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 날에 삼촌 식구와 다함께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모처럼 식구들이 모였으니까 재미있는 영화나 한 편 보자고 아버지가 제안하신 겁니다.

설 전 날, 식구들과 함께 본 영화는 요즘 흥행하고 있는 '7번방의 선물'이었습니다. 현재 한국 영화에서는 8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라고 합니다.

인기가 있는 영화인 만큼 기대를 많이 하고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영화 내용이 감동적이라고 해서 나름 눈물을 흘릴 준비까지 했습니다.

영화는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마지막에는 감동의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나오는 웃긴 장면들 덕분에 실컷 웃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빠 이용구(류승룡 분)와 그의 씩씩한 딸 예승이(갈소원 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한 편의 동화같은 이야기입니다.

이용구와 예승이는 가난하지만 아빠로서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나름대로 힘든 사회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이용구는 딸이 갖고싶어하는 세일러문 가방 파는 곳을 가르쳐준다는 한 아이를 따라 시장으로 들어가다가 그 아이가 얼음에 미끄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이용구는 지적장애로 인해 의사표현을 잘 하지 못해서 그 아이를 살해한 살인범으로 지목됩니다.

게다가 이용구는 현장에 쓰러진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해 옷을 벗겨 혈액순환을 돕고 인공호흡을 시도하는 모습을 오해하여 성추행을 했다는 누명까지 받습니다.


또 하필 죽은 아이가 경찰청장의 딸이라 권력의 압박으로 경찰들은 이용구가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이용하여 이용구가 범인임을 확정시켜 교도소에 가게 됩니다.

감옥에 간 이용구는 혼자 남아있을 딸 예승이만을 생각하며 애틋한 딸바보 아빠의 전형적인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이용구는 감옥에서 비록 어린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만큼 순수한 마음으로 같은 교도소에서 함께 7번방을 쓰는 소양호(오달수 분)을 구해주고 교도소에 불이 났을 때 교도소의 소장(정진영 분)을 구해줍니다.


이용구의 순수한 마음과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해 감동한 교도소의 많은 사람들은 이용구를 위해 그의 딸 예승이를 교도소로 데려오게 됩니다.

이용구가 있는 7번방에서 마치 선물처럼 등장한 자신의 딸 예승이를 보고 이용구는 너무나 기뻐하며 교도소에 온 예승이를 맞이합니다. 


비록 교도소지만 이용구와 예승이는 함깨 지내며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이용구는 2심 재판에 서게 됩니다.

이용구는 7번방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지만 결국에는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결국에는 사형 선고를 받게 됩니다.


재판을 할 때 잘못했다고 소리치는 이용구의 모습이 얼마나 안타깝던지.... 결국 이용구는 사형을 선고받고 예승이와 슬픈 이별을 하고 영화가 끝이 납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영화는 충분히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만큼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의 나오는 명품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이용구 역의 류승룡씨 연기는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게다가 예승이를 연기한 아역배우 갈소원 양의 연기도 너무나 씩씩하고 똘똘한 어린 소녀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너무 억지같다고 느낀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먼저 이용구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이용구가 정말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해도 이용구는 지적장애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상황판단능력이 없기에 사형선고를 받을 수 없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형사 소송법 469조를 보면 심신장애인에 대해 사형집행을 정지하고 회복 후에 집행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이용구는 재판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사형을 당합니다.

애당초 지적장애를 가진 이용구가 정신이 멀쩡한 일반 죄수들과 같은 교도소 방을 쓴다는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또 영화 중간에 사형 선고를 받은 이용구와 그의 딸 예승이를 위해 교도소 죄수들이 힘을 모아 열기구를 만들어날려보내는 장면이 있습니다.


영화상에서 감동적으로 아빠와 딸의 아름다운 모습을 주려는 장면인 것 같았는데 영화가 너무 판타지로 가버리는 것 같았고 저는 솔직히 좀 '깬다'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용구를 계속 범인으로 몰아간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사법부와 경찰청 등을 비꼬아 무자비한 권력에 대해 비판하려고 한 것 같은데 경찰청장이나 검사 같은 사람들을 너무 치졸한 악당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것말고도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영화 후반에 억지로 눈물을 쥐어짜도록 하는 느낌의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만큼 많이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감동적이기에 이 영화가 흥행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단순히 감동적이고 슬플 영화였다고 별로 그렇게 큰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사람과 사람간의 정과 아빠와 딸의 따뜻한 가족애, 그리고 보는이를 미소짓게 하는 주인공 이용구의 순수한 모습이 있었기에 이 영화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이환경 감독이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한 것일까요? 조금은 유치할 수도 있는 뻔한 스토리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도 있었지만 제가 하고싶은 일이 영상 관련 직종이기에 영화를 볼 때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의 세계에서 계연성과 현실성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번에 본 7번방의 선물이라는 영화에 대해 현실성과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많이 드러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국 영화가 많은 영화들을 비롯하여 끊임없이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7번방의 선물
감독 이환경 (2012 / 한국)
출연 류승룡,박신혜,갈소원,오달수,박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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