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상 인생에서 나를 성장하게 해준 특별한 경험

저번에 학교에서 찍은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토끼와 거북이'라는 작품입니다. 제가 다니는 태봉고등하교의 철학이자 상징이기도 한 토끼와 거북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라는 작품을 제작하기 몇 일 전,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마을 공동체 UCC 공모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마을 공동체와 이웃간의 정, 화합, 공동체 의식 함양 이런 것들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여 공모하는 영상 공모전이었습니다.

상금도 꽤 크고, 상패에다가 경쟁률도 적을 것 같아서 저와 윤이, 그리고 소열이는 함께 공모전에 제출할 영상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을 공동체, 공동체 의식같은 주제가 우리 태봉고등학교의 철학과 너무나도 딱 맞아 떨어지기에 저희들에게 매우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시나리오 기획 회의를 하던 중, 저희 태봉고의 철학과 공모전의 주제를 잘 이용하여 시선을 끌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이 화합을 상징하는 '토끼와 거북이'였습니다. 실제 동화에서는 거북이가 자는 토끼를 지나쳐서 달리기 경주를 이기지만 태봉고가 지향하는 모습은 자는 토끼를 깨워 함께 가는 거북이입니다.

즉, 경쟁이 아닌 화합을 길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태봉고등학교의 공동체적 의식 '함께 가자 우리'의 표본이 '토끼와 거북이' 라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상징적인 토끼와 거북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우리는 과감히 동화의 내용을 뒤바꾸기로 했습니다. 시나리오 초안이 나오고, 몇 번의 수정을 거쳐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공모전 마감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라 캐스팅이나 연출적인 부분에 있어서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1차 촬영을 마친 후, 제가 촬영을 하는동안 나머지 친구들은 편집을 하는식의 효윻적인 작업 방식을 택했습니다.

영상의 내용은 경쟁의 상징인 두 동물, 토끼와 거북이가 이웃간의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토끼와 거북은 갈등해결을 위해 달리기 경주를 하게되고, 발이 빠른 토끼는 초반에 엄청난 속도로 거북이를 따돌립니다.

너무 여유로웠던 토끼는 근처 그늘 밑에서 잠시 낮잠에 빠집니다. 자고있는 토끼를 발견한 거북이는 함께 가기위해 토끼를 깨웁니다.

잠에서 깨고, 놀란 토끼는 다시 전속력으로 뛰어 결승점까지 도착합니다.  하지만 거북이에게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에 결승점 나무를 터치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토끼는 거북이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거북이가 승리하게 됩니다. 이 모든 상황은 토끼가 승부조작 의혹으로 경찰에서 심문을 받고있는 설정에서 이야기됩니다.

굳이 그런 무거운 설정을 사용한 것은 항상 경쟁과 승부에만 집착하는 우리들의 모습 또한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였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다양한 장치들과 나름대로 고민도 많이 하고, 촬영 중에 몇 번이나 시나리오 수정을 거치면서 완성한 작품 '토끼와 거북이'를 공모전에 제출했습니다.



공모전 발표는 조금 미뤄져서 약 일주일 후에 수상작이 발표되었습니다.  공모전에 올라간 40여작 중에서 9작품에게만 상을 주는데, 저희 토끼와 거북이는 우수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태봉고에서 영상 공부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외부에서 해보는 영상 공모전 수상이었습니다. 지난 2년간 공부해 온 영상의 성과가 빛을 발하여 보람이 참 있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지만 이번에 상을 받았다고 해서 너무 자만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에게는 젋은 날의 기회가 많이 남았고, 저는 그 미래를 바라보며 더욱 더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하고 항상 기본에 충실하며 더 나은 길을 지향하며 더욱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김태윤이 되겠습니다. 

 

제가 영상을 배우게 된 것도 벌써 3년째가 다 되어갑니다. 처음에 어머니의 도움으로 방송국에서 영상 제작 체험을 해보게 된 것으로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저 1박2일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재미있어서 '나도 한 번 저런 영상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재미있게 해주고싶다.'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하여 영상은 어느새 저의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동안 정말 다양한 영상 공부와 경험을 하면서 많은 영상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공모전에 내기도 해보았습니다.

영상 공모전에 특히 당선되어 실력을 인정받은 적은 없지만 나름대로 많이 공부하면서 영상에 대한 저의 세계관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학교 담임 선생님을 통해서 '경남 교육 영상 공모전'에 공모를 하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공모하여 수상을 하기위함이라기 보다는 공모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상 교육을 위해 공모했습니다.


이번주 수요일(5월 22일)에 경남 교육 영상 공모전에 공모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상 교육 연수를 실시하여 창원에 있는 '경상남도 교육 연구 정보원'에 갔습니다. 

그 곳에서는 이번 경남 교육 영상 공모전에 참여하는 경상남도 내의 수많은 학교의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저도 공모전에 참가하는 한 팀으로서 그 곳에 가게 된 것입니다.


경남 교육연구정보원에는 '미디어 체험실이 있었습니다. 아주 최근에 만들어진 것 같았서 시설도 아주 좋았습니다. 

실제 방송 현장에서 사용하는 전문가용 카메라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카메라는 조금 옛날에 사용하던 기종처럼 보였습니다.


그 카메라를 지나서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뉴스에서 사용하는 크로마키 체험실도 있었습니다. 크로마키란 색상차이를 이용하여 움직이는 피사체를 다른 화면에 합성시키는 영상 합성 기법을 말합니다.

하지만 예전부터 여러 방송국을 견학하면서 크로마키 체험은 워낙 많이 해보았기 때문에 별로 신기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미디어 체험실에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바로 3D 카메라였습니다. 영화관에서 3D안경을 쓰고 실제로 앞에 있는 것처럼 사물이 화면에서 튀어나오는 듯한 3D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3D캠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것만이 아니라 직접 촬영을 해볼 수도 있었습니다.

EBS에 직업체험을 갔을 때, 살짝 배운 건데, 3D의 원리는 영상을 두 개로 찍어서 위치를 살짝 다르게 배치하여 겹친 후, 3D안경을 통해 보이는 사람 눈의 착시현상을 이용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3D캠에는 다른 카메라들과는 다르게 렌즈가 좌우로, 두 개가 달려있었습니다.


제가 영상을 배우고 제 삶에 일부로 만들어가면서 3D 영상을 만들어 볼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3D카메라는 너무나 인상깊었습니다.

그저 전문가들의 세계라고 인식하여 멀게만 느껴졌던 3D라는 기술이 점점 대중에게도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저를 너무나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미디어 체험실 가장 안쪽에 있는 컴퓨터실로 들어가보니 설치되어있는 수십대의 PC가 전부 애플의 신형 아이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 저희 학교에서 방송부를 위해 구입한 아이맥과 같은 기종이었습니다.  
 


그 만큼 미디어 체험실이 최신 장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겠지요. 시대가 점점 빨리 성장함에 따라 영상 업종의 장비들도 엄청난 속도로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미디어 체험실을 둘러본 뒤, 영상 교육 연수를 들으러 갔습니다. 연수에 참여하는 학생 및 교사는 약 200명이 넘는 인원이었습니다.


교육 영상 공모전의 대표처럼 보이는 분께서 환영인사를 하고 곧바로 강사가 나와서 영상 교육 연수를 시작하였습니다.

연수를 하시는 강사분은 실제로 방송 직종에서 종사하고 계시는 작가님이었습니다. 강의의 주제는 '싸이의 젠틀맨'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싸이의 노래처럼 대박을 칠 수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던지면서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가장 중요한 것은 '독창성'과 창의적인 내용이라고 했습니다. 당연한 거죠. ㅎㅎ 그런 부분이 어려우니까 많은 사람들이 영상에 도전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강사분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방송계의 영상 제작 과정과 촬영기법 등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또한 영상의 기술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시나리오 기획과 작성법등의 이론적인 부분도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작가이다 보니 영상의 내용적인 부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저도 물론 영상에서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하지만 영상의 내용과 시나리오 및 메세지가 뒷받침이 되어 영상에서 아주 크게 작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의를 다 듣고나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공모전에서 저 많은 학생들을 제칠 수 있는 당선될 수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을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영상을 만들 때, 경쟁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경쟁에 집착하면서 무조건 이길려고만 하며 차라리 공부를 하는 게 맞겠죠?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자신만의 독창성인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알고 다 생각하는 내용이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 나만의 트렌드를 만들어 영상에 녹여내는 것, 그것이야 말로 제가 추구하는 영상의 목표입니다.

자신만의 트렌드를 가지고 독창적인 생각과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무언가를 영상에 표현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을 때, 공모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MJ Mik'라는 유명한 마술사가 했던 말이 있습니다. "관객이 가장 놀라운 순간은 사라지거나 변할 때가 아니라 자신의 확신이 깨질 때이다."

사라지거나 변하는 것처럼 관객들이 다 예상하고 있는 뻔한 마술이 아니라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사람들의 확신을 깨버리는 것이 가장 관객들 놀라게 한다는 말입니다.

영상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다 알고있는 내용을 다루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항상 예상할 수 없는, 누군가의 확신을 깨버리는 독창적인 내용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다른 누군가의 영상을 따라가려고만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저만의 개성과 특성을 살려 새로움의 가치관을 가지고 영상 제작에 임해보려 합니다.

그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더 도전적인 마음이 생깁니다.  

 

'약자의 꿈' 스토리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느날, 어머니께서 한 UCC 공모전에 나가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제가 작년에 진주에 근현대사 관련 캠프를 갔을 때 공부했던 형평 운동에 관한 공모전이었습니다. 


영상을 공부하고 있는 저로써는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공모전에 제출할 영상의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던 중 저희 학교의 교장 선생님께서도 한 UCC 공모전에 나가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교장 선생님께서 권유하신 공모전 역시 어머니가 추천한 공모전과 같은 진주 형평운동 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하는 '형평' 실천에 관한 공모전이었습니다. 

교장 선생님까지 권하시는 공모전이라 점점 부담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공모전에 대한 의지도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형평 운동이란 1923년부터 일어난 백정들의 신분해방운동을 일컫는 말입니다. 또 그것을 기념하여 만든 것이 형평 운동 기념 사업회이고요.

저는 공모전에 낼 영상의 아이디어로 우선 '학교폭력'이라는 소재를 선택했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흔이 볼 수 있는 사회적 약자와 차별의 모습이 바로 학교폭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에는 시나리오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공모전 마감일이 얼마남지 않을 상황이어서 시나리오를 최대한 빨리 만들어서 금방 완성해 버리자는 생각에 많이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도 급하게 만든 티가 너무 많이 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 수정도 촬영하는 동안 엄청 많이 했었죠. 먼저 학교폭력을 당하는 학생(박광수)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동현을 괴롭히는 일진 학생(강상혁)과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항상 방관만 하는 주인공 최동현이 제가 만든 영상의 주요 인물들입니다.

최동현은 강상혁이 휘두르는 폭력을 항상 지켜보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라는 이기적인 마음에 언제나 고통받는 박광수를 외면합니다.


최동현의 이런 태도는 학교 폭력을 보고도 방관만 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폭력을 목격하고도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도 느낄 수 있죠.

광수는 자신이 당하고 있는 심한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곧바로 선생님을 찾아갑니다. 선생님께 자신이 강상혁에게 당한 폭력에 대해 하소연하지만 선생님은 공부나 하라는 식의 말로 광수를 전혀 도와주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말에 상처를 받고 시무룩해져서 반으로 돌아오는 광수는 자신이 그림 연습을 하는 공책을 보고 실실거리고 있는 강상혁의 패거리를 보게 됩니다.

자신의 유일한 취미이자 소소한 꿈이었던 그림 공책을 보고 무시하는 상혁에게 화가난 광수는 처음으로 상혁에게 반항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광수의 반항적인 태도에 상혁은 극심한 권위주의적 분노를 느낀 상혁을 자신의 패거리를 이끌고, 광수를 끌고나갑니다.


광수는 그 날 이후, 학원을 그만두고 상혁은 점점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항상 방관자였던 최동현 역시 상혁의 표적이 되고야 맙니다. 

하지만 상혁의 횡포에 이미 치를 떨고있던 같은 반의 학생들은 상혁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고 모두 하나같이 상혁을 둘러싸고, 폭력으로써 상혁을 저지시킵니다.


이로써 친구들을 이용해 상혁을 물리친 최동현은 일진처럼 패거리를 몰고다니며 자신이 상혁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최동현의 꿈이었습니다. 광수가 강상혁 때문에 학원을 그만두고 나서 무의적으로 강상혁을 때려서 학원에서 쫒아내고 싶다는 동현의 생각이 꿈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하지만 꿈에서는 강상혁을 폭력으로 학원에서 몰아내지만 결국 다시 동현 스스로가 강상혁처럼 일진이 되어버립니다. 결국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깨달은 최동현은 어떠한 문제든지 극단적으로 해결해서는 안되며 항상 작은 것부터 실천하여 조금씩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강상혁이 나간 사이 그의 책상에서 광수의 그림 공책을 찾아 원래 주인인 광수에게 돌려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동현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영상의 마지막에는 동현이 광수에게 공책을 가져다주는 장면이 보이면서 엔딩 스크롤이 올라갑니다. 

영상을 완성하고 나서 가장 먼저 생각했던 것은 바로 영상의 제목이었습니다. 어떠한 영상이든 그 제목이 영상의 내용을 반영할 수 있는 정도의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의 여러 친구들은 물론 여러 선생님들께서 영상의 제목을 어떻게 달아야 할지를 여쭤보았습니다. 그리고 긴 시간의 고민 끝에 '약자의 꿈'이라는 제목이 나왔습니다.


극중에서 주인공 최동현이 꿈으로 인해 깨달음을 얻고, 광수가 공책에 그림을 그리는 것도 광수의 소소한 꿈을 담은 것이기에 여러가지 의미로 사용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저희 방송부가 영상 공모전에 제출할 영상을 제작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제약이 있습니다. 저희들이 다니는 태봉고등학교는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기 때문에 학생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항상 교복을 잠깐 다른 학교에서 빌려와 촬영을 하곤했는데, 이번에는 공모전 마감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핑계로 교복을 빌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민 끝에 영상의 배경을 학교가 아닌 학원이라고 설정했습니다. 학원이라는 배경은 '사교육'의 이중적인 면을 작게나마 담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학교라는 설정에 비해 여러가지 제약을 없애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오산이었습니다. 학원이라는 제약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저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버지가 이번에 만든 '약자의 꿈'영상을 보시고 지적했던 부분이 바로 학원이라는 설정에서 나오는 극중의 '비현실성'입니다.

극중에서는 광수를 호되게 혼을 내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나오는데, 실제로 학원의 선생님들은 학생을 그렇게 다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사교육 학원의 입장에서 학원 폭력을 일으켜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강상혁'이라는 인물을 학원에서 절대로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는 것도 제가 신경쓰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이것말고도 제가 이번에 만든 '약자의 꿈'이라는 작품은 여러가지 문제가 많이 있지만 다 얘기하면 제가 너무 비참해지니까 결론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만든 영상 '약자의 꿈'은 스토리가 너무 약했습니다. 너무 뻔한 주제에 뻔한 내용 전개였다는 것이죠.

변명을 하자면 시간이 너무 촉박하여 스토리에 집중할 여유가 없었다고 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또한 영상 내용이 별로 재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너무 뻔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저는 나름 열심히 만들었지만 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그저 지루한 학원 드라마일 뿐인 것입니다.

나름대로 항상 혁명을 꿈꾸고 있는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하는 의미에서 최동현이 계속 '체 게바라'책을 들고있는 장면과 꿈에서 깬 동현이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 비폭력을 주장한 '간디'에 관한 책을 가지고 있는 장면으로 함축적인 메세지를 보여주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영상의 주제와 벗어난 이야기였고, 별로 그렇게 내용과 상관이 없었으며, 그것을 다 표현하기에는 영상의 길이가 너무나 짧았습니다.

공모전의 영상 제출 양식이 5분 이내라서 어차피 영상을 더 길게 만드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제가 만든 약자의 꿈은 공모전에서 떨어졌습니다.

영상이 5분을 조금 넘겨서 형평 운동 기념 사업회에 전화를 걸어 5분을 조금만 넘겨도 된다는 허락까지 받으며서 나름대로의 노력을 많이 기울인 작품이지만 떨어저셔 아쉽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닙니다. 아직 공모전은 많이 있고, 영상을 공부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번에 떨어진 것에 아쉬워할 여유가 없습니다.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하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아버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충고대로 다음부터는 스토리에 더 신경을 많이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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