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개봉관이 많이 없어서 메가박스를 빌려서 특별히 상영하는 날에만 볼 수 있었습니다.

상영하는 날을 놓치지 않기 위한 사람들이 많이 와서 영화를 상영관의 자리가 꽉 찼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딸을 위해 노력하는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극 중 '진성그룹'이라는 대기업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했던 상구(박철민 분)의 딸 윤미(박희정 분)는 백혈병에 걸리고 맙니다. 회사에서는 윤미를 위해 사원들이 모은 돈을 전해주면서 '산재보험(산업재해보험)'을 신청하지 말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상구는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윤미와 함께 일했던 다른 사람들도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듣고 상구는 자기 딸이 병에 걸린 것이 회사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발뺌만 하면서 회사때문에 윤미가 병에 걸린 증거를 대라고 합니다. 정작 회사에서는 아무런 자료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윤미는 예전의 생화를 그리워하며 부모님 곁에서 눈을 감습니다. 딸을 잃은 상구는 '난주(김규리 분)' 라는 노무사의 도움으로 진성그룹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렸는데, 산재보험을 받지 못한 다른 피해자들을 찾습니다. 


그들과 함께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진성그룹을 상대로 재판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진성그룹은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으로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피해자 유가족들, 회사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증인들까지 모두 막대한 돈으로 매수합니다. 참 보기 불편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돈'이라는 가치가 절대적인 가치인가?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가?' 과연 '피해자들의 목숨이 돈으로 매겨질 수 있는가?'

영화에서는 돈에 굴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등장합니다. 죽은 윤미의 어머니가 윤미의 아버지 상국에게 하는 "딸 목숨값 받아내려고 하나?" 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최종적 목표는 모두 돈이라는 무서운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과연 저라면 죽은 가족의 권리보다 돈을 우선시할까요?

인간이란 참 나약한 동물인 것 같습니다. 영화속에서는 그 나약한 모습들이 많이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약하기에 서로 힘을 모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피해자 유가족들과 노무사, 변호사들이 모여있는 광경을 보고 상구는 이런 표현을 사용합니다. '또 하나의 가족'
영화의 다른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돈보다 중요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고귀한 신념을 그들은 지켜낸 것입니다. 사람의 목숨에 값을 매기는 것이 매우 비인간적인 행위이지만 현실은 우리는 비인간적으로 만듭니다.


저라면 어땠을까요? 저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실감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전 저의 신념을 지킬 것입니다. 사실 답은 원래부터 하나였는데, 돈이라는 금적적 가치때문에 눈이 멀어가는 것입니다.

돈은 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사회나 경제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먼저가 아닐까요? 

태봉고 교장이셨던 여태전 선생님도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그 어떤 부와 권력과 명예도 다 거짓이며 허구입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엔딩크레딧에 제작에 참여하고 도움을 준 분들을 모두 '또 하나의 가족들'이라 표현합니다.

이렇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는 또 하나의 가족들이 있기에 영화속, 실제 피해자 분들이 끝까지 신념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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