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작년부터 방송부 자체에서 제작하는 영상물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물의 이름은 '싼TV' 입니다.

언제나 싼티가 나게 대충 만든듯한 컨셉으로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일이나 웃긴 이야기들을 연출해서 1주일에 한 번씩 전교생이 모이는 '공동체 회의' 자리에서 방영했습니다.

싼TV는 제가 1학년 때 1화를 시작으로 계속 방영했습니다. 1화부터 3화까지는 제가 촬영을 맡고 기획이나 연출, 편집 등 전체적인 제작은 2학년 선배들이 도맡아 했습니다.

하지만 4화부터는 영상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학년들끼리 자체로 한 번 싼TV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의 저로써는 아직 여러가지 기술들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아직 영상에 대해 배우는 초보자도 안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전문가적인 수준의 영상도 만들지 못할 뿐더러 영상에 그럴듯한 메세지도 담을 염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자신감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웃기는 거' 를 컨셉으로 잡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제가 주인공을 맡아 단순한 '개그물' 영상을 하나 완성했습니다.

영상의 주제는 '고등학생의 정열적인 아침 생활' 이었습니다. 웃긴 소재를 찾아다니다가 웹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민욱이의 정열적인 아침' 이라는 영상을 보고 패러디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을 조금 바꿔 '김간디의 정열적인 아침' 이라고 정하고 영상을 방영했습니다. 영상의 인기는 정말로 최고였습니다.



비록 영상의 수준은 현저히 떨어지기는 한다해도 그 당시 저의 획기적인 이미지 파괴는 영상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덕분에 저의 작은 별명이었던 '김간디' 가 학교 내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으며 나름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그게 아마 학교내에서 친구들과 기획해서 만든 첫번째 작품일 것입니다. 이 영상은 원래 1년 하고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지금에서야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부끄러워서' 였습니다. 영상의 주인공이 바로 저였던 것도 그 이유 중에 속하기도 하지만 영상이라고 하기에 수준이 너무나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블로그에 올린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아버지가 영상의 수준이 떨어지고 부끄럽더라도 제가 만든 영상은 왠만하면 블로그에 다 올리라고 하셨습니다.

영상 관련 직종을 꿈꾸고 있는 저에게 '자신이 만든 영상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 하면 안된다.' 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방송부가 있습니다. 물론 PD가 꿈인 저로써는 당연히 학교 방송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방송부에서 맡은 역할은 방송부에서 2주일에 한 번씩 공동체 회의 시간에 방영되는 '싼TV' 의 기획과 연출, 그리고 편집을 맡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방송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금도 PD일을 하고 있는 것이죠. 싼TV는 현재 약 4개월 정도 방영되어 7화까지 방영되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방영된 싼TV에서 4화와 7화를 제작했습니다. 우선 4화는 처음 만들어보는 싼TV라 그냥 웃음에만 신경써서 제작했습니다.

말그대로 그냥 웃기기만 한 영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인기는 좋았지만 의미가 담겨있는 영상이 아니라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직접 만든 싼TV 4화는 나름대로 의미는 담았지만 영상에 담긴 의미나 교훈이 영상의 웃음에 묻혀서 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싼TV 4화는 아직까지 블로그를 통해서 공개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가 영상 제작에 있어서 나름대로 실력이 쌓이고 자신감이 생겼을 때, 그냥 소소한 웃음으로 공개하겠습니다.

여튼 이번에는 싼TV 7화를 제작했습니다. 총 두 달의 준비과정, 촬영, 편집을 거치고 제 혼을 바친 영상이기에 더욱 보람이 있었습니다.


싼TV 7화의 주제는 '운' 입니다. 2학기 기말고사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전국의 중,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우리학교를 비롯하여 전국 여러개의 학교에서 모의고사, 중간.기말, 고사 때에 시험을 다 찍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도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찍어버리지만 문제도 보지 않고 다 찍어버리지는 않습니다. 저는 그런 학생들을 보면 참 안타까웠습니다.

충분히 풀 수 있을텐데도 귀찮다는 이유로 시험을 대충 찍어버리는 그 모습, 저는 그런 모습들을 비판하는게 아니라 일께워주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운을 믿고 시험을 다 찍어버리는 행동은 하나의 '도박' 이라는 것을... 그래서 영상에 화투, 포커 등 여러가지 도박하는 장면들과 시험을 다 찍는 모습을 비교하며 표현했습니다.

여튼 이번에 만든 싼TV 7화에는 제가 담고 싶었던 메세지가 잘 드러난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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