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봉고만의 색다른 졸업여행, 무인도 체험 
 

이번주 화, 수, 목요일(10월 15일~17일)은 학교에서 지리산 종주를 하는 날입니다. 태봉고만의 이동학습 교과과정이라 전교생이 모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피소 예약의 자리가 부족한 관계로 3학년들은 따로 '통합기행'이라는 여행을 떠납니다. 7~8명씩 조를 짜서 2박 3일간의 여행 일정을 기획하여 나름대로 졸업여행을 가는 것입니다.

대구, 경주, 전주 등 대한민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는 일정이 세워집니다. 제가 속한 조는 '무인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무인도에 가서 문명과 떨어져 지내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체험을 해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사회교과를 맡고 계신 이도한 선생님께서 담당을 하여 함게 가기로 했습니다. 무인도에 가져가는 준비물이라고는 물과 낚싯대, 버너 등의 음식을 제외한 최소한의 레저 용품과 잠을 잘 수 있는 텐트 뿐이었습니다. 

무인도에서 낚시를 하여 잡은 것들을 모닥물에 구워 먹으며 생활할 계획이었습니다. 물론 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은 가져가지 않기로 했습니다.(만약을 대비하여 선생님만 휴대폰을 챙겼습니다.)

그 외에는 칼과 여벌옷 등의 간단한 개인 준비물을 챙겨서 15일 아침 마침내 무인도로 가게 되었습니다. 통영에 있는 '부지도'에 가기로 했는데, 짐을 실으면 선생님의 차가 비좁아 재경, 소열, 현규, 지호 4명은 미리 통영에 가있기로 했습니다.

저와 지우, 재호 그리고 선생님은 마트에서 물을 사고, 텐트 등의 짐을 챙겨 통영으로 향했습니다. 통영의 '척포 낚시배'라는 곳에서 통영 팀과 합류했습니다.



거기에서 추와 미끼 등의 우리 식량을 책임 질 각종 낚시 용품을 구입한 뒤, 낚시배를 타고 부지도로 향했습니다. 배를 타고 40분 정도를 가야만 도착하는 먼 곳에 부지도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부지도에 첫걸음을 내딛고, 바로 텐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촬영을 맡았기 때문에 작업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옆에서 열심히 기록했습니다.


텐트는 3인용 2개, 4인용 1개로 총 3개를 가져왔습니다. 사람이 8명이라 잘 곳이 넉넉해야 했습니다. 텐트를 치는데에 약 1시간여를 소요했습니다.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텐트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 기술이 좋아서 그런지 별 문제 없이 간단히 텐트를 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생님께서 들고오신 텐트는 방이 2개로 나눠져 있는 아주 거대한 용? 텐트였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나름대로 포근한 잠자리를 기대하며 별 걱정없이 다음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낚시팀은 낚시 장비를 챙기고, 나머지는 모닥불을 피우기 위한 나무 장작을 구하러 숲에 들어갔습니다. 부지도 숲에는 뱀이나 독충이 많다고 했기에 숲에 깊숙히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근처에서 꽤 괜찮은 장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낚시 준비를 마치고, 다같이 해안으로 갔습니다. 일단 먹을 것을 구해야 뭐든지 할 수 있었기에 일을 할 수 있는 인원을 모두 낚시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보통은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오징어를 잡기 위해 물고기 모양의 '루어'미끼를 사용하여 낚시를 하셨습니다. 다른 친구 3명은 일반적으로 낚시를 했고, 나머지는 칼을 이용해 돌에 붙어있는 각종 바다 생물을 잡았습니다.

간한하게 삶아서 먹을 수 있는 거북손과 삿갓조개를 주로 잡았는데, 가끔씩 운이 좋으면 굴을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계속 촬영만 하던 저는 지루함에 지쳐 친구에게 잠시 카메라를 맡기고, 직접 낚시에 참여해보기로 했습니다. 통영에서 살며 어릴 때부터 낚시를 즐겨했다는 소열이의 간단한 낚시 노하우를 배워서 힘껏 낚싯대를 던졌습니다.

미끼를 던진 후 1분도 채 안되서 바로 뭔가 잡아당기는 느낌이 왔습니다. 저는 친구의 조언대로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감다가 힘껏 끌어올렸습니다.

그 때 제가 던진 낚시 추에 걸려있는 것은 한 마리의 건장한 물고기였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잡은 물고기는 '용치놀래기'라는 이름이라고 하셨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낚시에서 처음 잡아 본 물고기였습니다. 뿌듯했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저에게 재능이 있다고 칭찬해주고, 그 이후에도 커다란 용치놀래기 2마리를 더 낚아 총 3마리의 물고리를 제 손으로 잡았습니다.


그렇게 잡은 물고기들은 고스란히 요리팀의 손에 들어갑니다. 요리학원에 다니는 재경이와 섬사람인 지호의 솜씨를 발휘하여 물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그 자리에서 바로 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7마리의 용치놀래기, 거북손, 삿갓조개, 굴 등 다양한 식량을 가지고 텐트로 돌아와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버너에 물을 끓여서 조개류를 삶아먹고, 모닥불을 지핀 뒤, 나뭇가지에 놀래기를 꽂아 구워먹었습니다.

초장과 소금을 들고 왔기에 나름대로 푸짐한 식사가 될 것 같았지만 역시 8명이 먹기에는 양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물고기도 잘 구워지지 않아서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식사는 저희들이 직접 잡아서 요리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기에 뿌뜻함을 가지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자급자족을 체험한 것이죠.

지금 우리가 집에서 먹는 음식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담겨 있고,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준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누리고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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