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과 새해를 맞아 오랜만에 1년만에 아버지와 단 둘이서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어머니는 언제나 그랬듯이 유럽으로 출장을 가셨습니다.

늘 1월 1일 되면 아버지와 함께 등산이나 여행을 갔습니다.
2년전 1월 1일에 아버지와 겨울 지리산에 가서 죽을 뻔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번에는 1월 1일에 아버지가 출근을 하셔야 했기 때문에
12월 30일(금)에 출발했습니다. 아버지와 제가 버스를 타고 간 곳은 바로 통영!!!

바다를 비롯한 싱싱한 해산물이 유명한 고장이었습니다. 학교 때문에 오후에 출발해서 통영에 도착하니 벌써 밤이 다 되었습니다.

그래서 도착하자마자 잠을 잘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저희가 먼저 찾은 곳은 통영의 해저터널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일제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강압적인 노동을 강요하여 만든 터널이라고 아버지는 말씀하셨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대에 만들어진 터널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터널은 매우 정교하고 완벽하게 지어져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시대에 바다 밑을 지날 수 있는 해저터널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굉장했습니다.


해저터널을 걸어가 보니 비록 벽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었기에 터널 속에서 바다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바다 밑을 걷고 있다는게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해저터널을 나와보니 통영의 아름다운 밤바다가 저와 아버지를 반겼습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바다가 훤히 보이는 펜션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짐을 챙겨서 아침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침은 KBS의 1박2일에서 나왔던 충무김밥 식당에 가서 먹었습니다.

확실히 충무 김밥은 매우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아버지 둘 다 충무 김밥을 좋아했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침을 먹고는 여행의 원래 목적이었던 미륵산 등산을 갔는데 그 등산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포스팅 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륵산 등산을 끝내고 산에서 내려와 보니 바다위에 있는 거북선이 보였습니다. 통영은 그 유명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과 판옥선을 가지고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곳입니다.

그래서 그 때의 영광을 기억하기 위해 통영의 바다 위에는 거북선이 남아있었습니다. 저와 아버지는 얼른 거북선 안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거북선 안에는 임진왜란 때의 모습을 보여주는 박물관처럼 많은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물건들은 너무도 많이 봐서 별로 관심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관심이 가는건 거북선 안에 있는 콘센트!! 아버지는 그 콘센트를 보시고는 "조선시대에도 전기를 사용했나?" 라는 농담을 하셨습니다.


사실 아버지의 고향인 남해에서도 노량해전이 펼쳐져서 거북선이 있습니다. 남해에 있는 거북선은 통영의 거북선보다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통영의 거북선에는 실망이 조금 되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에 간 곳은 통영의 '동피랑 마을' 입니다. 통영이 꽤 좁았는지 해저터널, 미륵산, 거북선, 동피랑 마을 등의 유명한 관광지들이 전부 가까워서 다 걸어서 관광했습니다.

동피랑 마을은 이름처럼 아주 아름다운 마을로 유명합니다. 바로 벽화골목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있는 벽화골목과는 많이 다릅니다.

우선 벽화의 그림실력이 화가의 수준에 도달합니다. 또한 아이디어가 정말 톡톡 튀는 그림들을 몇 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자전거를 그림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그림으로 골목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동피랑 마을도 몇 달 전에 와봤기 때문에 오래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음날 아버지가 출근을 하셔야 했기 때문에 빨리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랜만에 아버지와 여행을 떠나면서 느낀게 많은 것 같습니다. 이제 저도 조금만 있으면 어른이 되고 바빠지다 보면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있을 시간이 점점 없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부모님과 여행을 갈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가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가 기숙사라서 지금도 부모님을 자주 만날 수 없는데 어른이 되면 얼마나 만나겠습니까?

이제 조금만 있으면 방학이고 여름방학 때 처럼 외국에 가지도 않으니까 이번 겨울방학 때에는 부모님과 함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가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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