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개월간 학교를 휴학하고 라온아띠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캄보디아를 다녀왔습니다. 봉사활동 또는 국제활동이라는 이름으로 떠난 캄보디아, 5개월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가기 전에 한 달간 훈련을 받을 때에는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습니다.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 분명했기에 기대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낯선 곳에서 무려 반 년간 산다는 건 그렇게 즐거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내가 살던 곳이 아닌 다른 곳,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곳, 내가 모르는 곳, 난생 처음 듣는 어려운 말들이 어디에서나 들리는 곳, 제가 가는 캄보디아는 저에게 너무나도 낯선 곳이었습니다.


그런 낯 선 캄보디아에서 반 년을 살면서 느낀 게 참 많고 다양한 생각을 했지만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내가 여기에 왜 있을까?'였습니다. 


제가 라온아띠에 지원했을 당시에 가졌던 고민, 생각, 기대가 정작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많이 무너졌습니다. 우선 라온아띠는 제가 생각했던 '봉사'활동이 아니었고, '국제자원활동'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조금 다른 관점이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과 국제활동, 전혀 다른 뜻이지만 정확하게 그 차이를 구분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캄보디아세 5개월 동안 있으면서 그 차이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라온아띠 사전훈련 한 달동안 계속해서 공부하고 들었던 이야기였지만 역시 현지에 가서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도와'주러 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러'간다는 것을


그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비록 그들이 우리보다 조금 가난할지라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료이며 같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캄보디아서 많이 느낀 것 같습니다. 


저희가 캄보디아에서 활동했던 곳은 전세계에 있는 천주교 구호 단체 '까리타스'였습니다. 가장 많이 했던 활동은 마을개발 활동과 학생들과 함께 하는 활동들이었습니다. 



마을개발 활동은 비교적 가난한 마을에 가서 수경재배, 버섯집, 닭장 등의 효율적인 농업 기술을 전달하고 함께 개발활동을 하면서 유대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활동이었고, 학생들과 함께하는 활동은 한국어, 영어를 가르치는 활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을 싫어했던 저희 팀은 '가르치는 방식'이 아니라 영어를 함께 공부하고 한국어 또한 일방적으로 가르치지 않고 저희들도 캄보디아 말을 배우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함께 배운다'는 가치관은 제가 3년 간 대안학교를 다니면서 했던 것과 일치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영어 한국어 뿐만 아니라 운동, 환경과 평화에 대한 이야기, 요리 등 많은 것들을 학생들과 함께 했습니다. 


처음 캄보디아의 학생들과 친해졌을 때 그들이 저희에게 '너희들은 돈이 많아서 살아서 선택할 수있는 꿈이 많겠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사실이었습니다. 확실히 우리나라가 캄보디아보다는 잘 사는 나라였고, 우리가 그들보다 더 부유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들과 '가난의 정도'로 인해 거리가 생기는 것이 싫었습니다. 저희는 '빈곤퇴치'라는 프로그램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마이스토리' 라는 캠페인은 진행했고, 우리는 모두 같으며 결국에는 비슷한 고민을 하고 산다는 것을 공유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일들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캄보디아 사람들과 저의 인생에서 분명히 특별한 경험이었고, 소중한 인연이 많이 생긴 5개월이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이제는 한국이라는 곳이 낯선 지금, 캄보디아는 저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이제는 그 의미를 찾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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