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방학하기 전에 제가 속해있는 2학년 2반끼리 어디로 여행을 한 번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과 함께 여행 일정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반끼리만 여행을 간다고 하면 학교에서 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방학 때 따로 만나서 사비로 여행을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습니다.

결국 2학년이 끝나기 전에 반 여행 가는 것을 포기하고 있을 무렵, 어느날 학교에서 뇌활성 명상 교육을 실시한다고 했습니다.

뇌활성 명상을 하는 강사를 학교에 초청하여 1박2일로 교육을 받는 일정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그것을 기회로 생각하셨습니다.


우리 2학년 2반의 반 여행을 대신하여 학급 모두가 학교에서 자면서 놀기도 하고 뇌활성 명상 교육도 받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태봉고 한 반에 구성원은 고작 15명인데, 15명으로는 뇌활성 명상 교육이 진행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반 뿐만 아니라 다른 반 학생들도 몇 명 참여하여 뇌활성 명상 교육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2학년 학생 약 20명과 함께 금요일(2013년 1월 4일)부터 일요일(1월 6일)까지 총 2박 3일 간 학교에서 먹고 자며 뇌활성 명상 교육을 받기로 했습니다.


명상 교육이라고 해서 계속 자리에 앉아서 명상만 하는 그런 지루한 교육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받은 뇌활성 명상 교육은 생각보다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뇌활성 명상은 뇌를 활성화시켜서 긍정적인 감정상태를 유발하여 행복한 삶에 이르기위한 수행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우선 뇌를 활성화시키는 방법과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 긍적적인 감정상태가 몸에 주는 영향 등 여러가지 이론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뇌를 활성화시키는 활동을 시작했는데, 기본적으로 오른손과 왼손을 고르게 사용하는 한 손을 접고 숫자를 세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제가 오른손잡이라서 사실 왼손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그 때 오른손과 왼손을 골고루 사용하면서 많이 어려웠지만 나름 뇌가 활성화되는 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간단한 몸풀기가 끝나고 이제 모둠을 나누어서 모둠끼리 종이에 각 한 사람마다 칭찬을 적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이 적어주는 자신에 대한 칭찬을 보며 기분이 좋아지고 그 상태로 남을 칭찬하는 문구를 적어주는 활동은 너무나도 희망찬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우정을 확인할 수도 있어서 친구 사이가 더 돈독해질 수도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1박 2일간의 명상 교육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하나 있습니다. 다양한 활동들을 했지만 저는 두 명씩 짝을 지어서 한 명이 눈을 가리고 한 명이 이끌어 주는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두 명이 짝이 되어 한 명이 눈을 가립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학교 3층에서 1층 운동장까지 이동하는데 눈이 보이는 친구는 눈을 가린 친구가 길을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는 활동이었지만 선생님들의 안전지도 하에 움직였기 때문에 안심하고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눈을 가리고 하는 이 활동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활동입니다. 눈을 가리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결국 자기 옆에 있는 사람만을 의지하게 됩니다.


활동을 하면서 안내해주는 친구가 잘 안내하지 못하여 눈을 가린 친구가 다치기라도 하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 없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눈을 가린 친구를 안전하게 인도했습니다.

덕분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많이 형성되었던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은 유치할 수도 있는 활동이었지만 저는 이 활동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촛불을 한 개씩 들고 그 동안의 뇌활성 명상 활동들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날 일정도 많이 남았는데 벌써 이별의 시간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가슴이 찡하기도 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배운 게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칭찬을 많이 들은 밥은 시간이 지나 뽀얀 곰팡이가 생기고 욕을 많이 들은 밥은 흉측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곰팜이가 생기는 것처럼 어떤 사물이든 간에 거친 욕보다는 칭찬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친구와 대화를 할 때에도 거친 욕을 사용하기보다는 억지로라도 고운 말과 칭찬을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포기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 등의 기본적인 마인드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면서 느끼면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을 우리 2학년 2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마산 YMCA 캠프 담당으로 일하고 계서서 어릴 때부터 캠프 같은 활동을 무척 많이 해왔습니다.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캠프를 경험했습니다.


약 11년 간 다녀왔던 초.중.고에서 가는 수련회나 수학여행 및 소풍을 다 합쳐도 YMCA에서 갔던 캠프의 횟수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그 만큼 저는 캠프 활동을 아주 많이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갔던 청소년 YMCA 영남 하령회 캠프는 지금까지 제가 갔던 다른 캠프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하령회 캠프는 먼저 다른 캠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엄청난 수의 인원이 모여서 진행되는 캠프입니다. 인원이 많은 캠프인 만큼 준비도 오래하고 캠프 진행도 매우 복잡합니다.

그리고 캠프에 참가하는 인원들 중 대부분이 고등학생으로 캠프 인원의 연령대가 높기 때문에 캠프의 전체적인 주도권은 거의 학생들에게 주어집니다.

쉽게 말해 하령회 캠프는 거의 학생들이 이끌어서 진행되는 캠프라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뭔가 하령회 캠프는 제가 다니는 대안학교처럼 뭔가 자율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하령회 둘째 날, 체육 대회 
하령회 캠프의 대부분의 시간은 각자 조원들끼리 보내게 되어있습니다. 조끼리 움직이면 인원체크도 신속하게 할 수 있고, 그만큼 통솔도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그건 어느 캠프에서나 똑같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식사를 할 때에는 왠만하면 조원들끼리 함께 했습니다. 아침밥을 조원들과 맛있게 먹고나서 저희 마산팀은 급하게 긴급회의에 들어갔습니다.

갑작스레 긴급회의를 열었던 이유는 저희 마산팀이 하령회에서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이 바로 하령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체육대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루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체육대회를 진행하는 운동장의 바닥이 다 젖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래선 체육대회를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밖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줄이고, 실내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물놀이 프로그램은 비가 와도 별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 갈등 풀기 
어쨌든 얼른 실내 프로그램 구상에 들어갔습니다. 오전 내내 회의를 한 결과 실내에서 '갈등 구조 풀기'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게임은 여러사람이 둥글게 모여 팔을 엇갈려 서로의 손을 잡은 뒤, 엇갈린 팔을 푸는 게임입니다. 그 게임은 다른 사람들과의 협동심이 매우 중요한 게임입니다.

체육 대회의 전체적인 진행은 마산 운영위원장인 재희와 그냥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제가 맡았습니다. 태봉고에 다니면서 행사 진행 같은 종류의 일은 많이 해봤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있었습니다.

역시 생각보다 진행이 순조로웠습니다. 각 조들은 팔이 엇갈린 갈등구조를 풀기위해 열심히 게임에 임하였고 나름대로 재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갈등 풀기 게임을 하면서 조원들간의 협동심도 좋아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다른 조와 경쟁만 하면 안될 것 같아서 모두가 하나의 큰 원을 만들어 갈등 풀기 게임을 번외로 진행했습니다.

130명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인원이 하나의 원을 만드니 정말 커다란 원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넓은 강당이 꽉 차는 정도면 정말 사람이 많기는 많은가 봅니다...

여튼 그 상태로 갈등 풀기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갈등 풀기는 키가 큰 두 사람이 문을 만들어주고 다른 사람들이 그 문을 몸을 돌리며 통과하면 갈등 구조가 풀리는 게 정답인 게임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많으면 점점 더 난이도가 어려워집니다. 한 사람이라도 욕심을 부려서 뛰거나 하면 뒤에 사람이 넘어지거나 잡고 있던 손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실패라서 다시 해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갈등 구조를 풀 때에는 단 한사람이라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협동을 해서 천천히 여유롭게 해야합니다.

하령회에 참가한 130명의 영남 권역 YMCA 청소년들은 갈등 풀기를 몇 번이고 실패했지만 나중에는 결국 성공을 했습니다. 이로써 그들의 공동체 의식이 조금 더 함양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체육 대회는 실내 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밖에서 하는 활동도 있었습니다. 운동장이 젖었기 때문에 강당 옆에서 짝피구를 하기로 결정했었습니다.

2. 짝피구
짝피구란 단순히 공을 던져 맞은 사람이 아웃되는 보통 피구와는 다르게 여자, 남자가 짝을 지어 한 쪽이 자신의 파트너를 보호하며 경기에 임하는 조금 변형된 피구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남자 여자 짝을 정하여 적당히 팀을 나누어야 했는데, 인원이 130명이 넘어서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짝은 그냥 옆에 서있는 사람과 묶으면 간단했지만 팀을 적당한 수로 나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많은 것도 문제였지만 사람 수가 너무나 애매해서 팀을 적당히 나누기 곤란한 상황이었습니다.

덕분에 팀을 나누는 데에만 거의 10분을 넘겼고, 우리 마산팀이 진행하는 체육 대회에 임한 다른 지역 학생들은 상당히 지루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다른 지역 학생들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최대한 빠르게 다음 진행으로 넘어갔습니다. 다행히 짝피구를 하면서 학생들은 적당해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다음 자신의 경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지루함을 오래 느끼기는 했지만 나름대로 짝피구는 무사히 끝을 맺었습니다.

3. 물나르기
그리고 대망의 마지막 프로그램! '물나르기' 가 있었습니다. 물나르기는 2팀으로 나눠서 각 조원들이 한 줄로 선 다음, 뒤를 돌아보지 않고 물을 옮겨서 더 많이 옮긴 팀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서 저희 마산팀이 연습 경기를 처음에 했는데 저는 물이 시원하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물을 일부러 흘리면서 온 몸이 다 젖었습니다.

다른 지역 학생들은 물나르기를 하며 몸이 젖어가면서 시원함과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상당히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얼른 물나르기 게임에 임하고 싶다는 의지가 굳게 보였습니다. 제 계획이 성공한 것입니다. (ㅋㅋㅋ) 여튼 사람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세 개의 조가 한 팀이 되어 3 vs 3 의 경기를 진행했습니다.

물론 물에 젖는 것을 싫어하는 학생도 몇 몇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에게까지 게임을 강요하지는 않았고 저는 그저 학생들이 물놀이을 하면서 시원하고 즐거워하기를 바라며 열심히 진행했습니다.


중간에 마이크가 물에 젖어 전기 통해 다칠 뻔하여 진행을 그만 뒀지만 끝까지 체육대회는 나름 재미있고 알찬 시간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요 며칠 간 YMCA 하령회를 다녀왔습니다. 하령회는 각 권역의 청소년 YMCA 회원들이 모여서 축제를 벌이는 행사입니다. 


YMCA 하령회는 중부, 서부, 영남 이렇게 세 권역으로 나뉘어 진행이 되고 저희 마산은 영남 권역의 하령회에 참석했습니다.

하령회는 1년에 한 번씩 2박 3일로 진행이 되며 올해는 안동에 있는 청소년 수련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령회에 처음 가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하령회에 대해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마산 YMCA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YMCA 사람들도 만나고 함께 활동하면서 놀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새로운 경험일 것 같았습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안동에 있는 한 청소년 수련원에 도착을 했습니다. 다른 지역의 YMCA들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 하령회 첫날
그 곳에 모인 YMCA 회원들은 학생들만 해도 약 140명정도가 되었고 각 지역의 간사님들도 10명 정도가 계셨습니다.  

그렇게 엄청난 수의 YMCA 회원들과 함께 하는 하령회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하령회의 주제는 바로 '걸어서 백두대간 끝까지' 였습니다.


의미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것입니다. YMCA 청소년들이 모여 북한 남한 분단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여 남북 분단 현실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지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는 자리였습니다.


YMCA 하령회에서는 책자도 한 권씩 지급했습니다. 그 책에는 하령회 일정과 북한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하령회의 첫 프로그램은 각 지역의 YMCA 활동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저희 마산 YMCA도 지역소개를 해야 했습니다. 원래는 마산의 운영위원장 학생이 해야하는데 그 학생이 하루 늦게 도착을 해서 지역소개를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하령회 전 날, 갑작스레 연락을 받아서 하루만에 지역소개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원래 만들어진 PPT를 이용하여 대충 준비를 마치고 지역소개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마산 YMCA에서 하고있는 여러가지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문화의 집과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습니다.


비록 준비는 미흡했지만 제가 나름대로 재미있게 발표를 해서 인기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틈틈히 웃기는 농담을 이용하여 발표가 지루하지 않게 했습니다.

또한 재치있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대해 하나하나 특징을 잡아서 빠르게 진행한 것도 마산 YMCA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역소개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 조를 나누었습니다.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조를 총 13개조로 나누었습니다. 한 조에 11명씩 넣어도 조가 13개나 만들어져버렸습니다.

그 13개의 조 중에서 저는 9조가 되었습니다. 9조의 학생들은 대부분 조용한 아이들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와 조장이 계속 분위기를 이끌어가며 조활동을 했습니다.

저희 9조의 이름은 저의 의견으로 '전교조' 라고 지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교조는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 이 아니라 '전교' 라는 단어의 의미로써 전교생 즉, 조원 전체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여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전교조라는 조이름을 발표할 때 많은 다른 학생들이 비웃었습니다. 물론 전교조라는 이름은 조금 억지일 수는 있겠지만 저희 조에게는 나름대로 의미가 깊은 조이름입니다.


여러가지 조활동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특정 단어를 가지고 YMCA를 표현하는 활동입니다.

그 활동은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특정 단어 몇 개를 선택하여 그 단어들을 이용해 YMCA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문장을 만드는 활동이었습니다.

먼저 조 내에서 각각 한 명씩 문장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단어는 랜덤으로 고르는데, 제가 '섹시' 라는 단어가 걸려서 YMCA를 '섹시' 라는 단어로 표현해야해서 큰 고난을 겪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인상깊었던 한 문장이 있었는데 저희 조에 어떤 학생이 만든 문장입니다. 그 친구는 '투쟁' 이라는 단어를 뽑았고 그 단어를 이용해 'YMCA는 나쁜 어른들이 억압하는 세상에 대한 학생들의 투쟁이다.' 라는 멋진 문장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다른 조에서도 비슷한 문장을 만들어냈습니다.

단어를 이용해 YMCA를 표현하는 프로그램은 다른 지역과 다른 조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YMCA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고, YMCA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활동이 끝나고 간식도 먹고 여러가지 게임, 담력테스트 등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 대표들이 모여서 영남 권역 YMCA의 회칙 개정에 대한 회의를 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YMCA 회칙은 제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 학생회 회칙과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회칙을 자세히 읽어보니 저희 태봉고와 정서가 맞지 않는 내용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꾸자고 의견을 냈는데 반대가 거의 만장일치여서 제 의견은 기각되었습니다.

그런 경우가 회의 중에 여러번 있었습니다. 살짝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다수의 의견이 반대하는데 어쩔 수가 있겠습니까?

태봉고등학교의 정서가 YMCA 임원들 정서와는 많이 다른가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조용히 받아들였습니다. 회의를 열심히 하다보니 어느새 새벽 2시가 되었고 그렇게 하령회의 첫날이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하령회의 남은 2일이 정말 기대되는 하루였습니다.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학기가 끝날 때마다 'PT - Day' 라는 행사를 항상 진행합니다. PT - Day는 그 만큼 학교에서 중요한 행사로 손꼽힙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보다 PT - Day 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태봉고등학교에서는  PT - Day가 시험만큼 중요하게 여겨진다는 증거가 되겠죠?

어쨌든  PT - Day 란 태봉고등학교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활동했던 공부나 인턴십 등 종합적인 LTI (Leanring Through Internship) 활동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시간입니다.

 작년에도  PT - Day 발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꾸준히 블로그에 포스팅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1학년도 들어와서 후배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저번 학기 PT - Day 때에는 제가 가진 PD와 영화감독의 장래희망에 대해 발표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PT - Day 때에는 2학년 1학기 때에 했던 활동들을 위주로 발표했습니다.


저는 이번 학기 때에 여러가지 활동을 많이 했었습니다. 겨울방학 때 '하나 그리고 둘' 영화기획, '고소공포증 ' 영화제작 , 연극부 스텝 활동, 부회장 활동, 교과부 블로그 기자단 활동 등 약 10가지 정도의 활동을 했습니다.

이런 활동들을 간단하게 정리하여 짧게 보고서를 작성해보았습니다. 보고서는 누가 보거나 하는 것도 아니라서 대충 어떤 활동을 했는지만 모아서 간략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ppt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ppt에 복잡하게 글자가 많이 들어가서 발표할 때 그 글자를 그대로 읽는 딱딱한 분위기보다는 눈에 확 들어오는 사진을 많이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LTI 활동을 할 때마다 아버지가 주신 카메라로 꾸준히 사진을 찍어놓았기 때문에 사진자료는 충분히 많이 있었습니다.

제가 인턴십 활동이나 촬영을 할 때 찍어놓은 사진들을 모두 모아서 ppt에 넣었고 제가 미술 프로젝트 기록을 했던 내용과 교과부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 할 때 작성했던 기사들도 모두 모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7월 17일, '2012학년도 1학기 LTI PT - Day' 가 시작되었습니다. 기말고사가 모두 끝나고  PT - Day 는 항상 방학하기 직전에 진행됩니다.

이번 PT - Day 는 작년 2학기와 비슷하게 1~2학년을 섞어서 반끼리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속한 2학년 2반은 1학년 3반과 함께 PT - Day 를 진행했습니다. 

한 학기동안 활동한 내용을 프리젠테이션으로...

그리고 저는 17일의 첫 번째 순서였습니다. 첫 순서였지만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충분히 그리고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별로 긴장감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발표는 시청각실에서 했는데 발표를 할 때 관중들에게 제 모습이 보이려면 ppt가 켜져있는 노트북과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발표를 하면서 제가 원하는 타이밍에 ppt 슬라이드를 넘길 수 있어야 하는데 노트북이 멀리 있으면 스스로 슬라이드를 넘기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ppt 슬라이드를 넘길 때 사용하는 리모콘을 찾던 도중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팟에 무선 리모트 어플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방법을 알아내고 아이팟 전용 ppt 무선 리모트 어플을 다운받아서 아이팟을 ppt 리모콘으로 사용했습니다. 

영상 미디어와 IT 계열의 활동을 발표하는 저에게 아이팟 리모콘은 저의 활동을 어필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지난 6개월 동안 1학기 때 했던 촬영과 편집 기자 영화 제작 등의 여러가지 활동들을 사진을 위주로 설명해 나갔습니다. 

확실히 사진을 통해 설명을 하니 발표를 지켜보는 관중들의 집중도도 높았습니다. 백번 천 번 딱딱한 글과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장의 사진이 모든 것을 단 번에 설명해주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PT - Day 발표를 무사히 마치고 담임 선생님과 부모님의 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일종의 피드백을 듣는 시간으로 이번 발표 뿐 아니라 이번 학기 동안 학생의 모습을 보고 구체적인 평가를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저를 보고 항상 착실한 학생, 반의 궃은 일을 도맡아 하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학생 그리고 "발표도 아주 재미있고 톡톡 튀었다." 등... 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역시 예상했던대로 제가 대충 작성한 보고서에 대해서는 실망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보고서의 중요성을 별로 인식하지 못했고 발표를 하기 전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아주 간단히 만든 보고서였습니다.

선생님과 부모님의 칭찬과 조언을 듣고...

하지만 담임 선생님께서는 좀 더 구체적인 보고서의 내용을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발표에서 보고서에 부족한 내용을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도 다음 학기부터는 보고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했으면 좋겠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저도 담임 선생님의 그 말씀에 동의했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저의 발표를 보고 지금까지 했던   PT - Day 발표 중에서 가장 잘했던 발표였다고 칭찬해주셨습니다. 특히 저번 2학기 발표 때에도 참가하셨던 아버지가 그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영상과 편집, 기록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여러가지 기술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으로 퀄리티가 있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독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번 방학에는 인문고전을 많이 읽기로...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 때에는 읽을 수는 최대한의 독서를 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책들 중에서도 역시 영상에서 중요한 감각을 가지기 위해 교양을 쌓을 수 있는 인문고전을 많이 읽을 계획입니다.

저의 1학기  PT - Day 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원래 저는 보통 ppt 발표가 끝나면 슬라이드 마지막에 '감사합니다' 하는 문구를 넣는데 저는 이번에 넣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PT - Day 발표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의  LTI 활동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LTI 활동을 더 많이 할 것이고 2학기 때도 3학년 때에도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더 멋진  PT - Day 발표를 준비할 것입니다.
태국의 '반부왁캉 학교' 에서는 정말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태국에서 지내는 12일의 일정 중에서 대부분이 학교에서의 일정이다보니 학교에서의 활동은 정말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학교에서의 활동은 아무래도 학생들이 있다보니 전부 그 학교의 학생들과 함께 하는 활동이었습니다. 그래서 반부왁캉 학교의 학생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제일 처음 했던 활동은 태국의 전통악기를 배우는 것이었습니다. 태국의 학생들이 먼저 무대에서 전통악기로 공연을 하고 우리들이 태국의 학생들에게 악기다루는 법을 배웠습니다.

악기는 종류가 4~5개 정도 있었는데 저는 그 중에서 바이올린같은 현악기와 기타같은 악기 2가지 정도를 배워보았습니다.


이런 말을 하면 좀 이상하지만 솔직히 태국의 악기는 다루는게 정말 쉬웠습니다. 한국의 악기들은 각 음정마다 소리내는 법이 복잡하고 어렵지만 태국은 그냥 한칸씩 내려가는 형식이라서 외우기도 쉬웠습니다.

그리고 그 때 배웠던 기타와 비슷한 악기는 실제 기타와는 다르게 특별히 외워야하는 코드같은 것도 없었고 오직 간단하게 계이름으로만 연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배웠던 두 악기 모두 줄이 두 개밖에 없어서 아주 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금방 악기를 익혀서 연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 배웠던 '비행기' 라는 노래를 연주해서 태국의 학생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태국 학생들이 박수를 쳐주면 저는 기분이 살짝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우리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바로 '자기 이름으로 도장만들기' 였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온 지우개를 이용해 한글로 이름을 새겨 도장을 만드는 활동이었습니다.

우리 단원들은 태국의 학생들에게 이름을 물어보고 지우개 위에 한글로 그 이름을 적어주었습니다. 그러면 태국의 학생들은 한글로 된 자기이름을 따라 칼로 파냈습니다.


그리고 도장밥에 찍어서 종이 위에 도장을 찍으면 태국 학생들의 한글로 된 자기이름 도장이 완성된 것 입니다. 그렇게 수많은 학생들이 한 종이에 자기 도장을 찍었고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그 종이 위에는 태국 학생들의 이름이 찍혀있는데 그 종이를 보면 태국인들의 이름이 한국에 비교하면 정말 특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잘 찾아보면 '똥' 이라는 이름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태국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외국이기 때문에 한 번 웃고 넘어갔습니다. 태국에서는 그런 이름이 일반적인 이름일테니까요.

또 제가 어릴 때 다니던 태권도의 도복을 입고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고 태권도를 비롯한 한국의 여러 문화를 태국의 학생들에게 소개시켜주는 시간도 잠깐 가졌습니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는데 바로 태국 학생들과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인 활동입니다. 우리 러닝타이 팀이 미리 한국에서 준비해 온 봉숭아 물들이기 세트로 다함께 봉숭아 물을 들였습니다.

그 활동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바로 그 때 물들였던 봉숭아가 아직도 손톱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제 손톱을 보면 태국에서 봉숭아 물을 들였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한국의 전통놀이인 '제기' 를 직접 만들어서 제기차기를 해보는 시간도 가졌는데 사실 그 활동은 제기 만드는데 너무 열중해서 직접 차보는 것은 별로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다른 형들이 태국의 학생들과 함께 제기차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놀아서 마음이 좀 편했습니다.


그 외에도 태국의 전통문화를 배워보는 활동도 있었습니다. 태국의 전통음식을 만드는 활동도 하고, 태국의 전통 장신구를 만드는 활동, 태국의 꽃다발 만드는 활동 등... 참 많은 것 같네요.


저는 이 활동들 중에서 태국의 전통음식을 만드는 활동을 했습니다. 무슨 '떡' 같은 음식을 만들었는데 저는 너무 어려워서 잘 하지 못했습니다.

난생 처음보는 재료들을 섞어서 반죽을 하고 그 반죽한 것들을 어떤 나뭇잎에 싸는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글로 적으면 정말 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계속 헤매다가 태국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세 개정도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만들고 나니까 뭔가 뿌듯하고 제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태국의 반부왁캉 학교에서 했던 활동은 이것말고도 정말 셀 수 없이 많이 있습니다. 그 활동들을 이번에 전부 적을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이번에는 문화교류를 했던 활동들을 바탕으로 포스팅했습니다.

태국의 학생들과 문화교류를 하면서 정말 느낀게 많습니다. 먼저 우리나라의 문화를 태국의 학생들에게 가르쳐주니까 뭔가 한국인으로써의 자부심같은게 느껴졌고 반대로 태국의 문화를 배울 때에는 태국 학생들에게 고마움이 많이 생겼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우리에게 자신들의 문화를 알려주고 우리나라의 문화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태국 학생들의 모습은 문화교류를 하러 온 저의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학생들과 태국의 학생들이 만나서 섞여 노는 모습은 정말 신기했습니다. 서로의 언어가 달라서 대화가 전혀 안되는데도 조금의 꺼리낌없이 활동할 수 있다는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언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태국의 학교에서 한국의 학생들과 태국 학생들 사이에 언어는 무의미했습니다. 

언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그 어떤 말로도 그 모습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표현할 방법을 굳이 생각해본다면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 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를 이용해 한국, 태국의 학생들이 서로 어울리고 재미있게 지내는 모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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