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친구들과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브이 포 벤데타' 라는 영화였는데, 미래의 영국을 배경으로 한 혁명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1605년 11월 5일, 가톨릭 탄압에 맞서 국회 의사당 지하에 화약을 설치하여 당시 잉글랜드의 왕과 대신들을 몰살시키려 했던 '화약 음모 사건'의 주도자 가이포크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그리고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미래 2040년 영국, 나라에서는 곳곳에 카메라와 음성장치가 설치되어 국민들을 감시하고,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모두 잡아가는 현실입니다.

특정 시간이 되면 통금이 걸려서 그 시간에 외출하거나 다른 이의 집에 있는 사람들 또한 모두 잡아갑니다. 그런 영국에서 살아가는 여주인공 '이비(나탈리 포트만)'는 통금 시간에 외출을 하다가 관리자들에게 걸려 추행을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 때, 갑자기 나타난 검은 옷에 가면을 쓴 의문의 영웅이 등장하고, 의문의 사나이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 '헨리 5세'등에 나오는 대사들을 인용하며 엄청난 검술로 관리자들을 제압합니다.

그는 자신을 'V'라고 소개하며 방송국에 가서 방송으로 전국민들에게 1년 뒤, 11월 5일에 국회의사당을 폭발시킬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1605년 11월 5일을 기억하라며 자신이 쓴 가면이 가이 포크스 가면이라고 합니다.


그는 가이 포크스의 저항 의지를 계승하여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는 영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혁명을 일으키려는 것입니다. 국회 의사당이 가지고 있는 권력의 상징성과 권위를 폭발시킴으로써 저항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죠.

영화 속 영국에서는 거짓된 언론으로 국민들에게 진실을 통제하고 인종, 성적 취향 등이 다르면 무조건 잡아가는 등의 독재정치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나치의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영화속 독재자 '챈틀러 셔틀러'


영화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이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V가 언론을 이용하려고 방송국을 습격했을 때 V를 도와줌으로써 V와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테러리스트로 지명된 V를 도와주었기 때문에 이비 또한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어서 V는 이비를 보호해줍니다. 이비는 V와 지내면서 점점 V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그의 신념과 혁명의지를 동경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원래 살고 있던 편한 삶을 되찾기 위해 V를 배신할까 고민하면서 편안한 삶과 혁명을 일으키는 삶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됩니다.


영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영국이 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했던 수많은 악행들과 비인간적 행위들이 밝혀지면서 보는이들을 분노하게 합니다.

영화에서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V가 사용하는 화려한 검술과 말솜씨, 이비가 변화하는 과정 등 중간중간에 권력가들을 조롱하는 장면으로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권력에 굴복하는 사람들 정치적으로 숨겨진 불편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실제 우리가 사는 사회를 반영하는 듯한 '진실이 통제된 언론', '안전한 곳에서만 신념을 외치는 사람들까지.. 영화는 참 많은 것을 다룹니다.

영화의 배경은 30년이나 지난 미래의 모습이지만 '지금 현재의 모습과 얼마나 다른가?' 하는 의문도 생기고 여러 가지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가 정말 진실된 정의의 사회인지...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이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지.. 굳이 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브이 포 벤데타
감독 제임스 맥테이그 (2005 / 독일,영국,미국)
출연 나탈리 포트만,휴고 위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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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책들 중에서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을 읽었습니다. 체 게바라는 중학교 때 다른 책으로 알게 된 쿠바의 유명한 혁명가입니다.

그 후로도 고등학교 때 체 게바라라는 사람에 대해 더 접해보기 위해 헌 책방에서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을 한 권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막상 책을 읽으려고 하니 책이 너무 오래되고 두꺼운 탓에 쉽게 읽을 염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에 속해 있는 체 게바라의 책을 마음 먹고 한 번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책의 제목은 '체 게바라 20세기 최후의 게릴라'였습니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천식이라는 병에 시달리며 힘들게 생활했지만 체 게바라는 약한 몸에도 불구하고 항상 럭비나 수영 같은 운동을 하며 거칠게 뛰어놀면서 성장했습니다.

23세가 되어 체 게바라는 자신의 친구 알베르토와 1만 km에 이르는 라틴 아메리카를 무려 7개월 동안이나 여행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기나긴 여행을 하면서 게바라는 인생의 다양한 모습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백인우월주의에 차별 받고, 고통 받는 인디오들의 모습과 빈곤과 체념의 부조리한 사회, 그리고 억압 받는 노동자들....

이런 모습들은 모두 게바라에게는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장면이었고 또한 게바라 자신의 미래를 정치에 걸기로 마음을 먹게 된 계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게바라는 여행을 마치고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어릴 적 앓았던 천식의 영향이었는지 단숨에 의학 공부를 마치고 의사가 됩니다. 

그리고 게바라는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또다시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 여행을 하는 동안 후에 쿠바 혁명을 주도할 동료인 피델 카스트로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여행을 하면서 게바라는 고통과 억압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혁명의 필요성을 깨닫고 그 때부터 수많은 혁명가 또는 철학자들의 책을 읽고 토론을 벌이며 혁명가의 소양을 기릅니다.

그러다가 체 게바라는 독재자 바티스타가 집권하고 있는 쿠바로 갑니다. 쿠바에서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는 게릴라전으로 혁명을 일으킵니다.

게릴라전이란 적인 점령하고 있는 지역에서 정균 군인들이 아닌 주민 등이 일반적으로 열세한 장비를 가지고 기습, 습격을 감행하는 전투 형태를 말합니다.

체 게바라와 피델은 게릴라전이라는 무장혁명으로 바티스타의 독재를 타도하려고 한 것입니다. 수 많은 전투 끝에 결국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는 바티스타를 쫒아내고 승리를 거머쥡니다.

그 후로 피델과 게바라는 쿠바의 정치 체제를 다잡고 쿠바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 세력를 몰아내기 위해 정치적인 혁명을 계속합니다.

그러면서 체 게바라는 쿠바의 국민이 되어 라카바니아 요새의 사령관, 중앙은행 총재, 국가토지개혁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치면서 쿠바의 두뇌로 불리며 쿠바 정권의 기초를 세워나갑니다.

하지만 체 게바라는 쿠바에서의 삶을 뒤로 하고, 정치적인 신념이 다른 피델 카스트로에게 쿠바를 맡기고 또 다른 혁명을 위해 떠납니다.

체 게바라는 쿠바 뿐만 아니라 아직 혁명이 필요한 곳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얼마 후에 게바라는 볼리비아의 산악 지대에서 게릴라전을 하던 중 붙잡혀 총살을 당합니다.

체 게바라는 오늘날까지도 20세기 최고의 혁명가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는 혁명군이었을 때 자신의 원래 직업인 의사의 의학 실력으로 동료들을 치료해주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게릴라전을 벌이면서 주위의 농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체 게바라의 영향이 많이 있었다고 하네요. 의사라는 좋은 직업에다가 잘생긴 외모 덕분에 그를 잘 신뢰했다고 합니다.

또한 체 게바라는 다른 지역에서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집단들을 하나로 모을 때에도 뛰어난 설득력과 믿음으로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 처럼 체 게바라는 혁명가로써의 군인적인 면모만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상처를 치료하는 의사로 때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쿠바 사람들의 우상이 되었습니다.


인도의 간디가 비폭력 운동으로 인도를 해방시켰다면 체 게바라는 간디에 비해 상당히 폭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게릴라전의 방법으로 쿠바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체 게바라의 혁명이 잘못된 것일까요? 하지만 게바라와 피델의 모습은 분명히 정의였고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이 쿠바 혁명을 정의롭게 생각합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1953년 7월 26일 산티아고 데 쿠바의 몬카다 요새를 습격하다가 생포당합니다. 피델은 변호사로써 자기 행동의 정당함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한마디를 남깁니다. 

"역사가 나를 무죄로 하리라"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혁명은 그 당시 독재자 바티스타에게는 끔찍한 테러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혁명은 역사에서 엄청나게 큰 역할을 한 사건입니다.

일제 시대 때의 독립 운동가인 윤봉길 의사와 안중근 의사처럼 일제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테러리스트지만 조선에게는 영웅인 것입니다.

이처럼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혁명은 역사에 있어서 분명히 정의로운 혁명이었으며 그들은 시대의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체 게바라가 쓴 일기에 게바라는 12월 5일, 알레그리아델피오에서의 전투에서 겪었던 일을 생생히 기록해놓았습니다.

옆의 한 동지가 날아오는 비오듯 쏟아지는 총알에 겁을 먹고 탄약통과 의약품을 버리고 도망을 갔습니다. 체 게바라는 두 물품을 모두 챙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하고 하나만 골라서 가지고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체 게바라는 그 순간 고민에 빠집니다. 의약품이냐, 탄약통이냐? 나는 의사인가? 혁명가인가? 고민 끝에 체 게바라는 결국 탄약통을 짊어집니다.

의사의 직업을 포기하고 혁명가의 삶을 택한 것입니다. 책에서 꽤 상징적으로 묘사된 게바라의 이런 고민과 선택은 저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포기하면서 혁명가의 길을 걸었던 체 게바라가 더욱 멋지고 우러러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체 게바라는 과연 그 선택을 후회했을까요?

저도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할 일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체 게바라처럼 힘든 선택을 해야할 순간이 온다면 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어떤 선택이든 저는 그 선택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되면 후회없이 그 쪽으로 갈 것입니다. 체 게바라도 그랬을 테니까요. 

체게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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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장 코르미에 (시공사, 199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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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소설 수메르 3권의 독후감을 적어볼까 합니다. 1권은 수메르 건국 신화이고 2권은 영웅 길가메시의 신화, 그리고 3권은 인류최초의 도시혁명에 대한 내용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 '우루카기나'는 수메르의 한 도시인 '라가시'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라가시에서 아내,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있었습니다.

어느날 그는 별에 대해서 공부하기 위해 길가메시가 지은 높은 첨성단이 있는 우르크로 가서 3년동안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3년뒤에 그는 자신의 고향 라가시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우루카기나의 집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자신의 아내, 자식들도 함께 없어졌습니다.


우루카기나는 라가시에 돌아오자마자 억울하게 감옥으로 잡혀들어가게 되고 사람들에게 뜻밖의 사실을 듣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라가시의 시장인 루갈란다가 전쟁에 승리함으로써 권력을 잡아 자기 마음대로 왕을 칭하며 무력으로 세금을 걷고 시민들의 곡식까지도 빼앗아간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저항하면 곧바로 누명을 씌워서 감옥에 데려가 처형시키거나 노예로 부려먹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너무나도 많이 바뀐 라가시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또한 폭정을 하는 루갈란다에게도 증오심이 생긴 우루카기나는 지인의 도움으로 감옥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옛친구들과 힘을 합쳐서 군사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군사를 모으는게 아니라 루갈란다의 폭정으로 피해를 받은 시민들을 불러서 군사훈련을 시키는 것 이었습니다.

그런식으로 계속 시민들을 모은 우루카기나는 시민군이라는 이름으로 억울하게 처형을 당하게 될 사람들을 구해주고 루갈란다가 물건을 사러 다른 도시에 가 있을 때 본격적으로 혁명을 시작합니다.

한 편 우르크에 가까이 여행을 간 루갈란다는 우루카기나의 친구가 연락을 받고 루갈란다의 배에 침투해서 루갈란다를 잡아서 다시 라가시로 데려갑니다.

그 사이에 우루카기나와 그의 동료들은 라가시의 정부군들을 제압하고 승리를 쟁취합니다. 결국에는 루갈란다와 그의 아내를 공개처형시키고 우루카기나는 왕이 되어 새로운 법을 창시하고 최초의 혁명가가 됩니다.

수메르 3권은 1, 2권과는 조금 다르게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이 빠집니다. 1, 2권처럼 괴물을 무찌른다거나 봉황 날아다닌다거나 하는 내용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책이 지루한 면이 있기는 했지만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이 많아서 내용의 이해가 잘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형적인 혁명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다른 혁명가들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전쟁을 할 때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고,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큰 비중을 차지해서 줄거리도 아주 탄탄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인 우루카기나보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정도로 등장인물들의 비중이 아주 큽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너무 등장하지 않아서 좀 아쉬웠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주인공 우루카기나의 성격이나 신념같은 것은 잘 알 수 없었지만 우루카기나는 혁명주도자라는 죄를 가진 죄인으로써 시민들에게 강연을 다닙니다.

그 시민들은 그런 우루카기나를 정부에 신고하면 돈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인데도 그 누구 하나 우루카기나를 신고하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우루카기나가 성품이 아주 좋거나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루카기나의 혁명 성공은 아마 그런 우루카기나의 신뢰감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적으로 뭔가 큰 일을 하려면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그런 행동만 해야할 것 같습니다.

수메르.3한민족대서사시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판타지소설
지은이 윤정모 (다산책방,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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