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등학교 선생님 한 분께 강의를 부탁하는 전화가 왔습니다.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태봉고 졸업생'으로 살아가기에 대한 내용의 강의를 부탁하셨습니다. 


저는 이미 태봉고를 졸업한 몸인데, 이렇게나마 계속 찾아주시는 게 오히려 제 쪽에서 많이 감사했습니다. 당연히 고민도 없이 흔쾌히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나름대로 강의를 하게 되었으니 최대한 재미있고, 알찬 내용을 학부모님들께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자녀들을 처음 태봉고에 보내는 7기 학부모님들이고, 또 제 강의가 학부모 연수의 마지막 순서라 엄청 중요한 역할이지 싶었습니다. 


강의는 졸업한 후의 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셔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계속 고민을 하다가 이번에 20살 때 다녀왔던 국제자원활동 프로그램인 라온아띠의 15기 국내훈련의 동반자(스태프)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동반자로 9일간 활동하면서 지구시민 국내훈련을 다시 받았는데, 이 지구시민 교육의 내용을 제가 할 강의에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라온아띠의 지구시민 교육과 제가 졸업한 태봉고의 대안적인 가치가 맞물리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라온아띠에서 중요시하는 마을에 대한 이야기가 태봉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강의의 전체적인 내용을 '라온아띠'로 맞췄습니다. 졸업한 뒤의 저의 삶을 라온아띠에 초점을 잡고 라온아띠로서의 활동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학부모님들이 어떤 강의를 원하는지 알기가 힘들었습니다. 태봉고를 다녔던 졸업생의 입장으로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님들이 걱정하고 계시는 졸업후 자녀의 진로같은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직 제가 어리고 사회적으로 뭔가 위치를 잡은 상태도 아니어서 준비하기가 좀 까다로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의 진로나 삶의 방향성보다는 저와 제 친구들을 비롯해 태봉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이런 것들을 학교에서 느끼고 가며, 이런 생각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다름과 틀림을 구분하는 것', 나아가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것'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개성 강한 45명이 모여 학교생활을 하는 태봉고에서 타인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대안학교 학생으로서 진정으로 얻어가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강의가 끝나고 반응이 꽤 좋았습니다.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질문은 저에 대한 것, 제 삶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물론 성심성의껏 답해드렸습니다.


많이 어설프고 준비도 미흡했던 강의였지만, 학부모님들께서 많이 좋아해주셔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강의가 앞으로 태봉고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잘 모르지만, 저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태봉고 3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

제가 태봉고를 3년간 다니며 했던 활동 중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일을 고르라면 망설이지 않고
졸업 사진첩’ 제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1기 선배들이 졸업 사진첩에 들어가는 사진들을 직접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졸업할 때에도 학생들이 직접 졸업 사진첩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졸업했던 태봉고등학교 2기 졸업생들의 졸업 사진첩은 저를 비롯한 9명의 학생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여 촬영부터 편집까지 모두 해냈습니다. 
 

. 기획

처음 기획단계에 들어가면 정말 막막했습니다.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으로본격적인 기획에 앞서 함께 일할 친구들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촬영 : 태윤, 문석, 소열
분장 : 신애
사진 보정 : 황은, 지아
편집 & 디자인 : 허윤, 재호, 재만

이렇게 함께 작업할 친구들을 섭외하고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갔습니다. 한 사람의 머리보다는 여러 사람의 머리를 쓰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무언가 결정할 때 모두의 의견을 다 들어보고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제가 다니는 태봉고등학교는 공동체를 추구하고 있기에 혼자서 하는 것보다 다 같이 힘을 모으는 것이 몇 배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우선 사진첩의 컨셉을 정했습니다. 작년 제 1회 태봉고 졸업 사진첩과 간디고 졸업 사진첩을 참고하여 우리만의 컨셉을 만들어 나갔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키워드는 '추억'으로 설정하고, 

오랜 시간이 지나 졸업사진첩을 펼쳤을 때 추억을 회상하며 웃을 수 있는 졸업 사진첩을 기본적인 컨셉으로 정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필요했는데, 평범한 졸업 사진첩이라면, 펼쳤을 때 웃기는커녕 펼쳐 볼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있기에 최대한 '태봉스럽게' 만들어보기로 파이팅을 다졌습니다.

처음 생각한 것은 기본적으로 작년 졸업 사진첩(2012학년도 제 1회 졸업사진첩)의 틀을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1회 졸업 사진첩에는 1기 학생들이 입학한 2010년부터 졸업하는 2012년까지의 행사 사진이 정리되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반별 단체사진, 학생들 프로필 사진, 선생님들의 사진으로 마무리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형식의 졸업 사진첩입니다. 하지만 이번 졸업사진 제작팀은 작년 사진첩이 너무 평범하다고 느꼈고, 색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낸 아이디어 중 하나가 바로 바로 학생 개인 화보입니다.
 


 태봉고에서는 학생들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것이 참 좋습니다. 태봉고에서 학생들 각각의 개성을 존중해 주는 것은 정말 학생들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일깨워 주는데 큰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학생들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여 각자만의 독창적인 사진이 담길 수 있도록 2기 전교생 45명 학생들의 개인화보집 개성공단을 기획했습니다. (개성공단은 우리들의 개성이 모인 사진첩이라는 뜻이지,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긴 것은 아닙니다.

이런 기획안들을 가지고 전교생과 선생님들 앞에서 PT발표를 했습니다. 반응은 다행히 긍정적이었고, 우리 졸업 사진첩에 담길 우리 2기 졸업생들의 참여의지가 강해진 것 같아서 다행이었습니다.
 

2. 촬영

본격적으로 촬영일정을 계획하고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시간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촬영 순서를 신경쓰지 않고, 되는대로 다 촬영했습니다.

선생님들께 양해를 구하여 수업까지 빼먹으면서 촬영했습니다. 지금은 수업을 빠지면서까지 사진첩 제작에 매달렸던 것이 약간 후회되기도 하지만 졸업사진첩이 무사히, 예쁘게, 잘 완성되었기에 선생님들께서도 이해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촬영은 저와 문석이, 소열이가 책임지고 진행했습니다. 45명의 학생들과 7팀의 동아리, 학교전경 사진 등 수많은 사진들을 모두 저희 손으로 촬영했습니다. 물론 류주욱 선생님께서 3년간 찍어놓으신 행사 사진들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습니다.

촬영에 사용된 카메라는 전부 DSLR카메라로 니콘 D5200, 캐논 550D, 캐논 5D Mark2를 사용했습니다. 3년간 태봉고를 다니며 했던 영상 촬영 공부가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군요.

그 동안 공부했던 지식을 사용하여 다양한 촬영 기법과 광각렌즈, 망원 렌즈, 플래시, 조명 등의 수많은 장비들을 잘 활용하여 나름대로 전문적으로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졸업 사진첩에 사용되는 사진은 화보 느낌이기 때문에 방송실 스튜디오에 있는 흰 종이 앞에서 촬영한 경우가 많습니다. 화보 촬영을 할 때의 기본은 조명과 플래시를 잘 사용하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방송실에 설치되어있는 두 개의 조명을 인물에 비춰주고 촬영을 할 때 카메라에 따로 플래시를 설치하여 위로 바운드시켜 촬영했습니다.

조명과 플래시를 잘 사용하지 않으면 찍힌 인물의 얼굴 그림자가 어둡거나 아예 형체를 알아보지 못하는 괴이한 사진이 될 수도 있기에 최대한 신중하게 촬영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저희들이 아마추어이기에 실수가 많았습니다. 완성해 놓고 보니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이 몇 장 있었고, 배경과 너무 가까지 찍어서 인물 뒤에 그림자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촬영을 위해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어떤 책에서 인물촬영은 모델과의 소통이러고 했습니다.
 모델과 최대한 친해지고 대화를 많이 해야 자연스러운 인물 사진이 나온다고 합니다.

저희는 이미 3년간 함께 했던 가족같은 친구들을 촬영하는 것이기에 촬영자와 모델과의 어색함이나 부담감이 없어서 편하게 촬영했습니다. 물론 소통도 자연스러워서 촬영은 아주 부드럽게 진행되었습니다.


. 분장 및 보정

저희 팀에는 분장과 보정 팀이 있습니다. 2기 학생 중에서 이신애라는 학생이 메이크업 아티스트 공부를 하면서 이미 상도 많이 받고 그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화장 및 분장팀장으로 믿고 맡길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보정 팀도 포토샵 자격증이 있었기에 걱정이 없었습니다다. 누군가의 수상 실적, 자격증 여부만 보고 판단한다는 것은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 사람의 실력을 입증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그런 것 밖에 없었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만드는 졸업 사진첩은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최고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학창시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고의 졸업 사진첩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팀이 많아지면 시간관리가 중요해집니다. 특히 분장 팀과 촬영 팀이 일정 조율을 잘 해야 했습니다. 분장을 하느라 촬영 일정이 미뤄지는 경우가 무척 많았는데, 하루에 15명 정도를 촬영해야 했기에 최대한 일정이 미뤄지는 것을 피해야 했습니다.

분장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촬영에 들어갔고, 촬영을 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바로 분장에 돌입합니다. 촬영이 끝나면 바로 보정 팀에게 원본 사진을 넘겨 보정에 들어가고, 분장, 촬영, 보정 팀이 모두 일을 쉬는 때가 생기지 않도록 했습니다.
 

. 편집 및 디자인

촬영이 모두 끝나면 편집에 들어가야 합니다. 계획대로라면 편집은 여유롭게 해도 되지만 우리는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이런 저런 바쁜이 일이 많아져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보정 팀에서 보정된 사진이 넘어오면 편집 팀에서 바로 편집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개인화보를 개인 당 두 페이지씩 제작했습니다. 개인화보에는 2기 졸업생 45명 전체의 인터뷰가 들어갔기 때문에 한 명씩 인터뷰를 따서 사용했습니다.

 
인터뷰는 그 사람에 맞는 재미있고 센스있는 질문을 따로 만들어서 했고, 잡지와 화보 형식을 원했기 때문에 ‘Oh Boy’라는 잡지를 모티브로 잡고 디자인했습니다.


목차를 정하면서 우선 학교걸음이라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학교의 교장실, 급식소 체육관 등의 교내 모든 장소들을 사진으로 찍어서 그 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추억과 기억을 담아 쓴 칼럼 형식의 짦막한 글과 함께 실었습니다.

 
두 번째는 ‘3년 묵시록입니다. 묵시록이란 여러 가지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비인간적 세계의 사건들을 묘사한 것을 말하는데, 태봉고에서의 환상적인 3년이라는 의미로 은지난 3년을 추억하며 수많은 행사 사진들을 모아 둔 코너입니다.

세 번째는 악연들’ 코너입니다. 보통 악연이라고 하면 나쁜 인연이라는 뜻을 떠올리지만 우리가 사용한 악연두터울 악()’에다가 인연 연()’자를 써서 두터운 인연들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악연들코너에는 3년간 활동했던 동아리나 친한 친구들이 모여서 찍은 그룹사진이 들어갑니다. 밴드부, 방송부, 농구부 등 7팀이 들어갔고, 2년간 담임을 하시다가 떠나신 이기숙 선생님 사진도 따로 들어갔습니다.
 


그 다음에는 개인화보집 개성공단이 들어가고, 마지막에 선생님들의 사진이 담긴 은사님코너가 사진첩을 마무리합니다. 우리 태봉고의 선생님들은 단지 선생님이라는 단어로만 설명되지 않습니다.

가끔은 부모님 그 이상으로 감사한 분들이 바로 태봉고 선생님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졸업사진첩에 부모님보다 더 고마운 분들이라고 적어버리면 진짜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이 섭섭해 할 것이 분명하기에 은혜로운 스승님이라는 뜻을 가진 은사님을 사용했습니다.

편집을 모두 끝마치고 마지막에 그 동안 나를 비롯해서 졸업사진첩 제작을 위해 수고한 스태프들이 후기를 한 마디씩 적었습니다.무척이나 뿌듯했습니다.


졸업 사진첩을 학생들끼리 직접 제작한 것은 지금까지 태봉에서 했던 그 어떤 활동보다 더 뿌듯했습니다. 이제 마지막이라서 그런가? 더 이상 이렇게 태봉 친구들과 힘을 합쳐 무언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서럽게만 느껴졌습니다.

편집을 모두 마치고 졸업사진첩 표지를 어떻게 할 지 회의를 하던 중, 졸업 사진첩의 제목으로 두 가지 의견이 나왔습니다. 태봉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와 태봉인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가지는 '태봉in'과 '갔다가 돌아간다'는 의미의 '고백(Go Back)'이었습니다.

충분한 회의를 거쳐 결국 고백(Go Back)이라는 제목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졸업 사진첩의 표지모델로는 태봉고등학교의 현 교장선생님이신 '여태전 선생님'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제 여태전 교장선생님께서도 4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교장자리에서 물러나십니다. 태봉고가 처음 설립된 해부터 지금까지 교장이라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셨기에 더욱 아쉬운 마음을 가지실 것입니다.

태봉고를 위해 지금까지 힘써주신 교장선생님의 노력과 저희 2기 학생들과 함께 떠나시는 여태전 선생님의 작별의 의미를 담아 여태전 선생님을 표지 모델로 선정한 것입니다.

나름대로 TIME지의 표지 모델들을 따라하여 멋진 포즈를 취한 사진을 표지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졸업 사진첩의 뒷면 표지에는 저희 태봉 2기 학생들의 단체사진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태봉고등학교 제 2회 졸업 사진첩 
고백(Go Back)이 완성되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한 태봉고를 씩씩하게 졸업했습니다
 

어제(1월 9일 목요일) 제 학창시절의 마지막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로 태봉고등학교의 졸업식이 있던 날입니다. 3년 간의 대안학교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간이며, 그 동안 정들었던 태봉 식구들과 이별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작년 선배들이 졸업할 때 우리에게는 아주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졸업이 생각보다 빨리 다가왔습니다. 졸업이 100일 남았다고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매정하게도 참 빨리 갑니다.

졸업식 날이 밝았습니다. 여느 아침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더 일찍 깨었습니다. 아침밥을 먹으러 급식소에 가니 저 혼자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짐을 싸느라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태봉에서의 마지막 급식을 먹고 제가 태봉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방송실에 갔습니다.

텅 빈 방송실에 혼자 앉아있으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슬프기도 했고, 아쉽기도 했고, 그 동안 방송실에서 내가 했던 일들을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졸업식이 아침 10시부터 시작이라 바로 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학부모님들과 태봉을 떠나셨던 선생님들, 여러 내빈들과 작년에 졸업한 선배들까지 오니 사람이 무척 많았습니다.

졸업식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저희 2기 졸업생들은 급식소에서 잠시 대기했습니다. 저희는 그 동안 맛있는 밥 많이 해주신 급식 선생님들께 크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 동안 태봉고에서 먹은 급식밥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맛없을 때도 있었고, 아주 맛있어서 지금까지 기억되는 메뉴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항상 저희를 위해 새벽부터 나오셔서 하루 세 끼 밥을 꼬박꼬박 챙겨주시는 급식소 선생님들의 노력입니다. 지금까지의 고마움을 담아 2기 학생들 전체가 "감사히 먹었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울먹거리셨고, 저희도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후 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졸업생 모두가 졸업장을 받고, 장학금 전달 후 교장 선생님의 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학교장 회고사' 라는 이름으로 여태전 교장 선생님의 진심 어린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교장 선생님의 졸업식 한 말씀처럼 무조건적으로 "성공하라", "큰 사람이 되어라" 같은 말이 아닌 돈과 권력, 명예를 얻었을 때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짓밟지 말고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습니다.


여태전 교장 선생님도 올해로 임기가 끝나면서 저희들과 함께 태봉을 떠나십니다. 그렇기에 더욱 교장 선생님의 한 말씀이 주옥같은 교훈으로 가슴에 남습니다.


졸업식이 끝나기 전, 1, 2학년 재학생들이 졸업하는 우리 2기 학생들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무슨 노래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가사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저희들이 졸업생들에게 노래를 불러주었는데, 이렇게 우리가 졸업 노래를 들으니까 참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기쁜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닌... 그 몽환적인 기분을 또 언제 느껴볼 수 있을까요?


태봉고의 전통적인 행사 마무리가 있습니다. 태봉고에 신입생들이 입학할 때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 행사입니다. 졸업할 때에는 반대로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립니다.

저는 제가 입학할 때 제 발을 씻겨주셨던 이종형 선생님의 발을 씻겨드렸습니다. 3학년 때 담임을 맡아주신 선생님이라 더 정이 많이 들었던 선생님이십니다.

발을 씻겨드리면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눈물을 참으며 묵묵하게 발을 닦아드렸고, 이종형 선생님께서는 처음으로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졸업식이 끝나고 모든 선생님, 후배들과 한 명씩 작별 인사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동안 미안했던 것들, 하고싶었던 말들을 후련하게 다 하면서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거의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울었습니다. 이별의 슬픔에 통곡을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최대한 울지 않으려고 했습니다.(초상권 문제가 있을시에 곧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졸업이 영원한 이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별은 새로운 시작의 알림이고, 졸업할 때 너무 울어버리면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민망할 것 같기도 햇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태봉을 찾을 것이기에 그 날을 기약하며 마지막까지 울지 않고 씩씩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태봉은 저에게 많은 추억과 상처를 주었고 저는 그것들을 절대로 잊을 수 없습니다. 태봉에서의 수많은 경험들, 인연들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 


태봉고등학교는 제 12년의 학창시절에서 가장 아름다웠고, 긴 시간이었으며 김태윤이라는 인물이 어른에 가까워지도록 성장시켜 준 또 하나의 집입니다.

이제 그 집을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고, 글을 쓰고 있는 지금고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별에 슬퍼하지는 않습니다. 아쉬움이 없도록 후회없이 꽉 껴안고 왔습니다. 태봉에서 3년 간 함께 한 저의 가족들을...

태봉고만의 색다른 졸업여행, 무인도 체험 
 

이번주 화, 수, 목요일(10월 15일~17일)은 학교에서 지리산 종주를 하는 날입니다. 태봉고만의 이동학습 교과과정이라 전교생이 모두 참여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피소 예약의 자리가 부족한 관계로 3학년들은 따로 '통합기행'이라는 여행을 떠납니다. 7~8명씩 조를 짜서 2박 3일간의 여행 일정을 기획하여 나름대로 졸업여행을 가는 것입니다.

대구, 경주, 전주 등 대한민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는 일정이 세워집니다. 제가 속한 조는 '무인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무인도에 가서 문명과 떨어져 지내며 자연으로 돌아가는 체험을 해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사회교과를 맡고 계신 이도한 선생님께서 담당을 하여 함게 가기로 했습니다. 무인도에 가져가는 준비물이라고는 물과 낚싯대, 버너 등의 음식을 제외한 최소한의 레저 용품과 잠을 잘 수 있는 텐트 뿐이었습니다. 

무인도에서 낚시를 하여 잡은 것들을 모닥물에 구워 먹으며 생활할 계획이었습니다. 물론 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은 가져가지 않기로 했습니다.(만약을 대비하여 선생님만 휴대폰을 챙겼습니다.)

그 외에는 칼과 여벌옷 등의 간단한 개인 준비물을 챙겨서 15일 아침 마침내 무인도로 가게 되었습니다. 통영에 있는 '부지도'에 가기로 했는데, 짐을 실으면 선생님의 차가 비좁아 재경, 소열, 현규, 지호 4명은 미리 통영에 가있기로 했습니다.

저와 지우, 재호 그리고 선생님은 마트에서 물을 사고, 텐트 등의 짐을 챙겨 통영으로 향했습니다. 통영의 '척포 낚시배'라는 곳에서 통영 팀과 합류했습니다.



거기에서 추와 미끼 등의 우리 식량을 책임 질 각종 낚시 용품을 구입한 뒤, 낚시배를 타고 부지도로 향했습니다. 배를 타고 40분 정도를 가야만 도착하는 먼 곳에 부지도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부지도에 첫걸음을 내딛고, 바로 텐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촬영을 맡았기 때문에 작업에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옆에서 열심히 기록했습니다.


텐트는 3인용 2개, 4인용 1개로 총 3개를 가져왔습니다. 사람이 8명이라 잘 곳이 넉넉해야 했습니다. 텐트를 치는데에 약 1시간여를 소요했습니다.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텐트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 기술이 좋아서 그런지 별 문제 없이 간단히 텐트를 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생님께서 들고오신 텐트는 방이 2개로 나눠져 있는 아주 거대한 용? 텐트였습니다. 덕분에 저희는 나름대로 포근한 잠자리를 기대하며 별 걱정없이 다음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낚시팀은 낚시 장비를 챙기고, 나머지는 모닥불을 피우기 위한 나무 장작을 구하러 숲에 들어갔습니다. 부지도 숲에는 뱀이나 독충이 많다고 했기에 숲에 깊숙히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근처에서 꽤 괜찮은 장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낚시 준비를 마치고, 다같이 해안으로 갔습니다. 일단 먹을 것을 구해야 뭐든지 할 수 있었기에 일을 할 수 있는 인원을 모두 낚시에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보통은 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오징어를 잡기 위해 물고기 모양의 '루어'미끼를 사용하여 낚시를 하셨습니다. 다른 친구 3명은 일반적으로 낚시를 했고, 나머지는 칼을 이용해 돌에 붙어있는 각종 바다 생물을 잡았습니다.

간한하게 삶아서 먹을 수 있는 거북손과 삿갓조개를 주로 잡았는데, 가끔씩 운이 좋으면 굴을 발견할 수도 있었습니다. 


계속 촬영만 하던 저는 지루함에 지쳐 친구에게 잠시 카메라를 맡기고, 직접 낚시에 참여해보기로 했습니다. 통영에서 살며 어릴 때부터 낚시를 즐겨했다는 소열이의 간단한 낚시 노하우를 배워서 힘껏 낚싯대를 던졌습니다.

미끼를 던진 후 1분도 채 안되서 바로 뭔가 잡아당기는 느낌이 왔습니다. 저는 친구의 조언대로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감다가 힘껏 끌어올렸습니다.

그 때 제가 던진 낚시 추에 걸려있는 것은 한 마리의 건장한 물고기였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잡은 물고기는 '용치놀래기'라는 이름이라고 하셨습니다.

제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낚시에서 처음 잡아 본 물고기였습니다. 뿌듯했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이 저에게 재능이 있다고 칭찬해주고, 그 이후에도 커다란 용치놀래기 2마리를 더 낚아 총 3마리의 물고리를 제 손으로 잡았습니다.


그렇게 잡은 물고기들은 고스란히 요리팀의 손에 들어갑니다. 요리학원에 다니는 재경이와 섬사람인 지호의 솜씨를 발휘하여 물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그 자리에서 바로 다듬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7마리의 용치놀래기, 거북손, 삿갓조개, 굴 등 다양한 식량을 가지고 텐트로 돌아와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버너에 물을 끓여서 조개류를 삶아먹고, 모닥불을 지핀 뒤, 나뭇가지에 놀래기를 꽂아 구워먹었습니다.

초장과 소금을 들고 왔기에 나름대로 푸짐한 식사가 될 것 같았지만 역시 8명이 먹기에는 양이 턱없이 모자랐습니다. 물고기도 잘 구워지지 않아서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식사는 저희들이 직접 잡아서 요리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기에 뿌뜻함을 가지고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자급자족을 체험한 것이죠.

지금 우리가 집에서 먹는 음식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담겨 있고,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준 것 같습니다. 지금 제가 누리고 있는 것에 항상 감사합니다. 
 
저번 1학기 후반에 안랩에서 주최하는 UCC공모전에 참가했습니다. 주제는 '생활속의 알기 쉬운 보안'이었습니다. 
'보안인데, 알기 쉬우면 어떡하냐...?' 이런 생각도 하면서 영상의 주제를 이해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를 비롯한 해색소년의 친구들과 충부한 아이디어 회의를 거친 결과, '불법다운로드로 인하여 보안이 무너지고 바이러스 침투한다'는 내용을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고등학생이기에 학생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사이버 세상속의 바이러스와 백신 프로그램을 의인화시켜 빗자루를 들고 싸우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유치해 보일수도 있지만 가장 학생적인 시각으로 보안과 불법다운로드 근절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바로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출연자 섭외에 들어갔습니다.


먼저 섭외된 친구는 바이러스 역을 맡아 줄 '요섭'군입니다. 항상 저희가 광고나 UCC 촬영을 할 때마다 자주 도와주는 방송부의 구세주 역할을 해주는 친구입니다.

그 친구가 영화 '파파로티'의 배우 한석규씨의 연기를 잘 따라해서 이번 안랩 UCC의 바이러스 컨셉도 한석규같은 스파이 느낌으로 정했습니다.

그 외에도 백신 프로그램들을 맡아 줄 몇 몇 친구들과 V3 역을 맡아 줄 광택 군, 현실세계에서 불법다운로드를 통해 바이러스가 침투하도록 하는 문석, 석원 두 친구까지 약 15명의 친구들을 섭외했습니다.


대충 내용은 '현실세계에서 불법다운로드로 인해 바이러스 HSK가 컴퓨터로 침투하게 되고, 컴퓨터의 수많은 백신 프로그램들이 그를 막으려 하지만 그는 백신들을 쓰러뜨리며 점점 하드에 가까워지고.... 마침내 하드에서 바이러스 HSK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그 순간! V3 프로그램과 마주하여 개인정보를 가지고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과연 승자는?'


지금 보니까 약간 뻔한 스토리라서 지루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번 영상에서 스토리보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코믹 요소와 나름 화려한 액션, 불법다운로드로 인한 보안 파괴의 계연성입니다.

바이러스에게 무참히 쓰러져 나가는 백신들과 점점 망가지는 컴퓨터의 모습을 교차시키며 불법다운로드 근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고 했습니다.


나름대로 신경써서 연출한 액션씬들 때문에 영상이 좀 길어지기는 했지만 영상에서 최종적으로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명확했기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미리보는 LTI PT 발표, 나의 가치관을 말하다

지난 7월 8일 월요일에 우리 태봉고등학교에서 아주 특별한 행사를 했습니다. 태봉고 역사상 처음으로 '미리보는 LTI PT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원래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는 학기 말이 되면 학년별 또는 반별로 각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활동한 LTI 인턴쉽 활동을 정리하여 발표한는 시간을 가집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새로 들어온 1학년 학생들을 위해 선배들이 모범이 되어 LTI PT 발표를 미리 보여주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총 3명의 3학년 학생이 미리보는 LTI PT 발표를 하게되는데, 저도 그 3명의 학생 중에 한 명이 되었습니다. 제가 선정된 이유는 LTI 활동을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애플의 PT 프로그램인 키노트(Keynote)를 학교에서 유일하게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리보는 LTI PT 발표 시간에는 모범적인 PT 발표도 보여주어야 하지만 다양한 발표 형식을 보는 것도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파워포인트(PPT)를 사용하는 허윤 학생과 키노트 발표를 하는 저와 간단한 PT와 공연 발표까지 선보이는 이혜주 학생 이렇게 총 3명이 미리보는 LTI PT 발표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우선 처음 발표를 하게 된 학생은 저와 꾸준히 영상을 공부하고 있는 허윤 학생이었습니다. 허윤 학생과 저의 발표 주제는 둘 다 '방송국 인턴쉽 및 영상 제작'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발표 내용에서 겹치는 부분이 많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발표하기 한참 전부터 서로의 발표내용에 대해 충분히 상의를 하고 겹치는 부분이 최대한 없도록 발표 준비를 했습니다.


발표를 듣는 청중들은 저희 학교의 전교생과 교내 선생님들입니다. 약 150여명의 청중 앞에서 발표를 하면 긴장이 될 수도 있지만 이미 1년 또는 2년 이상 함께 알고지내던 사람들이었기에 오히려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저는 먼저 PT에 제 이름을 띄우면서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3년간 영상을 배우고 6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항상 저의 '김태윤'이라는 이름을 내세웠고, 앞으로도 계속 제 이름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라는 의미였습니다.



1. 영상 공부와 직업체험
발표에서 딱히 특별한 퍼포먼스 같은 건 없었습니다. 그저 제가 3년간 공부해 온 방송과 영상 제작에 대한 이야기와 5월에 서울에 가서 EBS 직업체험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EBS 방송국을 견학하고 EBS의 감독님들게 들었던 소중한 이야기들, 촬영 현장 및 녹화 현장을 따라다니며 배웠던 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하여 사진과 글을 이용해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 말고 앞으로 영상 관련 직종에 꿈을 까진 후배들이 알아두면 좋을 것들도 조금씩 강조하면서 저의 철학과 가치관들이 담긴 이야기들을 꺼내 갔습니다. 


직업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이번 3학년 1학기 동안 제가 제작했던 영상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최마태 블로그 제품 광고 영상들과 EBS 숙제로 만든 영상, 공모전 출품작인 토끼와 거북이, 약자의 꿈 등 정리하고 보니 엄청 많이 만들었더군요.

저는 그 중에서 저의 가치관과 그 동안 배운 노하우가 담겨 있는 영상 몇 가지만 골라서 보여주었습니다. 다행히 학생과 선생님들은 재미있게 봐주셨습니다.


2. 향후 계획

영상들을 보여준 뒤, 저의 향후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국립대를 위주로 지원할 것이고, 앞으로 준비하고 공부해야 할 영상 직종에 대한 것들, 그리고 제가 앞으로 추구하고 지향하는 영상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영상의 이상적인 방향성은 바로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극적으로 담아내는 것입니다. 저는 영상 제작의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그 만큼 영상의 스토리가 탄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인문계열의 학과를 선택하여 책을 많이 읽고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저의 아버지, 어머니께서 항상 강조하시는 부분인데, 역시 선생님들도 굉장히 동의하시는 분위기였습니다.


3. Stay Hungry, Stay Foolish
마지막으로 발표 초반에 언급한 발표 주제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발표한 3학년 1학기 LTI PT 발표의 주제는 바로 'Stay Hungry, Stay Foolish'였습니다.

스탠포드 대학 연설에서 스티브 잡스가 했던 명언으로,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게 살아라는 뜻입니다. 어떤 배움을 얻더라도 항상 더 높은 배움을 원하고 갈망하며, 미련하지만 항상 우직한 모습으로 자신의 주관을 지키라는 뜻이죠.

제가 이번 학기에 영상을 공부하면서 얻은 최종적인 답이 바로 저 말입니다. EBS 방송국에서 직업체험을 하면서 저는 제가 알고있는 지식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중앙대 교수님의 영화학 강의를 듣고, 여러가지 영상공부를 꾸준히 해오면서도 제가 아직 배우고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이 남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기에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항상 새로운 배움과 지식을 갈망하고 미련하지만 언제나 우직하게 자신이 길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담임 선생님과 어드바이저 선생님께서 한 말씀을 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저의 어드바이저 선생님은 우리 학교의 음악 교과 선생님이시자, 정보부 총괄에다가 방송부 담당까지 맡고 계신 '류주욱 선생님이었습니다.

한 번에 여러가지 일을 하시는 분이라 항상 바쁘신데도 저희 방송부에 시간을 내서 계속 도움을 주시고 저희에게 여러가지 장비와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지원해주시는 고마운 선생님이십니다.


류주욱 선생님께서는 발표 전에 저에게 말씀하셨던 간결하고 재치있는 발표와 약간의 감동이 섞여있는 메세지를 잘 보여준 것 같아서 만족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영상을 제작할 때, 기술적인 부분이나 내용적인 부분도 완성하기 전에 미리 찾아와서 보여주면 많이 도와주신하고 하셨습니다.

담임 선생님이신 이종형 선생님께서는 제가 발표에서 말했었던 '책을 읽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겠다는 다짐'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저의 담임 선생님께서는 국어 교과를 맡고 계서서 아무래도 문학의 중요성을 잘 아시고 인문학적 소양이 저에게 창의적인 생각과 예술적인 감각을 높혀 줄 거라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할 일 열심히하고, 진로 계획을 잘 세워서 원하는 진로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뇌활성 명상 교과의 사애림 선생님께서도 저의 발표를 보고 한 말씀 하셨습니다. 평소에 제가 열심히 하는 모습과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많이 대견하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저희 태봉고등학교 안에는 제가 감사해야 할 선생님들과 고마운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3년 동안 태봉고를 다니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것 같습니다.

3년간 총 5번의 LTI PT 발표를 했고, 이번에 한 발표가 저의 마지막 LTI PT였습니다. 그 동안 LTI라는 인턴쉽 수업은 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들과 잊지못할 추억 그리고 많은 배움을 만들도록 도와주었습니다.

LTI 수업을 만들어준 태봉고등학교와 많은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지난 7월 17일(수요일)에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 소풍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런 더운 날씨에 무슨 소풍이야?' 이렇게 생각하기도 했지만 한 학기를 정리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동참했습니다.


저희 학교가 소풍을 간 곳은 바로 '하동'이었습니다. 하동은 녹차의 고장이라고도 불리우는 곳으로써 최참판댁, 녹차 체험관 등 볼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태봉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총 4대의 버스를 타고 하동으로 이동했습니다. 한 학년에 45명밖에 안되니까 전교생이 다함께 소풍을 갈 수도 있네요^^


저희 학교가 하동에서 처음 간 곳은 '최참판댁'이었습니다. 최참판댁까지 올라가는 길이 꽤 길어서 땡볕에 카메라 들고 걷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최참판댁은 박경리의 대하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곳입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영화 토지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한옥들이 많이 있습니다.

토지의 숨결을 과시하는 듯 '박경리 토지 문학비'라고 적인 거대한 돌이 세워져 있네요.


조선 시대의 분위기를 풍기는 배경 덕분에 최근까지도 다양한 사극 영화 및 드라마의 촬영지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최참판댁에 도착하니 최참판 동상이 있었습니다. 저희 학교 애들은 책을 보고 있는 동상이 신기한지 동상 옆에서 사진 찍기에 삼매경이었습니다.


최참판댁 내부는 정말 사극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조선시대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지는 듯한 웅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안채 연못에는 아름다운 빛깔의 잉어들이 헤험쳐 다니고 있고, 그 옆에 있는 정자는 그야말로 풍류와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쉼터로써 손색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저런 곳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면 얼마나 평온할까..' 이런 즐거운 상상도 하면서 가져온 카메라와 장비들도 이 곳 저곳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 바빴습니다.


최참판댁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 분이 계셨지만 저는 촬영을 다니다가 더위를 먹어서 아쉽게도 귀에 전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무척이나 더웠지만 저희 학교 학생들은 역시 노느라 힘이 넘쳤습니다. 최참판댁에 있는 민속놀이(굴렁쇠, 팽이치기, 제기차기, 딱지치기 등)를 하면서 조선의 전통 분위기에 푹 빠졌습니다.


맨날 스마트폰만 하는 친구들이 민속놀이를 하면서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흐뭇해졌습니다. 

세상이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면서 스마트폰, 3D 영화 등 다양한 여가생활이 등장했지만 평온하게 여유와 풍류를 즐기고 우리나라 고유의 놀이를 하면서 전통문화에서도 여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제가 다니는 태봉고등학교에는 선택수업으로 '영상과 미술'이라는 수업이 있습니다. 원래는 그냥 미술 공예 교과이지만 저희 미술 선생님께서 영상 미디어와 접목시키신 것이죠.

확실히 미술이라는 과목과 영상이라는 매체는 관련이 많이 있습니다. 영상을 만들 때 중요시하는 부분 중에 하나인 '영상미'가 바로 기본적인 미술 능력, 즉 미적 감각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죠.

원래 영상 미술 시간에는 기본적인 벽화를 그렸습니다. 학교가 시각적으로 너무 밋밋했기에 학생들 손으로 학교를 화사하게 바꿔보기 위함이었죠.
http://kimty.tistory.com/510

하지만 여름이 되니 비도 자주 오고 야외에서 벽화를 그리기에는 너무나도 더운 날씨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벽화 그리기 수업은 2학기로 미루고 본격적으로 영상 제작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태봉고 미술반 학생들이 만든 다큐멘터리

먼저 영상 공부를 하고있는 저와 윤이가 미술반 학생들에게 영상 제작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영상 제작이라는 것이 1시간만에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카메라의 사용법과 조명, 붐마이크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알아야 촬영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설명을 하고나서 2개의 조로 나누어 시나리오 기획에 들어갔습니다. 두 팀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영상의 큰 주제는 바로 '사람(human)'이었습니다.

사람이라는 주제를 기본적인 틀로 잡고 각 팀 마다 시나리오를 기획하여 한 달만에 3~4분 정도의 영상을 제작하라는 것이 과제이자 수행평가였습니다.

저희 조는 사람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생각하면서 영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조의 영상 주제는 '사람은 무엇인가?'입니다.

저희 조는 각각의 역할을 분배하여 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촬영과 편집을 맡았습니다. 제가 영상을 배우고 있기 때문에 저에게 일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불공평할 수도 있지만 영상을 만들면서 무척 재미있었기 때문에 별로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희 조의 다른 친구들도 나름 열심히 서로 도우면서 작업했기 때문에 영상은 생각보다 금방 만들 수 있었습니다.



위의 영상이 바로 저희 조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상의 완성본입니다. 태봉고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사람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을 때 나오는 대답들을 정리하여 '사람은 모두 다르다.'는 최종적인 답에 접근했습니다.

사람은 모두가 살아온 배경도 다르고 생각과 의견도 다르며 각자가 추구하는 지향점도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또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저 영상이 추구하는 메세지입니다.

저 영상에 사용된 영상 소스들은 모두 DSLR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들입니다. DSLR 카메라로 영상을 찍었을 때에 나오는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과 화려한 영상미라는 장점 때문에 DSLR 카메라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DSLR 영상 촬영(vDSLR)의 황제라고 불리는 캐논사의 '5D Mark 2'로 촬영한 영상들입니다. 저희 방송부의 한 친구가 '5D Mark 2'를 구입했기에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촬영도 하고 편집도 해서 제일 고생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맞습니다. 하하하
그래도 저희 조의 조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완성할 수 없었던 영상입니다.

사실상 수업 중에 같은 반 친구들과 합동 작품으로 영상을 만들어 본 것은 처음이기에 많이 힘들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협동이 잘 되었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주고 모두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덕분에 나름 퀄리티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번 영상은 애플사의 전문가용 영상 편집 프로그램 'Final Cut Pro'를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이번에 만든 '사람은 무엇인가?'다큐멘터리 영상 제작 프로젝트는 많은 친구들과 협동하여 영상을 만들어보는 경험도 되었고, DSLR 카메라와 새로운 편집 프로그램을 연습하는 등,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활동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 영상 인생에서 나를 성장하게 해준 특별한 경험

저번에 학교에서 찍은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토끼와 거북이'라는 작품입니다. 제가 다니는 태봉고등하교의 철학이자 상징이기도 한 토끼와 거북이라는 소재를 사용해 만들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라는 작품을 제작하기 몇 일 전,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마을 공동체 UCC 공모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마을 공동체와 이웃간의 정, 화합, 공동체 의식 함양 이런 것들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여 공모하는 영상 공모전이었습니다.

상금도 꽤 크고, 상패에다가 경쟁률도 적을 것 같아서 저와 윤이, 그리고 소열이는 함께 공모전에 제출할 영상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을 공동체, 공동체 의식같은 주제가 우리 태봉고등학교의 철학과 너무나도 딱 맞아 떨어지기에 저희들에게 매우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시나리오 기획 회의를 하던 중, 저희 태봉고의 철학과 공모전의 주제를 잘 이용하여 시선을 끌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이 화합을 상징하는 '토끼와 거북이'였습니다. 실제 동화에서는 거북이가 자는 토끼를 지나쳐서 달리기 경주를 이기지만 태봉고가 지향하는 모습은 자는 토끼를 깨워 함께 가는 거북이입니다.

즉, 경쟁이 아닌 화합을 길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태봉고등학교의 공동체적 의식 '함께 가자 우리'의 표본이 '토끼와 거북이' 라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상징적인 토끼와 거북이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우리는 과감히 동화의 내용을 뒤바꾸기로 했습니다. 시나리오 초안이 나오고, 몇 번의 수정을 거쳐 촬영에 들어갔습니다.

공모전 마감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라 캐스팅이나 연출적인 부분에 있어서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1차 촬영을 마친 후, 제가 촬영을 하는동안 나머지 친구들은 편집을 하는식의 효윻적인 작업 방식을 택했습니다.

영상의 내용은 경쟁의 상징인 두 동물, 토끼와 거북이가 이웃간의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토끼와 거북은 갈등해결을 위해 달리기 경주를 하게되고, 발이 빠른 토끼는 초반에 엄청난 속도로 거북이를 따돌립니다.

너무 여유로웠던 토끼는 근처 그늘 밑에서 잠시 낮잠에 빠집니다. 자고있는 토끼를 발견한 거북이는 함께 가기위해 토끼를 깨웁니다.

잠에서 깨고, 놀란 토끼는 다시 전속력으로 뛰어 결승점까지 도착합니다.  하지만 거북이에게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에 결승점 나무를 터치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토끼는 거북이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 거북이가 승리하게 됩니다. 이 모든 상황은 토끼가 승부조작 의혹으로 경찰에서 심문을 받고있는 설정에서 이야기됩니다.

굳이 그런 무거운 설정을 사용한 것은 항상 경쟁과 승부에만 집착하는 우리들의 모습 또한 되돌아보자는 의미에서 였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다양한 장치들과 나름대로 고민도 많이 하고, 촬영 중에 몇 번이나 시나리오 수정을 거치면서 완성한 작품 '토끼와 거북이'를 공모전에 제출했습니다.



공모전 발표는 조금 미뤄져서 약 일주일 후에 수상작이 발표되었습니다.  공모전에 올라간 40여작 중에서 9작품에게만 상을 주는데, 저희 토끼와 거북이는 우수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태봉고에서 영상 공부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외부에서 해보는 영상 공모전 수상이었습니다. 지난 2년간 공부해 온 영상의 성과가 빛을 발하여 보람이 참 있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도 기분이 좋았지만 이번에 상을 받았다고 해서 너무 자만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저에게는 젋은 날의 기회가 많이 남았고, 저는 그 미래를 바라보며 더욱 더 노력할 것입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하고 항상 기본에 충실하며 더 나은 길을 지향하며 더욱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김태윤이 되겠습니다. 

 

태봉 공동체의 날, 태봉고가 자랑스럽습니다

얼마 전에 학교에서 축제를 했습니다. '공동체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1학기에 한 번, 2학기에 한 번씩 진행되는 태봉고만의 행사입니다.

이번 1학기에 진행된 공동체의 날은 운동회 위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행사의 오전 일정은 행사 부장인 제가 맡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번 공동체의 날은 저희 3학년 학생들(태봉고 2기)이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2학기부터는 3학년 학생들이 학생회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 공동체의 날은 제가 학교에서 진행할 수 있는 마지막 행사인 만큼 더욱 더 알차게 준비해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진행하는 공동체의 날 주제는 바로 '동그라미'입니다. 태봉고의 학생, 학부모, 교사 그리고 마을 주민 분들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동그라미처럼 서로를 다 보면서 화합하자는 의미로 정한 주제입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1학기 공동체의 날은 운동회 위주로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일정도 모두가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웠습니다.


'운동회!'하면 역시 팀전으로 경쟁을 하는 게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태봉고등학교가 경쟁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이런 날 아니면 또 언제 팀을 나눠 경기를 해보겠습니까?

경쟁도 경쟁이지만 우리 학교는 대안학교이기에 팀을 나누더라도 그냥 나누지 않았습니다. 저희 학교의 교장, 교감 선생님의 성함을 따서 '태전 팀', '미영 팀'으로 팀 이름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각 팀은 학부모님들의 돈으로 구입한 각각 다른 색깔의 티셔츠를 입고 행사에 임하기 때문에 팀을 구분하기도 아주 간단합니다. 

제가 진행을 맡은 오전 시간에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활동하는 프로그램들입니다. 먼저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함께 준비운동을 하고, 바로 축구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축구를 진행하는데, 역시나 평범한 축구는 아닙니다. 저는 인기종목인 축구는 진행을 하되, 여학생들도 함께 참여시켜 최대한 많은 인원이 동원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저의 고민 끝에 나온 결과는 바로 '2인 3각 축구'였습니다. 남녀가 한 쌍이 되어 발을 묶어서 축구를 하는 것입니다. 자칫하면 바로 다칠 수도 있는 경기 방식이지만 진행과 심판이 잘 해준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진행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너무 위험할 수도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다른 간부 학생들과 회의도 많이 하고, 리허설도 해보면서 최대한 재미있게 2인 3각 축구를 준비했습니다.


그렇게 저와 학생회 간부 학생들의 열정이 담긴 2인 3각 축구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꽤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고, 학생들은 상당히 재미있어 했습니다.

저희 학교의 연극부 선생님이신 서용수 선생님께서 중계, 수학 선생님이신 백명기 선생님께서 해설을 맡아주셔서 응원하는 학생들도 경기에 집중을 할 수 있었고, 중간중간에 미리 준비해 둔 여러가지 찬스를 통해 더욱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진행되었습니다.
 

2인 3각 축구에서 사용되는 찬스의 종류에는 각 팀의 대표(교장, 교감 선생님께서 코너킥 차주기)와 한 쌍 발풀기, 상대 팀 골키퍼 없애기, 점수 교환하기 등이 있었습니다.

남녀가 발을 묶고 축구를 하면 너무 느려서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에 첨가한 것 이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장치들을 통해 충분히 뜨거운 반응을 시작으로 공동체의 날 운동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단체줄넘기와 릴레이도 진행하면서 운동회 분위기를 더욱 더 고조시켜 갔습니다. 특히 릴레이를 진행할 때에는 저희 태봉고를 상징하는 물건들을 바통으로 사용하여 재미를 더했습니다.

바통으로 사용된 물건으로는 저희 학교의 소식지인 '담쟁이 책'과 개척한다는 의미의 '삽', 기숙사 생활을 상징하는 빨래 건조대, 연극 동아리의 소품(나무 박스)와 학교 생활을 상징하는 삼선 슬리퍼와 청소 도구 등이 있었습니다.

스케일 크게 운동회 생중계도 했습니다.


삽이나 나무박스처럼 위험한 바통들은 중간중간에 다른 물건들고 교체하기도 했지만 제가 생각해도 바통을 골라서 릴레이를 한다는 생각은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특히 나무 박스와 같은 무거운 물건을 바통으로 골랐을 때에는 릴레이 주자의 속도가 매우 느려지기 때문에 그것 또한 소소한 웃음을 주는 볼거리였습니다.  

그렇게 릴레이를 끝으로 제가 진행하는 오전 일정이 끝났습니다. 저는 오전 일정을 마치고 바로 교육청에서 실실하는 영상 교육 연수에 참여하러 방송국으로 갔습니다.  


제가 교육을 듣고, 학교에 돌아오는 동안에 학교에서는 오후 일정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오후부터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님들도 참여하여 교육 3주체가 화합하여 진행되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학교에 돌아오니 체육관에서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공연을 할 때에는 특별히 마을 주민들도 초대하여 공연을 보여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태봉고가 태봉마을에 생기면서 갑자기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와 폐를 끼친 점에 대해서 사과도 드리고 함께 태봉마을에서 살면서 잘 부탁드린다는 의미에서 초대를 한 것입니다.

사실 예전부터 마을 주민들과 함께 행사를 하려 했지만 그게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직접 학생들이 초대장을 만들어 마을의 집집마다 돌려서 초대를 해드렸습니다.

이번 공동체 날의 주된 활동은 운동회이기 때문에 공연을 많이 준비하지는 않았습니다. 약 다섯 팀만이 공연에 참여하서 소소하게 진행하였습니다.


너무 많은 팀이 공연에 참여하게 되면 시간도 길어지고, 준비도 힘들어져서 그 만큼 운동회의 진행이 허술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졸업생들과 선생님들도 함께 공연을 하면서 더 재미있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학교의 밴드부와 수학 선생님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고등학교는 드무니까요.

통기타를 들고 계신 분이 수학 선생님이십니다.


어쟀든 소수의 인원으로도 충분히 멋진 공연을 만들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이번에는 학생들을 비롯한 교사, 학부모, 마을 주민 분들의 참여가 많아서 행사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오후에는 제가 현장에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말로는 충분히 공동체를 실현하기에 걸맞는 재미있게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태봉고에 오래 계신 여러 선생님들의 말씀으로는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모든 공동체의 날 행사 중에서 가장 잘 진행된 행사였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오전 일정만 진행했지만 지금까지의 행사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다는 평가를 듣고나서 너무나 흡족하고 뿌듯했습니다. 

이번 공동체의 날이야말로 저희 학교가 추구하는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정한 공동체는 뭘까요?

공동체의 의미는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이 되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공동체란 모두가 함께 하여 삶을 즐기는 것 그 자체가 바로 공동체 의식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누구 하나 이기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다함께 모여서 운동과 먹을거리를 즐기고 함께 한다는 것 자체를 즐거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제가 추구하는 공동체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홈 커밍 데이'라고 하여 학교를 떠난 여러 선생님들과 졸업생들을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그 분들을 위해 그리움의 상징인 노란색 리본에 이름들을 하나하나 적어서 걸어놓기도 하면서 떠난 이들을 환영했습니다. 

이제 저희 학년들도 마지막 행사 진행을 마치고 입시와 졸업만이 남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3학년 학생들은 앞으로 많이 바빠지고 시간은 금세 흘러서 이제는 저희가 졸업할 날이 오겠지요.

지금까지 태봉고등학교의 수 많은 행사들을 방송부와 학생회 부회장, 행사부장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것에 대해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부디 저희들의 많은 후배들이 저희 태봉고에서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학교를 이끌어 가면서 태봉고등학교가 더욱 더 자유롭고 참된 공동체의 의미를 찾아가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디. 
저희 학교에서 IT 전문 블로그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최마태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데, 2011년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꽤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최마태의 포스트IT - http://blog.naver.com/crime3000 

친구의 블로그 이름인 '최마태의 포스트IT'는 제가 속한 영상 제작팀 '해색소년 스튜디오'에서 아이디어를 내서 만든 이름입니다. (IT를 it<잇>으로 사용하자는 것은 제 아이디어랍니다.)

해색소년 스튜디오는 저희 태봉고등학교 안에서 영상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만든 영상 제작팀이며, 해색소년의색은 태양()의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색을 발산한다는 의미입니다.

팀의 이름처럼 저희 해색소년 스튜디오는 다양한 영상과 청소년이기에 가능한 거침없는 시도와 창의적이고 새로운 영상을 추구합니다. 


밑의 주소는 저와 함께 영상을 배우고 있고, 해색소년 스튜디오를 활동하고 있는 친구의 블로그입니다. 
 
http://blog.naver.com/gjgjdbsdbs 

'최마태의 포스트IT'에서는 주로 스마트폰이나 IT 주변기기 등의 리뷰를 합니다. 그리고 최마태의 포스트 TI에서 밀고있는 특성은 바로 '광고 리뷰'입니다.

리뷰를 하는 제품의 광고를 영상으로 제작하여 올리는 것인데, 그 광고 영상은 바로 해색소년 스튜디오에서 제작합니다.  '최마태의 포스트IT'와 해색소년 스튜디오는 공생관계인 것입니다.

전국에 있는 리뷰 블로그 중에서 직접 제품의 광고를 만드는 블로그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저희는 그런 '희귀성'을 고려한 것입니다.

저희 해색소년 스튜디오는 우선 블로그의 홍보부터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마태의 포스트IT'블로그 홍보겸, 프롤로그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1. 최마태의 포스트IT 홍보 영상
   
촬영, 편집 : 허윤
출연 : 김태윤, 최문석, 이재정, 유소열

영상에서 본 것처럼 최마태의 포스트IT 블로그는 쉽고 간단한 리뷰를 지향합니다. 그렇다면 쉽고 간단하지만 내용 전달도 효율적인 포스팅 방법은 무엇일까요?

저희들은 그 방법이 바로 광고 리뷰라고 생각했습니다. 15초~40초짜리의 제품에 관한 간단한 영상 광고를 보고 독자들이 그 만큼 리뷰하는 제품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저희가 광고를 제작하는 목적입니다.

그리고 그 만큼 전달력있는 광고 영상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겠지요?

2. i walk 아무르 이어폰  
   
출연 : 조주형, 김예슬 
촬영, 연출 : 김태윤
편집, 조명, 음향 : 허윤, 최문석

첫 번째 광고는 i walk사의 아무르 이어폰 광고입니다. 첫 번째인 만큼 저희들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바로 '사투리'였습니다.

광고에 나오는 출연자들이 사투리를 사용하고, 전교 1등과 엄마의 잔소리라는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지방에 사는 학생들이 제작했다는 사실을 어필한 것입니다.

또한 이어폰에서 엄마의 생생한 잔소리가 들려 공부에 집중하게 해준다는 설정과 마지막 대사 '살아있네.'를 살려주는 '잔소리마저 생생한 살아있는 이어폰'이라는 카피가 이 광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캐논 P208 스캐너     
촬영 및 연출 : 김태윤
출연, 편집 : 최문석

이 광고는 모두 캐논의 DSLR 카메라인 'EOS 550D'로 촬영하였습니다. 캐논의 스캐너 광고니까 캐논의 카메라로 제작해야 한다는 작은 의무감이 들었답니다.ㅎㅎㅎ

여튼 이 광고는 P208 스캐너의 휴대성을 강조했습니다. 야외 테라스가 배경인 것은 언제 어디서나 노트북만 있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 스캐너의 간편함을 주제로 잡았기에 나레이션과 카피, BGM 모두 심플하게 제작하였습니다. (마지막에 스캐너에서 스캔되고 있는 종이는 깨알같은 학교 성적표랍니다.^^)


4. 피아톤 ms200 이이폰   
출연 : 정미나
촬영 및 편집, 음향 : 김태윤
연출 : 최문석

제 친구가 서울에서 학원을 가기 위해 ms200 이어폰을 끼고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지하철 오는 소리가 들리길래 놀라서 지하철을 타러 갔는데, 알고보니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MP3의 지하철 배경음악이었답니다. 
(제 친구 최마태의 100% 실제 경험담이랍니다.) 
 
이렇게 피아톤 ms200 이어폰은 음악의 현실감과 공감각적인 음향이 뛰어나다는 특성을 살려 제작한 광고입니다. (이제 보니 조금 진부한 것 같네요.)


5. 소니 워크맨 NWZ - W273 
    
출연 : 고요섭
촬영 : 김태윤 
편집 : 최문석

이건 그냥 MP3와 이어폰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워크맨의 특징을 웃기게 만든 겁니다. ㅋㅋㅋ


6. 소울 바이 루다크리스 SL 99S 
출연 : 최문석, 정미나
촬영, 연출, 편집 : 허윤

이 광고는 제가 제작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저희 해색소년 스튜디오에서 제작했기에 올렸어요.
영상의 내용은.... 음.. 잘 모르겠네요. ㅎㅎ 그냥 몽환적인 이어폰 정도?


이렇게 지금까지 꽤 많은 광고를 만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요즘 세상 어디를 가던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광고'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광고의 세상에 살고있다.'말이 있는 것처럼 요즘에는 정말 어딜가나 광고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영상 광고는 TV를 통해 대중에게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런 영상 광고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광고를 할 제품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하며,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단점까지도 광고에서 장점으로 승화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광고는 20초 정도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의 장단점과 특징을 다 담아내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고생을 하면서 또 배울 수 있는 것이 분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해색소년 스튜디오 멤버들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광고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고등학생이기에 할 수 있는 모든 것,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많은 방법으로 광고를 제작할 것입니다.

원래 이맘때쯤이면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이동학습을 시행합니다. 1학년들은 제주도로, 2학년들은 네팔로 해외이동학습을 떠나게 되죠.


그렇다면 제가 속한 3학년들은 무얼 할까요? 학교에서 일주일 동안 공부만 할까요?
아니죠. 3학년들 또한 저희 학교의 취지에 맞게 학교에서가 아니라 이동학습을 떠납니다.

하지만 1, 2학년들처럼 전교생이 다함께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각 학생마다 자신이 장래에 하고싶은 직업에 관련된 직종으로 직업체험을 떠납니다.

이미 4월달에 각자 정해놓은 인턴쉽 장소로 4월 26일(금)부터 3학년 학생들은 뿔뿔히 흩어집니다. 저는 방송에 관련된 직종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EBS 방송국에 직업체험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2년 동안이나 함께 영상을 배워 온 친구와 함께 주말에 집에서 쉬다가 4월 29일(일요일)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서울에 오면 먼저 잠을 잘 곳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마침 작년에 태봉고를 졸업한 친한 선배의 집에서 숙박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저와 함께 서울을 올라온 친구 또한 아는 선배의 집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기나긴 직업체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직업체험 첫 날(30일)부터 저희들은 EBS 방송국에 가기로 했습니다. EBS에는 당연히 사전에 인턴십을 나간다고 요청을 해놓은 상태였고, 작년에 저희 태봉고에 '학교의 고백'이라는 다큐를 촬영하러 오신 김현우 PD님께서 멘토를 맡아주기로 하셨습니다.


첫날에는 저와 함께 올라온 두명과 학생과 첫날에만 EBS를 잠깐 들르기로 한 또다른 두 명의 친구, 이렇게 총 4명의 태봉고 학생들이 EBS에서 직업체험을 했습니다.

첫날의 일정은 EBS 방송국을 견학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바쁘셔서 세세한 작업 과정을 보지 못할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방송국 출입증을 받은 뒤, PD님의 출입 권한으로 방송국의 이곳저곳을 많이 보여주셨습니다. 실제로 녹화를 하는 스튜디오나 녹음실, 사무실 등 방송국의 여러가지 모습을 다양하게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방송국은 이런 일을 하는 곳이구나.', '방송국에서 일하시는 사람들은 역시 항상 바쁘시구나.'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면서 제가 방송 업계에서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여러곳을 견학하다가 실제로 녹화가 진행되고 있는 스튜디오에 들어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그 곳에서는 우리 학생들이 많이 접하는 EBS 강의를 녹화하고 있었습니다.


중학교를 다닐 때 공부하면서 참 많이 보고, 또 고3인 지금까지도 영어공부를 하면서 계속 보고있는 EBS 강의가 녹화되는 과정을 보고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EBS 강의처럼 수업 형태의 촬영은 꽤 간단할 것만 같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그것도 절대 간단한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EBS 강사가 수업 내용을 수시로 머릿속에 구상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수업을 하고, 조정실 안에서는 카메라의 앵글과 오디오 등 여러가지를 컨트롤하면서 녹화를 합니다.


방송국의 촬영 수준은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촬영들에 비해 쉬운 방식의 촬영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점차 익숙해져가면서 배우는 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배우려는 의지를 단단히 했습니다.


영상을 편집하는 편집실도 한 번 가봤는데, 영상을 편집하는 장비와 기술의 수준이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우선 EBS 방송국의 전체 컴퓨터와 연동되는 서버에서 영상 자료를 받아서 편집하여 보내는 형식에 감탄을 하였고, 무엇보다도 3D 그래픽 제작실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영화관에서 3D 안경을 쓰고 보는 그 3D 영상을 제작하는 곳을 볼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장비 하나의 가격이 억대 단위가 넘어간다니... 이거 왠만해선 작업실에 들어오는 것도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방송국 견학을 마치고 김현우 PD님과의 대화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 저희들이 방송에 관련되어 진로를 정하려면 뭐가 제일 중요한지 여쭤보았습니다.

PD님은 자신이 방송국 PD가 된 경험과 배경을 토대로 아주 친절하게 말씀해주셨습니다. 방송에 관련되어 영상을 잘 만들고 싶다면 가장 기본적으로 영상을 많이 보고, 영상을 많이 만들어보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영상에 있어서 타고난 감각을 가진 사람이 있지만 노력을 통해 충분히 그 감각을 따라잡을 수 있으며, 자신의 노력에 따라 자신의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구체적인 대학과 학과에 대한 질문을 드리자 PD님은 약간 고민하시더니 방송 직종을 가려고 한다면 학과가 별로 중요하지 않고, 너무 구체적인 형태의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항상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를 꾸준히 공부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PD님과 그렇게 알찬 대화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EBS의 학교 다큐 3기 팀의 작가님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분들께 저는 시나리오와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법에 대해 질문을 드렸습니다.

작가님들 중 한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좋은 시나리오와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 회의에서 좋은 내용들을 다뤄야 하는데, 이런 기획 회의에서는 'thinking aloud'가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thinking aloud'란 단어 뜻 그대로 큰소리로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외쳐 표출하는 것이 좋은 스토리의 밑거름이 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스토리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기록을 해놓는 편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저의 아이디어를 말해주고 충고를 받는 식의 기획 회의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EBS에서 작가님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기획은 절대로 혼자 해서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고, 또 다른 사람의 의견도 들어보고 잘 조율하여 하나의 좋은 스토리, 시나리오를 만들어 내는 것이 기획 회의입니다.

나중에는 작가님들이 직접 기획 회의를 하는 곳에 찾아가서 회의에 참가해보기도 했습니다. 작가님들은 생각나는 것들을 바로바로 말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끊임없이 기록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앞으로 저도 영상을 제작하거나 시나리오를 적을 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완성도있는 스토리를 만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PD님과 작가님들과의 대화시간 후에 다른 PD님께 방송과 영상에 관련된 짧막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대충 옛날에 배웠던 내용들이라 흥미가 많이 가지는 않았지만 마지막에 큰 무언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PD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떤 영상이든 그 영상을 시청자들이 보고나서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창작자가 의도적으로 영상 안에 그려낸 영상의 전체적인 내용과 메세지를 한 번에 나타내는 그 하나의 명장면,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visualizing'입니다.

정말 영상이라는 매체는 스토리 기획부터 촬영, 편집, 메세지 등 신경써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영상의 매력이 바로 제가 영상 제작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직업 체험 첫날부터 여러가지 좋은 것들을 많이 보고, 느끼고, 배워갈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업 체험 일주일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태봉고등학교를 2년 넘게 다니면서 2학년까지는 같은 담임 선생님으로 학교를 다녔습니다. 1학년 때 첫 담임으로 만나서 2학년까지 담임을 해주신 고마운 분이십니다.

그 분은 바로 이기숙 선생님이십니다. 여자 선생님이시고 대안학교 선생님이시라 역시 저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을 이해해주시고 언제나 자유로운 선생님이셨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음식만들기와 옷만들기 과목을 맡으셨는데, 저는 안타깝게도 그 두 과목을 가장 어려워했습니다.

그래도 담임 선생님 시간이라 나름대로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도 했었지만 요리나 옷만드는 것처럼 세세한 손재주가 필요한 작업은 도저히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요리와 옷만들기 시간마다 저에게 쉬거나 사진을 찍어보라고 하셨습니다. 항상 선생님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 담임을 맡은 반에서 생활하는 2년 동안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는 잔소리는 많으셨지만 절대 학생들에게 화를 내지 않으셨고, 항상 학생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셨습니다.

1학년 3반

2학년 2반


저에게도 물론 마찬가지였습니다. 저에게 언제나 밝은 미소로 칭찬을 하시며 제가 하는 일마다 자신감이 생기도록 도와주셨고, 저는 한결같은 이기숙 선생님께 항상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2년 동안이나 이기숙 선생님이 담임을 맡은 반에 있어서 3학년 때에는 아쉽게도 이기숙 선생님이 담임을 하시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기숙 선생님께서 굳이 담임을 하시지 않아도 이기숙 선생님과 같은 학교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이기숙 선생님께 찾아가서 다시 마음을 다잡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겨울방학 중에 아버지에게 엄청난 소식을 하나 들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저희 학년이 있기 전부터 태봉고등학교에서 3년 동안이나 계셨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것만 같았던 이기숙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에 저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기숙 선생님을 그냥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학교의 여러 친구들과 함께 이기숙 선생님을 포함하여 다른 학교로 전근하시는 선생님들의 송별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와 학생회장, 부회장이 중심이 되어 이기숙 선생님을 비롯한 4명의 선생님 송별회를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저는 2년 동안이나 담임을 해주셨던 이기숙 선생님께 드리는 짧은 편지와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송별회에서 이기숙 선생님께 영상을 보여드리며 그 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도 않하고 펑펑 울었던 것 같습니다.


송별회 때에는 2, 3학년 학생들을 물론이고 졸업한 선배들도 떠나시는 여러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리러 꽤 많이 방문해 주었습니다. 덕분에 보람있는 송별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기숙 선생님은 저에게 아주 특별한 분이십니다. 학교에서는 정말 저의 어머니같은 마음으로 저를 보살펴주신 분이 바로 이기숙 선생님입니다.

제가 만든 영상은 2년 동안 이기숙 선생님과 함께 하면서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 죄송한 마음을 담은 노래 가사가 들어가 영상입니다.

2년 동안 이기숙 선생님께 정말 죄송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의 은혜는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큰 사랑이었습니다. 앞으로 학교에서 선생님을 못본다는 게 너무나도 슬픕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기숙 선생님은 생각해보니까 다른 학교에 가서도 다른 과목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가정 선생님이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태봉고에 놀러오시네요. 하하....


엄청 오랫동안 못볼 것처럼 펑펑 울면서 작별인사를 드렸는데, 학교에 너무 자주 놀러오시니까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네요...

그래도 이기숙 선생님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게 어딥니까? 너무 자주 만나며 반가운 마음이 없어질거라 걱정도 했었는데, 이기숙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반가워서 저절로 춤이 나오기도 합니다. ㅎㅎㅎ

여튼 이기숙 선생님, 앞으로도 학교 자주 놀러오시고 스승의 날 때에도 찾아뵐테니까 기대하세요.


한동안 고3이니 시험이니 여러가지 핑계를 대면서 블로그 관리를 미루고만 있었는데, 오늘은 시험이 끝났으니 오랜만에 포스팅을 한 번 해볼까 합니다.


이번에 포스팅할 내용은 또다시 우리 학교 미술시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년이 넘도록 태봉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우리 학교의 미술시간은 아직도 적응하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의 미술시간에는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수업 때마다 더욱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 하고 더 아름다운 미술의 영역을 시도합니다.

저는 그런 미술 시간이 너무나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제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이자 태봉고에서의 마지막 선택 과목 두가지 모두 미술 수업을 선택했습니다.

올해에 제가 참여하는 미술 수업은 두가지입니다. '건축 목공'과 '영상 매체와 미술'수업 이 두가지가 있는데, 특히 영상 미술 시간에 조금 특별한 것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상 미술이라서 제가 좋아하는 분야인 영상을 찍고 제작하는 작업을 할 줄 알았는데, 영상 제작을 하기 전에 먼저 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미술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의견을 받 았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의 오랜 회의를 거쳐 결국 '벽화 그리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벽화를 그릴 장소는 당연히 학교였습니다. 그릴 곳을 정하던 중에 운동장에서 학교로 올라오는 계단과 거기에 있는 벽이 너무 허전하다는 의견이 나와서 거기에 벽화를 그리기로 했습니다.
 
벽화를 그리기 위해 장소는 정해졌고, 다음은 무엇을 그릴 것인지가 문제였습니다. 무엇을 그릴지는 선생님께서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습니다.   
 

우선 벽화의 주제는 'Sky(하늘)'이었습니다. 학교를 들어오는 입구에 탁 트여있는 하늘이 그려져있는 벽화를 보면 긍정적이고 활기찬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근거였습니다. 하긴... 하늘을 보고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없겠죠? 

그렇게 미술 시간에 그릴 벽화에 대한 회의를 마친 후, 이제 학교의 공동체에게 허락을 맡을 시간이 되었습니디. 우리 학교는 학교의 모든 공동체가 함께 사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벽화를 그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중요한 '태봉고 공동체에게 벽화 그리기 허락받기'는 제가 맡기로 했습니다. 제가 학교의 행사부장이기 때문이었죠.

저는 공동체에게 벽화에 대한 설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준비했습니다. 저는 말로 수십, 수백번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설명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프레젠테이션도 거추장스럽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정확이 육하원칙에 근거하여 벽화를 누가 그리며, 언제, 어디서, 무엇을 그리고, 또 어떻게 그릴 것이며 왜 그리는지 아주 간단하게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벽화를 그릴 장소를 사진으로 찍어서 제시하고, 벽화에 어떤 그림을 그릴 것인지 여러가지 그림들을 예시로 보여주며 벽화 그리기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었습니다.

벽화 그리는 것은 아주 쉽게 허락이 되었습니다. 학교를 예쁘게 인테리어한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물론 제가 발표를 잘한 것도 있지만ㅎㅎㅎ)

그렇게 벽화 그리기에 대한 공동체의 허락을 받아내고, 본격적으로 벽화 그리기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그릴 그림에 대해 구상을 하고 벽과 계단의 길이를 측청해가며 구도를 잡아갔습니다.


계단을 맡은 조의 컨셉은 '발'이었습니다. 저희들이 그림을 그리는 계단은 학교로 가기위해서 가장 처음 밟아야 하는 계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사람들이 지나가고, 또 다양한 사람들이 그 계단을 밟게 된다는 의미에서 다양한 모양의 발을 그리기로 했습니다.

계단의 가장 위부분은 면적이 넓기 때문에 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다리까지 그리기로 했습니다. 


저는 그림을 잘 못그려서 사진을 찍으며 묻어가려고 했지만 아주 작은 그림이라도 그려서 함께 참여하라는 미술 선생님의 말씀 때문에 저도 난생 처음으로 벽에 그림이라는 것을 그려보았습니다.

먼저 분필로 벽과 계단에 간단한 스케치를 그려나갔습니다. 벽에 그리는 벽화의 컨셉은 '퍼즐'이었습니다. 온 벽에 퍼즐조각처럼 그림을 그려서 벽의 중간에 퍼즐이 떨어져 나가며 하늘이 보이는 것을 표현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퍼즐 안에는 저희 학생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벽화의 중간에도 우리 학교의 교육 과정 중 하나인 LTI(직업 체험활동)을 크게 적어놓았습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지금 하고있는 활동이나 자신의 꿈과 관련된 그림을 퍼즐 안에 하나씩 그렸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저를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저의 별명이자 롤모델인 '간디'라는 글자를 적었습니다.

졸업하기 전에 태봉고에 제 이름을 남기고 가자는 취지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의 '간디'글자를 보고 너무 허전다하며 그 옆에 저의 얼굴을 간단하게 그려주셨습니다. (저랑 정말 하나도 안 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학교에서 2년 동안 했던 활동이 영상 제작 활동이기 때문에 (저랑 안 닮은)제 얼굴 옆에 간단하게 카메라 한 대를 들고있는 것을 그리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아직 미완성이랍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친구들은 벽화를 처음 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림을 못그려도 괜찮았고, 아주 작은 것을 그려도 상관 없었습니다.


퍼즐이라는 컨셉 덕분에 아주 작은 그림이라도 여러개가 모이면 하나의 큰 그림이 되었고, 굉장히 못그린 그림이라도 형태만 있으면 선생님께서 퀄리티있는 그림으로 고쳐주셨습니다.

하지만 미술 선생님깨서 왠만해서는 벽화 그리는 것에 손을 잘 대지 않으셨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벽화를 그려가는 것을 원하셨고, 그림에 손을 대지 못하는 친구들 도와주거나 그림을 조금씩 고쳐주시기만 할 뿐, 저희들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셨습니다. 

미술 선생님의 인자한 웃음.


사실 태국에 자원봉사를 갔을 때에도 벽화를 그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 때에도 그림 그리는 것이 귀찮고, 싫어서 사진이나 찍으며 살짝 빠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벽화를 그려보면서 저희들의 손으로 직접 학교의 아름답게 꾸며간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더 넓은 표현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신감도 생겨난 것 같습니다. 고3이라 입시니 뭐니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겠지만 이렇게 학교에서 벽화도 그리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뿌듯함에 스트레스도 날리고, 벽화 그리기는 여러가지로 참 기분 좋은 작업인 것 같습니다.

아직은 벽화 그리는 것이 다들 익숙하지 않아서 진도가 굉장히 더딘 편입니다. 그래서 아직 반 정도밖에 완성하지 못했지만 이제 슬슬 그림의 형태가 잡혀가는 것 같습니다. 

미술 수업이 일주일에 2시간 들었으니까, 이제 한 1~2주만 더 있으면 벽화가 완성될 것 같습니다. 벽화가 다 완성되면 벽화 그리기 2부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학교에서 진행했던 그린나래 3기 캠프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세 가지의 수업이었습니다. 학교소개와 배움의 공동체, 그리고 삶과 철학 수업이었습니다. 


수업 말고는 그린나래에서 제마 맡은 다른 특별한 역할은 없었기에 수업 준비에만 집중하여 심혈을 기울이며 최대한 수업을 알차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린나래 캠프에서는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만 하고 있는 특별한 예술감성교육 명상, 농사, 철학, 음식과 옷만들기, 공동체 회의, 주를 여는 시간, 이동학습 등을 신입생들이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스탭 학생들이 수업을 준비합니다.

그린나래는 학생이 주체가 되는 캠프지만 수업만큼은 선생님들의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실제 교과 선생님들께 도움을 많이 구하여 그린나래 수업이 진행됩니다.

- 학교소개
먼저 제가 맡았던 학교소개 수업은 이번 3기 캠프에서 진행되는 가장 첫 번째 수업이었기 때문에 이번 2박 3일 간의 수업 분위기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수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간단하게 PPT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PPT 안에는 저희 태봉고등학교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과 학교 홍보 동영상, 학교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담겨있었습니다. 

저는 가장 평범한 게 좋다고 생각하여 지루할 수도 있지만 PPT로 수업을 준비한 것입니다. 말만 늘어놓는 것보다는 시각적인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저희 태봉고는 말로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먼저 학교홍보 영상을 신입생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방금 보여준 학교 홍보 영상은 모두 학생들의 손에서 제작된 영상임을 알려주고 태봉고등학교는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학교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다음에는 태봉고의 여러가지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학교 생활을 전반적으로 구경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학교 철학인 꿈, 땀, 사랑, 나눔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인턴십 수업 LTI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설명해주었습니다. 또한 저희들이 진행하고 있는 그린나래 캠프 또한 LTI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캠프임을 알려주었습니다.

학교 소개가 모두 끝이 났습니다. 몇몇 학생들은 수업이 지루해서 잠과 싸우고 있는 모습도 보였주었는데, 역시 어떤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어떤 정보를 가르쳐주는 수업은 학생들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린나래의 첫 번째 수업인 학교소개가 조금 딱딱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뒤에 진행되는 다른 수업에서도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안정적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배움의 공동체
제가 맡은 두 번째 수업은 '배움의 공동체'수업이었습니다. 배움의 공동체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함께 하면서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가 힘을 모아 배움을 이끌어 내는 수업을 말합니다.

그런 배움의 공동체를 설명하기 위해 저는 여러가지 활동적인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각 모둠원들간의 신뢰와 믿음을 확인하기 위해 조장이 뒤로 넘어지고 모둠원들이 넘어지는 조장을 받쳐주는 게임을 했습니다.

그 게임을 시작으로 서로 간의 신뢰를 확인한 학생들은 다시 경쟁을 하게 됩니다. 사탕을 걸고 팔씨름을 하게 됩니다. 총 6번의 팔씨름 경기를 하여 한 번 이길 때마다 사탕을 하나씩 가져가게 되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모두 사탕을 가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 팔씨름에 임합니다. 젖먹던 힘까지 다하여 팔힘을 써보지만 팔씨름이라는 게 역시나 계속 이기는 사람만 이기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원하는 정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팔씨름을 하는 두 명의 학생이 서로 힘을 빼고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져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팔씨름을 하는 두 학생 모두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간단하게 사탕을 3개씩 사이좋게 나눠가지게 이렇게 어렵고 피곤했지만 알찬 토론 수업을 끝내고 저는 삶과 철학 수업을 마치면서 이번 삶과 철학 수업에서 가장 포인트가 되는 한 가지 사실을 강조했습니다.이 팔씨름 게임을 통해 배움의 공동체는 분명히 경쟁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가 되어 공동체를 실현하는 수업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를 하면서 마지막을 했던 게임은 '갈등 풀기'라는 YMCA에서 배운 게임 중에 하나입니다. 그 게임은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게임으로 배움의 공동체 수업에 딱 알맞는 수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모둠끼리 둥글게 손을 잡아 원을 만듭니다. 그리고나서 양팔을 교차시켜 다시 옆에 사람과 손을 잡아 팔이 꼬인채로 원을 만듭니다. 그 상태를 '평화 구조'라고 합니다.
 
팔이 꼬인채로 원이 만들어진 그 상태를 '갈등 구조'라고 하고, 이제 그 상태에서 잡은 손을 떼지 않고 원래 팔이 꼬이지 않았던 평화 구조로 만드는 게임입니다.

갈등 구조를 푸는 방법은 우선 갈등 구조의 원에서 키가 큰 두 사람이 팔을 들어 작은 터널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터널 밑으로 다른 조원이 들어가서 한 바퀴를 돌면 갈등 구조가 풀려 다시 평화 구조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꽤나 복잡한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서로 배려하며 협동심을 가지고 임하면 아주 간단하게 갈등 구조가 풀려 평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스탭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대부분의 조가 금방 해법을 찾아 갈등 구조를 풀었습니다. 그 게임을 통해 배움의 공동체는 모두가 함께 가려는 공동체 의식이 기본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 삶과 철학
제가 그린나래에서 맡았던 마지막 수업은 바로 '삶과 철학'수업이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국어나 사회 또는 미술 교과 선생님들께서 진행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제가 진행한 삶과 철학 수업은 저희 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실제로 철학 시간에 진행했던 간디의 물레 토론 수업이었습니다.


저희 학교 여름 방학 때 '간디의 물레'라는 책을 꼭 읽어보라는 교장 선생님의 당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이 너무 어려워서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학생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간디의 자급자족하는 사상이 담긴 그 책에 매력을 느꼈고 독서토론 동아리 등을 통해 간디의 물레라는 책을 가지고 다양한 토론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번 그린나래에 참가한 신입생들에게 삶과 철학 수업을 통해 간디의 물레라는 책에 담긴 간디의 사상과 철학을 조금이나마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우선 자신의 철학과 교양을 쌓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독서'라고 생각하여 학생들 모두가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물론 간디의 물레를 읽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책이 너무나 어려워서 책을 읽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으며 갸우뚱하거나 읽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현상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국어 선생님께서 간디의 물레를 간단하게 요약한 글을 학생들에게 읽어주고 토론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삶과 철학 토론 수업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둔 간디의 철학은 바로 '산업 문명의 폐해'였습니다. 현대 사람들의 삶이 점점 타락해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우리가 살고있는 산업 문명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산업 문명의 가장 기본적인 예로 스마트폰을 이야기하면 '스마트폰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올바른가?'라는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들의 의견은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의견과 철학이 달랐고 서로의 의견에 반대도 하면서 나름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바로 철학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소양은 바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떤 사상과 사상 사이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사람과 사람이 가지는 철학과 생각에도 역시 차이점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남의 다름을 존중할 수 있어야 자신의 철학을 기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린나래 캠프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참 많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수업에 열중하는 학생을 보면 더 열정적이고 싶고, 반면에 제 수업에서 졸거나 딴 짓을 하는 학생을 보면 수업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수업이 끝나고 제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뭔가를 배웠다는 것을 느끼면 정말 보람차고 뿌듯해집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다음 수업 때에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그린나래에서 진행했던 수업들은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의 마음이 이런 것일까요? 분명히 선생님들께서 하는 수업과 제가 하는 수업은 수준부터가 다르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고 배움으로 인도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짜릿한 경험일 것 같습니다.

이제는 저희를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했으니 앞으로 1년 남은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항상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겠습니다.

'그린나래'라는 순우리말이 있습니다. '그린듯이 아름다운 날개'라는 뜻으로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캠프를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가 1학년 때 만들어진 그린나래 캠프의 본래 목적은 태봉고등학교 입합을 희망하는 경남 내의 중학교 2,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학교 홍보 및 체험의 목적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표를 맡아 진행했던 그린나래 2기 때부터 그 목적이 변하여 이미 태봉고등학교에 합격한 예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형식을 가진 캠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1월 중반에 진행되었던 그린나래 3기 캠프 역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린나래가 신입생 O.T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벌써 그린나래 캠프가 3기까지 접어들었습니다. 처음 그린나래 캠프를 시작하면서 스탭과 진행을 맡은 친구들이 우왕좌왕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그린나래 3기까지 왔습니다.


3학년이 되는 저희 학년 멤버들은 이제 그린나래 캠프를 세번째나 진행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 학년들이 그린나래 캠프의 전통을 만들어 놓았으니 이제부터는 저희 후배들이 그린나래를 이끌어 갈 차례입니다.

저희 학년 밑의 1학년들, 그러니까 이제 2학년에 올라가는 후배들이 자신들의 후배들(2013년 신입생)을 그린나래 캠프에서 맞이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그린나래 3기는 최대한 2학년 후배들이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저희 3학년들은 이제 뒤에서 지켜보면서 조금씩 도와주기만 하고 2학년 학생들에게 전체적인 진행을 맡겼습니다.

그래야 지금까지 저희가 만들어 온 태봉고등학교의 그린나래 캠프가 계승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캠프장과 전체 사회자 모두 2학년 학생이 맡았습니다.

2학년들은 그린나래 캠프를 진행하기에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3학년 학생들이 계속 캠프의 전체적인 진행을 독점한다면 그린나래가 계승되기는 많이 힘들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2학년들에게 그린나래 캠프를 떠맡겨 버린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저희 3학년들이 함께 캠프에 참여하여 도와준 것입니다.

약 6개월 간의 그린나래 캠프 기획 및 회의, 리허설을 모두 끝마치고 드디어 1월 14일, 그린나래 3기 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이 그린나래 캠프에 참여하기 위해 방학인데도 하나 둘 씩 학교로 왔습니다. 이번에 그린나래 캠프에 신청한 신입생들은 모두 42명, 지금까지의 그린나래 캠프 중 가장 많은 인원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탭과 진행 요원 학생들은 더욱 긴장이 되었습니다. 42명이라는 많은 수의 캠프 참가자들과 2박 3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캠프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원래부터가 자신들이 하고 싶어서 기획한 캠프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즐기면서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가장 열심이 준비하고, 가장 열심히 진행했던 그린나래 캠프라 가장 즐거웠던 2박 3일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입생들의 캠프 참여도와 태도가 너무나도 좋아서 캠프 분위기 자체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후배들은 모두 열심히 캠프를 진행해주었습니다. 마치 작년의 저희들처럼 열정을 가지고 캠프 진행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캠프에 참여한 신입생들도 모두 2박 3일 동안 아무런 일도 없이 잘 지내주었습니다.


그린나래에서는 실제로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 진행되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 농사, 철학, 음식 만들기, 명상, 동아리 등 여러가지 예술감성 교육과 대안교육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태봉고에 입학하게 될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캠프이기 때문에 학교에 입학하기 전 태봉고에 대해 조금 더 알고 미리 경험하여 적응해보는 시간도 충분히 될 것입니다.

캠프에 참여하는 신입생들은 몇 달 후, 자신들이 입학하게 될 학교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흥미를 가지고 캠프 활동에 임할 수 있습니다.


캠프를 열심히 진행해 준 친구들과 후배들, 캠프에 참가해 준 신입생들, 그리고 그린나래가 진행되도록 뒤에서 도와주신 많은 선생님들 모두에게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이제 저희 3학년들은 더이상 그린나래 캠프를 진행할 기회가 없습니다. 왜냐면 내년에 진행되는 4번째 그린나래 때에는 저희 3학년들은 이미 졸업한 상태일 테니까요.

그러므로 이번 3기 그린나래 캠프가 저희 3학년들에게는 마지막 그린나래 캠프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이상 그린나래를 진행할 수는 없지만 그린나래 1, 2, 3기를 거치는 동안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저희가 만든 그린나래라는 캠프가 저희가 졸업한 후에도 꾸준히 진행되어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전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가 방학하기 전에 제가 속해있는 2학년 2반끼리 어디로 여행을 한 번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과 함께 여행 일정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반끼리만 여행을 간다고 하면 학교에서 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방학 때 따로 만나서 사비로 여행을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습니다.

결국 2학년이 끝나기 전에 반 여행 가는 것을 포기하고 있을 무렵, 어느날 학교에서 뇌활성 명상 교육을 실시한다고 했습니다.

뇌활성 명상을 하는 강사를 학교에 초청하여 1박2일로 교육을 받는 일정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그것을 기회로 생각하셨습니다.


우리 2학년 2반의 반 여행을 대신하여 학급 모두가 학교에서 자면서 놀기도 하고 뇌활성 명상 교육도 받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 태봉고 한 반에 구성원은 고작 15명인데, 15명으로는 뇌활성 명상 교육이 진행되기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반 뿐만 아니라 다른 반 학생들도 몇 명 참여하여 뇌활성 명상 교육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2학년 학생 약 20명과 함께 금요일(2013년 1월 4일)부터 일요일(1월 6일)까지 총 2박 3일 간 학교에서 먹고 자며 뇌활성 명상 교육을 받기로 했습니다.


명상 교육이라고 해서 계속 자리에 앉아서 명상만 하는 그런 지루한 교육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받은 뇌활성 명상 교육은 생각보다 활동적이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뇌활성 명상은 뇌를 활성화시켜서 긍정적인 감정상태를 유발하여 행복한 삶에 이르기위한 수행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우선 뇌를 활성화시키는 방법과 명상이 뇌에 미치는 영향, 긍적적인 감정상태가 몸에 주는 영향 등 여러가지 이론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뇌를 활성화시키는 활동을 시작했는데, 기본적으로 오른손과 왼손을 고르게 사용하는 한 손을 접고 숫자를 세는?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제가 오른손잡이라서 사실 왼손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그 때 오른손과 왼손을 골고루 사용하면서 많이 어려웠지만 나름 뇌가 활성화되는 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간단한 몸풀기가 끝나고 이제 모둠을 나누어서 모둠끼리 종이에 각 한 사람마다 칭찬을 적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남이 적어주는 자신에 대한 칭찬을 보며 기분이 좋아지고 그 상태로 남을 칭찬하는 문구를 적어주는 활동은 너무나도 희망찬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우정을 확인할 수도 있어서 친구 사이가 더 돈독해질 수도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1박 2일간의 명상 교육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 하나 있습니다. 다양한 활동들을 했지만 저는 두 명씩 짝을 지어서 한 명이 눈을 가리고 한 명이 이끌어 주는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두 명이 짝이 되어 한 명이 눈을 가립니다. 그리고 그 상태로 학교 3층에서 1층 운동장까지 이동하는데 눈이 보이는 친구는 눈을 가린 친구가 길을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자칫하면 위험할 수도 있는 활동이었지만 선생님들의 안전지도 하에 움직였기 때문에 안심하고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눈을 가리고 하는 이 활동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활동입니다. 눈을 가리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결국 자기 옆에 있는 사람만을 의지하게 됩니다.


활동을 하면서 안내해주는 친구가 잘 안내하지 못하여 눈을 가린 친구가 다치기라도 하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 없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이 눈을 가린 친구를 안전하게 인도했습니다.

덕분에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많이 형성되었던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은 유치할 수도 있는 활동이었지만 저는 이 활동이 가장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촛불을 한 개씩 들고 그 동안의 뇌활성 명상 활동들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날 일정도 많이 남았는데 벌써 이별의 시간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가슴이 찡하기도 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배운 게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칭찬을 많이 들은 밥은 시간이 지나 뽀얀 곰팡이가 생기고 욕을 많이 들은 밥은 흉측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곰팜이가 생기는 것처럼 어떤 사물이든 간에 거친 욕보다는 칭찬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친구와 대화를 할 때에도 거친 욕을 사용하기보다는 억지로라도 고운 말과 칭찬을 사용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포기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 등의 기본적인 마인드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면서 느끼면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을 우리 2학년 2반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의 첫 졸업식도 다가왔습니다. 학교가 개교한지 3년만에 드디어 첫 졸업생들이 졸업하는 순간이 온 것입니다.

태봉고 1기 학생들에게 3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대안학교라는 곳에 처음 발을 들이면서 적응하기 힘들어 고생하고 서로 싸우면서 다사다난했던 3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1년 늦게 태봉고에 들어 온 저희 2기 학생들과 함께 웃고 울며 지냈던 짧은 지난 2년을 돌이키면서 이제는 그런 날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슬픔이 가슴을 덮쳤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배가 있었기에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배들 또한 저희 후배들이 있기에 더 든든하게 학교생활을 했을거라 생각됩니다.

졸업식을 하기 전, 졸업주간이라는 이름으로 졸업 5일 전부터 1, 2, 3학년이 모두 소풍도 가고 게임도 하고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졸업식을 하기 하루 전에는 졸업 공연을 했습니다. 3학년들 각 반마다 모두 연극, 노래 등의 공연을 준비했고 3학년 연극부와 밴드부, 랩 동아리가 준비한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기 졸업생들이 모두 모여 3년 동안 태봉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을 한마디씩 들어보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졸업생들은 그 동안 가슴속에 쌓아두었던 말들, 그 동안 하지못했던 말들을 모두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작별의 인사를 했습니다.

너무나 슬펐습니다. 단순히 학교의 선배가 아니라 가족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그들을 떠나보낸다는 것이 저희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그렇게 슬픔을 뒤로하고 졸업식을 하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졸업식을 진행하면서 형식적인 졸업장과 상장 전달 시간을 가지고 특별히 학부모님의 요청으로 태봉고의 모든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이 맞절을 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대안학교이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송사를 읽는 학생회장이 울음을 터뜨리자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도 함께 울음을 터뜨리고 순식간에 졸업식은 울음바다가 되버렸습니다.

저는 왠만하면 울지않으려고 했지만 송사를 읽으면서 가족을 떠나보낼 때 송사를 쓰지는 않는다며 송사를 쓰기 싫었다고 말하는 학생회장의 말을 듣고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이제는 3학년 형, 누나들을 볼 수 없다는 게 너무나 슬펐습니다.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영영 이별하는 것처럼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졸업식의 전체적인 진행은 선생님들이 하셨지만 세족식 등의 행사는 저희 행사부 측에서 진행했습니다. 1기 졸업생들이 3년 전, 입학을 할 때에는 선생님들이 1기 학생들의 발을 씻겨드렸지만 이번에는 졸업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렸습니다.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리는 세족식의 진행은 제가 맡아서 제가 직접 작성한 멘트를 읽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지난 3년 간 태봉인으로 지내며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또 얼마나 아팠습니까?
대안학교라는 이름 하에 자유와 꿈을 갈망하던 태봉고 말썽꾸러기 1기 학생들을 이끌어갔던 수많은 선생님들, 3년 동안 꾹 꾹 참아왔던 피로와 근심 걱정을 지금 이 순간에 모두 씻어내십시오.
발을 씻겨드립니다. 학생이 선생님의 발을 씻겨드립니다. 이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3년 전, 선생님들이 무릎을 꿇고 학생 여러분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바로 학생 여러분을 섬긴다는 의미였습니다.
이제 학생 여러분의 차례입니다.
3년 동안 노력해왔던 흔적, 고생했던 상처, 지저분한 때 하나하나 전부 보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씻겨주십시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선생님을 다시 볼 기회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3년 동안 받았던 그들의 관심과 사랑, 배움과 믿음, 그 모든 은혜를 지금 이 순간에 모두 보답하십시오.
발을 씻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내면을 씻어주고 깨끗하게 해준다는 것, 반대로 자신의 내면을 보여주고 이해하게 하는 것 등, 많은 의미가 담긴 세족식입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 인생의 가장 큰 은인이자 스승입니다.
사랑하십시오. 또한 고마워하십시오. 그리고 고마운 마음을 가득 담아 발을 씻겨드립시오. 당신의 정성이 담긴 손길로 선생님의 발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발에 있는 때를 벗겨낼 때마다 학교생활을 하며 그대들이 선생님께 드렸던 상처를 하나씩 하나씩 지워낼 것입니다.
여러분, 스승은 선물입니다. 스승은 정신적인 부모이며 자신이 가장 믿고 따라야하는 인도자이며 미래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참된 배움의 전도자입니다.
이제 우리의 스승들을 섬깁시다.
마지막으로 가슴 속에서 크게 외쳐주십시오.
선생님, 사랑합니다.


세족식을 진행하는 동안 1, 2학년 재학생들은 무대에 올라가서 뭔가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1기 졸업생들을 위해 준비한 졸업노래였습니다.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가수의 '졸업'이라는 노래였습니다. 졸업식을 하기 한 달 전부터 노래의 솔로와 여자, 남자 파트를 나누고 열심히 준비한 노래입니다.

노래 가사의 내용은 '이 미친 세상에 어디에 있더라도 넌 행복해야 해, 널 잊지 않을게' 처럼 결코 평범하지 않지만 감동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진정한 대안학교의 졸업 노래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졸업노래를 다 부르고 난 뒤, 남학생들만 모두 앞으로 나와 그 동안 저희들을 잘 보듬어주신 졸업생 형, 누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절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행사부 측에서는 처음으로 졸업을 하게되는 1기 졸업생들을 위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지만 나름 레드카펫을 준비하였고 3년 동안의 추억을 보관하기 위해 타임캡슐 이벤트도 준비했습니다.

비록 볼품없는 플라스틱 상자에 스티로폼 박스로 된 타임캡슐이었지만 졸업생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졸업식을 하기 전에 졸업생들에게 각자 3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물건이나 타임캡슐에 꼭 담고싶은 물건을 하나씩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생각보다 타임캡슐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물건이 담겼고 금새 꽉꽉 채워졌습니다. 그 만큼 학교에서의 추억이 많았다는 뜻이겠죠. 타임캡슐은 학교와의 합의를 통해 학교 내에 묻을 예정입니다.

타임캡슐에 담긴 졸업생들의 물건들처럼 그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영원히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영상에 대해 배우기 시작한 것도 이제 2년이 다 되어갑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태봉고에 들어와서 다짜고짜 방송부 활동을 시작하며 영상을 배우겠다고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학년이 다 되어가네요.

학교를 다니면서 영상을 참 많이 만들었습니다. 선배들과 함께 시작한 싼TV, 나 혼자서 동아리 홍보를 목적으로 한 죠리퐁 TV까지...

그리고 학교의 각종 행사와 학교의 많은 선생님들과 선배, 친구, 후배들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부탁으로 제작해 준 영상들까지 2년 동안 만든 영상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많고 다양한 영상들을 만들면서 한결같이 느꼈던 게 있습니다. 바로 제가 만드는 영상에 나오는 연기자들의 '연기력' 입니다.

아무래도 아직 학생이다보니 학생들의 연기에는 아직 소울이 없었고 열정도 많이 부족하여 그들의 연기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연출과 연기지도에도 많은 부족함이 있었겠지만 확실히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를 찾는 본능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한창 바쁜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촬영에 임해 줄 여유로운 배우를 찾는 것도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영상을 배우는 친구와 올해 마지막으로 영상제에 영상을 하나 내기로 했습니다. 영상의 주제는 '지금 우리의 가슴이 뛴다'였습니다.

-'학교가는 길' 제작기-
저와 친구는 고민 끝에 학생의 가슴을 가장 뛰게 하는 것은 바로 '학교'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오랜 회의를 거쳐서 등교하는 고등학생의 모습을 연출하자고 했습니다.

주연 배우를 구하던 중 결국, 영상제 마감일이 얼마남지 않아서 제가 주인공을 맡기로 했습니다. 저와 제 친구가 만드는 영상에 제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것입니다.

제 연기력이 그렇게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와 제가 직접 기획하고 내용도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가장 이번 작품에 대해 잘 아는 제가 직접 출연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영상이 바로 '학교가는 길'입니다. 영상의 내용은 한 고등학생이 아침이 눈을 비비며 일어나고, 시계를 보는데 학교 등교시간이 8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때 주인공은 오늘의 등교 지킴이가 아주 무서운 선생님 학주라는 것을 기억해냅니다. 주인공을 화들짝 놀라며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최단루트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각을 하지 않기위해 최고의 속도로 학교까지 달려갑니다. 가는 길에 넘어지기도 하고 담을 넘기도 하며 불량배를 만나기도 하지만 주인공은 매 순간마다 기지를 발휘에 위기를 모면합니다.

과연 우리의 주인공은 시간 안에 등교를 할 수 있을까요...?



대충 이런 내용의 영상입니다. 매우 유치해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등교라는 소재가 학교에 열정을 가지는 고등학생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등교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학교의 규제와 체벌이 학생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교육적인 모순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선 영상에 특별 출연해주신 저희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영상의 전체적인 편집과 모든 CG를 만들어준 허윤 친구도 수고 많았습니다.


올해 초부터 저희 태봉고등학교에 EBS에서 촬영을 하러 왔습니다. EBS가 기획하여 만든 책 중에서 '학교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번 촬영은 그 주제를 가지고 전국의 여러 학교를 촬영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첫번째 학교가 바로 저희 태봉고등학교였습니다.

대안학교라는 이름의 여러 고등학교 중에서 특히 저희 태봉고등학교가 새로 지어진 학교로써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태봉고등학교를 거의 1학기 내내 촬영했습니다. 학교의 수업부터 교사회의 학생회의 동아리 활동 및 인턴십 활동 등 학교의 거의 모든 모습을 세세하게 촬영했습니다.

수요일마다 거의 항상 오셔서 했는데 확실히 EBS라 그런지 촬영할 때 사용하는 장비가 학교 방송부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저는 가끔씩 EBS 감독님께 말씀을 드리고 EBS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카메라를 살짝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뭔가 제 꿈에 더 열정을 가지게 되는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튼 EBS가 기획한 방송 '학교의 고백 10부작' 에서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여주중학교와 비교하여 방송되는 것이었습니다. 

여주중학교는 일반 중학교로 학교의 규제가 심하고 소위 말하는 불량학생들에게 벌점을 주고 사회 봉사를 시키고 교장실에 불러서 혼을 내거나 성적 등 여러가지로 학생들에게 부담을 많이 주는 학교였습니다.

반면에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대안학교로써 학생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강압적인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학교였습니다.

태봉고등학교는 거의 대부분 학생들의 주도로 이끌어 나가는 학교입니다. EBS 방송에서도 그런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저희 학교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공동체 회의를 많이 강조했습니다.  공동체 회의는 학생과 교사가 모두 모여 학교의 중대사안을 결정하는 곳이라는 것이 공동체 회의의 핵심이었습니다.
 

EBS팀이 촬영을 할 당시에는 제가 학교 부회장을 맡고 있어서 제가 공동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가끔씩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회장이라서 별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방송에 나온 공동체 회의의 안건은 바로 기숙사 생활과 개선방안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던 중 한 선생님이 콘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학교의 여러 곳에서 콘돔이 발견되어 학생들의 성문화가 흐트러진다는 발언이었습니다. 그 때 다른 선생님 한 분께서 회의를 촬영하고 있는 EBS팀에게 카메라를 잠시 꺼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때 학생들은 모두 하나같이 찍으라고 말합니다. 부끄러울 게 뭐가 있냐고, 절대로 숨겨야 하는 내용이 아니라며 EBS팀에게 촬영을 계속해 달라고 합니다.


태봉고의 영상을 본 여주중학교와 태봉고등학교, 각 학교의 선생님들이 나와서 서로의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조정희 선생님과 박경화 선생님, 두 분 모두 미술 선생님이셨습니다. 두 선생님은 여주중학교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어떤 학교든 간에 아픔과 상처는 다 가지고 있다고, 태봉고등학교나 여주중학교만이 아픔과 학교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학교라도 그런 아픔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아픔와 상처들을 숨길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드러내서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무조건 숨긴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학교의 고백이자 저희 태봉고등학교 선생님들의 고백이었습니다.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였고 정말 저희 태봉고 선생님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선생님들이 멋있게 보였고, 너무나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들이 저희들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제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에서 2년째 방송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 장래희망 또한 방송쪽의 일이 많기 때문에 방송부는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방송부에서 하는 활동은 주로 학교에서 전체 회의를 할 때 마이크와 빔프로젝터, 음향을 설치하고 각종 행사를 하면서 필요한 방송장비를 설치하는 등의 일을 합니다.

또한 학교 카메라를 이용해 행사나 이동학습을 할 때의 사진과 영상을 기록하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제가 영상에 관련된 일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가 많이 생기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 저희 방송부에게 엄청난 임무가 맡겨졌습니다. 바로 저희가 다니고 있는 태봉고등학교의 홍보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방송실 내부


원래는 학교 홍보 영상을 제작할 때 학교 측에서 돈을 내고 영상 외주업체에 문의해서 학교 홍보영상을 제작하는데 제가 아직 입학하지 않았던 2년전, 학교 1회때에는 외주업체가 6개월 동안 학교에서 촬영을 하여 홍보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획기적으로 학생들에게 방송부 자체적으로 홍보 영상 제작을 맡겼습니다. 좀 다르게 생각하면 학교가 무책임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 만큼 우리 방송부 학생들을 믿기에 우리들에게 영상 제작을 마음놓고 맡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태봉고등학교 전경


저희 방송부가 영상 외주업체만큼 실력이 있고 영상의 퀄리티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학교의 홍보영상을 학생들이 제작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고 저희들도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영상에 대해 잘 모르고 부족한 점도 많이 있지만 이렇게 학교를 위해 여러가지 활동을 하다보면 분명히 영상을 하는 실력도 많이 상승할 거라고 믿었습니다.


우선 학교 홍보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촬영을 해야하는데, 저희 방송부에게는 약 3주정도 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외주업체는 6개월간 저희 태봉고를 촬영해서 홍보영상을 제작했지만 저희 방송부는 고작 2주라는 시간 안에 홍보 영상을 제작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 2년간 방송부에서 촬영한 학교의 여러가지 영상을 모아서 편집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영상 연습을 한답시고 영상을 꾸준히 찍었던 것이 이런 곳에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촬영해 놓은 영상들로는 학교홍보영상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추가 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촬영할 때는 학교 캠코더와 방송부장을 맡고있는 허윤 친구의 캠코더를 사용했습니다. 학교와 친구 캠코더 둘 다 SONY라는 유명한 카메라 회사에서 만든 제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둘 다 1080p의 Full HD급 영상이 촬영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 없이 홍보영상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작고 간편한 핸디캠이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촬영할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시간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상을 연출해서 촬영해야 했습니다. 기숙사 생활이나 봉사활동 LTI 등, 자연스러운 모습이 가장 좋겠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빠른 속도로 촬영을 매꿔나갔습니다.


모든 촬영이 끝나고 편집에 들어갔습니다. 대부분의 편집은 허윤 친구가 도맡아 했습니다. CG나 자막같은 것 또한 허윤 친구가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편집 부분에서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BGM에 사용할 음악을 고르고 어떤 상황에 어떤 음악을 사용할 것인지도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홍보영상에 사용할 나레이션은 저희 학교의 학생회장이신 홍명지 학생이 직접 해주었습니다. (목소리가 좀 얇아서 잘 안들리는게 함정)

어쨋든 이번에 방송부에서 제작한 태봉고등학교 홍보영상은 많은 학생들의 도움으로 탄생한 영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학교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요?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작년부터 방송부 자체에서 제작하는 영상물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 영상물의 이름은 '싼TV' 입니다.

언제나 싼티가 나게 대충 만든듯한 컨셉으로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일이나 웃긴 이야기들을 연출해서 1주일에 한 번씩 전교생이 모이는 '공동체 회의' 자리에서 방영했습니다.

싼TV는 제가 1학년 때 1화를 시작으로 계속 방영했습니다. 1화부터 3화까지는 제가 촬영을 맡고 기획이나 연출, 편집 등 전체적인 제작은 2학년 선배들이 도맡아 했습니다.

하지만 4화부터는 영상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학년들끼리 자체로 한 번 싼TV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그 당시의 저로써는 아직 여러가지 기술들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아직 영상에 대해 배우는 초보자도 안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전문가적인 수준의 영상도 만들지 못할 뿐더러 영상에 그럴듯한 메세지도 담을 염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는 자신감이 너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냥 '웃기는 거' 를 컨셉으로 잡고 친구들의 도움으로 제가 주인공을 맡아 단순한 '개그물' 영상을 하나 완성했습니다.

영상의 주제는 '고등학생의 정열적인 아침 생활' 이었습니다. 웃긴 소재를 찾아다니다가 웹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민욱이의 정열적인 아침' 이라는 영상을 보고 패러디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목을 조금 바꿔 '김간디의 정열적인 아침' 이라고 정하고 영상을 방영했습니다. 영상의 인기는 정말로 최고였습니다.



비록 영상의 수준은 현저히 떨어지기는 한다해도 그 당시 저의 획기적인 이미지 파괴는 영상의 재미를 끌어올리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덕분에 저의 작은 별명이었던 '김간디' 가 학교 내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으며 나름대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

그게 아마 학교내에서 친구들과 기획해서 만든 첫번째 작품일 것입니다. 이 영상은 원래 1년 하고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지금에서야 블로그에 올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부끄러워서' 였습니다. 영상의 주인공이 바로 저였던 것도 그 이유 중에 속하기도 하지만 영상이라고 하기에 수준이 너무나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블로그에 올린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얼마전, 아버지가 영상의 수준이 떨어지고 부끄럽더라도 제가 만든 영상은 왠만하면 블로그에 다 올리라고 하셨습니다.

영상 관련 직종을 꿈꾸고 있는 저에게 '자신이 만든 영상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부끄러워 하면 안된다.' 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한국사 수업에서 발표 수업을 하는데요. 4명씩 총 네 모둠을 만들어서 모둠별로 우리나라 한국사의 시기를 정하여 발표를 하는 것입니다.

제가 속한 모둠의 발표시기는 조선시대 ~ 19세기까지였습니다. 그렇게 시기를 정하여 그 시기 동안 발생했던 역사적인 사건 중에서 중요한 10가지의 사건을 선정하여 발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제가 선정한 주제는 '조선 건국' 이었습니다. 탕평책이라는 사건도 선정했지만 시기적으로 한참 뒤이기 때문에 조선 건국이라는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를 위해 저는 ppt를 준비하였고, 조선 건국에 대해 차근차근 발표를 했습니다.


조선 건국에 대해 발표하면서 중점을 둔 것은 바로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행동이었습니다.

고려의 장군이었던 이성계가 권력을 잡기위해 했던 위화도 회군, 과전법 공포 등 조선을 세우기까지의 전반적인 모습과 이성계의 행동을 중심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제 발표를 보신 한국사 선생님의 평가는 준비를 철저히 한 모습이 보였고, 조선 건국에 대한 내용을 여러가지 자료를 통해 체계적으로 발표해서 이해하기 쉬웠으며 친근한 말투로 발표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제 다음 발표 주제는 '탕평책' 입니다. 아직 조사해보지 않아서 었던 사건인지는 잘 모르지만 열심히 조사해서 또 열심히 발표해야겠죠~

이번 주말 동안 또 발표준비를 하려니 아득하네요.....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학교에서는 새학기가 시작되면 신입생들의 입학식이 열리게 됩니다. 그것은 어느 학교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대안학교도 다르지 않습니다. 대안학교에서도 새학기가 시작되면 신입생들을 맞이하기 위한 입학식을 준비합니다.


학생이 주체가 되는 대안학교

대안학교에서는 그 준비를 누가 하느냐?! 바로 학생들이 직접 하는 것이죠! 대안학교는 학생이 주체가 되는 학교이기 때문에 입학식 또한 학생들의 손을 거쳐서 진행됩니다.

저희 태봉고등학에서도 입학식을 진행할 때 학생들이 주체가 됩니다. 그리고 입학식이 끝나고 신입생 환영회 행사도 열립니다.

물론 대부분의 행정적인 준비는 선생님들과 학교에서 해결하지만 그 이외에 행사진행이나 특별공연 같은 준비는 모두 학생들의 손을 거칩니다.

 
공동체를 위한 활동

제가 다니고 있는 대안학교인 태봉고등학교의 키워드라고 하면 역시 ‘공동체’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공동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일단 서로서로 친해야겠지요.

학교를 처음 체험해보는 신입생들에게 학교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됩니다. 먼저 1, 2, 3학년이 모두 섞여서 체육대회도 합니다. 선배든 후배든 친해지려면 역시 운동을 하면서 몸을 부딪히며 노는 게 제맛이죠~!


피구를 하면서 다치기고 하고 또 공에 세게 맞아서 서로 화를 내기도 하면서 엄청난 속도로 친해지게 됩니다.

또 신입생들은 학교에 들어오자마자 특별한 경험을 많이 합니다. 태봉고등학교는 한 반에 15~16명씩 총 세 반이 있습니다. 그리고 신입생들은 각 반마다 공연을 준비합니다.

1반은 연극, 2반은 댄스공연, 3반은 개그콩트 이런식으로 각 반마다 준비를 해서 ‘신입생 페스티벌’ 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데 쉽게 말해 태봉고에 입학한 학생들을 위한 신입생 환영회라는 것입니다.

물론 연극이나 춤 같은 것을 해본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아주 새로운 경험일 것입니다.


친구들과 연극, 춤, 개그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연습하고 자신들의 무대를 더욱 꾸미기 위해 노력하며 창의력을 키우고 협동심도 계속 늘어납니다. 그러면 1년 동안 같이 학교 생활을 하는 반 친구들과 더 친해질 수 있겠죠.

신입생들이 공연을 잘하든 못하든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친구들과 열심히 노력해서 준비한 공연을 했다는 것입니다. 


세족식

태봉고등학교의 신입생 환영회는 '세족식' 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것입니다. 학생들 하나하나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은 인식시켜주기 위해 따뜻한 물로 정성스럽게 발을 씻어주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학교에 입학했을 때에도 선생님들은 저희들의 발을 씻겨주셨습니다. 이렇게 태봉고등학교의 선생님들은 3년째 계속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발을 씻어주었습니다. 

이제는 반대로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 줄 차례입니다. 학생들이 입학할 때에는 선생님들이 씻겨주기고 학생들이 졸업할 때에는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린다고 합니다.
 
이제 태봉고등학교도 개교한지 벌써 3년이 지나 졸업생이 생기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드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안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많이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학교가 단순히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과 선생님들간에 느낄 수 있는 가족의 정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터전이 됬으면 좋겠습니다.

드디어 저도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네요. 2학년이 되어 반이 바뀌어서 새롭게 사귀는 친구들을 적응하기도 전에 벌써 신입생들이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이제 후배가 생긴 것입니다. 드디어 태봉고등학교가 처음으로 1, 2, 3학년이 모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뭔가 가슴이 찡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1년 전, 학교에 입학해서 입학식을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후배들이 학교에 입학해서 입학식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나이가 들어갈수록 뇌세포가 많이 죽는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네요. 여튼 저희 태봉고등학교의 입학식은 아주 특별합니다.

앞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동안 함께 학교 생활을 할 후배들이기에 더욱 아껴주고 서로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 체육관에 전교생이 모였습니다.


한 학년에 45명밖에 없는 학생이 아주 작은 학교지만 1, 2, 3학년이 모두 모이니 꽤 학생이 많아 보였습니다. 이제야 좀 제대로 된 학교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학생이 별로 없을 때에도 충분히 학교다웠지만 확실히 선생님, 학생이 모두 갖춰지니까 진정한 학교의 모습을 가지는 것 같아 뭔가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감정도 생겼습니다.

먼저 선생님들과 신입생들이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선생님들이 한 줄로 서있고 신입생들이 선생님들에게 안기며 지나갔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학교는 정말 선생님들과 학생들간의 관계가 끈끈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저희 2학년은 이번에 입학한 후배들과 2년 동안 함께 지내야 합니다. 중학교 때에는 후배들과 전혀 친하거나 하지 않았지만 고등학교 때에는 후배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무섭고 다가가기 힘든 엄격한 선배의 모습이 아니라 후배의 입장을 고려해주고 먼저 다가가주며 편안한 이미지의 선배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왠만하면 선배가 아니라 형, 동생 또는 오빠 등의 편한 호칭으로 지낼 것이며 절대로 강압적인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배라고 해서 무조건 제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고 가끔씩 함께 농구도 하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역시 남자끼리는 몸으로 부딪히는 운동이 제 맛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저희 학교는 공동체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함께 걸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후배들과도 친해져야 하겠지요. 

 
요즘 제 기사가 교육과학기술부 블로그에 많이 실려서 너무너무 좋네요.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는 중이랍니다. ^^

이번에는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공동체 회의' 라는 것을 주제로 적어본 기사입니다. ㅎㅎㅎ

공동체 회의는 보통 학교들과는 다르게 학생들과 교사들이 모두 모여서 학교의 운영 및 학교가 돌아가는 상황같은 전반적인 것을 회의하고 결정하는 좋은 마당입니다.

학생과 교사가 직접 소통해서 만들어지는 학교의 모습이 너무 보기좋아서 적어 본 기사였습니다.

http://if-blog.tistory.com/1620     

드디어 제주도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우리가 탄 배는 초호화 여객선이 아닌 그냥 크기만 커다란 배였습니다. 하긴 학교에서 가는 여행인데 크게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낡은 배를 타고 우리는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배는 낡았지만 우리의 마음가짐은 항상 새로웠고 그럴수록 제주도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더 커져만 갔습니다.

배를 타는데 계단이 너무 많아서 배에 타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짐도 들고 타야했기 때문에 짐을 옮기는 임무를 맡은 친구들은 처음부터 엄청 고생을 했습니다.

저는 사진을 찍기 위해 최대한 빨리 배에 타서 짐을 내려놓고 배에 타는 친구들을 찍었습니다. 친구들은 무거운 짐들을 들고 배에 타면서 매우 힘들어보였지만 아직까지는 모두 기분이 좋아보였습니다.


저는 그런 친구들의 사진을 찍고 옆으로 보이는 경치까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제주도는 너무도 멀리 있기때문에 눈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다 저 멀리에 제주도가 분명히 있을 것 이라는 기대감은 감출 수 없었습니다.

배가 출발하고 우리들은 제주도의 빡빡한 일정을 위해 잘 준비를 했습니다. 몇 몇 아이들은 아주 잘 잤지만 저는 배가 너무 흔들려서 도저히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

멀미는 하지 않았지만 배가 너무 흔들려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밤이 되자 잠이 오기 시작하고 저도 결국 나중에는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드디어 제주도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들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침밥을 먹기위해 우리들은 걷기보다는 계속 달렸습니다.

순식간에 식당에서 맛있는 갈비탕을 아침으로 먹고 본격적으로 도보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반장이기때문에 우리반 아이들의 휴대폰을 모아서 선생님께 드리고 출발했습니다.


저와 몇 몇 친구들은 사진을 찍기위해 계속 뛰어다녔습니다. 사진을 찍는동안 이미 다른 친구들은 멀리 가버리기 때문에 속도를 맞추기위해 뛰어나닐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고생한만큼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제주도에는 돌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돌로 이루어진 경치가 아주 보기 좋았습니다. 물론 돌하르방도 곳곳에 서있었습니다.

또한 제주도는 섬이기때문에 바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는 무척 더웠기 때문에 시원한 파도가 치는 바다를 볼 때면 항상 바다에 빠져 놀고싶은 충동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용의 머리를 닮았는 용두암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때는 너무 힘들어서 잘 보지 못했지만 다행히 사진으로는 남겨두었습니다.

그 때에는 용두암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습니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다면 지금도 용두암을 그냥 바위로 생각했을 것 입니다.

그리고 바다옆을 지나갈 때면 일을 하고 있는 해녀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해녀를 TV말고 실제로 본 것은 그 때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해녀들을 볼 때마다 사진을 계속 찍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해녀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사진을 찍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앞서가는 친구들을 따라가고 계속 걸었기때문에 경치를 볼 여유따위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사진을 찍었다는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대단합니다.

저는 평소에 등산을 많이 즐기는 편이라서 이번 제주도 도보여행이 많이 힘들지는 않았지만 사진 찍는다고 계속 뛰어다녔기에 발바닥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래도 멋진 사진들을 많이 얻었기 때문에 사진찍었던 것을 절대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제주도의 그런 아름다운 경치들을 눈앞에 두고도 힘들다는 핑계로 사진도 찍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면 더 후회했을 것 입니다.

제주도 도보여행은 원래 7박 8일이었지만 출발 당일날에 비가 오는바람에 배를 타지 못해서 일정을 약간 변경해 6박 7일 도보여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하루 전인 도보여행 6일쨋날 저는 생일을 맞았습니다. 제 생일은 5월 6일로 어린이날 바로 다음날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어린이날 선물과 생일선물을 따로받지 않고 한꺼번에 받았습니다. 그래서 불만이 약간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오고 고등학교까지 들어오면서 그런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생일은 제주도 도보여행 일정에 끼어있어서 매우 좋지 않은 타이밍이었습니다. 물론 생일날이 선물을 받는게 아니라 자신을 낳아주신 어머니께 감사하는 날인 것은 맞다고 생가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친구들끼리는 생일날에 선물을 주고받는게 서로에 대한 친근함의 표시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주도 도보여행으로 인해 지친 친구들이 아무도 저에게 생일선물을 주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우리 학교의 특성상 소문은 급속도로 퍼져나갑니다. 제 생일에 대한 소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몇 친구들만 알고있던 제 생일소식이 많은 학생들에게 퍼졌고 많은 친구들이 도보여행 중에 선물을 하나씩 줬습니다.

물론 큰 선물은 아니었습니다. 모두들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비상식량을 꺼내서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작은 선물이지만 그 때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면 음식이란 아주 큰 선물이었습니다.


그래서 선물을 준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다 감사했고 물론 고맙다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도보여행 일정이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배를 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반의 친구 두 명이 저를 불러냈습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반장을 너무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제가 반장의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반의 친구들이 저에게 반장을 너무 못한다고 하니까 어찌해야 할 줄 몰랐습니다.

약 5분동안 그 친구 두 명에게 반장의 역할에 대한 충고를 받으면서 혼이 나고있었습니다. 한창 서러워지고 있을 때 갑자기 다른 친구들 7명정도가 손에 초코파이를 쌓아놓은 케익을 들고 들어왔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좀 뻔하긴 했지만 생일 몰래카메라였던 것 입니다. 하지만 저는 전혀 몰래카메라인줄 몰랐습니다.

저는 절대로 그런 허접한 서프라이즈 생일파티에 속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생일이 되어보니 너무도 잘 속았습니다.


저는 그 엄청난 양의 초코파이들을 받고 또 친구들이 각자 마음을 담은 과자선물을 줬습니다. 저는 평소에 과자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배가 불러서 다 먹지 못할만큼 많이 먹었습니다.

정말 이렇게 멋진 생일파티는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태봉고등학교 친구들에게 감사했고 감수성이 더 풍부해진 것 같습니다.

역시 태봉고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도 경험해 볼 수 있는 그런 곳 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친구들과 잘 지내고 다른 친구들의 기념일도 제가 받았던 만큼 잘해줘야겠습니다.
엊그제 학교에서 LTI수업을 나가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방송국을 가지 않고 저의 모교인 창신중학교로 갔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학교에서 학생들이 진행중인 LTI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지금 저를 포함한 15명의 학생이 모여 '그린나래' 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기획 중입니다.

그린나래라는 프로젝트는 한창 진학을 결정중인 중학교 2,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태봉고 체험캠프입니다.

태봉고등학교는 분류가 인문계 고등학교로 되어있지만 확실히 보통 인문계 고등학교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태봉고의 생활을 미리 체험시켜주기 위해 이 캠프를 기획한 것 입니다.

저는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창신중학교로 갔습니다. 제 모교에 오랜만에 가보니 확실히 기분이 색달랐습니다. 우선 선생님들이 무척 반가웠고 걸어다니는 복도조차도 정겨웠습니다.

저는 담임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2, 3학년 교실을 돌아다니며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그린나래 프로젝트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먼저 태봉고등학교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태봉고등학교는 다른 인문계 고등학교처럼 국수사과영 과목 수업을 다 받고 예체능 수업도 다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태봉고등학교에서는 보통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들을 수 없는 농사, 요리, 삶과 철학 수업도 들을 수 있다는 사실도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위대한 탄생' 이라는 방송을 예로 들어 멘토를 구해 수업을 듣는 LTI수업에 대해서도 열심히 설명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설명의 마무리를 하기 위해 학생들의 관점에서 본 태봉고등학교의 좋은 점 세 가지를 말해주었습니다.

첫번째, 태봉고등학교는 '남녀공학' 입니다. 이 말을 들은 남자 중학교 학생들은 열광을 했습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리고 두번째, 태봉고등학교는 '두발자유'입니다. 제가 다녔던 창신중학교는 학생들의 두발단속이 엄격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두발자유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태봉고등학교는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습니다. 교복을 입고다니는 학생들은 사복을 입는 우리 태봉고등학교 학생들을 아주 부러워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단체로 정장을 걸친 3반의 남학생들.


하지만 홍보를 하러 나갔던 전날에는 우리 태봉고등학교가 체육대회를 했기때문에 반별로 옷을 맞춰입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3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 3반의 남학생들은 단체로 정장을 맞춰입었습니다. 체육대회 때에 정장이라니...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지만 우리들은 충분히 만족했고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3반의 다른 학생들은 그냥 옷위에 정장을 하나 걸쳤을 뿐이지만 저같은 경우는 아래위로 양복을 쫘 빼입었습니다. 그래서 체육대회를 하는동안 무척이나 불편했습니다.

어쨌든 이런 예를 들면서 태봉고등학교는 학생이 주체가 되서 학생들 스스로 자율적인 사고를 가지고 생활하는 학교라고 설명을 하고 그 만큼 책임감도 많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지금은 제가 고등학생이지만 중학생이었던 때가 있었기에 중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시선에서 태봉고를 바라보는 말투로 잘 설명을 해주어서 학생들도 아주 재미있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후배들 앞이라 약간 불편해서 말을 더듬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홍보를 잘 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런 경험을 많이 해서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드디어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제가 들어가는 학교는 태봉고등학교입니다. 전교생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입니다.

저는 기숙사 생활을 위해 옷과 세면도구 등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잔뜩 챙겨서 태봉고등학교로 갔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보니 2층 침대가 두 개 놓여져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상이 네 개인 것을 보니 네 명이 한 방에 같이 생활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옷장이 각자 따로 있고 서랍도 따로 있어서 생활하는데 불편하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1년 전에 만들어진 기숙사라 그런지 시설도 꽤 좋았습니다. 짐을 다 정리해놓고 함께 방에서 생활하게 될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모두 성격이 다 괜찮은 친구들 같았습니다.

우리 기숙사입니다.


나중에는 기숙사 생활교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기숙사 생활하는데 필요한 규칙들을 가르쳐주셨습니다. 규칙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냥 밤중에 나가지 말고 시간에 맞춰서 이동하는 그런 당연한 규칙들 말고는 그렇게 대단한 규칙은 없었습니다. 좀 힘든게 있다면 아침 6시 반에 기상해서 아침운동을 한다는 것 이었습니다.

그 생활은 다음날부터 바로 시작되었습니다. 아침 6시 반에 정확히 기상해서 운동장을 두 바퀴 돌고 체조를 했습니다. 방학동안 늦잠을 즐기던 우리들에게는 꽤나 버거웠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다 적응이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밥은 특별이 맛있지도 맛이 없지도 않았습니다. 평범했지만 유기농을 사용한다니까 건강에는 좋을 것 입니다.

저는 1학년 3반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9번이었습니다. 그 숫자들은 저에게 조금 특별했습니다. 왜냐하면 1년전, 그러니까 중학교 3학년 때에도 3반이었고 학번이 9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학교 3학년 3반 9번 때와 고등학교 1학년 3반 9번인 것이 왠지 친근감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반 학생수는 총 16명, 그 중에 제가 9번인 학생인 것 입니다.

이번주에 1학년들은 수업을 듣지 않고 학교에 대한 설명을 듣고 또 3일 뒤에 열리는 신입생 페스티벌을 준비해야했습니다.

새내기 페스티벌 순서.


1반은 북치는 퍼포먼스를 했고 2반은 연극을, 그리고 우리 3반은 댄스를 준비했습니다. 사실 댄스라고 해서 엄청 어려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쉬었습니다.

그냥 스텝을 몇 번 밟는 것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남학생들은 달랐습니다. 우리반에는 남학생이 총 7명 있는데 그 중에 네 명이 따로 퍼포먼스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그 네 명은 음악이 시작될 때 옆돌기를 하기로 정했습니다. 무슨 서커스도 아니고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 네 명은 음악 중간에 퍼포먼스를 한 번 더 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 꽤 멋있게 세븐포즈도 하고 가수 비스트의 춤도 살짝 췄으며 비보이 기술인 '3스텝'과 '프리즈'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무리로 세 명이 탑을 쌓아서 한 명이 뛰어넘는 것도 준비했습니다. 우리는 그 퍼포먼스를 3일동안 계속 연습했습니다.

그래서 몸에 무리가 많이 가서 피곤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등교하고 나서부터 이렇게 친구들과 뭔가를 열심히 준비한다는게 너무 신기했고 또 너무나 즐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고 피곤해도 힘을 내서 계속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페스티벌 당일날, 우리들은 댄스공연을 멋있게 해냈습니다. 실수가 하나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환호와 박수를 받았습니다.

즐거운 페스티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공연도 보고 같이 웃으면서 아주 재미있게 마무리를 하는듯 했으나, 아직 행사가 하나 남아있었습니다.

세족식.


그건 바로 학교의 선생님들이 신입생들의 발을 씻겨주는 것 이었습니다. 교사가 학생의 발을 씻겨줌으로써 존중?의 마음을 표한다고 합니다.

졸업할 때에는 반대로 우리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발을 씻겨준다고 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발을 씻겨준다는게 좀 형식적인 행사인 것 같지만 그래도 서로 더 마음을 열기 좋은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은 우리 발을 씻겨주시고 우리들을 꽉 안아주셨습니다. 이제부터 태봉고에서의 제 학교생활이 시작된 것 입니다. 고등학교도 중학교 때처럼 무사히 또, 열심히 생활하면서 보내고 싶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