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도 이제 별로 안남았네요... 방학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모두 출장을 가셨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하루종일 집에 혼자 있었습니다. 밥도 저 혼자 챙겨먹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이 아버지가 주신 용돈이 있어서 걱정은 별로 없었죠.

제가 원래 요리를 좀 싫어합니다. 요리를 무척 못할 뿐더러 매우 귀찮아하죠. 하지만 배가 고프니까 그런 생각도 금방 없어지더라구요.

저는 밥을 먹지 않고 저녁 7시가 넘어가니까 본능적으로 밥솥을 열어보았습니다. 다행히 밥솥 안에는 저번에 제가 지어 둔 밥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돈을 들고 근처 편의점에 가서 소시지를 몇 개 사왔습니다. 그래도 귀차니즘이 조금은 남아있는지 소시지 굽기가 귀찮아서 전자레인지에 간단하게 돌렸습니다.

그리고 단백질이 있는 식단을 위해 계란도 하나 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이라면 당연히 먹어야 하는 한국인의 음식!!! 김치를 냉장고에서 꺼냈죠...

전자레인지에 돌린 소시지라 그런지... 못생겼네요;;

흑맥주 컵으로 물을 마시는 센스!!


밥, 소시지, 계란 프라이, 김치 이렇게 간단한 밥상이라도 차리고 보니 꽤 그럴싸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 스스로 만든거라 더 뿌듯했습니다.

간단한 요리라도 그렇게 하기 싫어하던 저도 역시 배고프고 따로 요리를 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스스로 밥을 차려먹게 되더라구요.


여튼 밥, 소시지, 계란, 김치로만 구성된 '태윤이의 밥상' 을 저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밥을 무려 두 그릇이나 비웠죠.

그 만큼 제 요리실력이 뛰어나다는 것!!! 음하하하하하하! 아무튼 부모님이 다 출장가셔도 밥을 혼자 잘 챙격먹는 고등학생이라는 걸 자랑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번 지리산 등산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2박3일동안 조끼리 직접 밥을 해먹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리산에 가기 전 밥을 해먹을 음식을 잔뜩 구입했습니다.

작년 아버지와 함께 지리산에 갔을 때에는 아무런 식량도 가지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대피소에서 비싼 값에 음식을 구입해먹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모든 음식을 다 챙겨가서 직접 요리를 하고 밥을 먹은 뒤 직접 전부 치워가야만 했습니다.

원래 등산이라는게 그렇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조는 조의 이름부터 '밥먹으로 가' 조 라고 짓고 음식을 잔뜩 준비해갔습니다.

비록 가방이 무척 무거워서 고생을 했지만 음식이라는게 먹으면 없어지기 때문에 가방의 무게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힘차게 등산을 했습니다.

첫 날의 아침밥은 학교에서 급식으로 먹고 점심 때 쯤 지리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등산을 하자마자 배가 고파졌고, 점심을 선생님께서 챙겨온 김밥으로 대충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힘들게 등산을 해서 대피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요리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조가 저녁 때 먹을 음식은 바로 '삼겹살' 이었습니다.


선배가 무거워도 열심히 들고 온 삼겹살을 드디어 먹게 되었습니다. 가져 온 버너는 제 버너를 합쳐서 총 세 개, 한 개의 버너로는 밥을 했고, 나머지 두 버너로는 고기 굽는데에 풀가동했습니다.

어느새 고기는 다 익어가고, 우리 조는 밥과 삼겹살에 쌈장과 상추, 고추, 마늘 등을 곁들어 산에서는 보기 힘든 푸짐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얼마나 저녁밥을 많이 먹었던지 이제는 토가 나올정도로 배가 불러지자 저녁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동안 대피소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말뚝박기, 닭싸움, 팔씨름 등 정말 체력을 심하게 낭비하는 놀이만 했습니다. 첫날이라 그런지 아직 많은 학생들이 힘이 넘쳐보였습니다.


그래서 다들 힘차게 놀았습니다. 한바탕 놀다보니 또다시 배가 고파졌습니다. 그래서 우리조의 선생님께서 다시 고기를 준비하셨습니다.

이번에 먹는 고기는 바로 '수육' 이었습니다. 구워먹는 삼겹살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수육을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위해 정성스레 삶아주셨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많다보니까 수육은 금방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산에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저는 새벽에 일어나서 미리 요리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아침 당번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그냥 먼저 요리준비를 했던 것 입니다.


둘쨋날의 아침 메뉴는 '전투식량' 이었습니다. 컵라면과 비슷하게 그냥 뜨거운 물을 붓고 몇 분 기다렸다가 먹으면 되는 간단한 음식이었습니다.

무슨 짬뽕맛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더럽게 맛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음식또한 산에서 먹는 음식 치고는 아주 만족스러운 음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다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걷고나서 또다시 점심밥을 먹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우리조는 한 대피소에 들려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일 많이 먹어야하는 둘쨋날의 점심밥, 2박 3일의 중간에 위치한 이 시기에 먹는 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조가 먹는 음식은 바로 '라면' 이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라면으로는 제 체력을 보충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보인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라면보다 몇 배로 좋아하는 음식인 '짜파게티' 였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선생님께서는 짜파게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우리조는 음식을 많이 가져온 조답게 라면과 짜파게티를 둘 다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짜파게티를 싹싹 긁어먹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약 21km를 걸어서 둘쨋날의 목표지점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바로 요리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팠기 때문에 빨리 먹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뜨거운 물에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육개장이었습니다. 게다가 각종 덮밥까지 만들어먹으니 정말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둘쨋날의 저녁밥까지 모두 해결하고나서 둘쨋날에는 피곤했는지 꽤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마지막날에는 집에 빨리 가고싶은 마음에 그냥 참치캔 몇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얼른 출발했습니다. 다음 대피소에 도착해서 우리조는 마지막 점심밥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음식을 모두 꺼내서 전부 요리해먹었습니다. 남은 육개장들과 참치, 라면, 밥, 햄 이 모든 음식을 먹고나니 부실했던 아침까지도 모두 해결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등산을 가서 직접 요리를 해서 밥을 먹어보니 느낀게 참 많습니다. 우선 산에서는 집에서처럼 배고파서 밥을 먹는 개념이 아닙니다.

산에서는 배가 고파서 밥을 먹기보다는 '살기위해' 밥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요리하는데 더 필사적으로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먹는것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산에서 먹는 음식은 맛도 달랐습니다. 보통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기름기가 너무 많아서 그렇게 많이 먹지 못하는데 이번 지리산에서는 한개라도 더 많이 먹으려고 노력까지 했습니다.

정말 햄 하나까지도 최고급 요리처럼 느껴졌고 물 한모금까지도 한잔의 포도주처럼 달콤했습니다. 그게 바로 산이라는 곳입니다.

산에서는 모든게 맛있고 모든게 소중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음식들이 지리산에서는 얼마나 맛있던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가끔 제가 정신이 약해지고 음식을 소중이 여기지 않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 산에 간다면 그런 정신들이 돌아올 것 입니다.

이번에 학교에서 우리반 학생들이 계획을 짜서 방학 때 여행을 가기로 했습니다. 여행을 갈 장소는 남해에 있는 저의 할아버지 집으로 정했습니다.

할아버지 집에는 이제 아무도 없기 때문에 가끔씩 사람이 가줘야 될 것 같아서 제가 우리 할아버지 집으로 여행을 가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들은 각자 2만원씩 가져와서 끼니를 해결하고 2박3일동안 신나게 놀 계획을 짜서 우리반 담임 선생님께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갈 때 담임 선생님도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여행 당일날 우리들은 두 팀으로 나눠서 남해에 가기로 했습니다. 진주에서 가는 사람들과 마산 시외버스터미널에 모여서 가는 사람들이 모여 남해로 출발했습니다.

남해에 도착해서 진주팀과 만나서 함께 장을 보러갔습니다. 각자의 용돈을 모아서 삼겹살, 햄, 라면, 음료, 각종반찬 등 다양한 음식들을 잔뜩 구입해서 택시를 타고 할아버지 집으로 갔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할아버지 집은 몇 달동안 비워서 그런지 매우 지저분했습니다. 총 8명의 친구들이 힘을 모아서 함께 힘을 모아 집을 치우니 금방 깨끗해졌습니다.

우리들은 집에서 우선 조금 쉬다가 바로 계곡으로 놀러갔습니다. 계곡은 집에서 얼마 멀지 않아서 쉽게 갈 수 있었습니다.

각자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던지며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서로 물에 빠뜨리기도 하고 미끄러워서 넘어지기도 하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같이 간 친구 중에서 문석이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친구는 물에 들어가자마자 벽을 짚어서 벌에 쏘인 것 입니다.

상황이 너무 웃겨서 친구들 모두 벌에 쏘인 문석이를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석이는 심각했습니다. 크게 다친 것은 아니지만 물에 들어가자마자 벌에 쏘여서 놀지도 못하고 재미있게 놀고 있는 친구들을 지켜보기만 해야했습니다.

벌에 쏘인 문석이의 손가락

왼쪽에 앉아있는게 문석이 입니다.


하지만 그런 불쌍한 문석이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친구들은 계곡에 몸과 영혼을 맡기고 재미있게 놀고있었습니다.

어쨌든 계곡에서 한바탕 신나게 놀고나서 우리들은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모두 즐거워했고 다행히 문석이도 즐거워보였습니다.

계곡에서 나와 남녀를 나눠 샤워를 하고있는데 담임선생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학교에서 일하시다가 우리들을 위해 일부러 길을 찾아가며 힘들게 오셨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을 위해 맛있는 김치찌개를 끓이며 저녁밥을 준비중이셨습니다. 우리들을 샤워를 끝내고 맛있는 저녁밥을 먹었습니다.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 요리 선생님이시고 선생님의 정성이 듬뿍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라면스프를 넣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녁밥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우리들은 저녁밥을 다 먹고나서 설거지를 하면서 깨끗하게 정리도 했습니다. 친구들이 서로 도와가며 일을 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언젠가 우리반 아이들에게 직접 밥을 해주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밥을 해줄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바쁘신데도 남해까지 먼길을 달려와주시고 우리들을 위해서 밥도 해주시고, 정말 여러모로 이번 여행에서 선생님의 역할이 참으로 컷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생님이 없었다면 이번 여행은 의미가 별로 없었을 것 입니다. 친구들끼리 놀아도 되지만 아무래도 선생님처럼 어른이 있어야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 담임 선생님께서 함께 해주신 것만 해도 정말 크게 감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주도 도보여행을 하며 총 80km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참 빨리 갔습니다. 6일동안 다 걷고 항구에 도착하니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나갈 때에는 그 한 걸음이 1시간처럼 길게 느껴졌지만 다 지나고 나니 정말 짧은 시간이었던 것입니다.

아마 제가 군대를 다녀와도 이런 기분일까요? 도보여행을 끝내니 그냥 뭔가가 허전했습니다. 지금은 상상하기도 싫지만 그 때는 왠지 더 걷고싶은 마음같은 게 있었습니다.

그 만큼 이번 제주도 도보여행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평소에 등산을 즐겨해서 다리를 단련해놓았을 뿐만 아니라 일정도 그렇게 빡빡하지 않았습니다.

원래는 이번 도보여행에서 한라산을 등산하는 코스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일정이 약간 조정되서 등산코스가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약간 일정이 쉬엄쉬엄해졌고 걸을 때 마다 중간중간에 간식도 틈틈히 주고 쉬는 시간도 많아서 그렇게 다리에 무리도 가지않고 많이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같은 경우는 좀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배를 타고 우도에 갔을 때 자전거를 타고 우도를 돌아보는 일정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때 자전거를 타고 사진을 찍는다며 설치다가 큰일을 당했습니다. 한 손으로는 자전거를 타고 한 손으로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미친 짓을 감행하고 있는 저의 앞에 자동차 한 대가 왔습니다.

저는 그 자동차를 보고 깜짝 놀라서 그만 브레이크를 너무 갑자기 잡는바람에 그대로 카메라를 든 채 자전거에서 튕겨나갔습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지키기 위해 몸으로 카메라를 감싸고 그대로 굴렀습니다. 다행히 카메라는 무사했지만 저는 무려 팔꿈치와 무릎이 까지는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은 저의 상처를 보시자마자 바로바로 신속하게 치료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계속 다친 저를 걱정해주시고 한 번은 차를 태워주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선생님들은 쉬는시간 틈틈히 쉬지 않고 아이들의 다리에 에어파스를 뿌려주시고 발가락이 아픈 친구들을 위해 발가락 사이에 반창고를 붙여주시는 의료활동을 계속 하셨습니다.

게다가 숙소에 들어가서도 선생님들은 다치거나 다리가 아픈 친구들을 계속 치료해 주셨습니다. 정말 선생님들 덕분에 다친 친구가 한 명도 없이 무사히 도보여행을 마친 것 같습니다.

또한 간식 말고도 밥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실 열심히 걷고나서 먹는 음식은 무엇이든 다 맛있겠지만 정말로 모든 음식이 맛있었습니다.

도보여행에서의 식사는 거의 대부분이 뷔폐였고 제가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두 번이나 먹고 갈비탕과 뼈다귀 해장국 등 정말 맛있는 식사를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점심 때마다 항상 두 그릇을 먹었고 걸으니까 바로바로 소화가 되어서 살도 많이 찐 것 같습니다. 그 살이 전부 키로 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엇보다도 하루종일 걷고 지친 우리들을 맞이하는 숙소가 정말 좋았습니다. 숙소는 매일 바뀌었지만 그 때마다 정말 시설이 좋은 숙소에서 잠을 잤습니다.

숙소는 전부 맘에 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저는 '제푸'라는 숙소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푸란 '제주도 푸른바다' 를 줄인 말로써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제주도로 여행을 올 때 가장 많이 가는 숙소라고 했습니다.


확실히 우리 태봉고등학교 말고도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숙소가 가장 예쁜 것 같았습니다.

남자, 여자를 구분해 한 건물씩 빌렸는데 한 집에서 약 20명씩 잤습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부도 아주 좋았습니다. 경치도 아주 좋고 시설도 좋아서 도보여행으로 지친 우리들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비록 우리들의 짐으로 숙소가 너무 지저분해지기는 했지만 내부가 너무 넓어서 짐이 많은 것은 별로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2층까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제푸 숙소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를 많이 했습니다. 제주도에서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선생님의 강연을 듣기도 하고 장기자랑도 했습니다.

저도 그 장기자랑에 참가하려 했으나 아쉽게도 저와 제 친구가 선택한 노래가 준비되지 않아서 참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모든 친구들의 피로를 한 방에 풀어줄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바로 '바베큐 파티' 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삼겹살을 엄청 많이 사와서 단체로 구워먹었습니다.

비록 고기 먹는데에 정신이 팔려 사진은 한 장도 찍지 못했지만 정말 환상적인 바베큐 파티였습니다. 고기를 정말 얼마나 먹었던지 나중에는 고기가 질릴 정도였습니다.

그 만큼 고기를 먹으니 더욱 힘이나서 남은 일정을 가뿐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제주도 도보여행에서 우리들을 힘내게 해준 것들은 아주 많았습니다. 틈틈히 주는 간식과 쉬는 시간, 최고의 시설을 겸비한 숙소, 맛있는 밥, 바베큐 파티, 그리고 항상 우리를 챙겨주시는 선새님들...

저는 역시 그 중에서도 선생님들의 역할이 가장 컷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똑같이 걸었지만 항상 우리를 챙겨주시고 걱정해주시는 선생님들의 아마 우리보다 몇 배로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번주에 어머니가 일본으로 출장을 가셨습니다. 무려 5박 6일의 긴 출장이었습니다. 6일이 지나고 어제(7월 29일 목요일)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어머니는 무척 지쳐보였습니다. 저와 어머니는 오랜만에 함께 집에 있으면서 밥을 시켜서 같이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먹었습니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약간 늦게 들어오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약간의 섭섭함이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와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그 드라마는 바로 어머니와 저 둘다 좋아하는 '제빵왕 김탁구' 였습니다.

어머니는 한동안 드라마를 못보셔서 그런지 드라마를 아주 재미있게 보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너무 피곤하셔서 드라마를 보던 중 갑자기 주무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무척 반가우셨는지 자고계시는 어머니를 보고 흐뭇해 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우리집에 돌아오자 저는 자연스럽게 침대에서 자는 것을 밀려나고 오랜만에 제 방에서 잠을 잤습니다. 역시 제 방에서 자는게 가장 잠이 잘 오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여행가방입니다.

다음날 어머니는 급하게 짐을 싸고 계셨습니다. 어머니는 일본에서 돌아오신 후 바로 또다시 출장을 가셔야했습니다.

무거운 여행가방을 들고 힘들게 출장을 다녀왔는데 또 출장이라니... 정말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제가 대신 출장을 가고싶었습니다.
 
어머니는 "가지말까?" 라는 말씀을 하시면서도 꼭 가야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정말 어머니가 너무 힘들어보였습니다.

회사에 직원이 새로 들어와서 그 직원을 혼자 출장보내기가 마음에 걸리셨던지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출장을 가셨습니다.

저는 하루만에 다시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해야했습니다. 다시 출장을 가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이번주 일요일에 일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십니다. 그 때 돌아오시면 정말 어머니를 반겨주며 제가 밥도 해드려야겠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 열심히 일하시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니까요.
저는 카레를 무척 좋아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물어본다면 저는 카레라고 말할 것 입니다. 카레 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즉석카레를 좋아합니다.

다른 카레들도 맛있지만 제가 직접 만들어서 먹은 카레가 저에게 더 맛있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짜장밥도 좋아합니다.

카레만큼은 아니지만 짜장밥도 제가 직접 만들어서 먹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아하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카레와 짜장밥이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인 즉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많이 먹으면 쉽게 질리는 법 그래서 라면을 끓여먹어볼까 했는데 라면도 슬슬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하루종일 카레만 먹을 수 있다면 엄청 행복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카레도 너무 많이 먹으니까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카레와 짜장을 많이 먹지 않아서 즉석카레와 즉석짜장이 부엌에 쌓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카레를 많이 먹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바로 귀찮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어머니가 외국으로 출장을 가셔서 저 혼자 집에서 밥을 해먹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밥은 아버지가 직접 해주시고 냉장고에 반찬도 많이 있습니다. 요즘 방학이라 집에만 계속 있어서 그런지 반찬 차리는 것도 귀찮아 졌습니다.

사실 그게 말이 안될 수 도 있습니다. 반찬 차리는 것 보다 카레를 만들어 먹는 것이 훨씬 어려운데 왜 반찬을 차리는게 더 귀찮다고 할까요.

다른 분들은 저를 보며 반찬이 맛이 없으니까 카레를 만들어 먹겠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우리 집에 있는 반찬은 어머니가 외국으로 출장가시기 전에 저를 위해 맛있는 것들을 많이 사놓으셨습니다.

저는 단지 카레를 오랫동안 만들어와서 카레 만드는 것이 저에게 익숙해져서 카레를 만들어 먹을 뿐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카레를 좋아하게 되었고 이제는 질리기까지 한 것 입니다.

앞으로는 조금 귀찮더라도 반찬을 차려서 계란프라이도 만들어 먹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옛날에는 밥이 없으면 당장 밥을 지어서 먹었는데 요즘 너무 집에만 있으니까 그런게 귀찮아진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밖에 나가서 운동을 하든지 해서 빨리 몸을 많이 움직여야 겠습니다. 어머니는 외국에서, 아버지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데 제가 조금 귀찮다고 밥을 제대로 못먹는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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