚더라도 성매매 업소에서 몇 년 동안 일했던 여성들이 무슨 기술이 있겠습니까?

빚을 다 갚아서 성매매 일을 그만 두었다고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그것말고는 없기에 다시 성매매 업소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아직 제 주위에는 그런 여성들을 본 적이 없지만 이미 상당수의 여성들이 강제로 성매매 업소에서 인생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 이미 버린 몸이라고?
책에 나오는 몇 몇 주인공들은 고등학교 때 성폭행을 당한 다음 성매매 일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학생들도 자신이 원해서 성매매 업소에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책의 경험담에 의하면 성매매 업소 관계자들이 한 학생을 성폭행하고 하는 말이 "이미 버린 몸, 성매매 일이라도 하자."라고 한답니다.

정말 화가 났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한 여성의 아름다운 성을 망가뜨린 것도 모자라 이미 버린 몸이라니요.

정말 대한민국 무서운 나라라는 것이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겨집니다. 뉴스에 나오는 흉악 범죄자들만 나쁜 게 아닙니다.

성매매 업소에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이나 평범한 여성들을 끌어들여서 거의 노예 대하다 시피 이용해 먹다가 나중에는 사회적 약자로 만들어버리는 사람들 그들 또한 흉악범이라고 생각합니다.


- 몸은 팔 수 있는 것인가?
'왜 남자는 떠들고 여자는 숨길까?'  책에서 나왔던 말입니다. 성매매에 대해서 왜 남자는 당당하게 떠들 수 있고, 여자는 부끄러워며 숨겨야만 할까요? 

보통 남자들은 여자 끼고 술마셨다는 것을 대단하다는 듯이 자랑하고 다닙니다. 하지만 그 때 남자가 끼고 놀여자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물론 그런 일을 즐기는 여성도 있겠지만 보통 여성이라면 그런 일을 대단하다고 여기며 자랑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부끄러워서 숨기는 게 당연합니다.

그건 우리들의 시선에서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남자가 여자를 사서 성매매 한 것보다는 여성이 자신의 몸을 성매매로 판 일을 더 비난합니다.

성매매는 불법입니다. 그렇다면 성매매는 나쁜 일이라는 것인데 성매매가 나쁜 것이라면 왜 여자의 몸을 사는 남자는 떳떳하고 몸을 파는 여성들은 숨길까요?

성매매가 비난받아야 할 일이라면 몸을 산 것도, 몸을 판 것도 모두 비난받을 일인데, 왜 여자의 몸을 산 남자보다 자신의 몸을 판 여성들이 더 비난받는 것일까요? 

그리고 책을 읽으며 공감갔던 부분이 더 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평소에 쉽게 쉽게 던지는 농담 중에서 '빌린 돈 못갚으면 몸이라도 팔아서 갚아'

'몸이라도 팔아라' '내가 여자라면 몸이라도 팔겠다' 이런 말들이 성매매 여성들에게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이런 말을 듣고 화가 났던 책 속의 한 여성은 책을 통해 이런 말을 합니다.

'몸이라는 것을 함부로 팔 수 있는 것인가? 몸은 팔면 안되고, 몸을 팔 수 없도록 사회가 만들어야 한다.' 맞는 말입니다.

몸이라는 것을 결코 팔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하면 몸이라도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한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몸을 팔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책에 나오는 성매매를 했던 여성들을 모두 하나같이 말합니다. 이제는 다른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 감상평
성매매는 아직도 많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강제로 몸을 파는 여성들을 그리고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몸을 사는 남성들...

저는 몸을 파는 사람은 무조건 여성이고, 성매매로 몸을 사는 사람은 무조건 남성이다.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축하해라는 책을 읽고 그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다행히도 법이 많이 바뀌어 성매매를 하며 생긴 빚은 빚으로 인정하지 않아서 재판을 통해 많은 성매매 여성들이 사회적인 자유를 많이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성매매 관계자 분들이 있다면 성매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성매매는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그리고 많은 성매매 여성들(또는 남성들)이 상담소 또는 인권 단체, 여성 단체를 통해 성매매 업소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자유를 누리고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축하해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박금선 (샨티, 2008년)
상세보기
 

이제 지리산에 관한 마지막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리산에 다녀온지도 벌써 일주일에 되어가네요. 이번에 다녀온 지리산도 점점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겠죠?

그래서 이렇게 글이라도 적어보는 것 입니다. 작년에 아버지와 지리산에 갔을 때에는 몸도 너무 힘들고, 식량도 없는 등의 이유 때문에 천왕봉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 에 가기로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30km 라는 엄청난 거리를 종주하다보니 제 몸은 점점 지쳐갔습니다.

결국 천왕봉의 바로 밑인 '장터목 대피소' 에서 천왕봉까지 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도저히 제 몸으로는 천왕봉까지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 때는 정말 머릿속에 '빨리 집에 가서 치킨 시켜먹어야지.' 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천왕봉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코스의 다른 조들도 모두 천왕봉을 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간적으로 30km를 걷고나서 천왕봉까지 올라간다는 것은 정말 무리일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장터목 대피소에서도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자마자 물을 마시고 제 눈에 바로 들어온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구름' 이었습니다. 장터목 대피소가 워낙 높은 곳에 있다보니 구름이 바로 눈앞에 있었습니다. 확실히 지리산의 경치는 다른 산들과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장터목 대피서에서 본 구름이 움직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처럼 새하얀 구름은아주 가까이 있었습니다.


비록 천왕봉까지는 가지 못했더라도 지리산에 가서 보고 느낀 것은 충분히 많았습니다. 화엄사에서 출발해서 중산리까지 간 것 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장터목 대피소에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천왕봉 바로 밑에 있는 대피소이기 때문에 가장 인기있는 대피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나서 우리는 바로 중산리를 향해 내려갔습니다. 빨리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에 그 험한 내리막길을 엄청난 속도로 뛰어내려 왔습니다.

그리고 중산리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고 다시 태봉고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모두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갑자기 같은 조였던 지우라는 친구가 치킨을 사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그 친구의 집에 가서 치킨을 시켜먹었습니다. 지리산에 다녀와서 바로 시켜먹는 치킨의 맛은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그 치킨을 지리산에 먹었더라면 더 맛있었을텐데...' 이런 아쉬운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 그 때는 치킨이 너무 맛있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앞으로 1년뒤에 또다시 학교에서 지리산 등산을 가게됩니다. 그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쉬운 코스로 가서 정말 반드시 천왕봉을 가볼 것 입니다.

웬만하면 새벽에 출발하여 천왕봉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코스를 갈 것 입니다.

저번주 일요일에 저는 말로만 듣던 개꿈을 꿨습니다. 그 꿈은 정말 이상한 내용의 꿈이었습니다. 그 꿈에서 저는 두 팔을 잃게됩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학교시험을 치러갑니다. 시험을 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꿈 속에서 저는 발과 입을 사용해서 사인펜을 들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꿈 속에서 저는 두 팔이 없는 상태로 제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과연 미래에 두 팔도 없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좌절하고 있던 도중에 갑자기 제 팔이 다시 생겨났습니다.

꿈이라서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갑자기 제 두 팔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꿈에서 깼습니다. 이 꿈의 내용은 블로그 소재를 많들어내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진짜 입니다.

아직도 믿기지는 않지만 꿈속에서의 저는 두 팔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꿈에서 깬 저는 반사적으로 제 팔이 멀쩡한지 살펴보고 안심하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 두 팔이 없는 것이 꿈이 아니라 진짜였으면 어땠을까요? 그러면 저는 아마 큰 좌절감을 느끼고 세상을 살아갈 수 없었을 것 입니다.

두 팔 없이도 환하게 웃고있는 아이들

제가 왜 이런 꿈을 꿨는지 한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해답은 바로 텔레비젼에 있었습니다. 요즘에 텔레비젼에서 방송하는 광고중에서 두 팔이 없는 아이가 등장하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 광고를 처음 봤을 때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저보다도 훨씬 어린 아이가 두 팔이 없는 것 을 보고 저는 놀란 것 이었습니다. 그 충격으로 두 팔이 없다는 시나리오의 꿈을 꾼 것 같습니다.

그 아이는 두 팔이 없어도 발로 글을 쓰며 환하게 웃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두 팔이 없다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보다도 어린 아이가 두 팔 없이 웃으며 살아가고 있는데 저는 두 팔이 없으면 무조건 세상을 살아가지 못한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그 아이처럼 두 팔이 없지 않습니다. 아니, 저는 몸 중에서 불편한 부분이 없습니다.

저는 이번에 그 꿈을 꾸고나서 두 팔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꿈속에서 두 팔을 잃어보니 얼마나 불편한지도 알게되었습니다.

몸이 불편하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 힘들어지는 것은 알고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전 온몸이 멀쩡합니다.

앞으로 저를 멀쩡하게 낳고 길러준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