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책들 중에서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체 게바라는 중학교 때 다른 책으로 알게 된 쿠바의 유명한 혁명가입니다.

그 후로도 고등학교 때 체 게바라라는 사람에 대해 더 접해보기 위해 헌 책방에서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을 한 권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하니 책이 너무 오래되고 두꺼운 탓에 쉽게 읽을 염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에 속해 있는 체 게바라의 책을 마음 먹고 한 번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체 게바라 20세기 최후의 게릴라'였습니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천식이라는 병에 시달리며 힘들게 생활했지만 체 게바라는 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항상 럭비나 수영 같은 운동을 하며 거칠게 뛰어놀면서 성장했습니다.

23세가 되어 체 게바라는 자신의 친구 알베르토와 1만 km에 이르는 라틴 아메리카를 무려 7개월 동안이나 여행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나긴 여행을 하면서 게바라는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백인우월주의에 차별 받고, 고통 받는 인디오들의 모습과 빈곤과 체념의 부조리한 사회, 그리고 억압 받는 노동자들....

이런 모습들은 모두 게바라에게는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장면이었고 또한 게바라 자신의 미래를 정치에 걸기로 마음을 먹게 된 계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게바라는 여행을 마치고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어릴 적 앓았던 천식의 영향이었는지 단숨에 의학 공부를 마치고 의사가 됩니다. 

그리고 게바라는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또다시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 여행을 하는 동안 후에 쿠바 혁명을 주도할 동료인 피델 카스트로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여행을 하면서 게바라는 고통과 억압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혁명의 필요성을 깨닫고 그 때부터 수많은 혁명가 또는 철학자들의 책을 읽고 토론을 벌이며 혁명가의 소양을 기릅니다.

그러다가 체 게바라는 독재자 바티스타가 집권하고 있는 쿠바로 갑니다. 쿠바에서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는 게릴라전으로 혁명을 일으킵니다.

게릴라전이란 적인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서 정균 군인들이 아닌 주민 등이 일반적으로 열세한 장비를 가지고 기습, 습격을 감행하는 전투 형태를 말합니다.

체 게바라와 피델은 게릴라전이라는 무장혁명으로 바티스타의 독재를 타도하려고 한 것입니다. 수 많은 전투 끝에 결국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는 바티스타를 쫒아내고 승리를 거머쥡니다.

그 후로 피델과 게바라는 쿠바의 정치 체제를 다잡고 쿠바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세력를 몰아내기 위해 정치적인 혁명을 계속합니다.

그러면서 체 게바라는 쿠바의 국민이 되어 라카바니아 요새의 사령관, 중앙은행 총재, 국가토지개혁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쿠바의 두뇌로 불리며 쿠바 정권의 기초를 세워나갑니다.

하지만 체 게바라는 쿠바에서의 삶을 뒤로 하고, 정치적인 신념이 다른 피델 카스트로에게 쿠바를 맡기고 또 다른 혁명을 위해 떠납니다.

체 게바라는 쿠바 뿐만 아니라 아직 혁명이 필요한 곳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얼마 후에 게바라는 볼리비아의 산악 지대에서 게릴라전을 하던 중 붙잡혀 총살을 당합니다.

체 게바라는 오늘날까지도 20세기 최고의 혁명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는 혁명군이었을 때 자신의 원래 직업인 의사의 의학 실력으로 동료들을 치료해주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게릴라전을 벌이면서 주위의 농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체 게바라의 영향이 많이 있었다고 하네요. 의사라는 좋은 직업에다가 잘생긴 외모 덕분에 그를 잘 신뢰했다고 합니다.

또한 체 게바라는 다른 지역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집단들을 하나로 모을 때에도 뛰어난 설득력과 믿음으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처럼 체 게바라는 혁명가로써의 군인적인 면모만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상처를 치료하는 의사로 때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쿠바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습니다.


인도의 간디가 비폭력 운동으로 인도를 해방시켰다면 체 게바라는 간디에 비해 상당히 폭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게릴라전의 방법으로 쿠바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체 게바라의 혁명이 잘못된 것일까요? 하지만 게바라와 피델의 모습은 분명히 정의였고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쿠바 혁명을 정의롭게 생각합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53년 7월 26일 산티아고 데 쿠바의 몬카다 요새를 습격하다가 생포당합니다. 피델은 변호사로써 자기 행동의 정당함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한마디를 남깁니다.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하리라"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은 그 당시 독재자 바티스타에게는 끔찍한 테러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혁명은 역사에서 엄청나게 큰 역할을 한 사건입니다.

일제 시대 때의 독립 운동가인 윤봉길 의사와 안중근 의사처럼 일제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테러리스트지만 조선에게는 영웅인 것입니다.

이처럼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혁명은 역사에 있어서 분명히 정의로운 혁명이었으며 그들은 시대의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체 게바라가 쓴 일기에 게바라는 12월 5일, 알레그리아델피오에서의 전투에서 겪었던 일을 생생히 기록해놓았습니다.

옆의 한 동지가 날아오는 비오듯 쏟아지는 총알에 겁을 먹고 탄약통과 의약품을 버리고 도망을 갔습니다. 체 게바라는 두 물품을 모두 챙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고 하나만 골라서 가지고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체 게바라는 그 순간 고민에 빠집니다. 의약품이냐, 탄약통이냐? 나는 의사인가? 혁명가인가? 고민 끝에 체 게바라는 결국 탄약통을 짊어집니다.

의사의 직업을 포기하고 혁명가의 삶을 택한 것입니다. 책에서 꽤 상징적으로 묘사된 게바라의 이런 고민과 선택은 저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 혁명가의 길을 걸었던 체 게바라가 더욱 멋지고 우러러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체 게바라는 과연 그 선택을 후회했을까요?

저도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할 일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체 게바라처럼 힘든 선택을 해야할 순간이 온다면 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어떤 선택이든 저는 그 선택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되면 후회없이 그 쪽으로 갈 것입니다. 체 게바라도 그랬을 테니까요. 

체게바라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예술문고
지은이 장 코르미에 (시공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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