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초반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얼마전 학교 선생님을 만나 친구들과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겨울왕국'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였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서 표를 구입하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대단하겠냐' 라고 생각하며 봤었는데, 영화는 그 생각을 모두 깨버릴만큼 흥미진진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할 정도의 인기를 끈 작품이라고 합니다.

한국에는 지난 16일에 개봉을 했는데, 역시나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사에서 제작한 53번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역시 디즈니..!'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얀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원작으로 하지만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보통 겨울이나 눈을 다루는 애니메이션에서 얼음성을 지키는 '여왕'이라는 인물은 '차갑고' '냉혹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영화 겨울왕국에서는 오히려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일단 소재가 특이한 만큼 영화는 아주 심오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같이 눈사람 만들래?"
아렌델 왕국의 공주인 '엘사'는 '모든 것을 얼리는 마법'을 가지고 태어난 신비의 소녀입니다. 엘사에게는 '안나' 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둘은 "같이 눈사람 만들래?"라는 말을 신호로 눈의 마법을 이용해 항상 같이 놀았습니다.


어느날, 엘사가 실수로 안나에게 마법을 사용해 안나를 다치게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 이후로 왕과 왕비는 안나가 다치지 않게하기 위해서 둘을 떨어뜨려 놓습니다.

엘사의 마법에 대한 기억을 안나에게서 모두 지웠기 때문에 안나는 자신이 왜 언니와 놀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안나는 언니의 닫힌 방문 앞에서 "같이 눈사람 만들래?"라고 말을 걸지만 엘사는 항상 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사랑'에 대하여
사실 국왕과 엘사, 안나 모두 '사랑'을 위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국왕은 안나와 엘사 모두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둘을 떨어뜨려 놓은 것이고, 엘사는 동생인 안나를 자신의 능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안나를 외면하는 것이며, 안나는 그저 언니와 예전처럼 사이좋게 놀기 위해서 계속해서 방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의 표현방식이 너무나도 다른 그들이었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 깊은 상처만 안겨주게 됩니다. 영화에서 굳게 닫힌 엘사의 '방문'과 영화의 원제목인 'Frozen(얼어붙은)'은 '사랑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안나는 다른 나라에서 온 '한스 왕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이 때 노래를 부르면서 이런 가사를 언급합니다. '평생 닫힌 문만 보면서 살아왔지만, 당신과 함께 하면 당신의 얼굴이 보여'


안나는 사랑한다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함께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엘사는 사랑한다면 상대방을 지키기위해 외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이 너무 다르고 표현 방식이 둘 다 서툴렀기에 자매간의 갈등이 생기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랑'이라고 하면 '남녀간의 사랑'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 겨울왕국에서는 더 깊은 의미의 사랑에 대한 교훈을 주려 합니다.

영화에서 안나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만나지 하루만에 결혼까지 약속한 한스 왕자가 '진정한 사랑'이 맞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 가지의 정의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영화는 상당히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깊고 심오한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속 캐릭터들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과 영화를 보는 관객들 개개인이 생각하는 사랑은 모두 다르겠지만 결국 사랑은 '다른 이의일을 자신의 일보다 우선시하는 거야.'라는 말이 영화에서 나옵니다.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사랑에 대한 절대적인 답은 아니겠지만 분명히 사랑한다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도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20살이 되는 제가 사랑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만은 그래도 사랑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가치일 것입니다.



Let it go! (내버려둬)
영화 중간에 자신의 힘이 점점 커지면서 사람들에게 능력이 들켜버린 엘사가 아렌델 왕국에서 도망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장면에서 자신의 능력때문에 자신의 모든 사생활이 억눌린 채로 살아온 그 동안의 고통스러운 심경과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만끽하며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Let it go' 라는 노래인데 영화가 흥행을 하면서 저 노래도 엄청난 인기를 끌어 빌보드 차트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저 장면을 보는데 정말 온 몸에 전율이 돌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아직 못보신 분들은 영화를 볼 때의 전율을 위해 동영상을 보시지 않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저는 영화를 더빙판으로 보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입모양과 말이 달라서 약간 불편한 감이 조금은 있었지만 영화는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원작 성우분들만큼 노래도 아주 좋았고, 무엇보다도 영화속에서 눈와 얼음을 정말 디테일하게 표현한 것은 정말 지금도 인상깊은 것 같습니다.

저는 한 번 재미있게 본 영화는 무조건 한 번 더 보는 스타일이라 자막 버전으로 영화를 한번 더 볼 생각입니다. 두번째 보면 감동은 덜하겠지만 분명히 놓친 부분들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일이 1월 1일 신년이라 12월 31일인 오늘은 학교에서 재량휴업을 해서 학교에 가지않았습니다. 그래서 토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쭈욱 학교를 가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주말에 감기 몸살 때문에 계속 침대에 누워서 잠만 잤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두 분 모두 출장을 가셔서 주말 내내 저 혼자 보냈습니다.

그리고 2012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아버지와 저녁에 뮤지컬을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출근하신 아버지를 기다리는 동안 너무 심심했습니다.

주말에는 계속 잠만 자서 넘어갔지만 막상 쉬는 날에 집에 혼자 아무것도 안하고 있느니까 너무 심심했습니다. 그래서 TV를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가 TV가 질려서 컴퓨터를 하고 그러다가 또 자고... 결국 뒹굴거리는 하루가 될 것 같았습니다. 2012년의 마지막날을 이렇게 허무하게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감기도 나았으니 오랜만에 농구나 할까해서 창밖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밖은 온통 눈으로 덮여있었던 것입니다.


몇 일 전에 눈이 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직까지 녹지 않고 쌓여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추운 걸 싫어해서 눈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 창밖으로 본 눈덮인 우리동네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얼른 사진기를 챙겨 밖으로 나갔습니다. 혹시 몰라 농구공도 챙겼습니다. 집앞에 있는 농구장까지 걸어가는데 정말 눈이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농구공을 들고 농구장으로 뛰어갔는데 농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농구장에 눈은 없었지만 눈이 꽁꽁 얼어붙어 있었던 것입니다.


함부로 농구를 했다간 금방 넘어져서 전치 3주 이상은 받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농구는 살며시 포기하고 역시 사진이나 찍으러 다녔습니다.

온 동네에 쌓여있는 눈을 밟으며 아름다운 경치를 찍었습니다. 날씨가 정말 춥기는 춥나 봅니다. 3일 전에 왔던 눈이 아직까지 녹지 않고 쌓여있다니...

너무 추워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이 덜덜덜 떨렸습니다. 또 감기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눈이 쌓이 예쁜 경치를 찍다보니 추운 것은 금새 잊어버렸습니다. 


몇 년전에 샀던 헌 운동화를 신고 마음껏 눈을 밟으며 돌아다녔습니다. 오랜만에 눈을 실컷 밟아보니 3년 전에 아버지와 지리산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매년 1월 1일이면 항상 아버지와 겨울산을 등산하며 새해 첫 일출을 보곤 했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니 그것도 힘들어지네요.

이제 내년이면 저도 고3이니까 더욱 부모님과 함께 할 시간이 없어질 것입니다. 또 나이가 들어 제가 어른이 되어 갈 수록 부모님과의 시간은 점점 줄어들겠죠?

그 전에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습니다. 조금만 있으면 저도 바빠질테니까요. 

 

오늘도 역시 늦잠을 실컷 자고 일어났습니다. 어머니가 회사에 가시는 소리를 듣고 일어났는데 밖에는 눈이 펑펑 오고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회사에 가시고나서 저는 아버지를 깨워서 함께 시리얼로 아침을 해결하고 아버지는 회사에 가실 준비를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다 챙겨서 회사에 나가실 때 저도 세탁소에 옷을 맡기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나갔습니다. 밖에는 금방 그칠 줄 알았던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세탁소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없이 맡겨야하는 옷들을 그대로 들고 집으로 돌아가서 방학을 즐겼습니다.

그러다보니 벌써 점심 때가 되었습니다. 저는 점심거리를 살 겸 산책을 나갔습니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밖으로 나가보니 역시 눈은 계속해서 오고있었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기위해 아이팟도 같이 가져갔었는데 아이팟을 꺼내면 눈때문에 고장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눈이 내린 우리집 근처의 공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아름다운 경치를 제 눈으로만 보기 아까워서 아이팟을 꺼내어 계속 사진을 찍어댔습니다. 손이 시려운줄도 모르고 계속 사진을 찍었습니다.

눈은 예쁘게 쌓여서 걸을 때 마다 소복소복 발에 밟혔습니다. 정말 푹신푹신했습니다. 눈이 내린 어제 1박2일에서 본 설악산의 풍경보다 훨씬 아름다웠습니다.


굳이 힘들게 겨울산에 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단지 눈이 내렸을 뿐인데 겨울산보다 우리집 근처의 공원이 더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찍다가 바지가 눈에 젖은 것을 보고 저는 얼른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를 사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다행히도 세탁소는 문이 열려있었습니다.

저는 집에 갔다가 맡길 옷들을 챙겨서 다시 세탁소로 갔습니다. 그 사이 눈은 더 많이 내린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는 눈 때문에 미끄러워서 넘어질뻔 했습니다.

하지만 손에 들고 있는 옷들을 위해서라도 쉽게 넘어질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얼른 옷을 세탁소에 맡기고 따뜻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눈은 도저히 그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겨울이 다 끝나가는 마당에 이렇게 눈이 많이 오다니... 조금은 신기했습니다. 블로그를 쓰고있는 지금도 눈은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는걸 보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눈이 와서 많이 춥기는 하지만 그래도 눈이 온다는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며칠 전(3월 10일) 저는 늘 그렇듯 학교에 가기위해서 가방을 챙기면서 아침뉴스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눈이 많이 온다는 이유로 초·중학교가 휴교를 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저는 그 날 너무 잠이 왔습니다. 아마 전 날에 늦게 자서 그렇게 잠이 많이 왔나봅니다. 하여튼 저는 학교를 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저는 어머니에게 우리 학교에 전화를 해보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어머니는 우리 학교에 전화를 해보시더니 저에게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희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저는 너무 기뻤습니다. 저는 학교를 가지 않아서 한숨 푹 자려고 했는데 막상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이미 잠은 다 날라가고 아버지와 눈구경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잠시 후 저와 아버지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파트는 온통 눈으로 둘러쌓여 있었습니다.
지리산에 갔을 때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보는 눈이었습니다.

사실 지리산에서는 정신이 너무 없어서 눈구경을 잘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주 여유롭게 눈으로 덮혀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감상했습니다.

눈은 생각보다 많이 왔습니다. 마산에 눈이 오는 풍경은 매우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눈이 와서 기분만큼은 좋았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신나서 사진도 찍고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었습니다. 그런 광경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따라해보고 싶은 생각은 별로 안들었습니다. 어릴 때 힘들게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누가 몰래 그 눈사람을 부셔놓은 안좋은 기억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눈을 밟을 때 나는 '뽀드득'소리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눈을 만지는 것보다 눈을 밟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차가워서;;)


사실 학교를 가지 못할 정도로 눈이 온 것은 아닌데 너무 오랜만에 눈이 와서 휴교를 해준 것 같습니다. 학교를 가지 못할 정도로 눈이 많이 왔으면 고등학교도 쉬어야겠죠.

그리고 눈이 와서 학교를 쉬었다고 해도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눈때문에 학교를 쉰 대신에 여름방학이 하루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눈이 오는 날에 쉰 것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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