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증조할머니 제사를 지내러 할아버지댁에 다녀왔다. 마산에서 진주 가는 버스를 타고, 진주에서 다시 택시로 하동군 진교까지 갔을 때, 진교에서 삼촌이 차를 가지고 기다리고 계셨다.

나와 부모님은 삼촌차를 타고 할아버지댁으로 가기 전에 먼저 어떤 장례식장으로 갔다. 왜 갔냐하면 바로 나의 사촌동생인 량호, 남호의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었다. 


장례식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울고 있었다. 거기에는 고모와 고모부도 있었다. 거기에서 나는 밥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할아버지댁으로 갔다. 거기에는 나의 사촌 여동생들이 밤이라서 그런지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자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할아버지가 제사를 지내면서 제문을 읽고 계시다.


다음날 밤 제사를 지낸 후 아버지와 어머니, 삼촌과 숙모 등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데, 나는 혼자 할아버지댁에 남겠다고 말했다. 학교가 봄방학을 하고 있는데다가 할아버지와 함께 더 있고싶어서 하루 더 있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에는 오랜만에 할아버지와 단둘이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할아버지의 친구분들과 이웃 할머지들께서 와계셨다. 나는 그 분들과 아침을 먹고나서 컴퓨터게임을 하다가 어른들이 모두 돌아 가시고 난 뒤, 할아버지와 같이 TV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할아버지댁에서 계속 놀다가 점심을 먹고 나서 집에 갈 준비를 하였다.

그런데 이대로 가버리면 할아버지께서 다시 혼자 계실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결국 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할아버지댁에 하루만 더 있겠다며 허락을 받았다.

할아버지와 나. 작년 여름 경주에 가족여행을 가서 아버지가 찍어주신 사진이다.


그리고 다음날 어제와 다름 없이 놀다가 점심을 먹고 짐을 싸서 할아버지께 눈물겨운 작별인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마산 집으로 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로 내가 미리 말씀드리지 않고 할아버지댁에 할아버지 몰래 한번 더 찾아간다는 이야기였다. 아마 그러면 할아버지께서 무척 좋아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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