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중, 고등학교를 모두 마산에 있는 학교에서 다녔습니다.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인 12년 동안 마산에서 살아온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12년이나 살았던 마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근현대사 캠프를 다니며 3.15 운동과 김주열 열사 등 민주화의 문을 연 도시라든가, 아구찜이 유명하다든가, 바다를 메운 땅이 많다던가 하는 짧은 정보만 있었지 제가 사는 마산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제 대학교에 가면 다른 도시에서 살게 됩니다. 12년이나 살았으면서도 아직 마산을 잘 모르고 있어서 약간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경남의 재발견'이라는 책을 추천해주셨습니다.

경남의 수많은 도시들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정리해 놓은 책이었습니다. 책은 두 권이 한 세트였는데, 저는 '해안편'의 마산 부분을 읽었습니다. 


예향 · 민주성지 · 경남 1번지 누가 '옛 명성'이라 하는가
라는 제목으로 마산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예향(藝鄕)'은 예술인들의 고향이라는 뜻에서 붙인 말입니다. 예향 마산에는 문화, 예술인, 문인들이 참 많았다고 합니다. 마산에서 태어나 일본,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유럽 곳곳에서 회화와 조각 활동을 한 '문신(1923~1995)'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는 유럽에서 전시회를 열다가 1980년에 고향인 마산에 돌아와 문신미술관을 열었습니다. 문신 조각가가 돌아가시고나서 마산시에 기증된 미술관은 오늘날 '마산시립문신미술관'으로 남아있습니다.

그 외에도 창동 허새비(허수아비)라 불리는 이선관 시인, 서정주, 김상옥, 김남조, 이은상 등 마산에서 태어나고 마산을 거쳐간 예술인들이 많다고 합니다.


마산은 민주화 운동이 처음 시작된 곳입니다.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표출한 3.15 운동이 바로 민주화의 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암동에 있는 '국립 3.15 민주묘지'에는 3.15 기념과, 묘역 등이 있고 중앙에 '민주의 문'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가본 적이 있어서 기억이 납니다.

마산은 민주성지일뿐만 아니라, 그 보다 더 옛날인 일제감점기 때 일제에 대항했던 독립운동가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마산 출신의 이교재, 명도석 등의 인물들과 그 분들의 업적이 책에 자세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기까지 노력해 주신 수많은 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사는 마산에도 이런 훌륭한 분들이 있어서 자랑스럽기까지 합니다.


다음으로는 마산의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재 마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인 아구찜에 사용되는 물고기인 '아귀'가 원래는 어부들이 흉측하게 생겼다며 버려졌다고 합니다.

아귀찜이 처음 생긴 건 1960년대 장엇국을 팔던 혹부리 할매가 어부들이 버리기 아깝다며 주고 간 것을 지붕위에 던져놓았다가 20일이 지나 바짝 마른 아귀에다가 콩나물과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서 쪘는데 그게 아주 맛있어서 그 때부터 아귀찜을 만들기 시작되었다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답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무학산과 돝섬 등 마산의 다양한 명소를 소개하고 그 곳에서 전해지는 이야기, 역사 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이 책은 마산의 역사부터 먹을거리, 명소,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마산의 많은 것들을 알려줍니다. 제가 마산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많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1970년대에는 수출자유지역과 한일합성, 한국철강, 무학 등의 번성을 통한 제조업 발달로 도시가 아주 번화하여 '전국 7대 도시'의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하여 창원시가 되었지만 그래도 마산은 제가 학창시절을 보낸 곳입니다. 그렇게 큰 도시도, 70년대처럼 활기찬 도시도 아닐 수 있지만 마산은 저에게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주는 고향입니다.

이 책을 통해 마산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고, 제가 사는 마산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남에 사시는 다른 분들도 이 책을 읽고 자신이 사는 도시에 대해 많이 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산 야경




경남의 재발견 (해안편 + 내륙편) - 전2권 - 10점
이승환.남석형 지음, 박민국 사진/피플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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