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반부왁캉 학교에서는 문화교류를 위한 활동말고도 체육활동도 많이 했습니다. 말그대로 몸을 쓰는 활동입니다.

제일 처음 했던 활동이 아마 농사활동일 것 입니다. 농사는 우리 태봉고등학교에서 수업을 해주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우리 학교에서 수업하는 밭이 아닌 논에서 농사를 했습니다. 우리 러닝타이 팀의 단원들과 학교의 학생들이 직접 벼를 심는 활동이었습니다.

먼저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논에 트럭을 타고 갔습니다. 우리가 간 논에는 엄청난 양의 벼가 심어져있었습니다.


우리는 바지를 걷어올리고 그 논에 들어가 심어져 있는 벼들을 손으로 빼서 학교에 가져가야 했습니다. 저는 귀찮아서 다른 사람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캠코더로 촬영만 했습니다.

하지만 캠코더만 들고있으니까 몸이 근질근질해서 결국 캠코더를 선생님께 맡기고 저도 작업에 동참했습니다. 어릴 때 벼농사를 해본 것 같은 기억이 있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너무 어릴 때 해봤고 사실 그렇게 많이 해본 것도 아닙니다. 어쨌든 힘들게 뽑은 벼들을 가지고 다시 트럭에 타서 학교로 이동했습니다.

학교에 도착한 우리들은 장갑과 장화를 끼고 본격적으로 작업에 임했습니다. 이번에는 학교에 있는 논에 직접 벼를 심는 활동을 했습니다.

확실히 벼를 뽑는 것보다는 심는게 쉬웠던지 모두가 작업을 빨리 끝내고 쉬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훨씬 많이 흘러있었습니다.

벼 심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몰랐나 봅니다. 대충 손발을 씻고, 우리가 벼를 심어놓은 논을 바라보았습니다.


다들 농사를 해본적이 없었는지 벼들은 모두 이상한 모양으로 심어져있었습니다. 그래도 다같이 힘을 모아서 농사 활동을 끝내놓으니 참 뿌듯했습니다.

두 번째로 했던 체육활동은 '운동회' 를 하는 날이었습니다. 그 날은 반부왁캉 학교의 학생들과 그냥 운동회를 했습니다.

태국에서 많이 하는 운동을 주로 했는데 무슨 굴렁쇠를 굴리면서 달려 1등을 차지하는 게임과 그 게임을 이용한 릴레이 달리기, 그리고 팬티를 이용한 릴레이 달리기 등 특이한 게임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게임은 바로 '팬티를 이용한 릴레이 달리기' 였습니다. 게임을 하는 방법도 이름처럼 엄청 특이했습니다.

1번 주자가 바지위에 팬티를 입고 달린 다음은 다음주자에게 팬티를 벗어서 건네주고 다음주자가 다시 팬티를 입고 달리는 형식의 게임이었습니다.

모두들 팬티를 입고 달릴 때 창피해서 어쩔 줄 몰라하며 달리는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그리고 창피함을 줄이기 위해 전속력으로 달리게 되는 과학적인 게임이기도 했습니다.


운동회 말고도 다른 날에도 쉬는시간이나 점심시간, 방과후 틈틈히 태국의 학생들과 축구를 하거나 농구, 배구를 하면서 체육활동을 했습니다.

확실히 열마디의 말보다 몸으로 한 번 뛰어노는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남자들 같은 경우는 그냥 한 번 같이 뛰어놀면 바로 친해집니다.

역시 친해지려면 몸을 부딪히면서 화끈하게 놀아야하는 것 같습니다. 한창 뛰어놀 나이에 만날 앉아서 수업만 들으면 뭐합니다.

아마 어떤 학생이든 뛰어노는 것은 다 좋아할 것 입니다. 물론 부끄러움이 많아서 뛰어노는 것을 꺼려하는 학생도 있을 수 있지만 농사를 하거나 운동회를 통해 몸을 사용하니까 바로 다 친해졌습니다.

저는 태국에 가기 전에도 운동을 많이하는 타입이지만 태국에 와서 한 번 뛰어놀고 전부 친해지는 것을 보고 역시 운동은 만국공통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대안학교인 태봉고 생활을 벌써 2주일째 하고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진짜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과목은 다른 고등학교들과 다를게 없었습니다.

다른 게 조금 있다면 과목 중에 '농사'나 '요리'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요리수업은 초등학교에서 많이 해봤지만 농사수업은 처음이었습니다.

사실 이름이 농사지 간단한 텃밭가꾸기였습니다. 하지만 꽤 까다로운 수업이었습니다. 직접 농사기구를 챙겨서 텃밭을 계속 가꾸어야 했습니다. 이런 수업은 처음이라 조금 난감했습니다.

새로워서 아주 재미있을줄 알았는데 날씨가 많이 추워서 그렇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수업을 재미로 하면 안되지만 조금 힘들었던 수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농사수업 말고 요리수업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했던 음식만들기 실습 때 저는 태봉고 면접을 갔기 때문에 참여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태봉고에 와서 요리수업에 참여하니 왠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음식은 '갈비찜'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요리는 모둠을 짜서 모둠별로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모둠들은 다 4명씩이었는데 우리 모둠은 한 명이 병원에 간 상황이라 3명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모둠이 아주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둠에는 다행히도 장래희망이 요리사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혼자서 무덤덤하게 요리의 준비를 하더니 혼자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저와 다른 친구는 요리를 할 줄 몰라서 옆에서 잡일이나 하면서 그 친구의 요리실력을 감상했습니다.

환상적인 손놀림을 이용한 부드러운 칼질과 자연스러운 양념제조, 그리고 음식의 모양도 중요시하는 꼼꼼함까지... 정말 요리사가 꿈인 친구의 요리실력은 대단했습니다.

요리라고 하면 계란프라이와 라면밖에 끓일줄 모른 어떤 놈(김태윤)과 많이 비교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꽤 열심히 요리를 도왔습니다.

그 친구가 요리하는 모습입니다.


우선 가장 쉬운 설거지를 했고 무려 야채도 제가 직접 손질했습니다. 우리 모둠은 사람이 가장 적어서 그런지 가장 늦게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모둠의 친구들이 각자 만든 갈비찜을 다 먹고 우리 모둠이 만든 갈비찜을 먹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드디어 우리 모둠의 갈비찜이 완성되고 아주 먹음직스럽게 접시에 놓여있었습니다. 비록 직접 요리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왠지 요리가 완성되니 엄청나게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그 완성된 갈비찜을 먹어보니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돼지갈비 한 조각을 입에 넣어보니 돼지 한 마리가 제 입안에서 뛰어 노는 것 같았습니다.(ㅋㅋㅋ)

좀 오버하긴 했지만 정말 그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우리가 직접 만들고 직접 먹어보니 정말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우리 모둠이 만든 갈비찜입니다.


좀 자랑같지만 제가 우리반의 반장이 되었습니다. 저는 반장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태봉고에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앞으로 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것 입니다.

태봉고에서의 생활이 많이 기대가 되지만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다는게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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