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지리산에 관한 마지막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리산에 다녀온지도 벌써 일주일에 되어가네요. 이번에 다녀온 지리산도 점점 기억속에서 잊혀져 가겠죠?

그래서 이렇게 글이라도 적어보는 것 입니다. 작년에 아버지와 지리산에 갔을 때에는 몸도 너무 힘들고, 식량도 없는 등의 이유 때문에 천왕봉까지 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반드시 지리산의 최고봉인 '천왕봉' 에 가기로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30km 라는 엄청난 거리를 종주하다보니 제 몸은 점점 지쳐갔습니다.

결국 천왕봉의 바로 밑인 '장터목 대피소' 에서 천왕봉까지 가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도저히 제 몸으로는 천왕봉까지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 때는 정말 머릿속에 '빨리 집에 가서 치킨 시켜먹어야지.' 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천왕봉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코스의 다른 조들도 모두 천왕봉을 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간적으로 30km를 걷고나서 천왕봉까지 올라간다는 것은 정말 무리일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장터목 대피소에서도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자마자 물을 마시고 제 눈에 바로 들어온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구름' 이었습니다. 장터목 대피소가 워낙 높은 곳에 있다보니 구름이 바로 눈앞에 있었습니다. 확실히 지리산의 경치는 다른 산들과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장터목 대피서에서 본 구름이 움직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처럼 새하얀 구름은아주 가까이 있었습니다.


비록 천왕봉까지는 가지 못했더라도 지리산에 가서 보고 느낀 것은 충분히 많았습니다. 화엄사에서 출발해서 중산리까지 간 것 만으로도 저는 만족합니다.

장터목 대피소에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천왕봉 바로 밑에 있는 대피소이기 때문에 가장 인기있는 대피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나서 우리는 바로 중산리를 향해 내려갔습니다. 빨리 집에 가고싶다는 생각에 그 험한 내리막길을 엄청난 속도로 뛰어내려 왔습니다.

그리고 중산리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고 다시 태봉고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모두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갑자기 같은 조였던 지우라는 친구가 치킨을 사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그 친구의 집에 가서 치킨을 시켜먹었습니다. 지리산에 다녀와서 바로 시켜먹는 치킨의 맛은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그 치킨을 지리산에 먹었더라면 더 맛있었을텐데...' 이런 아쉬운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 그 때는 치킨이 너무 맛있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앞으로 1년뒤에 또다시 학교에서 지리산 등산을 가게됩니다. 그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쉬운 코스로 가서 정말 반드시 천왕봉을 가볼 것 입니다.

웬만하면 새벽에 출발하여 천왕봉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코스를 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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