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갔을 때 우리들은 자원봉사를 한다는 마음가짐이 아니라 문화교류를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갔습니다. 실제로도 반부왁캉 학교에서 문화교류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문화교류만이 아니라 진짜 자원봉사다운 일을 한 적도 있습니다. 바로 태국의 독거노인을 돕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러닝타이 팀이 지냈던 치앙마이의 부왁캉 마을에는 혼자 살고계시는 할머니가 한 분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분의 집은 매우 지저분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러닝타이 팀과 태국의 학생들이 힘을 합쳐 그 할머니의 집을 치우는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할머니의 집은 마치 폐허가 된 집처럼 금방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정말 '여기에서 어떻게 사람이 살 수 있나?' 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그 할머니의 집은 매우 심각하게 비위생적이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많으니까 빨리 끝낼 수 있으리라 믿고 바로 대청소에 돌입했습니다. 집은 2층까지 있는 구조였는데 1층에는 창고와 부엌이 있었고, 2층은 거실과 침실이 있었습니다.


저는 1층에 있는 무거운 침들을 옮기고 쓰레기를 버리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2층에서 저를 불렀습니다. 2층에는 여자들만이 청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에게 작은 불상을 옮겨달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태국에서는 여자가 불상을 만지면 안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태국이 불교의 나라이다 보니까 그런 예의를 철저히 지키나 봅니다.

2층에는 그런 종류의 작은 불상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계속 2층에 남아서 청소를 했습니다. 2층은 그래도 할머니가 주무시는 곳이라 그나마 깨끗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오히려 2층이 더 심각했고 방마다 엄청난 먼지가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서랍을 하나씩 열 때 마다 먼지가 대량으로 쌓여있었습니다.


심지어는 할머니가 주무시는 방에서 끔찍하게 죽어있는 새의 시체도 발견되었습니다. 2층에 얼마나 먼지가 많았던지 점심시간에 2층을 청소했던 사람들은 전부 입맛이 없어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먹은 점심입니다.


그래서 저는 곧바로 선생님께 마스크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나중에 마스크를 구해오셨고 우리들은 마스크를 끼고 다시 청소에 임했습니다.

확실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청소를 하니까 먼지도 덜 먹었고 청소도 빨리 진행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든 청소를 끝마치고 모두들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이라는 낯선 곳에서 찾아와 다짜고짜 청소를 해드려서 집주인 할머니께서 불편해 하시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할머니는 계속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 고맙다고 하시니까 정말 청소를 해드린게 뿌듯했고 진짜 자원봉사같은 자원봉사를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홀가분 해졌습니다.


지금까지는 계속 반부왁캉 학교에서 학생들과 놀기만하고 우리들이 너무 태국 사람들에게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약간 미안했는데 우리들도 직접 봉사를 하고나니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정말 자원봉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게된 것 같습니다. 자원봉사가 얼마나 행복한 일이고 멋진 일을 깨닫고나니까 앞으로도 이런 자원봉사를 많이 하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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