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간 YMCA 하령회를 다녀왔습니다. 하령회는 각 권역의 청소년 YMCA 회원들이 모여서 축제를 벌이는 행사입니다. 


YMCA 하령회는 중부, 서부, 영남 이렇게 세 권역으로 나뉘어 진행이 되고 저희 마산은 영남 권역의 하령회에 참석했습니다.

하령회는 1년에 한 번씩 2박 3일로 진행이 되며 올해는 안동에 있는 청소년 수련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하령회에 처음 가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하령회에 대해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마산 YMCA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YMCA 사람들도 만나고 함께 활동하면서 놀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새로운 경험일 것 같았습니다.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안동에 있는 한 청소년 수련원에 도착을 했습니다. 다른 지역의 YMCA들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 하령회 첫날
그 곳에 모인 YMCA 회원들은 학생들만 해도 약 140명정도가 되었고 각 지역의 간사님들도 10명 정도가 계셨습니다.  

그렇게 엄청난 수의 YMCA 회원들과 함께 하는 하령회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하령회의 주제는 바로 '걸어서 백두대간 끝까지' 였습니다.


의미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것입니다. YMCA 청소년들이 모여 북한 남한 분단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여 남북 분단 현실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한반도 평화가 이루어지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는 자리였습니다.


YMCA 하령회에서는 책자도 한 권씩 지급했습니다. 그 책에는 하령회 일정과 북한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하령회의 첫 프로그램은 각 지역의 YMCA 활동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저희 마산 YMCA도 지역소개를 해야 했습니다. 원래는 마산의 운영위원장 학생이 해야하는데 그 학생이 하루 늦게 도착을 해서 지역소개를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하령회 전 날, 갑작스레 연락을 받아서 하루만에 지역소개 준비를 해야했습니다. 원래 만들어진 PPT를 이용하여 대충 준비를 마치고 지역소개 발표를 했습니다.

저는 마산 YMCA에서 하고있는 여러가지 동아리 활동을 중심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문화의 집과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습니다.


비록 준비는 미흡했지만 제가 나름대로 재미있게 발표를 해서 인기는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틈틈히 웃기는 농담을 이용하여 발표가 지루하지 않게 했습니다.

또한 재치있고 다양한 동아리 활동에 대해 하나하나 특징을 잡아서 빠르게 진행한 것도 마산 YMCA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역소개를 무사히 마치고 이제 조를 나누었습니다.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조를 총 13개조로 나누었습니다. 한 조에 11명씩 넣어도 조가 13개나 만들어져버렸습니다.

그 13개의 조 중에서 저는 9조가 되었습니다. 9조의 학생들은 대부분 조용한 아이들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와 조장이 계속 분위기를 이끌어가며 조활동을 했습니다.

저희 9조의 이름은 저의 의견으로 '전교조' 라고 지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교조는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 이 아니라 '전교' 라는 단어의 의미로써 전교생 즉, 조원 전체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여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전교조라는 조이름을 발표할 때 많은 다른 학생들이 비웃었습니다. 물론 전교조라는 이름은 조금 억지일 수는 있겠지만 저희 조에게는 나름대로 의미가 깊은 조이름입니다.


여러가지 조활동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활동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특정 단어를 가지고 YMCA를 표현하는 활동입니다.

그 활동은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특정 단어 몇 개를 선택하여 그 단어들을 이용해 YMCA를 표현할 수 있는 한 문장을 만드는 활동이었습니다.

먼저 조 내에서 각각 한 명씩 문장을 만들어보았습니다. 단어는 랜덤으로 고르는데, 제가 '섹시' 라는 단어가 걸려서 YMCA를 '섹시' 라는 단어로 표현해야해서 큰 고난을 겪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하면서 인상깊었던 한 문장이 있었는데 저희 조에 어떤 학생이 만든 문장입니다. 그 친구는 '투쟁' 이라는 단어를 뽑았고 그 단어를 이용해 'YMCA는 나쁜 어른들이 억압하는 세상에 대한 학생들의 투쟁이다.' 라는 멋진 문장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다른 조에서도 비슷한 문장을 만들어냈습니다.

단어를 이용해 YMCA를 표현하는 프로그램은 다른 지역과 다른 조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YMCA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고, YMCA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조활동이 끝나고 간식도 먹고 여러가지 게임, 담력테스트 등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각 지역 대표들이 모여서 영남 권역 YMCA의 회칙 개정에 대한 회의를 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YMCA 회칙은 제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 학생회 회칙과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회칙을 자세히 읽어보니 저희 태봉고와 정서가 맞지 않는 내용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꾸자고 의견을 냈는데 반대가 거의 만장일치여서 제 의견은 기각되었습니다.

그런 경우가 회의 중에 여러번 있었습니다. 살짝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다수의 의견이 반대하는데 어쩔 수가 있겠습니까?

태봉고등학교의 정서가 YMCA 임원들 정서와는 많이 다른가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조용히 받아들였습니다. 회의를 열심히 하다보니 어느새 새벽 2시가 되었고 그렇게 하령회의 첫날이 지나갔습니다.

앞으로 하령회의 남은 2일이 정말 기대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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