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봤던 책 중에서 '습지생태보고서' 라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그 책은 제가 학교에서 활동하는 독서토론 동아리에서 읽은 책입니다.

그 책은 만화책임에도 꽤 어렵고 진지한 내용을 담고있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제목에서 말하는 '습지'란, 축축하고 습한 곳을 말하는 게 아니라 가난을 상징합니다.

책에서는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반지하 단칸 자취방'을 뜻한다고 합니다. 습지는 아마 가난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습지를 살아가는 그들, 또는 우리들의 삶은 조금은 비판적으로 현실적으로 보여주면서 한 편으로는 웃기거나 재미있기도 한 모습들이 담긴 책입니다.

책은 만화라서 그런지 재미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화책을 읽는거라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역시나 그림이 함께 있어서 그런지 내용 이해도 빠르고 쉽게 쉽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내용은 아까도 말했듯이 가난에 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반지하 단칸 자취방에서 살아가며 대학등록비를 내기위해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대학생들입니다.

비록 만화라지만 너무 현실적이고 삶의 애환이 담긴 내용이라 보는 내내 가슴이 씁쓸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88만원 세대,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생들입니다.

책의 내용처럼 실제로도 가난에 허덕이며 점점 올라가기만 하는 대학등록비를 위해 위태롭게 생계를 유지하는 그들, 그들을 보면 생각이 참 많아집니다.

절대 웃을 수 없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담고있지만 작가는 그런 가난한 삶을 재미있게 풍자하며 독자들을 위한 웃음코드를 절대 놓치지 않습니다.

웃기지만 슬픈 현실, 이런 것을 다루는 책이 바로 최규석 만화가의 '습지생태보고서'라는 책을 보는 묘미인 것 같습니다.


책은 지방사립대학생 4인방과 사슴 한마리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전개됩니다. 책에 나오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들 중에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한 편이 있습니다.

그것은 주인공 4인방이 자신들의 자취방으로 길거리에 떠돌던 사슴(만화상에서 이름은 녹용이) 한마리를 군식구로 맞이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사슴 녹용이는 설정상 말을 하고 인간처럼 생활하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슴이었는데 여러 에피소드 틈틈히 주인공 4인방에게 충고를 해주고 사회생활이 힘들 때 상담을 해주는 역할이었습니다.

때로는 엉뚱하게 자신의 뿔을 잘라 팔아서 번 돈으로 여자들을 끼고 노래방을 가는 등의 행동을 하며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보이지만 녹용이는 이 만화에서 제일 매력있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드는 녀석입니다.

그런 녹용이를 새식구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고 생활비도 많이 든다는 이유로 주인공 4인방은 돈이 좀 있는 다른 친구에게 녹용이를 보내기로 합니다.

확실히 녹용이는 건방지고 성격도 않좋고 밥도 많이 먹어서, 키우기 힘든 사슴으로 등장합니다. 그런 녹용이를 돈 많고 시간 많은 부자 친구에게 보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때 그런 주인공 4인방에게 녹용이가 이런 말을 합니다. "시련은 부자에게 가지 않아." 정말 잊을 수가 없는 대사였습니다.

뭔가 당연하면서도 인정할 수 없는 그 말, 확실히 시련은 왠만해선 돈많은 부자들에게는 가지 않습니다. 시련을 겪는 것은 항상 돈없고 힘없는 사람들이죠.

녹용이의 말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만 시련을 겪는 사회적인 모순을 비판하려고 한 작가의 의도가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난과 시련 속에서도 나름대로 재미있고 힘차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힘든 현실을 이겨내는 멋진 모습에 많이 감동했던 것 같습니다.

가난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니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가난을 불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그들의 이야기는 진정으로 멋지게 살아가려는 우리들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되었고 한 편으로는 걱정도 많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책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 고등학생들이 몇 년만 있으면 실제로 겪게 될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도 조금만 있으면 대학준비를 할 것이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곧, 대학을 가게됩니다. 그리고 습지생태보고서에 나오는 주인공들처럼 등록비를 갚으며 힘들 게 살아갈 이들이 있겠죠.

조금만 있으면 벌어질 일인 것을 알면서도 해결할 수가 없는 현실, 이 책을 보면서 그 현실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원작으로 KBS에서 드라마 스페셜을 한 편 제작했는데 그 드라마도 한 번 보고싶습니다. 다음에는 드라마 스페셜 - 습지생태보고서를 보고나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습지생태보고서
카테고리 만화 > 웹툰/카툰에세이
지은이 최규석 (거북이북스,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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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교육 '신무역 게임' 이 끝나자마자 바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하도 정신없이 신무역 게임을 해서 그런지 배가 많이 고팠습니다.

점심을 먹고나서 숙소로 올라가 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다보니 많이 피곤했나봅니다. 한숨 푹 자고일어나니 벌써 다음 일정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태국팀만 모여서 '인권목록만들기' 를 했습니다. 모둠을 나누고 모둠마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그 주제에 대한 인권목록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모둠의 주제는 '에이즈에 걸린 13세 소녀의 인권' 이었습니다. 대체로 어린이가 에이즈가 걸리는 경우는 세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돈을 벌기위해 성매매를 하다가 에이즈에 걸리거나, 병원에서 주사를 맞다가 전염되거나, 아니면 대부분이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원하지도 않게 에이즈에 걸린 어린이들은 사회로부터 많이 소외받습니다. 전염의 위험이 있다며 사람들은 에이즈에 걸린 사람을 일부러 멀리합니다.

그리고 에이즈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약이 이미 만들어졌는데도 약이 너무나 비싸기 때문에 에이즈 문제는 거의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가는 이런 에이즈 환자들을 보호해주지 않고 에이즈가 걸렸다는 이유로 에이즈 환자들을 취직시키지 않는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모둠은 이렇게 사회로부터 심하게 차별당하고 소외당하는 어린이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인권목록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1. 에이즈에 걸린 어린이들이 교육받을 권리
2.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
3. 에이즈라는 병으로 인해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
4. 어린이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취직의 자유
5. 국민으로써 국가에서 보호를 받을 권리


대충 이정도의 인권목록을 만들어서 포스터도 두 개나 만들었습니다. 먼저 여러명의 어린이들을 그려놓고 밑에 글로 'Who is AIDS?(누가 에이즈입니까?)' 라고 적어놓았습니다.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과 다른 아이들을 구분할 수 없는 것처럼 에이즈에 걸린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다를게 전혀 없다는 것을 표현한 것 입니다.

두번째 포스터는 에이즈에 걸린 어린이 한 명이 울고 있고 하는에는 반짝이는 별들 사이에 에이즈 약 하나를 그려놓았습니다. 

가난한 에이즈 환자들이 에이즈 약을 구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 처럼 어렵다는 표현한 것 입니다. 우리 모둠 말고 다른 모둠들도 모두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2모둠이었고, 1모둠은 태국의 소수민족이 가져야 할 인권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태국의 소수민족들은 쉽게 말해서 태국의 원주민을 말하는 것 입니다.

태국의 원주민들은 태국사람들의 무차별적인 개발때문에 그들이 살고있는 삶의 터전을 많이 잃어버리고 지금도 많이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3모둠은 태국의 난민들이 가져야 할 인권목록을 만들었습니다. 태국의 난민들은 말그대로 태국의 거지들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주거지가 없고 돈도 없어서 매우 힘들게 생계를 꾸려나갑니다.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았던터라 취직도 되 않아 돈을 벌지도 못합니다.


이렇게 각 모둠들이 만든 인권목록과 포스터를 만들어서 가지고 나와 설명을 하며 발표를 했습니다. 각 주제는 선생님께서 정해주셨는데, 세개의 주제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태국의 소수민족과 에이즈에 걸린 어린이들, 태국의 난민 이 세개의 집단은 모두 가난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난한기 때문에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차별당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보고도 못본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확실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인권목록을 만들어보는 활동을 해보니 그런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가난이 죄다' 라는 말이 있을정도 이미 우리 사회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태국에 자원봉사를 다녀와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에서의 둘쨋날 아침을 맞았습니다. 숙소도 시설에 꽤 좋아서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저는 같은 방의 형들과 함께 아침밥을 먹고 다시 교육을 받으러 4층으로 같습니다.

둘쨋날 아침, 첫번째 일정은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세팀이 모두 모여 '신무역 게임' 이라는 것을 했습니다. 신무역 게임이란 모둠을 정해서 물건을 교환하고 거래하면서 실제로 무역을 해보는 게임이었습니다.

우선 각 모둠이 각 나라가 되었고 저는 우리 모둠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각 모둠의 대통령이 앞으로 나와서 봉투를 하나씩 골랐습니다.

제가 고른 봉투에는 알파벳 'C' 가 적혀있었고 클립 4개 .가위, 자, 컴퍼스, 그리고 종이 몇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특정조건을 만족시킨 도형을 만들어서 시장에 팔면 돈(클립)을 준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에 클립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모둠이 승리하는 게임이 바로 신무역 게임이었습니다. 보기에는 간단해보여도 생각해보면 신무역 게임은 무척 복잡하고 어려웠습니다.


우선 우리 모둠 C국가는 연필이 없기 때문에 특정 도형을 제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서 옆에 있는 D국가에게 컴퍼스를 잠깐 빌려주고 연필도 빌려왔습니다.

그런식으로 계속 거래를 하며 도형을 왕창 만들어서 선생님께서 계시는 시장에 팔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리 C국가의 도형을 잘 사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다시 팔아야 우리 C국가의 도형을 팔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연필이 조금씩 빌려쓰는게 아니라 영구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왔습니다.

그래서 A국가와 거래를 했습니다. 연필이 많은 A국가가 우리 C국가에게 연필을 주는대신에 A국가는 우리 C국가의 도형을 시장에 팔아주고 벌어들인 돈의 40%를 우리 C국가에게 준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거래의 조건이 우리 C국가에게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에 우리 C국가는 당장 A국가의 거래를 받아드렸습니다. 연필도 받고, 돈도 벌고 일석이조의 거래였습니다.


그렇게 받은 연필로 열심히 도형을 만들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국가의 대통령이 와서 이상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만들고 있는 도형의 조건이 바뀌었다는 소리였습니다.

원래는 지름이 8cm인 원을 만들어야 팔 수 있는데 시장의 가격변동으로 인해 꼭 지름이 4cm인 원을 만들어야 팔 수 있다는 것 이었습니다.

가격변동에 대한 내용은 앞에 있는 칠판에 적혀있었지만 우리 C국가는 너무나도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도형의 가격이 바뀐것을 한참 나중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 만들었던 도형을 모두 버리고 다시 변경된 조건대로 도형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많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쨋든 그런식으로 우리 C국가는 계속 도형을 만들어 시장에 팔면서 꾸준히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다가 한참이 지나고 게임이 끝났습니다.

각 나라가 번 돈과 세금으로 낼 돈, 쓰레기 배출량 이런 것들을 모두 계산해서 총 수익으로는 우리 C국가 총 6개 국가 중에서 4등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짜기라도 한듯이 A국가에 F국가까지 거의 순서대로 순위가 내려졌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처음 받았던 봉투에 있었습니다.

봉투의 알파벳은 각나라의 부유한 정도를 나타내는 것 이었습니다. A와 B국가는 선진국이었고, C와 D국가는 개발도상국, 그리고 E, F국가는 가난한 나라에 속했습니다.

우선 선진국에 속하는 A와 B국가는 처음 봉투를 받을 때 자본금(클립)이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더 많았고 가위나 연필, 컴퍼스, 자와 같은 도구들이 충분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의 말씀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이 바로 선생님이 계시는 시장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A, B국가에서 만든 도형을 더 잘 사주었다는 것 이었습니다.

E, F국가와 같이 가난한 국가가 만든 도형은 일부러 잘 받아주지 않았고 반면에 A, B와 같이 부유한 국가의 도형은 시장에서 무조건 사주었습니다.

E, F국가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다른 나라들과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힘들게 시작했습니다. 가위나 연필같은 꼭 필요한 도구들도 없었고, 자본금도 다른 나라들보다 훨씬 더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제가 속했던 C, D국가는 개발도상국으로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게 적당했기 때문에 그럭저럭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가에게도 불공평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각 국가에게 나누어 준 물건중에서 파란색 스티커가 있었는데 그 파란색 스티커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그 파란색 스티커를 도형에 붙여서 시장에 팔면 10배의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보통 국가들은 그것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파란색 스티커에 대한 정보는 선생님께서 일부러 A국가에게만 알려주었습니다. 부유한 국가와 다른 국가들은 정보력에서도 심하게 차이가 났던 것입니다.

A국가는 파란색 스티커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일부러 다른 국가들에게 거래를 하면서 다른 국가의 도형을 팔아주고 벌어들인 돈의 일부를 나눠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여 스티커를 붙여 도형을 팔아주고 아주 적은 돈만을 도형의 원래 주인 국가에게 나눠주면서 돈을 훨씬 더 쉽고 빠르게 벌어들였습니다.

신무역 게임이 끝나고 각 국가마다 느낀점을 말했는데 저희 C국가는 우선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에 대한 차별이 무척 심하다고 했고, 그런 문제가 해결되려면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릴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C국가는 지리적으로 멀리 위치해 있어서 선생님께서 게임에 대해 전달하는 것이 잘 들리지 않고 칠판도 잘 보이지 않아 많이 불공평했다는 것도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정말 이번 신무역 게임은 무척 재미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실제 국가간의 무역 시장체제와 많이 유사했고 현재 시장체제에 대한 문제도 직접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부유한 국가의 물건은 일부러 잘 사주고, 가난한 나라가 만든 물건은 일부러 사지 않는 것이 현재 시장체제와 많이 닮았다는게 이번에 했던 신무역 게임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드밴티지였던 '파란색 스티커' 는 나이키나, 아디다스같은 메이커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슨 물건이든 메이커를 붙여서 팔면 파란색 스티커를 붙여서 팔면 가격이 훨씬 올라가는게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신무역 게임을 해보면서 느낀게 참 많습니다. 다음에는 제가 학교에서 직접 신무역 게임을 진행시켜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또 배울 수 있는게 더 있겠죠.
'아버지의 국밥'을 읽고

저는 어제와 오늘에 걸쳐서 '아버지의 국밥' 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누가 골라준 것은 아니고 그냥 제 방에서 안읽은 책들을 보다가 그 책이 갑자기 끌려서 한 번 보게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이야기를 가진 이 책은 정말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그런 재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적어보겠습니다. 만약 줄거리가 재미있다면 책으로 한 번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 글로 보는 것과 책으로 보는 것은 전혀 다르니까요.

그 책의 내용은 6·25 전쟁때문에 흩어진 가족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책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주인공은 '두수' 라는 아이였습니다.

두수는 여동생인 소영이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전쟁을 피해서 진주로 피난을 가기위해서 기차를 타게됩니다. 그런데 북의 공격으로 기차에서 떨어진 두수와 소영이는 그만 할머니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두수와 소영이는 어떻게 해서든 가족들이 있는 진주로 가기 위해서 무작정 걷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곧 굶주림과 추위때문에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배고픔은 눈을 먹으면서 달랠 수 있었지만 추위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걸어서 무작정 가던 도중에 힘든 전쟁때문에 자살한 한 군인을 발견하고 그 군인이 사용했던 담요같은 것으로 하룻밤을 따뜻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수는 그 군인이 가지고 있던 권총을 전쟁이라는 것에 비유하여 아버지를 만나게 되면 그 전쟁이라는 의미가 담긴 권총을 다시는 나올 수 없게 땅에 파묻어 버리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렇게 두수와 소영이는 하염없이 걷다가 한 마을에 도착하게 되고 그 마을에서 꿀꿀이 아줌마라는 사람을 만나서 오랜만에 밥을 먹게되었습니다.

한동안 눈만 먹어왔던 두수와 소영이는 그 아주머니께 크게 감사했고 두수와 소영이는 다른 마을에 가서 장작을 모아서 가져다주는 대가로 그 아주머니의 집에서 함께 살기로 합니다.

그 아주머니는 군인들이 버린 쓰레기로 만든 꿀꿀이죽을 피란민들에게 나눠주는 좋은 아주머니였기에 꿀꿀이 아줌마 라는 별명을 얻은 것 같습니다.

두수는 장작을 구하러 다니면서 '하대찬' 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이름 그대로 인생을 대차게 살아가고 있는 사내였습니다.

그 하대찬이라는 사람은 미국 군부대에 가서 처녀들을 겁탈한 미국 군인과 싸워서 벌을 주고 군인들의 군복을 쌓아서 불을 지르고 도망가는 등의 겁없는 행동을 많이 보여줍니다.

그 하대찬이라는 사람에게서 인생을 대차게 살아가는 법을 배운 두수는 빨리 진주로 내려가기 위해서 편지를 한 통과 지금까지 모은 돈을 꿀꿀이 아주머니께 드리고 소영이와 함께 그 마을을 빠져나옵니다.

두수와 소영이는 오직 두 발로 진주에 도착하게 되고 꿈에 그리던 가족들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두수의 아버지는 서울에 있다고 합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두수네 가족들은 큰 맘을 먹고 재봉틀을 구입하며 일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두수도 구두닦이 사업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어떤 도둑놈이 두수네 재봉틀을 훔쳐서 달아납니다.

두수는 그 도둑을 찾아다니다가 재봉틀을 훔친 그 도둑놈과 마주치게 됩니다. 두수는 무작정 재봉틀을 내놓으라고 소리쳤고 그 도둑은 발뺌을 하면서 두수를 개패듯이 팹니다.

두수는 그 도둑놈을 죽일 생각으로 예전에 죽은 군인이 가지고 있던 권총을 꺼내서 그 도둑에게 찾아갑니다. 그런데 그 도둑은 새로 태어난 아이의 아버지였습니다.

두수의 눈에는 그 도둑이 그냥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여자의 남편으로만 보였습니다. 마음이 약해진 두수는 결국 포기하고 아버지가 계시는 서울로 갑니다.

두수의 아버지는 두수의 생각과는 다르게 아주 힘든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두수의 아버지는 두수에게 국밥을 사주었습니다.

하지만 국밥을 혼자 먹을 수 없었던 두수는 진주에서 어머니에게 받은 용돈으로 국밥을 사서 아버지에게 드립니다. 저는 그 부분을 읽고 왠지 가슴이 찡했습니다.

다시 배경이 바뀌고 이제 손자까지 가진 할아버지가 된 두수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제삿상에 국밥을 올려놓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전쟁의 슬픔과 가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간의 사랑과 정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두수는 가난함과 힘든 삶 속에서도 다른 가족들의 위해서 기꺼이 희생합니다. 두수는 이 책에서 저보다 나이가 어린 12살의 나이로 등장합니다.

그런데도 정말 어른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기차에서 굴러떨어지고 배고픔과 추위로 고생 하고 도둑한데 두들겨 맞아도 울지 않던 두수가 힘들게 살아가시는 아버지를 만나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정말 멋진 아이입니다. 두수같은 아이는 이 세상에 별로 많지 않을 것 입니다. 저는 전쟁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전쟁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지 잘 모릅니다.

그래도 두수처럼 아무리 힘들어도 남을 먼저 생각하면서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두수였다면 두수처럼 힘들게 일해서 여동생 소영이를 비롯한 다른 가족들을 챙길 수 없었을 것 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제가 참 부끄럽습니다. 저보다 어린 두수가 저보다 어른스럽습니다. 앞으로 부끄럽지 않을만큼 어른스러워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버지의 국밥 - 10점
김진완 글, 김시영 그림/문학동네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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