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등학교 선생님 한 분께 강의를 부탁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태봉고 졸업생'으로 살아가기에 대한 내용의 강의를 부탁하셨습니다. 


저는 이미 태봉고를 졸업한 몸인데, 이렇게나마 계속 찾아주시는 게 오히려 제 쪽에서 많이 감사했습니다. 당연히 고민도 없이 흔쾌히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나름대로 강의를 하게 되었으니 최대한 재미있고, 알찬 내용을 학부모님들께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자녀들을 처음 태봉고에 보내는 7기 학부모님들이고, 또 제 강의가 학부모 연수의 마지막 순서라 엄청 중요한 역할이지 싶었습니다. 


강의는 졸업한 후의 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셔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계속 고민을 하다가 이번에 20살 때 다녀왔던 국제자원활동 프로그램인 라온아띠의 15기 국내훈련의 동반자(스태프)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동반자로 9일간 활동하면서 지구시민 국내훈련을 다시 받았는데, 이 지구시민 교육의 내용을 제가 할 강의에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온아띠의 지구시민 교육과 제가 졸업한 태봉고의 대안적인 가치가 맞물리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라온아띠에서 중요시하는 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태봉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강의의 전체적인 내용을 '라온아띠'로 맞췄습니다. 졸업한 뒤의 저의 삶을 라온아띠에 초점을 잡고 라온아띠로서의 활동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학부모님들이 어떤 강의를 원하는지 알기가 힘들었습니다. 태봉고를 다녔던 졸업생의 입장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님들이 걱정하고 계시는 졸업후 자녀의 진로같은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직 제가 어리고 사회적으로 뭔가 위치를 잡은 상태도 아니어서 준비하기가 좀 까다로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의 진로나 삶의 방향성보다는 저와 제 친구들을 비롯해 태봉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이런 것들을 학교에서 느끼고 가며, 이런 생각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는 것', 나아가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개성 강한 45명이 모여 학교생활을 하는 태봉고에서 타인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대안학교 학생으로서 진정으로 얻어가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강의가 끝나고 반응이 꽤 좋았습니다.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질문은 저에 대한 것, 제 삶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물론 성심성의껏 답해드렸습니다.


많이 어설프고 준비도 미흡했던 강의였지만, 학부모님들께서 많이 좋아해주셔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강의가 앞으로 태봉고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잘 모르지만, 저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제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에서 2년째 방송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 장래희망 또한 방송쪽의 일이 많기 때문에 방송부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방송부에서 하는 활동은 주로 학교에서 전체 회의를 할 때 마이크와 빔프로젝터, 음향을 설치하고 각종 행사를 하면서 필요한 방송장비를 설치하는 등의 일을 합니다.

또한 학교 카메라를 이용해 행사나 이동학습을 할 때의 사진과 영상을 기록하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제가 영상에 관련된 일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가 많이 생기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저희 방송부에게 엄청난 임무가 맡겨졌습니다. 바로 저희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의 홍보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방송실 내부


원래는 학교 홍보 영상을 제작할 때 학교 측에서 돈을 내고 영상 외주업체에 문의해서 학교 홍보영상을 제작하는데 제가 아직 입학하지 않았던 2년전, 학교 1회때에는 외주업체가 6개월 동안 학교에서 촬영을 하여 홍보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획기적으로 학생들에게 방송부 자체적으로 홍보 영상 제작을 맡겼습니다. 좀 다르게 생각하면 학교가 무책임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만큼 우리 방송부 학생들을 믿기에 우리들에게 영상 제작을 마음놓고 맡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태봉고등학교 전경


저희 방송부가 영상 외주업체만큼 실력이 있고 영상의 퀄리티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학교의 홍보영상을 학생들이 제작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고 저희들도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영상에 대해 잘 모르고 부족한 점도 많이 있지만 이렇게 학교를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하다보면 분명히 영상을 하는 실력도 많이 상승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우선 학교 홍보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촬영을 해야하는데, 저희 방송부에게는 약 3주정도 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외주업체는 6개월간 저희 태봉고를 촬영해서 홍보영상을 제작했지만 저희 방송부는 고작 2주라는 시간 안에 홍보 영상을 제작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 2년간 방송부에서 촬영한 학교의 여러가지 영상을 모아서 편집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영상 연습을 한답시고 영상을 꾸준히 찍었던 것이 이런 곳에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촬영해 놓은 영상들로는 학교홍보영상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추가 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촬영할 때는 학교 캠코더와 방송부장을 맡고있는 허윤 친구의 캠코더를 사용했습니다. 학교와 친구 캠코더 둘 다 SONY라는 유명한 카메라 회사에서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둘 다 1080p의 Full HD급 영상이 촬영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 없이 홍보영상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작고 간편한 핸디캠이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촬영할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시간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상을 연출해서 촬영해야 했습니다. 기숙사 생활이나 봉사활동 LTI 등, 자연스러운 모습이 가장 좋겠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빠른 속도로 촬영을 매꿔나갔습니다.


모든 촬영이 끝나고 편집에 들어갔습니다. 대부분의 편집은 허윤 친구가 도맡아 했습니다. CG나 자막같은 것 또한 허윤 친구가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편집 부분에서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BGM에 사용할 음악을 고르고 어떤 상황에 어떤 음악을 사용할 것인지도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홍보영상에 사용할 나레이션은 저희 학교의 학생회장이신 홍명지 학생이 직접 해주었습니다. (목소리가 좀 얇아서 잘 안들리는게 함정)

어쨋든 이번에 방송부에서 제작한 태봉고등학교 홍보영상은 많은 학생들의 도움으로 탄생한 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학교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요?



이제 드디어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제가 들어가는 학교는 태봉고등학교입니다. 전교생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입니다.

저는 기숙사 생활을 위해 옷과 세면도구 등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잔뜩 챙겨서 태봉고등학교로 갔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보니 2층 침대가 두 개 놓여져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상이 네 개인 것을 보니 네 명이 한 방에 같이 생활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옷장이 각자 따로 있고 서랍도 따로 있어서 생활하는데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1년 전에 만들어진 기숙사라 그런지 시설도 꽤 좋았습니다. 짐을 다 정리해놓고 함께 방에서 생활하게 될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모두 성격이 다 괜찮은 친구들 같았습니다.

우리 기숙사입니다.


나중에는 기숙사 생활교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기숙사 생활하는데 필요한 규칙들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규칙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냥 밤중에 나가지 말고 시간에 맞춰서 이동하는 그런 당연한 규칙들 말고는 그렇게 대단한 규칙은 없었습니다. 좀 힘든게 있다면 아침 6시 반에 기상해서 아침운동을 한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 생활은 다음날부터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6시 반에 정확히 기상해서 운동장을 두 바퀴 돌고 체조를 했습니다. 방학동안 늦잠을 즐기던 우리들에게는 꽤나 버거웠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다 적응이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밥은 특별이 맛있지도 맛이 없지도 않았습니다. 평범했지만 유기농을 사용한다니까 건강에는 좋을 것 입니다.

저는 1학년 3반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9번이었습니다. 그 숫자들은 저에게 조금 특별했습니다. 왜냐하면 1년전, 그러니까 중학교 3학년 때에도 3반이었고 학번이 9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학교 3학년 3반 9번 때와 고등학교 1학년 3반 9번인 것이 왠지 친근감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반 학생수는 총 16명, 그 중에 제가 9번인 학생인 것 입니다.

이번주에 1학년들은 수업을 듣지 않고 학교에 대한 설명을 듣고 또 3일 뒤에 열리는 신입생 페스티벌을 준비해야했습니다.

새내기 페스티벌 순서.


1반은 북치는 퍼포먼스를 했고 2반은 연극을, 그리고 우리 3반은 댄스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댄스라고 해서 엄청 어려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쉬었습니다.

그냥 스텝을 몇 번 밟는 것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남학생들은 달랐습니다. 우리반에는 남학생이 총 7명 있는데 그 중에 네 명이 따로 퍼포먼스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그 네 명은 음악이 시작될 때 옆돌기를 하기로 정했습니다. 무슨 서커스도 아니고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네 명은 음악 중간에 퍼포먼스를 한 번 더 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 꽤 멋있게 세븐포즈도 하고 가수 비스트의 춤도 살짝 췄으며 비보이 기술인 '3스텝'과 '프리즈'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세 명이 탑을 쌓아서 한 명이 뛰어넘는 것도 준비했습니다. 우리는 그 퍼포먼스를 3일동안 계속 연습했습니다.

그래서 몸에 무리가 많이 가서 피곤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등교하고 나서부터 이렇게 친구들과 뭔가를 열심히 준비한다는게 너무 신기했고 또 너무나 즐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힘을 내서 계속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페스티벌 당일날, 우리들은 댄스공연을 멋있게 해냈습니다. 실수가 하나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환호와 박수를 받았습니다.

즐거운 페스티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공연도 보고 같이 웃으면서 아주 재미있게 마무리를 하는듯 했으나, 아직 행사가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세족식.


그건 바로 학교의 선생님들이 신입생들의 발을 씻겨주는 것 이었습니다. 교사가 학생의 발을 씻겨줌으로써 존중?의 마음을 표한다고 합니다.

졸업할 때에는 반대로 우리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준다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발을 씻겨준다는게 좀 형식적인 행사인 것 같지만 그래도 서로 더 마음을 열기 좋은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은 우리 발을 씻겨주시고 우리들을 꽉 안아주셨습니다. 이제부터 태봉고에서의 제 학교생활이 시작된 것 입니다. 고등학교도 중학교 때처럼 무사히 또, 열심히 생활하면서 보내고 싶습니다.
저번에 아머니, 아버지와 함께 태봉고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태봉고등학교의 입시설명회가 있어서 가족들과 다함께 가본 것 입니다.

태봉고등학교는 두발자유, 교복자유등 많은 것들을 자율화시킨 학교입니다. 그래서 저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태봉고등학교에 갈 생각입니다.

태봉고등학교는 한 학년이 총 45명밖에 안되고 한 반에 15명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모르는 학생이 없습니다.

그러면 학생과 선생님의 친밀감이 높아지고 서로 더욱 믿고 의지할 수 있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말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선생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과 학생의 친함이 높아진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학생이 적으니 친구들끼리도 더 친해질 것 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중학교에는 친한 친구들도 많이 있지만 전혀 모르는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이 적으면 그 친구들과 더 친해질 것 입니다.


태봉고등학교는 다른 고등학교들과는 다르게 공부말고도 노래나 악기연주, 농사, 옷만들기, 요리 등 생활교양에 대한 것들도 많이 가르쳐줍니다.

저는 미래에 어른이 되어서 방송PD가 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방송PD는 세상에 보이는 모든 것을 영상에 담아내는 직업입니다.

그래서 방송PD에게는 무엇보다도 '경험' 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경험을 하고 많은 것을 인생을 살면서 느껴본다면 나중에 PD가 되어서 그 만큼 많은 것을 영상에 표현할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런데 태봉고등학교는 제가 바라는 그런 경험을 아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태봉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많은 것을 체험하고 보고 경험하고 느껴본다면 나중에 PD가 되어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고등학교에 가서도 블로그를 계속 할 것 입니다. 지금은 평소에 블로그를 쓰면서 힘든 점이 바로 블로그를 쓸 '소재' 를 찾는 것 입니다.

지금은 블로그를 쓸 때 마땅히 소재가 없어서 고생을 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태봉고등학교를 간다면 그 학교에서 생활하는 자체가 블로그 글을 쓸 소재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태봉고등학교를 블로그를 쓸 때 필요한 '소재 덩어리'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소재 덩어리' 학교에서 생활한다면 블로그를 할 때도, 후에 PD를 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태봉고등학교를 주제로 블로그를 쓴 이유는 뭐 태봉고등학교를 극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 인생에서 태봉고등학교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태봉고등학교에 들어가는게 많이 힘들다고 합니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면접도 보고 자기소개서도 써야합니다.

그런데 저도 물론 다른 사람들처럼 어른이 되면 시험도 많이 치뤄야하고 면접도 많이 봐야합니다. 그러니까 태봉고등학교에 그런 경험들을 미리 해본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입니다.

그리고 태봉고등학교는 전교생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저도 어른이 되면 부모님 곁을 떠나서 혼자 살아가야 합니다.

태봉고등학교에 가서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살아본다면 제 인생에 아주 큰 경험이 되는 것 입니다. 그래서 태봉고등학교는 여려면에서 인생을 미리 경험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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