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고3이니 시험이니 여러가지 핑계를 대면서 블로그 관리를 미루고만 있었는데, 오늘은 시험이 끝났으니 오랜만에 포스팅을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이번에 포스팅할 내용은 또다시 우리 학교 미술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년이 넘도록 태봉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우리 학교의 미술시간은 아직도 적응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의 미술시간에는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수업 때마다 더욱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 하고 더 아름다운 미술의 영역을 시도합니다.

저는 그런 미술 시간이 너무나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제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이자 태봉고에서의 마지막 선택 과목 두가지 모두 미술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올해에 제가 참여하는 미술 수업은 두가지입니다. '건축 목공'과 '영상 매체와 미술'수업 이 두가지가 있는데, 특히 영상 미술 시간에 조금 특별한 것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상 미술이라서 제가 좋아하는 분야인 영상을 찍고 제작하는 작업을 할 줄 알았는데, 영상 제작을 하기 전에 먼저 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미술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의견을 받 았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의 오랜 회의를 거쳐 결국 '벽화 그리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벽화를 그릴 장소는 당연히 학교였습니다. 그릴 곳을 정하던 중에 운동장에서 학교로 올라오는 계단과 거기에 있는 벽이 너무 허전하다는 의견이 나와서 거기에 벽화를 그리기로 했습니다.
 
벽화를 그리기 위해 장소는 정해졌고, 다음은 무엇을 그릴 것인지가 문제였습니다. 무엇을 그릴지는 선생님께서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습니다.   
 

우선 벽화의 주제는 'Sky(하늘)'이었습니다. 학교를 들어오는 입구에 탁 트여있는 하늘이 그려져있는 벽화를 보면 긍정적이고 활기찬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근거였습니다. 하긴... 하늘을 보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없겠죠? 

그렇게 미술 시간에 그릴 벽화에 대한 회의를 마친 후, 이제 학교의 공동체에게 허락을 맡을 시간이 되었습니디. 우리 학교는 학교의 모든 공동체가 함께 사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벽화를 그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중요한 '태봉고 공동체에게 벽화 그리기 허락받기'는 제가 맡기로 했습니다. 제가 학교의 행사부장이기 때문이었죠.

저는 공동체에게 벽화에 대한 설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저는 말로 수십, 수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설명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프레젠테이션도 거추장스럽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정확이 육하원칙에 근거하여 벽화를 누가 그리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그리고, 또 어떻게 그릴 것이며 왜 그리는지 아주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벽화를 그릴 장소를 사진으로 찍어서 제시하고, 벽화에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지 여러가지 그림들을 예시로 보여주며 벽화 그리기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었습니다.

벽화 그리는 것은 아주 쉽게 허락이 되었습니다. 학교를 예쁘게 인테리어한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물론 제가 발표를 잘한 것도 있지만ㅎㅎㅎ)

그렇게 벽화 그리기에 대한 공동체의 허락을 받아내고, 본격적으로 벽화 그리기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그릴 그림에 대해 구상을 하고 벽과 계단의 길이를 측청해가며 구도를 잡아갔습니다.


계단을 맡은 조의 컨셉은 '발'이었습니다. 저희들이 그림을 그리는 계단은 학교로 가기위해서 가장 처음 밟아야 하는 계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사람들이 지나가고, 또 다양한 사람들이 그 계단을 밟게 된다는 의미에서 다양한 모양의 발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계단의 가장 위부분은 면적이 넓기 때문에 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다리까지 그리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림을 잘 못그려서 사진을 찍으며 묻어가려고 했지만 아주 작은 그림이라도 그려서 함께 참여하라는 미술 선생님의 말씀 때문에 저도 난생 처음으로 벽에 그림이라는 것을 그려보았습니다.

먼저 분필로 벽과 계단에 간단한 스케치를 그려나갔습니다. 벽에 그리는 벽화의 컨셉은 '퍼즐'이었습니다. 온 벽에 퍼즐조각처럼 그림을 그려서 벽의 중간에 퍼즐이 떨어져 나가며 하늘이 보이는 것을 표현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퍼즐 안에는 저희 학생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벽화의 중간에도 우리 학교의 교육 과정 중 하나인 LTI(직업 체험활동)을 크게 적어놓았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지금 하고있는 활동이나 자신의 꿈과 관련된 그림을 퍼즐 안에 하나씩 그렸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저를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저의 별명이자 롤모델인 '간디'라는 글자를 적었습니다.

졸업하기 전에 태봉고에 제 이름을 남기고 가자는 취지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의 '간디'글자를 보고 너무 허전다하며 그 옆에 저의 얼굴을 간단하게 그려주셨습니다. (저랑 정말 하나도 안 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학교에서 2년 동안 했던 활동이 영상 제작 활동이기 때문에 (저랑 안 닮은)제 얼굴 옆에 간단하게 카메라 한 대를 들고있는 것을 그리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아직 미완성이랍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친구들은 벽화를 처음 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못그려도 괜찮았고, 아주 작은 것을 그려도 상관 없었습니다.


퍼즐이라는 컨셉 덕분에 아주 작은 그림이라도 여러개가 모이면 하나의 큰 그림이 되었고, 굉장히 못그린 그림이라도 형태만 있으면 선생님께서 퀄리티있는 그림으로 고쳐주셨습니다.

하지만 미술 선생님깨서 왠만해서는 벽화 그리는 것에 손을 잘 대지 않으셨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벽화를 그려가는 것을 원하셨고, 그림에 손을 대지 못하는 친구들 도와주거나 그림을 조금씩 고쳐주시기만 할 뿐, 저희들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셨습니다. 

미술 선생님의 인자한 웃음.


사실 태국에 자원봉사를 갔을 때에도 벽화를 그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에도 그림 그리는 것이 귀찮고, 싫어서 사진이나 찍으며 살짝 빠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벽화를 그려보면서 저희들의 손으로 직접 학교의 아름답게 꾸며간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더 넓은 표현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신감도 생겨난 것 같습니다. 고3이라 입시니 뭐니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겠지만 이렇게 학교에서 벽화도 그리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뿌듯함에 스트레스도 날리고, 벽화 그리기는 여러가지로 참 기분 좋은 작업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벽화 그리는 것이 다들 익숙하지 않아서 진도가 굉장히 더딘 편입니다. 그래서 아직 반 정도밖에 완성하지 못했지만 이제 슬슬 그림의 형태가 잡혀가는 것 같습니다. 

미술 수업이 일주일에 2시간 들었으니까, 이제 한 1~2주만 더 있으면 벽화가 완성될 것 같습니다. 벽화가 다 완성되면 벽화 그리기 2부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학교의 프로젝트 미술수업은 모두 열심히 계속하고 있습니다. 가장 진행이 잘되고 있는 팀은 천연염색팀과 POP아트, 핸드 페인팅팀입니다.

천연염색팀 '깔' 은 천연염료를 이용하여 흰 티를 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수업시간에는 매염제를 만들기 위해 백반, 녹슨 철 등으로 매염제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녹슨 철은 더 산화시켜 매염제를 만들기 위해 식초를 물에 넣고 쇠를 넣어 끓이는 작업으로 매염제를 만들었고
백반을 녹여서 만드는 매염제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깔 팀의 착오로 인하여 백반은 찬물에서 녹이느라 손으로도 저어보고 또 이후에는 포트를 가져와서 따뜻한 물을 부어가며 녹였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본격적으로 염색을 시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각자 티, 손수건,등을 가져와서 염색을 했는데 처음에는 분홍색의 염료를 시용하여 옷을 염색시키고 매염시켰습니다.

먼저 물에다가 천연 염료를 풀고 소금을 넣어 끓을 때 쯤 각자 자신의 개성에 따라 흰 티를 묶기도 하고 그냥 원상태를 유지하며 넣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흰 티를 염색시킨 후 15분정도를 끓여 염색이 다 스며들기를 기다린 다음, 염색이 다 된후에 염색이 된 티에서 염료의 물이 나오지 않을 때 까지 헹굽니다.


마지막으로 미리 만들어 두었던 백반 매염제에 염색된 티를 넣어 염색물이 빠지지 않게끔 한 후에 나무에 줄을 매달아 건조시킬 건조대를 만든 후 티를 널어서 건조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POP 아트도 꾸준히 광고판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 3층에 도서관에서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카페에서 파는 메뉴를 광고하기 위해 광고판을 제작한다고 합니다.

먼저 포스터 칼라로 물감을 묻혀서 구상해놓은 문구로 글씨를 씁니다. 그렇게 하여 검은색 포스터 칼라로 테두리를 색칠해줌으로써 깔끔하고 귀엽게 POP 글씨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이 되는 영화제작 팀은 편집에 돌입하기로 했답니다. 그들이 만드는 영화의 주제는 LTI 입니다.

태봉고등학교만의 특색수업인 직업체험 LTI 수업을 이용하여 밖에 놀러나가는 학생들의 덜미를 잡아 갑작스레 인터뷰를 요청하여 LTI 시간에 놀러나가는 사람들의 대답을 듣고 LTI 라는 이름 하에 숨겨져있던 비밀과 은폐되어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파헤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방송부의 자격으로 방송실 컴퓨터를 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편집하려고 하니 그들이 촬영한 영상의 화질과 음향 및 장비가 너무나도 부실하여 재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여러명이 참여하는 큰 프로젝트가 아닌 학생들도 각자 열심히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수채화를 그리는 학생은 스케치를 하기위하여 연필을 깍고, 기본 중의 기본부터 천천히 차근차근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계 미술의 역사를 공부하여 그에 걸맞는 예술적인 칵테이를 제작한다고 한 학생은 아직 감을 잡지 못했는 계속 미술책만 읽고 선생님과 끊임없는 상의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는 것을 보니 과연 어떤 칵테일이 만들어질까 기대가 많이 됩니다.

미술 프로젝트 수업을 시작한지 두 번째 수업을 맞이했습니다. 프로젝트를 계획한 학생들은 각자가 만들 작품에 필요한 준비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각자 프로젝트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저도 저만의 프로젝트인 미술 수업 기록에 열중하기 위해 컴퓨터를 만지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미술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모습에 비해 컴퓨터로 기록이나 하고있는 제 모습이 초라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록이라는 것도 아주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미술 선생님께서 아주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주 미술수업 때에는 몸이 좋지 않아서 수업 중간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리 찍어둔 미술 수업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이번 중간고사 때 미술 실기 시험으로 서각을 했습니다. 그 것은 목판을 조각칼로 다듬어서 글씨를 입체적으로 튀어나오게 하는 것 이었습니다.

처음에 할 때는 서각하는 것이 아주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조각을 하는 오른팔이 아파왔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무지 힘들었습니다. 어떤 때에는 미술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힘들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습니다.

1시간 동안 목판을 조각칼로 갈겼는데도 절반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서각은 저에게 더욱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목판에 새겨넣은 글은 바로 '궁지에 몰리자' 라는 문구였습니다. 그 문구는 '생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에 궁지에 몰리면 자신의 100%발휘할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이든 자신의 능력을 10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 궁지에 몰리기 위해서 노력하자는 그런 깊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궁지에 몰리자는 이 문구를 사람들이 처음 봤을 때 사람들은 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뜻을 설명해주자 사람들은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 말은 제 머릿속에서 나온 것 입니다. 그러니까 저는 '궁지에 몰리자' 라는 말을 저의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가겠습니다.

저는 시간도 부족하고 힘도 많이 들어서 결국 남들처럼 글자 주위를 엄청 많이 파지않고 글자를 입체적으로 나타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랬더니 저의 서각이 한 층 더 멋있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실기시험에서 B를 받았습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A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앞으로 '궁지에 몰리자' 는 이 말을 가슴 속에 품고 인생을 살아갈 것 입니다.
난 저번 주에 중간고사를 쳤다.
그런데 미술 때문에 시험을 망쳐버렸다.
다른 건 다 그럭저럭 잘했는데 미술실기시험을 49점을 받아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못그렸지만 49점은 너무했다.
그 점수 때문에 평균을 76점 밖에 받지 못하였다.
너무 아쉽다.

부모님, 께서는 괜찮다. 다음에 잘하면 되지... 이렇게 말씀하시지만 본인인 나 자신은 별로 괜찮지 않다. 초등학교 때는 그림을 잘 그렸는데... 중학생이 되니까 스트레스 때문에 잘 못그린것 같다.

이렇게 생각 하고 싶지만 다른 친구들도 나와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왜 나만 잘 못 그린 것 일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은 중간고사다!
다음! 2달후 기말고사는 꼭 잘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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