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변호인'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님의 과거 변호사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개봉하기 전부터 주목을 받은 영화입니다. 

정치적인 이슈를 일으킬 수도 있는 영화이기에 개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변호인은 개봉 첫 날, 23만 관객을 동원하고 1월 1일 현재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1000장 예매 취소 등의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변호인은 꾸준한 인기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나서 너무 재미있다는 이유로 주말에 부모님과 변호인을 한 번 더 관람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송우석'이라는 고졸 법조인이 대구에서 판사를 하다가 부산에 내려와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송우석은 부동산 등기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부산에서 제일 돈 잘 벌고, 잘나가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립니다.

송우석은 7년 전,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자녀가 생기고 점점 돈이 궁해지는 중에 한 국밥집에서 밥을 먹고 돈을 내지않은 채 도망치는 일을 저지릅니다. 

큰 죄책감에 빠진 송우석은 다시 공부에 열중하여 변호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어서 7년 전 그 국밥집을 찾아갑니다. 7년 전 일을 사과하고 그 국밥집의 단골손님이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국밥집 사장님의 아들인 '진우(시완 분)'가 '부림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부림사건은 '부산의 학림 사건'이라는 뜻으로 1981년 군사독재 정권이 집권 초기에 권력을 잡기 위해 일으킨 부산 지역의 용공조작 사건을 말합니다.

영화에서는 9명의 학생들이 만든 책읽기 모임을 '공산주의 찬양 모임'으로 몰고 그들이 읽는 책들을 '불온 서적'으로 취급하여 사상범으로 체포당합니다. 

그들은 약 60일간 구타를 동반한 물고문, 통닭구이 등의 온갖 살인적 고문을 당하면서 자신들이 '빨갱이'라고 강제로 자백합니다. 고문으로 인한 자백이라는 것을 눈치 챈 송우석은 스스로 부림사건의 변호인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부당한 권력과 당시 학생들이 읽은 책들을 불온서적이라 판단했던 검열관과 학생들을 고문했던 형사의 허위 진술로 인해 송우석 변호사는 어려움을 당하지만 항상 철저한 조사와 논리적인 변호로 검사와 판사를 당황하게 합니다.

극중에서 송우석은 당시 고문을 담당했던 '차동영(곽도원 분) 형사'와 만나게 되는데, 차동영 형사가 송우석 변호사를 때려눕히고,  흘러나오는 애국가에 맞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에서 차동영 형사는 송우석 변호사에게 "진정한 애국이 뭔지 생각해봐." 라는 말을 합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동영 형상가 말하는 진정한 애국은 무엇일까요? 군사 정권의 명령을 따르면서 국민들을 괴롭히는 것? 아니면 그런 국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

영화 중간에 송우석은 술에 취해 이런 말을 합니다. "대학생들 시위로 바뀔 만만한 세상이라면 내가 12번도 더 바꿨어. 세상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계란을 백날 던져봐라. 바위가 깨지나..." 그 말을 들은 국밥집 아들 "진우는 바위는 아무리 단단해도 죽은 거라고, 계란은 깨어나서 언젠가는 바위를 넘는다... 이런 말도 못들어봤습니까?" 


진우의 말에 송우석은 느낀 게 많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물론 저도 느낀 게 많았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송우석은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결국에는 부림사건 변호인까지 맡게 된 것입니다.


송우석은 학생들이 읽은 불온서적이라 판단되었던 책들을 모두 읽어봅니다. 하지만 공산주의에 대한 찬양이나 사회주의 옹호에 관련된 것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6.25 때 참전했던 역사가가 쓴 책이고 서울대에서도 권장했던 책이라는 것을 알고, 빨갱이 몰아가기를 실시한 부당한 정부에 대한 분노를 느낍니다.


송우석이 차동영 형사를 심문하면서 차동영이 국가가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송우석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흐느끼며 말합니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참 당연하면서도 감동적인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당연한 것이 지켜지지 않던 시대.. 지금이라고 다를까요? 지금도 종북이니 뭐니 국민들에게 겁을 주며 민주주의를 숨기고 있습니다.

정치나 사회에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영화 변호인에서 나오듯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지켜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영화평들을 보면 '노무현 영웅화를 위한 영화', '뇌물 대통령 미화'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많은데, 영화는 펙트를 가지고 만들었고 결코 특정 인물을 찬양하기 위해서 만들어 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 변호인은 우리 국민들을 위해 제작된 것입니다. 영화는 영화입니다. 그런 영화가 개봉하여 인기를 끄는 것에 겁을 먹어 돌아가신 분까지 욕하며 현 정부를 옹호하는 모습이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것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한 인권 변호사의 이야기이고 그 사람의 노력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 아닐까요?


저도 올해부터 성인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의무가 생긴 것입니다. 학생이기에 기피했던 사실들, 사회의 진정한 모습 이런 것들을 이제는 정말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변호인
감독 양우석 (2013 / 한국)
출연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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