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태봉고등학교는 1년에 한 번씩 지리산으로 이동학습을 갑니다. 작년에도 1학년으로 2학년 선배들과 함께 지리산을 갔었지만 이번에는 제가 2학년이 되어 지리산에 갔습니다.

게다가 지리산 대피소의 자리가 부족해서 몇 명만 제외하고는 3학년들은 지리산 이동학습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 2학년과 1학년들만 지리산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후배가 아니라 선배로써 후배들을 데리고 지리산을 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부담감이 상당히 있었습니다. 물론 지리산을 가는 각 조마다 담당 선생님이 동행하지만 선배의 역할은 다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작년에 학교에서 지리산을 갈 때 화엄사에서 노고단으로 올라가서 지리산 능선을 쭉 돌아 천왕봉까지 갔다가 중산리로 내려오는 최상코스 종주를 했습니다.

친구가 찍은 지리산 풍경들


역시나 최상코스로 지리산을 갔다오니 몸이 남아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간단하게 지리산 경치도 구경하고 여유롭게 난이도 중코스 정도를 다녀올까 생각을 하고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리산 코스를 고민하던 중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1학년 후배들 몇 명이서 지리산 같은 조를 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그 후배들의 요청을 수락하였고 그들과 같은 조가 되어 지리산을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배들이 선택한 지리산 코스는 제가 작년에 가서 엄청나게 고생했던 최상 난이도의 화엄사 코스였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또다시 지리산 최상코스를 가게 되었습니다.

다행이 작년에 가본 코스라 부담이 덜 하기는 했지만 이미 가본 코스이기 때문에 더 걱정되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선배의 입장으로 후배들도 챙겨야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여튼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이 있듯이 저는 이왕 최상코스를 가게 되었으니 더 열심히 준비하는 마음으로 지리산을 가는 준비를 철저하게 했습니다. 짐도 무게를 줄이기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만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음식도 저희 조의 선생님까지 합쳐 총 7명에게 3만원씩 거두어서 장을 보고 산에서 간단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등산에 필요한 초콜릿과 사탕 등의 간식도 챙겼습니다.

확실히 작년에 이미 지리산을 가 본 경험이 있었기에 준비하기가 훨씬 수월했고 더 철저히 필요한 것을 잘 분배하여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후배들에게도 전혀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름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드디어 지리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저희 조는 첫 날 점심밥을 등산을 하는 중간에 쉬면서 간단하게 김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배라는 이름으로 직접 김밥을 한 손에 들고 산에 올라갔습니다. 산을 오르는데 한 손에 짐이 있으니까 무척 불편하기는 했지만 우리조를 위해 전혀 귀찮아 하지 않고 꿋꿋하게 올라갔습니다.

한 반쯤 올라가니 같은 조의 친구가 점심을 먹을 장소를 찾아놓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거기에 앉아서 김밥을 미리 먹지 않고 뒤에 오고있는 같은 조의 멤버들을 기다렸습니다.

무척 배가 고팠습니다. 하지만 뒤에 오는 같은 조원들을 놔두고 먼저 김밥을 먹어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저희 화엄사 코스의 첫 날은 길이가 짧아서 시간이 많이 남기 때문에 조원들을 기다려도 충분히 여유가 있었습니다.

배가 고파도 조원들을 위해 참고 기다리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 모습은 아쉽게도 둘 쨋날부터는 잘 볼 수 없었습니다.


둘 쨋날부터는 정말 지리산 최상코스의 면모를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엄청난 길이를 자랑합니다. 둘 쨋날은 노고단 대피소에서 출발하여 세석대피소까지 약22km 엄청난 산행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첫 날처럼 같은 조를 기다리다가는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고 괜히 기다렸다가 야간산행을 하게 될 수도 있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이기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조는 무엇보다도 안전과 함께 가는 것을 중요시했기 때문에 역시나 점심을 먹기로 한 연하천 대피소에 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원이 오면 바로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먼저 도착한 저와 친구는 미리 점심을 먹고 기다렸습니다. 잠시후 나머지 조원들이 도착했고 저는 점심으로 먹을 라면을 준비해 놓고 다시 세석대피소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둘 쨋날의 마지막 목적지인 세석대피소에 도착해서도 역시 점심 때처럼 먼저 도착한 저와 친구가 먼저 저녁밥을 먹고 나머지 조원들이 먹을 밥을 준비하고 기다렸습니다.

다른 조들은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나머지 조원들이 오면 함께 밥을 먹기 위해 무작정 기다리고 있었지만 저희 조는 먼저 도착한 조원들이 나머지 조원들이 오자마자 편하게 밥을 먹게 하기 위해 미리 요리를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다행히 힘이 제일 많이 남아돌았던 제가 밥을 하고 스팸을 굽는 등 대부분의 요리를 도맡아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리다 드디어 나머지 조원들이 도착을 하였고 제가 해준 맛있는 밥을 먹었습니다.

조원들을 무척이나 고마워했습니다. 딱히 고마워하기를 바라면서 저녁밥을 준비한 것은 아니었지만 저에게 고맙다고 말해주는 조원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뿌듯했습니다.


작년에 지리산에서 저희들을 챙겨주었던 선배들이 이런 심정이었을까요? 선배의 역할은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하면서 후배들을 챙겨주는 것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전혀 힘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해 준 따뜻한 밥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조원들을 보면서 제 마음도 따뜻해졌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지리산을 다녀오면서 지리산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후배를 대하는 선배로써의 역할과 위치에 대해서 조금 더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선배라는 존재는 후배가 힘들어 할 때 따끔하게 충고할 게 아니라 따뜻하게 감싸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학교에서 선배와 후배의 관계에 대해서 잘 생각해보고 제가 평소에 후배들을 대하는 모습에 더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후배들은 선배들을 전혀 불편해하지 않고 편하고 자신들을 따뜻하게 감싸안아 줄 고마운 존재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지리산 등산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2박3일동안 조끼리 직접 밥을 해먹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리산에 가기 전 밥을 해먹을 음식을 잔뜩 구입했습니다.

작년 아버지와 함께 지리산에 갔을 때에는 아무런 식량도 가지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대피소에서 비싼 값에 음식을 구입해먹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모든 음식을 다 챙겨가서 직접 요리를 하고 밥을 먹은 뒤 직접 전부 치워가야만 했습니다.

원래 등산이라는게 그렇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조는 조의 이름부터 '밥먹으로 가' 조 라고 짓고 음식을 잔뜩 준비해갔습니다.

비록 가방이 무척 무거워서 고생을 했지만 음식이라는게 먹으면 없어지기 때문에 가방의 무게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힘차게 등산을 했습니다.

첫 날의 아침밥은 학교에서 급식으로 먹고 점심 때 쯤 지리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등산을 하자마자 배가 고파졌고, 점심을 선생님께서 챙겨온 김밥으로 대충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힘들게 등산을 해서 대피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요리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조가 저녁 때 먹을 음식은 바로 '삼겹살' 이었습니다.


선배가 무거워도 열심히 들고 온 삼겹살을 드디어 먹게 되었습니다. 가져 온 버너는 제 버너를 합쳐서 총 세 개, 한 개의 버너로는 밥을 했고, 나머지 두 버너로는 고기 굽는데에 풀가동했습니다.

어느새 고기는 다 익어가고, 우리 조는 밥과 삼겹살에 쌈장과 상추, 고추, 마늘 등을 곁들어 산에서는 보기 힘든 푸짐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얼마나 저녁밥을 많이 먹었던지 이제는 토가 나올정도로 배가 불러지자 저녁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동안 대피소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말뚝박기, 닭싸움, 팔씨름 등 정말 체력을 심하게 낭비하는 놀이만 했습니다. 첫날이라 그런지 아직 많은 학생들이 힘이 넘쳐보였습니다.


그래서 다들 힘차게 놀았습니다. 한바탕 놀다보니 또다시 배가 고파졌습니다. 그래서 우리조의 선생님께서 다시 고기를 준비하셨습니다.

이번에 먹는 고기는 바로 '수육' 이었습니다. 구워먹는 삼겹살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수육을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위해 정성스레 삶아주셨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많다보니까 수육은 금방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산에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저는 새벽에 일어나서 미리 요리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아침 당번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그냥 먼저 요리준비를 했던 것 입니다.


둘쨋날의 아침 메뉴는 '전투식량' 이었습니다. 컵라면과 비슷하게 그냥 뜨거운 물을 붓고 몇 분 기다렸다가 먹으면 되는 간단한 음식이었습니다.

무슨 짬뽕맛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더럽게 맛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음식또한 산에서 먹는 음식 치고는 아주 만족스러운 음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다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걷고나서 또다시 점심밥을 먹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우리조는 한 대피소에 들려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일 많이 먹어야하는 둘쨋날의 점심밥, 2박 3일의 중간에 위치한 이 시기에 먹는 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조가 먹는 음식은 바로 '라면' 이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라면으로는 제 체력을 보충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보인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라면보다 몇 배로 좋아하는 음식인 '짜파게티' 였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선생님께서는 짜파게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우리조는 음식을 많이 가져온 조답게 라면과 짜파게티를 둘 다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짜파게티를 싹싹 긁어먹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약 21km를 걸어서 둘쨋날의 목표지점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바로 요리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팠기 때문에 빨리 먹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뜨거운 물에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육개장이었습니다. 게다가 각종 덮밥까지 만들어먹으니 정말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둘쨋날의 저녁밥까지 모두 해결하고나서 둘쨋날에는 피곤했는지 꽤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마지막날에는 집에 빨리 가고싶은 마음에 그냥 참치캔 몇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얼른 출발했습니다. 다음 대피소에 도착해서 우리조는 마지막 점심밥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음식을 모두 꺼내서 전부 요리해먹었습니다. 남은 육개장들과 참치, 라면, 밥, 햄 이 모든 음식을 먹고나니 부실했던 아침까지도 모두 해결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등산을 가서 직접 요리를 해서 밥을 먹어보니 느낀게 참 많습니다. 우선 산에서는 집에서처럼 배고파서 밥을 먹는 개념이 아닙니다.

산에서는 배가 고파서 밥을 먹기보다는 '살기위해' 밥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요리하는데 더 필사적으로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먹는것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산에서 먹는 음식은 맛도 달랐습니다. 보통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기름기가 너무 많아서 그렇게 많이 먹지 못하는데 이번 지리산에서는 한개라도 더 많이 먹으려고 노력까지 했습니다.

정말 햄 하나까지도 최고급 요리처럼 느껴졌고 물 한모금까지도 한잔의 포도주처럼 달콤했습니다. 그게 바로 산이라는 곳입니다.

산에서는 모든게 맛있고 모든게 소중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음식들이 지리산에서는 얼마나 맛있던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가끔 제가 정신이 약해지고 음식을 소중이 여기지 않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 산에 간다면 그런 정신들이 돌아올 것 입니다.
이번에는 태국에 가서 먹었던 음식들에 대한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음... 태국은 먼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쌀을 주식으로 먹습니다.

여러가지로 우리나라와 많이 비슷한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국은 음식을 만들 때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먹기 힘든 음식이 꽤 있었습니다.

그 향신료를 만들 때에는 어떤 풀을 사용해 만들었습니다.그 풀의 이름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그 풀을 직접 먹으면 걸레같은 냄새가 나면서 더러운 맛이 나기 때문에 우리 단원들은 그 풀을 '걸레 풀' 이라고 불렀습니다.

태국에서의 첫 날 치앙마이 YMCA가 운영하는 호텔에서 먹었던 저녁밥은 정말 태어나서 처음 보는 음식들만 먹었습니다.


아무맛도 나지 않는 이상한 야채볶음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 그리고 바삭바삭하지만 안에는 처음 보는 야채가 잔뜩 들어있는 무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향신료가 잔뜩 들어간 국물까지.. 정말 하나같이 제 입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도저히 먹지 못하고 음식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래도 '음료수는 맛있게지' 라고 생각하며 제가 가져온 달콤해보이는 음료수를 들이켰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그 음료수는 거의 맹물이었고 색만 진했습니다.

정말 그 때 맛없는 저녁밥을 먹고 앞으로 태국에서 12일을 어떡게 버틸까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다음날부터는 입에 맞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둘쨋 날 처음 먹은 음식은 무슨 오므라이스같은 음식이었는데 오므라이스와 맛이 많이 유사해서 맛있는 아침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셋쨋날, 우리 러닝타이팀은 '반부왁캉 학교' 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 때 먹은 점심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때에는 국수가 나왔는데 그 국수에는 면보다 고기가 더 많이 들어갔습니다. 아직도 그 고기가 무슨 고기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맛있었던 고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국수의 면과 고기까지 다 먹고나서 저는 시원하게 국물을 한모금 마셨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국물에는 방금 전에도 언급했던 '걸레 풀' 로 만든 향신료가 잔뜩 들어갔습니다.


할 수 없이 국물을 마시는 것은 포기하고 또다시 '걸레 풀' 의 무서움을 깨닫고는 태국 음식에 대한 두려움까지 생겼습니다. 정확히는 '걸레 풀' 에 대한 두려움이었죠.

하지만 태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가 태국 음식에 적응이 많이 되었는지 걸레 풀이 들어간 국물도 점점 꺼리낌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인간은 오랜시간 특정 장소에서 지내면 그 장소에 적응을 많이 하나봅니다. 처음에는 먹으면 토할 것만 같았던 걸레 풀 향신료를 자원봉사 후반에는 맛있게 먹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러닝타이 팀은 홈스테이를 하면서 지냈는데 홈스테이에서는 아침밥과 저녁밥을 먹었지만 카메라는 선생님께서 들고 계셨기 때문에 홈스테이에서 먹었던 음식은 사진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글로 한 번 적어보자면 먼저 홈스테이에서 약 7일간 먹었던 음식들은 모두 맛있었습니다. 태국은 고기의 가격이 싸기 때문에 고기를 많이 먹었고 저는 홈스테이에서 매일 고기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맛있었지만 고기를 많이 먹은 덕분에 얼굴에 여드름만 왕창 늘었습니다. 홈스테이에서 먹었던 고기들은 전부 돼지고기와 닭고기였으며 소고기는 한 번도 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돼지고기와 닭고기도 충분히 맛있었고, 고기류는 소스에 많이 찍어먹었고 닭고기는 대부분 닭꼬치로 요리해 먹었습니다.

이처럼 태국에서는 한국에서 못지 않게 푸짐한 식생활을 보냈고 위염 때문에 걱정도 했었지만 현재 건강에도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를 받아드리면서 혼란스럽고 힘들기도 했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입맛의 변화가 생기는 것을 경험해보니 이제는 그 어떤 음식을 먹더라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안학교인 태봉고 생활을 벌써 2주일째 하고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진짜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과목은 다른 고등학교들과 다를게 없었습니다.

다른 게 조금 있다면 과목 중에 '농사'나 '요리'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요리수업은 초등학교에서 많이 해봤지만 농사수업은 처음이었습니다.

사실 이름이 농사지 간단한 텃밭가꾸기였습니다. 하지만 꽤 까다로운 수업이었습니다. 직접 농사기구를 챙겨서 텃밭을 계속 가꾸어야 했습니다. 이런 수업은 처음이라 조금 난감했습니다.

새로워서 아주 재미있을줄 알았는데 날씨가 많이 추워서 그렇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수업을 재미로 하면 안되지만 조금 힘들었던 수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라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농사수업 말고 요리수업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중학교 때 했던 음식만들기 실습 때 저는 태봉고 면접을 갔기 때문에 참여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태봉고에 와서 요리수업에 참여하니 왠지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음식은 '갈비찜'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무척 기대가 되었습니다.

요리는 모둠을 짜서 모둠별로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모둠들은 다 4명씩이었는데 우리 모둠은 한 명이 병원에 간 상황이라 3명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모둠이 아주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 모둠에는 다행히도 장래희망이 요리사인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혼자서 무덤덤하게 요리의 준비를 하더니 혼자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저와 다른 친구는 요리를 할 줄 몰라서 옆에서 잡일이나 하면서 그 친구의 요리실력을 감상했습니다.

환상적인 손놀림을 이용한 부드러운 칼질과 자연스러운 양념제조, 그리고 음식의 모양도 중요시하는 꼼꼼함까지... 정말 요리사가 꿈인 친구의 요리실력은 대단했습니다.

요리라고 하면 계란프라이와 라면밖에 끓일줄 모른 어떤 놈(김태윤)과 많이 비교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꽤 열심히 요리를 도왔습니다.

그 친구가 요리하는 모습입니다.


우선 가장 쉬운 설거지를 했고 무려 야채도 제가 직접 손질했습니다. 우리 모둠은 사람이 가장 적어서 그런지 가장 늦게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모둠의 친구들이 각자 만든 갈비찜을 다 먹고 우리 모둠이 만든 갈비찜을 먹기 위해 몰려들었습니다.

드디어 우리 모둠의 갈비찜이 완성되고 아주 먹음직스럽게 접시에 놓여있었습니다. 비록 직접 요리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지만 왠지 요리가 완성되니 엄청나게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그 완성된 갈비찜을 먹어보니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돼지갈비 한 조각을 입에 넣어보니 돼지 한 마리가 제 입안에서 뛰어 노는 것 같았습니다.(ㅋㅋㅋ)

좀 오버하긴 했지만 정말 그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우리가 직접 만들고 직접 먹어보니 정말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우리 모둠이 만든 갈비찜입니다.


좀 자랑같지만 제가 우리반의 반장이 되었습니다. 저는 반장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태봉고에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보았습니다. 앞으로 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것 입니다.

태봉고에서의 생활이 많이 기대가 되지만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들을 많이 할 수 있다는게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유럽으로 출장을 가신 어머니께서 한국으로 돌아오십니다. 어머니께서 집에 안계신동안 저는 아버지와 늘 함께 밥을 먹었습니다.

어머니께서 유럽으로 출장을 가신 첫 날 저와 아버지는 함께 맛있는 삼겹살을 먹고, 옛날식 도시락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아바타라는 재미있는 영화도 봤습니다.

아버지와 삼겹살을 먹고 난 뒤 먹었던 옛날식 도시락.


둘째 날은 지리산에 가기위해 진주에서 함께 흑돼지 구이를 먹었습니다. 그 때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셋 쨋날은 음...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둘째 날 진주에서 먹은 흑돼지 삼겹살.


그 날은 아버지와 함께 지리산에 올라갔다가 해가 질 때까지 산을 내려오지 못해 세석 대피소에서 햇반과 차가운 햄, 그리고 참치를 먹었습니다.

억지로 먹었던 햇반과 참치, 햄.


햄은 그래도 꽤 먹을만 했는데 참치는 정말 맛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무사히 산을 내려와서 아버지와 함께 맛있는 백숙을 먹었습니다. 추운 산에서 내려와 먹는 백숙의 맛은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저는 원래 백숙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때 먹은 백숙은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집에서 쉬고있었습니다.

지리산에서 내려온 뒤 먹은 백숙.


그 날 저녁에는 아버지와 함께 또 삼겹살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먹은 삼겹살은 너무 기름기가 많아서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맛있다고 하셨는데 저는 별로였습니다. 부자지간에 입맛은 별로 닮지 않는 것 같네요;;; 그리고 다음날에는 주말이라 아버지께서도 회사를 안가셔서 그냥 집에서 라면같은 것을 끓여먹었습니다.

하지만 산에서 먹고싶었던 라면을 집에서 먹으니 그것도 꽤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먹고싶었던 라면을 먹어서 기분이 무척 좋았습니다.

지리산에서 엄청 먹고 싶었던 라면.


그 주말이 지난 후에는 저와 아버지 모두 바빴습니다. 저는 학원을 갔고 아버지께서는 회사에 가셨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늘 저의 밥을 챙겨주셨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가시기 전에 언제나 저의 아침을 챙겨주시고 나가셨습니다. 그 동안 먹은 라면이 정말 한 박스는 되는 것 같네요.

아버지께서 직접 해주신 음식도 있습니다. 일단 어머니께서 출장을 가신 첫 날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셔서 밥도 직접 지으시고 맛있는 고등어도 구워주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정말 요리를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직접 지으신 밥의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요리를 해서 밥을 먹은 적도 있습니다.

저는 저번에 어머니께서 사두신 갈비탕을 끓여서 밥과 함께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3분카레도 해먹었습니다.

그리고 밖에 나가서 맛있는 저녁을 먹은 일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저녁에 아구찜을 먹으러 갔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매운 아구찜을 좋아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매운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구찜을 먹을 때 마다 매워서 늘 잘 먹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어머니 없이 아구찜을 먹어서 오랜만에 맛있게 아구찜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대하던 아구찜이 나왔습니다.

저는 일단 콩나물부터 먹었습니다. 역시 저의 에상대로 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구찜의 고기를 먹어보니 엄청 질겼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질기셨던지 식당의 직원 아주머니께 지금 우리가 먹고있는 아구찜이  건아구찜이냐고 물었습니다. 직원 아주머니께는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우리는 부드러운 생아구찜을 시켰는데 왜 질긴 건아구찜이 나오냐고 했습니다. 직원 아주머니께서는 약간에 실수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없이 그 질긴 건아구찜을 먹었습니다. 저는 너무 질겨서 콩나물과 밥만 계속 먹었습니다. 그래도 콩나물은 매콤한게 아주 맛있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어머니께서 돌아오시니까 어머니와 저 그리고 아버지, 이렇게 셋이서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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