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987은 워낙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와 사건이 전개됩니다. 하지만 인물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뛰어난 연출 덕분에 영화를 보며 전혀 피로하거나 혼란스럽지 않죠.


원래 그 배우가 가지고 있던 특유의 이미지를 영화 속에 녹여들게 만든 것 같았습니다.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대는 배우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대학생으로 나오는 '연희(김태리 분)' 라는 인물인데, 이 연희라는 인물이 이 영화 1987의 감정을 따라가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영화 1987을 만든 장준환 감독님은 연희라는 인물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하게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꽤나 직접적으로 연희라는 인물의 행동이나 대사를 통해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데, 연희는 기본적으로 첫 등장부터 잡지를 얼굴에 뒤집어 쓴 모습으로 등장하고, 다음 장면에서는 헤드셋으로 음악을 들으며 걸어갑니다. 



그 당시 정권은 국민들의 정치나 사회에 대한 관심을 줄이기 위해 잡지나 음악같은 대중문화를 장려했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연희는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눈과 귀를 막은' 대중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 연희 주변에는 데모를 하거나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정작 본인은 나름의 상처때문에 상당히 회의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연희는 소개팅을 하러 가는 길에 시위가 일어나 경찰에게 맞으며 쫒기게 되고 몸을 숨겨 얼굴에 묻은 최루가스를 닦으며 "처음 소개팅인데 데모하고 지랄이야..."


이 장면에서 관객들과 저는 웃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대사였습니다. 지금 밖에 놀러나가는 길에 시위를 하고 있다면 저는 어땠을까요? 


연희는 그 후로 한 운동권 오빠를 만나 동아리실에서 7년전, 5.18 광주에서 있었던 일의 진상에 대해 알게되고 생각의 큰 전환점을 겪어갑니다. 


영화후반, 지칠대로 지친 연희는 그 운동권 오빠에게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어요?" 라는 말을 하는데, 용기가 부족했던 많은 사람들을 대변하는 대사였던 것 같습니다.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결국에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 큰 한 걸음의 일부라는 것을 알게 되고, 점점 바뀌어가는 그녀의 모습이 저는 같은 대학생으로서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수많은 국민들이 모인 광장에서 결국 손을 들고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치는 연희의 모습은 정말 많은 생각이 들게 되는 장면이었죠.

 

불과 1년 전에도 대한민국에서 사회적으로 큰 일이 하나 있었죠. 같은 일은 아니지만, 그 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희망을 외치면서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영화 1987은 1987년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이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며 변해가는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친구와 '1987'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1987은 6월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였습니다. 요즘 정치적이거나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을 다룬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죠. 하지만 1987은 뭔가 좀 다른 영화였습니다. 


영화 1987은 기본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잡혀가서 고문으로 죽임을 당한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덮으려는 '정부'측 사람들과 그 진상을 알아내려는 검사, 기자, 운동권 사람들, 대학생 이런 여러 인물들 각각의 이야기를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점점 민주화에 눈을 떠가는 대학생 '연희(김태리 분)' 라는 인물이 내용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데, 영화의 3분의 1을 지나서야 등장합니다. 


그 만큼 영화 속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주연으로 나오며 그 사람들 각각의 행동과 감정, 신념이 자주 묘사됩니다. 심지어 악역이라 볼 수 있는 박처장(김윤석 분)의 비중 또한 엄청나죠. 



그렇게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존재하는 이야기 속에서 영화는 전혀 어지럽거나 혼란스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마치 한 인물인 것처럼 모든 사건과 행동이 딱딱 맞아 떨어지면서 목적을 이루어 갑니다. 


영화 속 각각의 인물이 주인공인 여러 편의 영화를 한 번에 본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 만큼 영화가 짜임새 있고 전달하려는 바를 효율적으로 담아냈다는 것에 감탄을 자아냅니다. 


이런 연출 덕분에 영화를 보며 '그들은 왜 그렇게 필사적이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해소됐습니다. 


한 대학생의 죽음, 그 사실을 숨기려는 사람들, 그리고 진상규명을 바라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영화 중반의 한 대사가 제 가슴을 찔렀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무기는 진실 뿐입니다." 

이것은 지금 대한민국과도 관련없는 이야기는 아니죠. 


아들의 유골을 뿌리며 오열하는 박종철 학생의 아버지


수많은 정치적, 경제적 압박과 고문을 받으며 심지어 가족의 신변까지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영화속 그들은 오직 '진실'이라는 것 하나만 믿고 신념이 이끄는대로 행동합니다.


죽은 박종철 학생이 그들에게는 누군가의 '아들'이자 동생, 형, 친구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남이 아니라고 생각한 순간 자신의 일이 되었고 그들은 움직였습니다. 


박종철 열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이 한 명의 영웅이 가져온 결과가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건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이루어낸 결과임을 이 영화는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물론 픽션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결과를 위한 과정 속에 넣은 극적인 요소일 뿐이지 인물들의 행동에 제약을 주거나 억지로 눈물을 유발하려 한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교훈을 주거나 감동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닌, 오직 그 당시의 인물들을 빌려와 일어났던 일들을 단지 재현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극적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이 영화가 저를 비롯한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인터넷에서 재밌는 동영상을 보며 놀다가 '류승범의 소름돋는 연기' 라는 식의 제목이 달린 영상을 한 편 보았습니다. 류승범이 교도소에서 자신에 시비거는 사람을 노려보는 연기였는데, 정말 눈빛이.. "와...." 라는 말밖에 안나오더군요. 


살벌한 눈빛 하나로 그렇게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다니.. 정말 감탄했습니다. 찾아보니 그 영화는 마침 제가 좋아하는 류승완 감독님의 '주먹이 운다'라는 영화더군요. 


저는 학교과제를 하다말고 바로 그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2005년 영화로 10년이나 된 영화지이지만 최민식과 류승범의 연기력과 마음을 울리는 연출력으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유명한 영화입니다. 


어릴 때 한번 본 영화같은데, 기억도 잘 안나고 해서 이번에 제대로 보기로 했습니다. 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왕년에 올림픽에서 은메달까지 딴 전직 프로 복서 강태식(최민식 분)과 패싸움과 삥듣기밖에 하지 않는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양아치 유상환(류승범 분).


은메달리스트 강태식은 주변 사람들에게 빚 보증을 서주고 이것저것 사기를 당해 땡전 한푼도 없는 상황에서 길거리 한복판에서 매를 맞으며 돈을 버는 처량한 신세가 됩니다. 



게다가 아내는 다른 남자를 만나 이혼까지 요구합니다. 그의 어린 아들 서진은 그런 아빠를 무식하다며 부끄러워합니다. 강태식은 젊은 시절 자신의 찬란한 순간을 회상하며 다시 한 번 복싱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고 우여곡절 끝에 프로 신인왕전에 참가하게 됩니다. 



유상환은 불량배지만 사실 마음은 매우 여린 남자인 것 같습니다. 할머니와 같이 사는 그는 최대한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하는 모습에서 겉모습과는 다른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공사판에서 힘들게 일하는 그의 아버지는 상환을 항상 걱정합니다. 양아치같은 아들이 한심하지만 정작 아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실을 많이 아쉬워하는 듯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상환은 그런 아버지에게 미안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상환은 돈이 필요해서 강도짓을 하다가 붙잡혀 소년원에 수감됩니다. 


소년원에 가자마자 상환은 자신에게 시비거는 남자와 싸움을 하게 되는데, 바로 이 장면이 제가 인터넷에서 본 장면이었습니다. 싸움을 하는 상환의 깡다구를 눈여겨 본 교도 주임은 상환에게 권투부 가입을 권합니다. 


권투를 배우며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될 때쯤 공사판에서 불의의 사고로 상환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권투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보여주려 했던 상환은 끝내 아버지에게 부끄러운 아들로 남았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슬퍼합니다. 



게다가 상환의 할머니까지 몸상태가 악화되서 치매에 걸리게 되고 상환은 점점 비참하게 현실에 내몰리게 됩니다. 궁지에 몰릴수록 상환은 점점 훈련에 몰두하고 상환 또한 신인왕전에 참가하게 됩니다.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아버지의 이름으로,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아들의 이름으로, 각자의 사연을 품은 두 남자가 링에서 만나게 됩니다.



가슴을 울리는 주먹 한 방! 이라는 영화의 소개 글처럼 정말 영화 속의 주먹 한방 한방에 그들의 슬픔과 고통이 담겨있는 것 같았습니다. 


최민식과 류승범의 연기력이 참 인상깊었는데, 그런 비참한 현실 속에서 점점 나약해져가는 모습을 오히려 강한 척하고 욕하고 소리지르는 꼴불견의 모습으로 표현하는 게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특히 치매걸린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상환의 모습에서 끊임없는 연민의 감정이 생겨났는데, 제가 영화속의 상환과 함께 슬퍼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만큼 몰입도가 깊은 연기력이었습니다. 그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친구에게 자신을 동정하지말라는 식으로 소리지르고.. 하는 모습이 진짜 리얼하더군요. 


저번에 영화 베테랑에 대해 포스팅할 때에도 말했지만 류승완 감독님과 배우 류승범씨는 형제 관계로 거의 항상 작업을 같이 해왔습니다. 다른 영화 감독님들이 류승완 류승범 형제를 참 좋아하고 존경하기까지 한다고 합니다. 


류승완 감독님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라는 영화를 제작하실 때 상황이 너무 열악해서 배우를 구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는데, 양아치를 연기할 배우가 없어서 한참 고민하던 중 '집에 와보니 왠 양아치 한 명이 누워자고 있네...' 라며 자신의 동생 류승범을 캐스팅했다고 합니다. 



그게 류승범씨가 양아치 연기를 잘하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류승완 감독님이 실제로 촬영을 할 때 동생에게 "늘 하던대로 해"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하네요. 정말 재미있는 형제인 것 같습니다. 


'주먹이 운다'라는 영화는 제가 쓴 내용 말고도 재미있는 부분이 참 많은 영화입니다. 한 번 들으면 몇 번이고 다시 되새겨보는 멋지 대사가 많이 있었는데, 특히 술먹고 신세한탄을 하는 강태식에게 근처의 식당 주인 아저씨(천호진 분)가 던지는 핵직구가 참 많이 와닿았습니다. 


"세상에 사연있는 사람 너만 있는 게 아니다." 약간 영화의 주제와도 연관되는 듯한 중요한 한마디인 것 같습니다. 영화속 비참한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의 각자의 힘든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그런 힘든 사연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보다는 그저 잠깐의 휴식같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며 '내 사연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힘든 사람들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꿋꿋이 살아가는구나..'이라는 생각으로 보면 바쁜 현실에서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대부분이 비극이고 보면 눈쌀이 찌푸려지는 비참한 장면들도 있지만 영화속 그들을 보며 저는 약간 삶의 자신감이 생기고 제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요즘 공부하고 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문학이론서 '시학'에서 나온 비극의 목적입니다. 

'공포와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켜 감정의 정화(카타르시스)를 도모하는 것'





주먹이 운다 (2005)

Crying Fist 
8.7
감독
류승완
출연
최민식, 류승범, 임원희, 변희봉, 나문희
정보
드라마 | 한국 | 134 분 | 2005-04-01


'베테랑'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부당거래와 베를린을 연출하신 '류승완' 감독님의 작품입니다. 전작들에서 볼 수 있는 류승완 감독님 특유의 긴장감있는 연출을 좋아했었는데, 이번 영화 '베테랑'은 긴장감보다도 웃긴 장면과 액션이 풍부한 오락 영화에 가까운 것 같았습니다. 


베테랑을 보면서 류승완 감독님의 전작 '부당거래'가 많이 떠올랐는데. 그건 부당거래와 베테랑 두 영화 모두 배우 황정민씨가 주연으로 나오고 범죄를 돈으로 덮으려하는 사람들이 주 내용이기 때문이죠. 


배우와 상의하고 계시는 류승완 감독님(왼쪽)


두 영화 모두 황정민씨가 경찰로 나오는데, 부당거래에서는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욕심많은 경찰로 등장하는 반면, 베테랑에서는 오히려 승진에는 별 관심이 없고, 자신의 가치와 정의를 지키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실제로 베테랑에서 승진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도 합니다. 캐릭터의 차이 만큼이나 두 영화에서 황정민씨가 연기하는 두 경찰 최철기(부당거래), 서도철(베테랑)의 역할도 많이 다릅니다. 


부당거래의 최철기 형사

베테랑의 서도철 형사


부당거래의 최철기 형사는 급하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 얼른 덮으려고 하고, 베테랑의 서도철 형사는 반대로 엉뚱한 사람들이 죄를 뒤집어쓰는 것에 대해 분노하죠. 


이렇듯 부당거래와 베테랑은 기본적인 설정은 비슷하지만, 문제의 시작과 해결과정, 던지는 메세지도 확연히 다릅니다. 부당거래에서는 선과 악의 대립처럼 보이지만 결국에 착한 놈이 하나도 없는데, 베테랑에서는 선과 악의 경계가 분명합니다. 



부당거래는 모호한 선과 악처럼 이야기 진행과 주제도 좀 복잡하고 여러번 보지 않으면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베테랑은 서도철 형사의 아내(진경 분)가 영화 중간에 나와 주제를 대변하는 말을 화끈하게 던져줍니다. 


"잘 살지는 못하더라도 쪽팔리게는 살지말자."


이 대사는 전작 베를린에서도 비슷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북한의 최고 요원 표종성(하정우 분)이 아내와의 식사 중에 하는 대사 " 우리가 가난해도 당당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바로 그것이죠. 


부당거래에서는 돈에 굴복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쩔 수 없는 잔인한 현실에 답답하고 불편했었는데, 베테랑에서는 돈의 힘에 맞서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나옵니다. 



미련해 보이지만 위험한 일에 뛰어들고, 몸이 다치면서도 이 정도는 아무렇지 않다는듯 여유롭게 장난기섞인 대사를 날리는 주인공들을 보면 영화의 제목에 베테랑이 점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뭐 여튼 여러모로 부당거래와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베테랑이었습니다. 영화 베테랑만의 재미도 많이 있었고, 천호진, 유해진, 오달수 등의 주연만큼이나 빛나는 연기가 참 좋았습니다. 


모델로 유명하신 장윤주씨도 생각보다 연기를 아주 잘하시고, 영화의 재미도 보태주는 역할을 하셔서 영화를 보는 내내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주연이신 황정민씨의 연기는 물론이고 특히 유아인씨의 연기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류승완 감독님의 영화에서 거의 항상 영향력있는 악역으로 등장해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시는 류승완 감독님의 동생 류승범씨가 나오지 않아서 '누가 그 자리를 채울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유아인씨가 악역도 참 멋있게 잘 소화하시더라구요. 



진짜 망나니가 뭔지 보여주는 광기, "어이가 없네."라는 대사는 아직도 생생하네요. 베테랑에는 미리 인터넷으로 공개될만큼 인상깊은 명대사가 참 많은데요. 그 대사들을 곱씹으면서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코믹과 액션, 드라마가 잘 조화된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부당거래를 보며 나쁜 주인공들과 불편한 내용에 느꼈던 답답함이 이번 베테랑에서 정말 통쾌하게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베테랑 (2015)

Veteran 
8.4
감독
류승완
출연
황정민, 유아인, 유해진, 오달수, 장윤주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3 분 | 2015-08-05


얼마 전 TV에서 '클라우드 아틀라스'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엄청난 대작이라고 해서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영화였는데 이번에 보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영화는 대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나게 긴 시간의 영화입니다. 172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클라우드 아틀라스라는 영화는 '운명'이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특이하게 총 6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옴니버스 영화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고, 장면들이 교차적으로 편집되어 진행되기 때문이죠. 


영화의 흐름은 불교의 윤회사상을 떠올리게 하는데, 모든 운명이 순환한다는 느낌을 많이 줍니다. 각 에피소드들의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소품이나 기억, 행동 등으로 그들이 같은 운명을 반복하고 있고, 환생한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죠. 



이 영화를 만드신 만드신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님은 친절하게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에게 '별똥별' 모양의 점을 그려놓는데, 영화는 그 모양을 따라서 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이 정도의 기본적인 틀을 바탕으로 영화는 6개의 에피소드에서 각기 다른 장르와 메세지를 보여줍니다. 스릴러, 코미디, SF, 미스터리, 판타지, 로맨스 등 수많은 장르가 뒤섞여 우정과 욕망, 진실, 자유, 존엄 등 다양한 것들을 표현하죠. 


저는 6가지의 에피소드 중에서 한국 배우이신 '배두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미래 도시 네오 서울의 스토리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한국의 서울이 배경이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던지는 메세지가 가장 맘에 들었던 것 같네요. 



'서울(Seoul)'이라는 발음이 영혼을 뜻하는 'Soul'이라는 단어와 비슷해서 서울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했다고 합니다. 영화 자체가 영혼의 순환이라는 것을 다루고 전체적으로 동양의 여러 사상을 많이 반영한 것 같습니다.


미래 세계의 중심을 서울이라고 표현하고 한국어가 계속 나와서 신기하더라구요. 영화 속에서 서울을 피폐한 도시로 표현하는데, 그건 스토리와 관련이 많이 있어서 설득력이 있기도 했습니다.  


여튼 네오 서울 에피소드는 자유와 존엄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그 에피소드는 첫 번째 에피소드와 많이 연관이 있습니다. 자유를 위해 영원히 싸운다는 메세지가 참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이것말고도 각각의 에피소드가 정말 완성도 높은 철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몇 번 더 봐야할 것 같습니다. 


긴 러닝타임 만큼이나 다양하고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시간나면 한 번 보시는 것을 권유합니다. ^^




클라우드 아틀라스 (2013)

Cloud Atlas 
8.2
감독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톰 티크베어
출연
톰 행크스, 할리 베리, 짐 브로드벤트, 휴고 위빙, 짐 스터게스
정보
SF, 액션 | 미국 | 172 분 | 2013-01-09



오랜만에 부모님과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본 영화는 요즘 아주 흥행을 하고있는 '암살'이었습니다. 타짜, 도둑들 등의 영화도 만드신 최동훈 감독님의 작품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봤습니다. 


영화 암살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암살임무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전지현과 하정우, 조진웅 등 제가 좋아하는 배우 분들의 액션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시원시원한 액션 뿐만 아니라, 마지막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뭉클함까지.. 재미와 감동을 다 잡을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영화였습니다. 


영화속에는 실제로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이 많이 등장하시는데, 대표적으로 백범 김구 선생님과 약산 김원봉 선생님입니다. 김구 선생님은 독립운동하면 바로 떠올릴 정도로 아주 유명한 분이시지만, 김원봉 선생님은 저도 처음 들어본 분이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김원봉 선생님은 독립운동에서 김구 선생님과 견줄만한 업적을 많이 세우신 분입니다. 우리나라가 독립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셨던 훌륭한 분이죠. 



김원봉 선생님은 항일 무장 독립운동 단체인 의열단을 조직하여 일제의 주요인물들과 친일파들을 암살하고, 국내에 있는 일제 수탈 기관들을 파괴하면서 무장 투쟁으로 독립운동을 하셨습니다. 


김구 선생님이 인도의 지도자 간디와 비슷하다고 한다면, 김원봉 선생님은 쿠바의 혁명가 체게바라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김원봉 선생님도 독립운동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인데 왜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그건 아마도 독립운동을 하시던 당시에 중국에 있는 황포군관학교를 다니시고 독립운동을 일으켰던 방식이 사회주의와 좌파로 불리게 되고 해방 이후 친일파의 득세에 혐오감을 느껴 북한을 넘어가면서 우리나라에서 많이 잊혀지신 것 같습니다. 


아무리 사상의 차이가 생겼더라고 해도 북한이든 남한이든 우리 민족이라면 당연히 존경해야할 분이 역사 속에서 잊혀져가고 교과서에도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하시니, 안타까울 뿐이네요.



그런 점에서 영화 암살이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해주고, 그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다시금 가지게 해주는 좋은 영화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에 중국을 거점으로 활동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잠깐 나오는데, 실제 상하이에 남아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내부를 거의 동일하게 만들어서 영화를 보며 어릴 때 중국에 가서 봤던 임시정부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것말고도 영화에서 일제강점기 때의 시대를 알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 많이 있어서 몰입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인물들의 대사가 참 기억에 많이 남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는 큰 부상을 입은 독립운동가 한 명이 다시 몸을 일으켜 임무를 수행하려 하는데, "그 몸으로 어떻게 하려구요?" 라는 말에 "이 일은 몸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라고 하는 대사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제강점기라는 아주 고통스러운 상황속에서도 나라를 다시 되찾으려 목숨을 걸고 싸웠던 분들을 잊지 않는 것은 더 중요하겠죠. 




암살 (2015)

Assassination 
8.5
감독
최동훈
출연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39 분 | 2015-07-22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의 배트맨 시리즈를 무척 좋아합니다. 특히 배트맨 시리즈의 2편인 다크나이트는 제가 거의 10번 정도 본 영화입니다. 그 만큼 재밌게 본 영화였고, 배트맨 시리즈 1편인 배트맨 비긴즈도 봤었죠.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모두 보고나서야 놀란 감독님의 배트맨 시리즈가 정말 완벽한 트릴로지(3부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세 편이 모두 연관성을 가지고 하나의 구조를 가진다는 것, 세 편을 정말 꼼꼼히 보면 배트맨 3부작이 주는 메세지를 정확하게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1편인 배트맨 비긴즈는 '비긴즈'라는 제목처럼 두려움을 승화시킨 배트맨이라는 영웅의 '탄생'을 그린 작품이라면, 2편인 다크나이트는 배트맨이 '다크나이트(어둠의 기사)'로 불리게 되는 이유와 함께 배트맨의 '추락'에 대한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이 일어서는(rise) 이야기를 보여주죠. 영웅의 탄생과 추락, 그리고 다시 일어서서 다시 영웅이 되는 이야기를 이만큼이나 완벽하게 표현한 영웅 시리즈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이미 1편 배트맨 비긴즈에서 어린 주인공 웨인이 우물에 떨어졌으 때 웨인의 아버지가 구해주며 했던 '떨어지면 다시 올라 올 길을 찾으면 돼" 라는 대사를 통해 이미 3편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주제를 암시합니다. 



저것 이외에도 세 편의 영화가 마치 하나의 영화인 것처럼 이어주는 '구조'적인 장치가 영화 여러 곳에 숨어있습니다. 영화를 몇번이나 보고서야 그 세세한 장치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배트맨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장치들을 제가 좋아하는 한 블로그에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식 순환구조'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순환구조는 놀란 감독님의 다른 영화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놀란 감독님의 작품 '프레스티지(2006)'와 '인셉션(2010)'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영화 프레스티지와 인셉션 둘 다 배트맨 시리즈와 굉장히 비슷한 스토리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놀란 감독님 대부분의 영화가 기본적인 구성은 거의 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항상 남자가 주인공이고, 그와 대립하는 자아와의 갈등, 항상 죄책감에 살아가는 모습 등 배트맨 시리즈에서는 브루스 웨인과 자신의 다른 모습인 배트맨과의 자아 갈등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놀란 감독님은 자신의 다른 영화들에서 등장시켰던 배우들을 다시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단순히 친분 때문만이 아니라, 같은 배우를 등장시키고 그 배우가 그 영화에서 가지는 역할이 다른 작품과 동일하다는 것이 독특한 점입니다. 



어떤 작품에서 적으로 등장했던 배우를 다시 적으로 등장시키고, 조력자는 조력자로, 스토리의 핵심 인물은 다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로 등장시킵니다. 


그리고 놀란 감독님은 자신의 친척들을 카메오로 등장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카메오들도 한 작품에서 승무원(서비스직)으로 등장했다면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서비스직으로 등장시키고, 판사나 변호사라면 또다시 법에 관련된 캐릭터로, 의사를 연기했던 배우라면 다시 다른 작품에서 의사로 등장시키는 등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쓰십니다. 


놀란 감독님의 이런 디테일한 작품 구성은 우리나라의 봉준호 감독님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런 디테일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쓰는 습관은 제가 분명히 배워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의 모습.


여튼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님의 배트맨 시리즈와 더불어 전체 작품들에 대한 저의 찬양(?)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단순히 영화가 블록버스터하고 흥행을 많이 해서 좋아한다기 보다는 놀란 감독님의 디테일한 영화 구성 탄탄한 스토리 명확한 주제의식에 반해서 좋아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나온 놀란 감독님의 신작 인터스텔라는 흥행했지만 저는 그렇게 재밌지가 않더군요. 아직 그 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겠지요. 나중에 인터스텔라에 대한 글도 올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쓰면서 놀란 감독님의 영화에 대한 애착과 어마어마한 세계관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길 기대하며 기다립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이라는 영화감독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 분이 만든 영화는 대부분 다 챙겨보았습니다. 10번도 넘게 본 영화도 있습니다. 


메멘토, 프레스티지, 인셉션 등 그 분 작품들은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트맨 시리즈를 가장 좋아합니다. 



예전에 놀란 감독님의 다크나이트라는 영화를 보고 블로그에 글을 적었는데, 제가 다크나이트의 속편이 아주 기대된다고 적어놨더라구요.


예상대로 다크나이트의 속편인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2012년에 개봉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 개봉하자마자 바로 영화관에서 챙겨봤었는데, 그 때는 별로 그렇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조금 어려서 그랬던 걸까요? 내용 이해도 잘 안되고, 좀 지루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다크나이트 라이즈라는 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이번에 보니까 영화는 무척 재밌었습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제목처럼 '상승(rise)'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고담시의 영웅 배트맨이 힘을 잃고 추락했을 때 다시금 일어나는 모습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상승(rise)'이라는 영화의 주제를 대놓고 보여주려는듯 '더 배트' 라는 배트맨의 하늘을 나는 이동수단이 계속 등장하고 나중에는 스토리의 핵심적인 역할도 합니다. 



일단 배트맨이라는 인물에 대해 말하자면 재벌 2세인 브루스 웨인이라는 사람이 어렸을 적, 부모님을 범죄로 잃고나서 범죄에 대한 증오, 두려움을 가지게 된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브루스 웨인은 범죄에 대한 증오로 타락하게 되는데, 특별한 계기로 훈련을 받고 힘을 기릅니다. 브루스 웨인은 범죄를 없애는 삶을 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그는 두려움의 상징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어릴 적 우물에 빠졌을 때 무서워하게 되었던 박쥐를 떠올립니다.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범죄자들도 두려워하게 하기위해 자기 자신이 '박쥐(두려움)' 상징이 되기로 합니다. 



그렇게 하여 배트맨이 탄생하였죠. 두려움을 승화시켜 탄생한 영웅 배트맨, 이번에 본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는 브루스 웨인이 두려움 그 자체를 받아드려 비로소 완전한 상승(rise)을 통해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려움 그 자체를 받아들인다."는 제가 좋아하는 '슬램덩크'라는 농구 만화에서도 나오는 말입니다. 



"두려움을 받아들인다." 무척 어려운 말이지만 무슨 의미인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슨 일을 하든지 꼭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닐까요?


상승과 두려움 극복으로 인한 성장 이외에도 공권력의 회복이라는 주제의식도 가집니다. 배트맨 시리즈 내내 공권력을 비롯한 경찰들이 정말 나약하게 그려지는데 이는 현실의 모습이 어느정도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과 권력에 굴복하는 나약한 공권력을 배트맨 시리즈에서 정말 극단적으로 묘사하는 모습을 많이 볼수 있는데,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는 경찰들 스스로 고담시를 지키는 자립의 의지를 잘 보여줍니다. 



주인공 브루스 웨인이 계속 바랬던 '배트맨이 필요하지 않은 고담시'라는 이상적인 고담시가 되기 위한 과정이 영화에서 그려지는데, 이는 공권력이 사회를 바로 잡기위한 힘이 있어야 한다는 메세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주는 메세지는 이것들 이외에도 정말 많습니다. 특히 결말에서는 '끝이 곧 시작이다.' 라는 말을 하는듯한 여운을 많이 주는 것 같았는데, 이게 다크나이트의 새로운 속편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 평론가들은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며 정말 완벽한 배트맨 시리즈의 완결이라고 합니다. 저도 영화를 보는 내내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배트맨 시리즈가 어떻게 하면 멋지고 완벽하게 마무리되는가? 다크나이트는 이 문제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는 듯합니다. 정말 군더더기 없는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궁금하시다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시리즈를 다 보시길 권유합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The Dark Knight Rises 
8.3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앤 해서웨이, 톰 하디
정보
액션, 범죄 | 미국, 영국 | 164 분 | 2012-07-19


부모님과 '레드 툼'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 제목은 '빨갱이 무덤'이라는 뜻으로 6.25 전쟁 때 일어난 보도연맹 학살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였습니다. 


국민보도연맹은 1949년에 좌익전향자를 계몽하고 지도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하자 국가는 보도연맹에 가입된 사람들이 인민군에 동조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무차별 살해했습니다. 


영화 레드 툼은 그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과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을 만나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학살이 발생했던 곳을 찾아가 보여주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면 학살이 일어난 당시의 처참함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영화에선 자신이 보도연맹에 가입했는지도 모르고 죽어간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국가가 마음대로 가입시켰던 거죠. 그리고 마음대로 살해했던 것입니다. 보도연맹 사건은 국민들을 빨갱이로 몰아 국민들의 기본적인 생명권을 침해한 비인간적인 학살이었습니다.



전쟁 중이었다고 해도 국가가 국민을 구속하고 처형하려면 적법한 절차와 공정한 재판을 거쳐야 하는데, 그런 근거와 절차를 다 무시하고 국민의 생명을 빼앗았습니다. 정말 엄청난 비극이죠. 


영화 레드 툼은 다양한 편집의 기교나 부가적인 설명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보도연맹 사건에 대해 충분한 정보전달과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사실(fact)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아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그 사건에 대한 설명보다도 사건이 발생했던 곳, 희생자들의 유골,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모두 담았다는 것에서 기록적인 가치도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나레이션이 없어서 몰입도가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인터뷰한 분들의 목소리를 영상 설명과 나레이션처럼 사용함으로써 충분히 몰입도가 생겼습니다. 


특히 유족들이 제사를 지내며 희생자들에 대한 글을 읽는 장면과 할머니께서 오열하시는 장면은 그 자체로 영화와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특히 마지막 인터뷰 장면에서 나오는 "언제 무서운 시대가 다시 돌아올지 모르겠다. 남북이 아직 떨어져 있다."라는 대사는 레드 툼이라는 영화가 가지는 주제의식을 정말 여운이 많이 남도록 함축하여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영상에 담긴 학살의 흔적, 그들의 목소리가 역사를 설명하고 기록하는데 충분한 힘을 주고 있었습니다. 저예산으로 이 정도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은 정말 역사의식이 투철하고 자본에 꺽이지 않는 의지가 분명했기 때문일겁니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뒤로 가면서 몰입도가 약간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다큐멘터리라는 게 보는 이로 하여금 끊임없이 정보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계속 파헤쳐가도록 유도해야 집중이 잘 되는데, 계속해서 영상의 나열인 것 같아서 약간의 지루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로 이 영화를 상영하는 상영관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국가나 큰 단체에서 이런 영화를 많이 지원해주고 하면 좋을텐데, 아직 이런 영화가 흥행할 수 있는 환경이 잘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블록버스터 영화도 좋지만 나라가 좋아지려면 이런 역사 의식이 담긴 영화도 사람들이 많이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레드 툼 (2015)

Red Tomb 
9.1
감독
구자환
출연
성증수, 박상연
정보
다큐멘터리 | 한국 | 91 분 | 2015-07-09


3월 쯤에 '대부(The Godfather)'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전세계 명작 영화들을 뽑을 때 항상 1순위로 뽑힌다는 유명한 영화라고 해서 계속 보고 싶어했는데, 이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대부는 총 3부까지 나와있는 영화였습니다. 한편 당 거의 세시간 씩이나 되더군요. 게다가 3편까지 있으니 스토리가 얼마나 방대한지 보기도 전에 알 수 있었습니다. 


대부 1편을 보았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대충 마피아의 고위 간부인 돈 꼴레오네 패밀리가 겪게 되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영화는 처음 봤을 때, 음... 집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엄청나게 풍부하고 캐릭터들도 다양했지만 70년대에 나온 영화라 그런지 뭔가 좀 뻔했습니다. 


현재 헐리우드의 어느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연출이나 스토리 라인이었고, 지금의 발전된 영화들과는 뭔가 다르게 어색한 부분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영화를 보는 세시간 내내 '이 영화가 왜 그렇게 명작일까?' 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편을 보고 나머지 두 편을 볼 엄두가 잘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6월 초에 제가 학교에서 듣는 영상학 수업에서 제가 본 영화 대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영화의 '몽타주 기법'을 설명하실 때 영화 대부의 한 장면을 보여주셨습니다. 


몽타주 기법이란 영상의 쇼트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개념, 상황을 만들어내는 편집 기법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싸늘하게 죽어있는 남성의 시체'를 보여주고 바로 다음에 '무언가를 보며 슬퍼하고 있는 여인'의 쇼트를 배치하면 죽은 남성을 보고 슬퍼하고 있는 슬픈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몽타주 기법의 기본적인 예시입니다. 


이것말고도 몽타주 기법에는 무궁무진한 방식과 종류가 있습니다. 영화 대부에서는 이런 몽타주 기법을 아주 잘 보여주는 장면이 많다고 합니다. 


과제로 몽타주 기법에 대한 발표를 하게 되었는데, 영화 대부에 대해 더 알고싶어서 발표 영화를 '대부'로 정했습니다. 


발표 준비를 하면서 영화 대부에 대한 자료를 무척이나 많이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영화 대부를 보고 또 보면서 몽타주 기법을 공부했습니다. 


덕분에 대부를 보면서 몽타주 기법이외에도 대부 속에 드러나 여러 가지 영화 기법들과 저번에 볼 때에는 몰랐던 영화 속 의미들을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을 다시 보면서 그제서야 영화 대부가 영화의 역사 속에서 가지는 의미를 점점 찾았습니다. 대부에 나오는 대부분의 연출들, 편집 그리고 스토리 캐릭터까지... 모두 현재 나오는 헐리우드 영화들의 원조가 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헐리우드 영화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영화의 발전에 엄청난 영향을 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화 대부에서 행했던 영화적 시도들은 강렬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아직 영화 대부를 전부 이해한 게 아닙니다. 제가 이해하기에 대부는 그 세계가 삼국지 만큼이나 방대하고 아직 제가 모르고 봤던 것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계속 공부하면서 2편과 3편도 꼭 챙겨봐야 할 거 같습니다. 




대부 (2010)

The Godfather 
9.4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출연
말론 브랜도, 알 파치노, 제임스 칸, 리차드 S. 카스텔라노, 로버트 듀발
정보
드라마, 범죄, 스릴러 | 미국 | 175 분 | 2010-05-27



얼마전(5월 4일) 학과에서 단체로 전주국제영화제를 다녀왔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이번이 16회 째 개최되는 영화제로 주류영화들과는 다르게 새로운 대안적 영화(alternative film)을 관객들에게 소개한다고 합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2000년에 처음 개최되었으며, 영미권, 유렵,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아 등의 다양한 나라의 영화들이 상영되는 영화제입니다. 



저희 학과에 영상에 관련된 공부를 하기 때문에 학과 공식 행사로 영화제 방문이 있다고 합니다. 2학기 때에는 부산국제영화제도 간다고 하네요. 


아침 일찍부터 모여서 전주로 출발했습니다. 약 2시간에 걸쳐 전주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애매해서 영화를 한 편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위아영' 이라는 영화를 보고싶었습니다. 하지만 상영시간이 맞지 않아서 보지 못하고, 시간이 맞는 영화를 찾다가 '덫 치명적인 유혹'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시간대가 맞아서 그런지 우리 학과의 대부분 사람들이 그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영화 '덫 치명적인 유혹'은 에로영화를 많이 만드는 봉만대 감독의 작품이었습니다. 


책자에 적힌 설명을 보니 '덫 치명적인 유혹'은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인만큼 새로운 방식의 시도를 많이 한 영화라고 합니다. 장르 또한 에로보다는 스릴러에 가까웠습니다. 


그래도 영화는 생각했던 것보다 야한 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학과 친구들과 같이 보는데, 얼굴이 자주 붉어졌습니다. 친구들은 대부분 영화가 별로 재미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영화를 재미있게 본 것 같습니다. 베드신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이외의 긴장감을 주는 장면이나, 격투씬, 추격씬 등은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봉만대 감독님을 잘 모르지만, 에로 영화 감독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록 긴장감 있게 스릴있게 연출을 한 것 같았습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자신을 유혹하는 여주인공의 모습이 꿈인지 현실인지를 헷갈려 하며 장면이 왔다갔다하는 장면은 정말 디테일한 편집이 필요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잘 모르고 영상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써 영화제에 가본 기억은 정말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비록 영화는 한 편밖에 못봤지만, 영화제에서 영화를 cgv, 메가박스에서 상영하는 모습이나 광장에 감독과 배우가 나와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이런 것들이 모두 처음 보는 광경이라 참 신기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영화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또 하나의 약속'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개봉관이 많이 없어서 메가박스를 빌려서 특별히 상영하는 날에만 볼 수 있었습니다.

상영하는 날을 놓치지 않기 위한 사람들이 많이 와서 영화를 상영관의 자리가 꽉 찼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딸을 위해 노력하는 가족들의 이야기입니다.

극 중 '진성그룹'이라는 대기업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했던 상구(박철민 분)의 딸 윤미(박희정 분)는 백혈병에 걸리고 맙니다. 회사에서는 윤미를 위해 사원들이 모은 돈을 전해주면서 '산재보험(산업재해보험)'을 신청하지 말라고 합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상구는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윤미와 함께 일했던 다른 사람들도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듣고 상구는 자기 딸이 병에 걸린 것이 회사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발뺌만 하면서 회사때문에 윤미가 병에 걸린 증거를 대라고 합니다. 정작 회사에서는 아무런 자료도 공개하지 않으면서...

윤미는 예전의 생화를 그리워하며 부모님 곁에서 눈을 감습니다. 딸을 잃은 상구는 '난주(김규리 분)' 라는 노무사의 도움으로 진성그룹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렸는데, 산재보험을 받지 못한 다른 피해자들을 찾습니다. 


그들과 함께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진성그룹을 상대로 재판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진성그룹은 대한민국 최고의 대기업으로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피해자 유가족들, 회사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증인들까지 모두 막대한 돈으로 매수합니다. 참 보기 불편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의문이 들기 시작합니다. '돈'이라는 가치가 절대적인 가치인가?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가?' 과연 '피해자들의 목숨이 돈으로 매겨질 수 있는가?'

영화에서는 돈에 굴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등장합니다. 죽은 윤미의 어머니가 윤미의 아버지 상국에게 하는 "딸 목숨값 받아내려고 하나?" 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최종적 목표는 모두 돈이라는 무서운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과연 저라면 죽은 가족의 권리보다 돈을 우선시할까요?

인간이란 참 나약한 동물인 것 같습니다. 영화속에서는 그 나약한 모습들이 많이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약하기에 서로 힘을 모을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피해자 유가족들과 노무사, 변호사들이 모여있는 광경을 보고 상구는 이런 표현을 사용합니다. '또 하나의 가족'
영화의 다른 제목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습니다. 돈보다 중요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고귀한 신념을 그들은 지켜낸 것입니다. 사람의 목숨에 값을 매기는 것이 매우 비인간적인 행위이지만 현실은 우리는 비인간적으로 만듭니다.


저라면 어땠을까요? 저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실감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전 저의 신념을 지킬 것입니다. 사실 답은 원래부터 하나였는데, 돈이라는 금적적 가치때문에 눈이 멀어가는 것입니다.

돈은 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사회나 경제를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이 먼저가 아닐까요? 

태봉고 교장이셨던 여태전 선생님도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그 어떤 부와 권력과 명예도 다 거짓이며 허구입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엔딩크레딧에 제작에 참여하고 도움을 준 분들을 모두 '또 하나의 가족들'이라 표현합니다.

이렇게 작은 도움이라도 주는 또 하나의 가족들이 있기에 영화속, 실제 피해자 분들이 끝까지 신념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친구들과 영화 한 편을 봤습니다. '브이 포 벤데타' 라는 영화였는데, 미래의 영국을 배경으로 한 혁명 영화였습니다. 

영화는 1605년 11월 5일, 가톨릭 탄압에 맞서 국회 의사당 지하에 화약을 설치하여 당시 잉글랜드의 왕과 대신들을 몰살시키려 했던 '화약 음모 사건'의 주도자 가이포크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그리고 제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미래 2040년 영국, 나라에서는 곳곳에 카메라와 음성장치가 설치되어 국민들을 감시하고,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모두 잡아가는 현실입니다.

특정 시간이 되면 통금이 걸려서 그 시간에 외출하거나 다른 이의 집에 있는 사람들 또한 모두 잡아갑니다. 그런 영국에서 살아가는 여주인공 '이비(나탈리 포트만)'는 통금 시간에 외출을 하다가 관리자들에게 걸려 추행을 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그 때, 갑자기 나타난 검은 옷에 가면을 쓴 의문의 영웅이 등장하고, 의문의 사나이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 '헨리 5세'등에 나오는 대사들을 인용하며 엄청난 검술로 관리자들을 제압합니다.

그는 자신을 'V'라고 소개하며 방송국에 가서 방송으로 전국민들에게 1년 뒤, 11월 5일에 국회의사당을 폭발시킬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1605년 11월 5일을 기억하라며 자신이 쓴 가면이 가이 포크스 가면이라고 합니다.


그는 가이 포크스의 저항 의지를 계승하여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는 영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혁명을 일으키려는 것입니다. 국회 의사당이 가지고 있는 권력의 상징성과 권위를 폭발시킴으로써 저항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죠.

영화 속 영국에서는 거짓된 언론으로 국민들에게 진실을 통제하고 인종, 성적 취향 등이 다르면 무조건 잡아가는 등의 독재정치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나치의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영화속 독재자 '챈틀러 셔틀러'


영화는 방송국에서 일하는 이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V가 언론을 이용하려고 방송국을 습격했을 때 V를 도와줌으로써 V와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테러리스트로 지명된 V를 도와주었기 때문에 이비 또한 공범으로 의심받고 있어서 V는 이비를 보호해줍니다. 이비는 V와 지내면서 점점 V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그의 신념과 혁명의지를 동경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원래 살고 있던 편한 삶을 되찾기 위해 V를 배신할까 고민하면서 편안한 삶과 혁명을 일으키는 삶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됩니다.


영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영국이 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했던 수많은 악행들과 비인간적 행위들이 밝혀지면서 보는이들을 분노하게 합니다.

영화에서 볼거리가 참 많습니다. V가 사용하는 화려한 검술과 말솜씨, 이비가 변화하는 과정 등 중간중간에 권력가들을 조롱하는 장면으로 통쾌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권력에 굴복하는 사람들 정치적으로 숨겨진 불편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실제 우리가 사는 사회를 반영하는 듯한 '진실이 통제된 언론', '안전한 곳에서만 신념을 외치는 사람들까지.. 영화는 참 많은 것을 다룹니다.

영화의 배경은 30년이나 지난 미래의 모습이지만 '지금 현재의 모습과 얼마나 다른가?' 하는 의문도 생기고 여러 가지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가 정말 진실된 정의의 사회인지...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이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닌지.. 굳이 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브이 포 벤데타
감독 제임스 맥테이그 (2005 / 독일,영국,미국)
출연 나탈리 포트만,휴고 위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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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초반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얼마전 학교 선생님을 만나 친구들과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겨울왕국'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였는데, 워낙 인기가 많아서 표를 구입하지 못할 수도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대단하겠냐' 라고 생각하며 봤었는데, 영화는 그 생각을 모두 깨버릴만큼 흥미진진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할 정도의 인기를 끈 작품이라고 합니다.

한국에는 지난 16일에 개봉을 했는데, 역시나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사에서 제작한 53번째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역시 디즈니..!'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얀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을 원작으로 하지만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보통 겨울이나 눈을 다루는 애니메이션에서 얼음성을 지키는 '여왕'이라는 인물은 '차갑고' '냉혹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영화 겨울왕국에서는 오히려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일단 소재가 특이한 만큼 영화는 아주 심오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같이 눈사람 만들래?"
아렌델 왕국의 공주인 '엘사'는 '모든 것을 얼리는 마법'을 가지고 태어난 신비의 소녀입니다. 엘사에게는 '안나' 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둘은 "같이 눈사람 만들래?"라는 말을 신호로 눈의 마법을 이용해 항상 같이 놀았습니다.


어느날, 엘사가 실수로 안나에게 마법을 사용해 안나를 다치게 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 이후로 왕과 왕비는 안나가 다치지 않게하기 위해서 둘을 떨어뜨려 놓습니다.

엘사의 마법에 대한 기억을 안나에게서 모두 지웠기 때문에 안나는 자신이 왜 언니와 놀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안나는 언니의 닫힌 방문 앞에서 "같이 눈사람 만들래?"라고 말을 걸지만 엘사는 항상 문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사랑'에 대하여
사실 국왕과 엘사, 안나 모두 '사랑'을 위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국왕은 안나와 엘사 모두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둘을 떨어뜨려 놓은 것이고, 엘사는 동생인 안나를 자신의 능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안나를 외면하는 것이며, 안나는 그저 언니와 예전처럼 사이좋게 놀기 위해서 계속해서 방문을 두드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의 표현방식이 너무나도 다른 그들이었기 때문에 서로에게 더 깊은 상처만 안겨주게 됩니다. 영화에서 굳게 닫힌 엘사의 '방문'과 영화의 원제목인 'Frozen(얼어붙은)'은 '사랑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안나는 다른 나라에서 온 '한스 왕자'를 사랑하게 되는데, 이 때 노래를 부르면서 이런 가사를 언급합니다. '평생 닫힌 문만 보면서 살아왔지만, 당신과 함께 하면 당신의 얼굴이 보여'


안나는 사랑한다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함께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엘사는 사랑한다면 상대방을 지키기위해 외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이 너무 다르고 표현 방식이 둘 다 서툴렀기에 자매간의 갈등이 생기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랑'이라고 하면 '남녀간의 사랑'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 겨울왕국에서는 더 깊은 의미의 사랑에 대한 교훈을 주려 합니다.

영화에서 안나를 만나는 사람들마다 만나지 하루만에 결혼까지 약속한 한스 왕자가 '진정한 사랑'이 맞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 가지의 정의로 결론을 내릴 수는 없겠지만 영화는 상당히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아이들을 위한 영화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깊고 심오한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속 캐릭터들 각자가 생각하는 사랑과 영화를 보는 관객들 개개인이 생각하는 사랑은 모두 다르겠지만 결국 사랑은 '다른 이의일을 자신의 일보다 우선시하는 거야.'라는 말이 영화에서 나옵니다.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사랑에 대한 절대적인 답은 아니겠지만 분명히 사랑한다면 기본적으로 가져야 하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도 진정한 사랑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막 20살이 되는 제가 사랑에 대해서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만은 그래도 사랑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가치일 것입니다.



Let it go! (내버려둬)
영화 중간에 자신의 힘이 점점 커지면서 사람들에게 능력이 들켜버린 엘사가 아렌델 왕국에서 도망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장면에서 자신의 능력때문에 자신의 모든 사생활이 억눌린 채로 살아온 그 동안의 고통스러운 심경과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만끽하며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Let it go' 라는 노래인데 영화가 흥행을 하면서 저 노래도 엄청난 인기를 끌어 빌보드 차트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저 장면을 보는데 정말 온 몸에 전율이 돌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아직 못보신 분들은 영화를 볼 때의 전율을 위해 동영상을 보시지 않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저는 영화를 더빙판으로 보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입모양과 말이 달라서 약간 불편한 감이 조금은 있었지만 영화는 아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원작 성우분들만큼 노래도 아주 좋았고, 무엇보다도 영화속에서 눈와 얼음을 정말 디테일하게 표현한 것은 정말 지금도 인상깊은 것 같습니다.

저는 한 번 재미있게 본 영화는 무조건 한 번 더 보는 스타일이라 자막 버전으로 영화를 한번 더 볼 생각입니다. 두번째 보면 감동은 덜하겠지만 분명히 놓친 부분들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변호인'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님의 과거 변호사 시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개봉하기 전부터 주목을 받은 영화입니다. 

정치적인 이슈를 일으킬 수도 있는 영화이기에 개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변호인은 개봉 첫 날, 23만 관객을 동원하고 1월 1일 현재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1000장 예매 취소 등의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변호인은 꾸준한 인기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저는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나서 너무 재미있다는 이유로 주말에 부모님과 변호인을 한 번 더 관람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송우석'이라는 고졸 법조인이 대구에서 판사를 하다가 부산에 내려와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송우석은 부동산 등기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부산에서 제일 돈 잘 벌고, 잘나가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립니다.

송우석은 7년 전,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자녀가 생기고 점점 돈이 궁해지는 중에 한 국밥집에서 밥을 먹고 돈을 내지않은 채 도망치는 일을 저지릅니다. 

큰 죄책감에 빠진 송우석은 다시 공부에 열중하여 변호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어서 7년 전 그 국밥집을 찾아갑니다. 7년 전 일을 사과하고 그 국밥집의 단골손님이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국밥집 사장님의 아들인 '진우(시완 분)'가 '부림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부림사건은 '부산의 학림 사건'이라는 뜻으로 1981년 군사독재 정권이 집권 초기에 권력을 잡기 위해 일으킨 부산 지역의 용공조작 사건을 말합니다.

영화에서는 9명의 학생들이 만든 책읽기 모임을 '공산주의 찬양 모임'으로 몰고 그들이 읽는 책들을 '불온 서적'으로 취급하여 사상범으로 체포당합니다. 

그들은 약 60일간 구타를 동반한 물고문, 통닭구이 등의 온갖 살인적 고문을 당하면서 자신들이 '빨갱이'라고 강제로 자백합니다. 고문으로 인한 자백이라는 것을 눈치 챈 송우석은 스스로 부림사건의 변호인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부당한 권력과 당시 학생들이 읽은 책들을 불온서적이라 판단했던 검열관과 학생들을 고문했던 형사의 허위 진술로 인해 송우석 변호사는 어려움을 당하지만 항상 철저한 조사와 논리적인 변호로 검사와 판사를 당황하게 합니다.

극중에서 송우석은 당시 고문을 담당했던 '차동영(곽도원 분) 형사'와 만나게 되는데, 차동영 형사가 송우석 변호사를 때려눕히고,  흘러나오는 애국가에 맞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에서 차동영 형사는 송우석 변호사에게 "진정한 애국이 뭔지 생각해봐." 라는 말을 합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동영 형상가 말하는 진정한 애국은 무엇일까요? 군사 정권의 명령을 따르면서 국민들을 괴롭히는 것? 아니면 그런 국민들을 위해 노력하는 것?

영화 중간에 송우석은 술에 취해 이런 말을 합니다. "대학생들 시위로 바뀔 만만한 세상이라면 내가 12번도 더 바꿨어. 세상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계란을 백날 던져봐라. 바위가 깨지나..." 그 말을 들은 국밥집 아들 "진우는 바위는 아무리 단단해도 죽은 거라고, 계란은 깨어나서 언젠가는 바위를 넘는다... 이런 말도 못들어봤습니까?" 


진우의 말에 송우석은 느낀 게 많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물론 저도 느낀 게 많았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송우석은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결국에는 부림사건 변호인까지 맡게 된 것입니다.


송우석은 학생들이 읽은 불온서적이라 판단되었던 책들을 모두 읽어봅니다. 하지만 공산주의에 대한 찬양이나 사회주의 옹호에 관련된 것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6.25 때 참전했던 역사가가 쓴 책이고 서울대에서도 권장했던 책이라는 것을 알고, 빨갱이 몰아가기를 실시한 부당한 정부에 대한 분노를 느낍니다.


송우석이 차동영 형사를 심문하면서 차동영이 국가가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송우석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흐느끼며 말합니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참 당연하면서도 감동적인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당연한 것이 지켜지지 않던 시대.. 지금이라고 다를까요? 지금도 종북이니 뭐니 국민들에게 겁을 주며 민주주의를 숨기고 있습니다.

정치나 사회에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영화 변호인에서 나오듯이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이 지켜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영화평들을 보면 '노무현 영웅화를 위한 영화', '뇌물 대통령 미화'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많은데, 영화는 펙트를 가지고 만들었고 결코 특정 인물을 찬양하기 위해서 만들어 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영화 변호인은 우리 국민들을 위해 제작된 것입니다. 영화는 영화입니다. 그런 영화가 개봉하여 인기를 끄는 것에 겁을 먹어 돌아가신 분까지 욕하며 현 정부를 옹호하는 모습이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영화에서 말하는 것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한 인권 변호사의 이야기이고 그 사람의 노력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 아닐까요?


저도 올해부터 성인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의무가 생긴 것입니다. 학생이기에 기피했던 사실들, 사회의 진정한 모습 이런 것들을 이제는 정말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변호인
감독 양우석 (2013 / 한국)
출연 송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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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들과 '관상'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잔뜩 나오는 영화라 예전부터 계속 보고싶어 했던 영화였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요즘 읽고 있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이라는 만화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이고, 책의 내용과 영화의 내용을 비교하며 역사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1 - 관상이라는 소재
관상이라는 영화는 그 영화 나름대로의 매력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한국적인 영화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광해라는 영화는 '지위가 낮았던 사람이 왕이 되어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서양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상이라는 영화에서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사람의 과거와 인생 팔자를 한 번에 꿰뚫어보는 '관상'이라는 참신하고 동양적인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 내경(송강호 분)이 관상으로 사람들을 인생 점을 쳐주고,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아주면서 점점 유명해져 나름대로 쉽게 지위가 높아지는 모습은 인생역전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2 - 배우들의 연기력
관상에는 송강호, 김혜수, 조정석, 백윤식, 이종석, 이정재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화려한 캐스팅 때문에 개봉전부터 눈길을 끌었습니다.


방금 소개했던 분들이 전부 주연으로 설정되어 있을 정도록 인물 한명 한명의 비중이 크고, 역시나 영화속에서도 톡톡 튀면서 완벽한 연기력으로 영화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너무 많이 등장해서 중간중간에 급박한 스토리 전개를 이해하는데 혼란이 오기도 합니다. 

그래도 배우분들의 연기력 덕분에 영화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맛이 있습니다. 특히나 관상가 내경 역을 맡은 송강호 씨의 연기를 보면서 '역시...'하는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설국열차 촬영 후에 바로 관상을 촬영했다고 해서 설국열차의 '남궁민수 역' 분위기가 남아있을 것 같았는데, 영화 관상 속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송강호 씨는 영화에서 연기를 할 때마다 진짜 그 영화 속에서 사는 사람같습니다.  
그 만큼 그 분이 연기를 하면서 열정과 열의를 가지고 캐릭터에 집중한다는 뜻이겠죠.


영화 관상의 매력3 - 수양대군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의 5대 왕 문종이 즉위해 있을 시기입니다. 그 때는 문종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아직 정치를 하기에는 어린 세자가 남겨져 있었기에 문종이 죽고, 왕의 자리를 넘보는 자들이 넘쳤습니다.

특히나 세종대왕의 둘 째 아들이자 문종의 동생인 '수양대군'은 왕의 자리에 대한 욕심이 넘쳐나는 인물이었고, 문종은 그를 두려워 하여 관상가 내경을 시켜 김종서와 함께 수양대군을 경계하라고 했습니다.

책에서 그려진 수양대군의 모습


영화의 중간에 수양대군(이정재 분)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느껴졌던 수양대군의 엄청난 포스와 위엄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수양대군의 얼굴을 보고 단번에 왕의 자리를 빼앗을 역적의 상이라는 것을 알아 본 내경은 그를 막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미 수양대군의 힘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고, 수양은 점점 왕의 자리에 가까워 집니다.


늑대와 비슷한 동물인 이리의 상이라고 하는 수양대군은 자신의 집을 왕이 앉는 자리처럼 꾸며놓고, 왕의 옷을 입고 잔치를 여는 등 왕에 대한 욕심을 끊임없이 드러냅니다.

영화 신세계부터 이어진 이정재씨의 포스 덕분인지 야심에 찬 수양대군의 모습은 무척이나 멋있으면서도 내경에게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고 물어보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치기도 합니다.



영화 관상의 매력4 - 역사적 메시지
영화의 후반부에는 수양대군이 단종에게서 왕위를 빼앗는 계유정난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역사적인 기록으로 수양대군이 승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보기 때문에 긴장감이 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바꾸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노력하면서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려는 관상가 내경의 모습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계속 숨겨진 인물로 등장하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는 계유정난에서 수양대군이 왕이 되도록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인물로써 제가 본 조선왕조실록 만화책에서도 비중 큰 인물로 등장합니다.

그 사람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긴장감을 조성하고,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작은 소름? 또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요소입니다.


영화 마지막에 내경과 정체불명의 남자가 대화하는 씬이 있는데, 거기에서 내경이 "사람의 인생을 비롯한 역사는 파도와도 같다."라는 말을 합니다.

인생과 역사는 파도처럼 크게 올라왔다가 또 금방 내려가면서 쓰려간다는 것이죠. 조금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뭔가 멋진 말인 것 같습니다.



제가 '광해'라는 영화를 엄청 재미있게 본 이후로 사극 영화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생겨서 무척이나 설레는 기분으로 영화관에 들어갔습니다. 

사실 영화는 기대했던 것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광해처럼 완전 웃기고, 긴장감있고, 메시지도 주는 사극을 기대했던 터라 관상이라는 영화를 보며 광해만큼의 감명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상이라는 영화가 가지는 여러 가지 독특한 매력을 통해 충분히 재미를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컴퓨터로 '디스트릭트9'이라는 영화 한 편을 보자고 하셨습니다. "어떤 영화에요?"라고 물었더니 아버지는 "골때리는 영화"라고만 대답하셨습니다.


아버지의 거창한 소개 덕분에 '디스트릭트9'이라는 영화를 엄청나게 기대하며 보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아버지 방에 앉아서 컴퓨터의 작은 모니터 화면에 집중을 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초반에는 무슨 다큐멘터리처럼 전개되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현상에 대한 지루한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했지만 내용은 절대로 평범한 다큐가 아니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28년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한네스버스에 불시착한 거대 우주선에서 발견된 외계인들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것을 마치 진짜인 것처럼 현실적인 다큐멘터리 같은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영화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남아공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의 통제와 관리에 대한 것입니다. 영화에서는 가상의 외계인 관리국 'MNU'가 등장하고, MNU로 인해 외계인 수용구역 디스트릭트9이 만들어집니다.


MNU의 통제하에 남아공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은 28년간 디스트릭트9에서 임시 수용되는데, 외계인들로 인해 요한네스버스 인근이 무법지대가 되버리고, 남아공 시민들은 불만을 표출합니다.

결국 MNU는 외계인 수용구역(디스트릭트9)을 강제 철거하기로 하고, 최대한 빨리 철거시키기 위해 외계인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말이 '이주'지 사실은 강제로 쫒아내는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외계인들을 강제이주시키는 과정에서 외계인들에게 총을 겨누고 외계인들의 집을 불태우며, 그들의 자녀를 인질로 삼거나 외계인들의 알을 제거하여 낙태시키는 등의 추악한 행위를 일삼습니다.

영화의 중반부까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갑자기 극영화 형식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있습니다. 바로 철거 계획의 책임자인 '비커스'라는 인물이 미확인 외계물질에 노출되는 사건입니다.


외계물질로 인해 비커스의 몸은 점점 외계인의 몸처럼 변해가고, MNU는 외계인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 비커스라는 것을 알고 비커스를 추적합니다.

비커스는 MNU에서 도망쳐 외계인 수용구역으로 가게 되는데, 그 곳에서 외계인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인간으로 돌아갈 방법을 고민합니다. 

비커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외계인의 모습으로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과 자신을 이용하려는 인간들에 의해 정체성에 혼란을 가지게 되고, 이제는 인간들을 적으로 싸우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외계인과 인간 중 누가 악인지를 분별할 수 없게 만듭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메시지는 인간의 잔인함인 것 같습니다.

비커스가 잡혀간 MNU 연구실에서는 외계인들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적인 생체실험과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외계인들의 목숨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잔혹한 실태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충격적인 장면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보통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외계인을 적으로 하여 맞서는 인간들의 모습을 다루는데, 이 영화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처럼 오히려 인간들이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외계인들에게 폭력을 일삼는 모습을 다룹니다.


사실 이 영화는 '닐 블롬캠프'라는 감독인 2005년에 만든 '얼라이브 인 요한네스버그'라는 단편영화를 기초로 하여 그 감독이 다시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얼라이브 인 요한네스버그라는 6분짜리 영화에서도 역시 남아공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이 인간에게 받는 규제와 폭력에 대한 메시지를 언급합니다.

영화 아바타와 마찬가지로 저 영화들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이 바로 현대사회에서 고통받고 있는 소외계층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도 영화속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처럼 인간들이 정해놓은 통제와 규제 속에서 천대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인공 비커스가 외계인의 힘으로 인간들에게 대항하는 모습으로 하여금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것입니다.


외계인이라는 존재와 외계인들에게 벌이는 잔인한 일과 폭력은 영화의 상상력에 불과하지만 분명히 우리 현실을 반영하고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현재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해 준 영화인 것 같습니다.

디스트릭트 9
감독 닐 블롬캠프 (2009 / 뉴질랜드,미국)
출연 샬토 코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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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 날에 삼촌 식구와 다함께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모처럼 식구들이 모였으니까 재미있는 영화나 한 편 보자고 아버지가 제안하신 겁니다.

설 전 날, 식구들과 함께 본 영화는 요즘 흥행하고 있는 '7번방의 선물'이었습니다. 현재 한국 영화에서는 8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라고 합니다.

인기가 있는 영화인 만큼 기대를 많이 하고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영화 내용이 감동적이라고 해서 나름 눈물을 흘릴 준비까지 했습니다.

영화는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마지막에는 감동의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에 나오는 웃긴 장면들 덕분에 실컷 웃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빠 이용구(류승룡 분)와 그의 씩씩한 딸 예승이(갈소원 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한 편의 동화같은 이야기입니다.

이용구와 예승이는 가난하지만 아빠로서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나름대로 힘든 사회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이용구는 딸이 갖고싶어하는 세일러문 가방 파는 곳을 가르쳐준다는 한 아이를 따라 시장으로 들어가다가 그 아이가 얼음에 미끄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이용구는 지적장애로 인해 의사표현을 잘 하지 못해서 그 아이를 살해한 살인범으로 지목됩니다.

게다가 이용구는 현장에 쓰러진 그 아이를 살리기 위해 옷을 벗겨 혈액순환을 돕고 인공호흡을 시도하는 모습을 오해하여 성추행을 했다는 누명까지 받습니다.


또 하필 죽은 아이가 경찰청장의 딸이라 권력의 압박으로 경찰들은 이용구가 지적장애가 있다는 것을 이용하여 이용구가 범인임을 확정시켜 교도소에 가게 됩니다.

감옥에 간 이용구는 혼자 남아있을 딸 예승이만을 생각하며 애틋한 딸바보 아빠의 전형적인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이용구는 감옥에서 비록 어린 지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 만큼 순수한 마음으로 같은 교도소에서 함께 7번방을 쓰는 소양호(오달수 분)을 구해주고 교도소에 불이 났을 때 교도소의 소장(정진영 분)을 구해줍니다.


이용구의 순수한 마음과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해 감동한 교도소의 많은 사람들은 이용구를 위해 그의 딸 예승이를 교도소로 데려오게 됩니다.

이용구가 있는 7번방에서 마치 선물처럼 등장한 자신의 딸 예승이를 보고 이용구는 너무나 기뻐하며 교도소에 온 예승이를 맞이합니다. 


비록 교도소지만 이용구와 예승이는 함깨 지내며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이용구는 2심 재판에 서게 됩니다.

이용구는 7번방 사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지만 결국에는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결국에는 사형 선고를 받게 됩니다.


재판을 할 때 잘못했다고 소리치는 이용구의 모습이 얼마나 안타깝던지.... 결국 이용구는 사형을 선고받고 예승이와 슬픈 이별을 하고 영화가 끝이 납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영화는 충분히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만큼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영화의 나오는 명품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이용구 역의 류승룡씨 연기는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게다가 예승이를 연기한 아역배우 갈소원 양의 연기도 너무나 씩씩하고 똘똘한 어린 소녀의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보고 너무 억지같다고 느낀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먼저 이용구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이용구가 정말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해도 이용구는 지적장애가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상황판단능력이 없기에 사형선고를 받을 수 없는 걸로 알고있습니다.

형사 소송법 469조를 보면 심신장애인에 대해 사형집행을 정지하고 회복 후에 집행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이용구는 재판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사형을 당합니다.

애당초 지적장애를 가진 이용구가 정신이 멀쩡한 일반 죄수들과 같은 교도소 방을 쓴다는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또 영화 중간에 사형 선고를 받은 이용구와 그의 딸 예승이를 위해 교도소 죄수들이 힘을 모아 열기구를 만들어날려보내는 장면이 있습니다.


영화상에서 감동적으로 아빠와 딸의 아름다운 모습을 주려는 장면인 것 같았는데 영화가 너무 판타지로 가버리는 것 같았고 저는 솔직히 좀 '깬다'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용구를 계속 범인으로 몰아간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사법부와 경찰청 등을 비꼬아 무자비한 권력에 대해 비판하려고 한 것 같은데 경찰청장이나 검사 같은 사람들을 너무 치졸한 악당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이것말고도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영화 후반에 억지로 눈물을 쥐어짜도록 하는 느낌의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만큼 많이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감동적이기에 이 영화가 흥행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단순히 감동적이고 슬플 영화였다고 별로 그렇게 큰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사람과 사람간의 정과 아빠와 딸의 따뜻한 가족애, 그리고 보는이를 미소짓게 하는 주인공 이용구의 순수한 모습이 있었기에 이 영화는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이환경 감독이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고 한 것일까요? 조금은 유치할 수도 있는 뻔한 스토리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영화는 충분히 재미있고 감동도 있었지만 제가 하고싶은 일이 영상 관련 직종이기에 영화를 볼 때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모든 면에서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현실을 반영하는 영화의 세계에서 계연성과 현실성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번에 본 7번방의 선물이라는 영화에 대해 현실성과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많이 드러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한국 영화가 많은 영화들을 비롯하여 끊임없이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7번방의 선물
감독 이환경 (2012 / 한국)
출연 류승룡,박신혜,갈소원,오달수,박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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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랜만에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는데 학교에 일이 있어서 잠시 갔다가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1997년도에 개봉한 세계적인 명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와 혼동할 수도 있는데, 제가 본 영화는 작년에 개봉한 김주호 감독의 한국 영화였습니다.

1997년도에 개봉하여 1995년에 재개봉을 했을 만큼 세계적인 큰 인기를 끌었던 빅터 클레밍 감독의 미국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입니다.

제가 이번에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영화는 조선 시대 영조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에는 얼음이 금보다 귀한 권력의 상징이었습니다.

권력이 있으면 그 권력을 독점하려는 자가 분명히 생기는 법, 좌의정 '조명수'라는 자가 얼음을 독차지하여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행합니다.


조명수의 영향으로 피해를 당한 사람이 몇 명 있었으니 그 중 한 명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였던 이덕무(차태현 분)는 사람이었습니다. 조명수 때문에 이덕무의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귀양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조선의 유명한 무관이었던 '백동수(오지호 분)'는 서빙고에서 일하며 얼음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나 조명수에 의해 서빙고 관리 자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이덕무의 절친한 친구 또한 조명수 일행에 의해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에 분노한 이덕무는 조명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수많은 세월 동안 책과 공부에만 몰두하여 조명수의 뒤통수를 칠 엄청난 계획을 생각해 냅니다.

바로 조명수가 독차지하고 있는 얼음 3만 정을 통째로 훔치는 것입니다. 얼음을 훔치고 조명수와 거래를 하여 얼음을 값비싸게 다시 팔아넘기는 것입니다.

이 거대한 계획을 실행하기 위하여 이덕무는 우선 조명수에게 원한이 있는 백동수와 손을 잡습니다. 그리고 이덕무와 백동수는 일에 필요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돈을 지원해 줄 한양 최고의 돈줄 '장수균(성동일 분)', 도굴 전문가 '홍석창(고창석 분)', '폭탄 제조 전문가 '석대현(신정근 분)', 변장술의 달인 '김재준(송중호 분), 신속 정확 마차꾼 '김철주(김길동 분), 정보 전문가 '유설화(이채영 분) 등 각 분야 최고의 실력자들을 불러 모읍니다.

이들을 데리고 이덕무는 3만 정의 얼음을 훔치기 위해 본격적으로 작전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만 들으면 굉장히 유치할 것 같은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얼음을 훔친다는 스토리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영화는 시대적 배경을 정확히 담아내어 조선 왕권 다툼이 주가 되면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영조가 죽고 다음 왕위에 오를 왕을 결정하는 시기에 벌어지는 왕권, 권력 다툼이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요소입니다.

영화 속 이야기는 사극 드라마에서 몇 번 등장하였던 '정조(이산)'가 왕이 되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산이 왕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명수가 갖은 술수를 다 써보지만 결국은 이덕무와 백동수에 의해 이산이 즉위하여 정조가 탄생합니다.


이렇게 역사적인 사건들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되는 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역사적인 의의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 이덕무와 백동수 등 많은 인물이 실제로 조선 시대 때 활동했던 실존인물이라고 합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얼음을 훔친다는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가 아닌 영화에서 만들어낸 픽션(허구)이지만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이덕무가 자신의 동료 백동수의 여동생인 '수련'을 평소에 좋아하여 영화 중간 중간에 '처남'이라고 부르는 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그때마다 백동수는 이덕무에게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화내고는 했는데, 저는 그 장면이 그냥 영화상에서의 코믹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덕무와 백동수는 영화에서만 아니라 실제로도 처남, 매부 관계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둘은 아주 친한 관계였다고 하네요.


조선 시대 이야기라 기록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실제로도 이덕무와 백동수의 사이가 좋았다고 하니 영화가 더 현실성 있고 재미있었던 것 같네요.


영화는 백동수와 이덕무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저는 그 두 사람보다 얼음 훔치기 작전의 멤버 중 한 명인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이라는 캐릭터가 기억에 남습니다.

두 캐릭터는 아주 인상 깊은 매력이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였으니까요. 우선 폭탄 제조 전문가 대현은 폭탄을 너무 많이 만들다 보니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설정의 캐릭터였습니다.

그래서 항상 회의할 때에도 말귀를 잘 못 알아먹어서 뒷북을 치면서 항상 코믹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현은 엉뚱한 성격과 웃긴 행동과는 다르게 폭탄 제조 실력만큼은 최고였고 자신이 만든 폭탄에 대한 멋진 장인정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자신이 새로 발명한 신형 폭탄으로 위험에 빠진 모두를 구하는 등 꽤 비중 있는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현 말고도 영화에 나오는 얼음 훔치는데 참여했던 모든 캐릭터가 모두 자신만의 특징과 매력이 있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진정한 묘미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현과 함께 폭탄을 만들었던 꼬맹이 정군이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영화 틈틈이 어린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말투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정군은 대현과 폭탄을 만들던 중에 눈썹이 타버리는 일이 있습니다. 그 장면이 영화에서 좀 강조된 것 같아서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영화 마지막에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갑자기 어떤 청년이 궁에 들어와 정조 왕에게 인사를 드리며 자신의 이름이 정약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정약용이라고 하는 청년의 눈썹은 마치 탄 것처럼 세 개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대찬 꼬맹이 정군이 커서 정약용이 된 것입니다. 실제로도 정약용은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았다가 눈썹이 셋으로 나뉘어 있었다고 합니다.


정약용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아는 조선의 유명한 실학자이자 개혁가입니다. 그런데 영화에 나오는 꼬맹이가 갑자기 정약용이 되는 게 현실성이 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꽤 재미있고 소소한 반전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반가운 역사적인 인물들을 재미있고 친근한 캐릭터로 만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감독 김주호 (2012 / 한국)
출연 차태현,오지호,민효린,성동일,신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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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말에 집에 올 때마다 꼬박꼬박 챙겨보는 드라마가 하나 있습니다. 그 드라마는 바로 SBS에서 방영하는 월, 화 드라마 '드라마의 제왕'입니다.

드라마의 제왕은 매주 월요일, 화요일 저녁에 방영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고있는 저로써는 본방사수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말에 와서 반드시 재방송이나 다운받아서 드라마의 제왕을 챙겨봅니다. 그 만큼 저에게 재미있고 애정이 많이 가는 드라마가 바로 드라마의 제왕입니다.

드라마의 제왕 줄거리는 몇 년간 드라마계에서 성공을 이루고 드라마계를 정복한 김봉달(김명민 분)의 이야기입니다.

- 드라마의 제왕 줄거리
극중에서 김봉달은 어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시력을 잃은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았습니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돈도 내지 못하고 항상 맞고 가난에 허덕이며 힘겹게 살아가는 앤서니킴에게 유일하게 힘이 되는 건 TV에 나오는 드라마였습니다.

어릴 때 자신의 힘이 되어 준 드라마를 보면서 자기도 반드시 멋진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앤서니킴'으로 이름을 바꾸고 드라마판에 뛰어듭니다.

가난하게 살던 앤서니킴에게는 오직 돈만이 모든 일의 목표였습니다. 돈을 얻기위해서는 어떠한 짓이라도 다하면서 앤서니킴은 드라마계에서 성공을 합니다.

하지만 더러운 방법으로 얻은 자리는 금방 내려오게 되는 법! 갖은 더러운 방식으로 권력을 가진 앤서니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고 결국 앤서니킴은 자신이 무시해 온 많은 사람들의 배신으로 드라마의 제왕 자리에서 쫒겨납니다.

그렇게 드라마계에서 쫒겨나고 앤서니킴은 다시 재기하기 위해 3년동안 방황하며 사업도 해보고 드라마 제작도 시도해보지만 하나같이 전부 망하고 맙니다.

그러다가 앤서니킴은 일본의 대기업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예전에 자신이 드라마계에서 짓밟았던 이고은 작가(정려원 분)를 찾아가 화해를 하고 100억의 투자를 받아 다시 드라마 제작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앤서니킴이 재기하기 위해 만든 드라마는 극중극 '경성의 아침', 일제시대를 살아가는 한 남자의 치열한 사투와 그를 사랑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느와르 멜로의 새로운 드라마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앤서니의 재기를 그냥 두고볼 수는 없는 앤서니킴의 수 많은 적들.... 드라마 경성의 아침의 성공을 방해하는 사람들 속에서 과연 앤서니킴은 다시 성공할 수 있을까요?


- 드라마의 제왕이 재미있는 이유
드라마의 제왕은 시청률이 7.5% 정도로 꽤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청률과는 상관없이 드라마의 제왕을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제 꿈이 바로 드라마에 나오는 앤서니킴이나 다른 감독들, 드라마 관계자들과 아주 비슷한 업종입니다. 아직 제 장래희망을 정확히 정하지는 않았지만 방송관련 직종으로 공부를 하고있는 저에게는 아주 도움이 많이 되는 드라마가 바로 드라마의 제왕입니다.

실제로 드라마의 제왕의 연출을 맡고있는 홍성창 감독도 드라마의 제왕에 나오는 드라마 제작현장은 현실과 거의 100% 비슷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드라마의 제왕을 보면서 앞으로 제가 가게 될 방송 관련 직종의 현장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관심있어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예전에서 드라마 제작을 다루는 드라마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 '온에어' 등 극중극을 소재로 제작된 드라마는 많이 있었지만 저는 그 중에서 온에어라는 작품을 보았습니다.

온에어 또한 굉장히 재미있는 드라마였습니다. 하지만 온에어는 드라마 제작 현장의 모습을 다루기 보다는 제작사와 제작사와의 갈등, 배우와 작가와의 갈등, 그리고 극중극의 내용에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그에 비해 이번에 본 드라마의 제왕은 극중극 경성의 아침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앤서니킴이 치열하게 노력하여 드라마를 제작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덕분에 드라마의 제왕 시청자들은 인물간의 갈등을 보며 카타르시스나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을 느낄 수는 없지만 실제로 드라마가 제작되는 과정을 세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제왕에도 적당한 러브라인과 시련을 이겨내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흥미진진하고 속도감있는 이야기 전개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드라마의 제왕에 애정이 많이 가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 앤서니킴이 악역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드라마상에서 실질적인 악역은 따로 있지만 앤서니킴 또한 치졸하고 비겁한 방법으로 살아온 나쁜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런 앤서니킴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드라마의 제왕을 보면서 마치 제가 악역이라도 된 듯 앤서니킴이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벌이는 각종 치졸한 일들이 마치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앤서니킴 역을 맡은 김명민의 흡입력있는 연기력이 그 만큼 대단하다는 것이겠죠. 여튼 그렇게 더럽고 치사한 앤서니킴에게서도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점점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악덕 드라마 제작자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을 배려하고 가족처럼 챙겨주는 따뜻한 대표님으로 변해가는 앤서니킴의 성장 모습도 이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드라마상에서 기대되는 러브라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극중극 경성의 아침을 연기하는 두 주연배우 강현민(시원 분)과 성민아(오지은 분)의 러브라인입니다.

러브라인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지만 맨날 주연의 자존심 싸움으로 드라마상에서 코믹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두 배우가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특히 촬영을 할 때마다 온갖 유치한 방법을 동원하여 서로를 골탕먹이는 모습은 정말 심술 가득한 애처럼 귀여운 것 같습니다.
 

둘은 서로를 무척 싫어해서 극중극 경성의 아침 멜로씬도 굉장히 꺼려하는 관계지만 여러가지 오해와 사건 때문에 둘은 스캔들이 터지게 됩니다.

둘 사이에 얽혀버린 스캔들에 황당해 하는 둘의 모습은 정말 보는 이의 웃음을 터지게 합니다. 드라마의 제왕은 14회까지 방영되었고 마지막회까지 4회가 남았으니까 앞으로 둘의 관계도 어떻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어제(12월 1일) 오랜만에 부모님과 쇼핑도 하고 영화도 한 편 봤습니다. 부모님과 본 영화는 26년이라는 영화였습니다.

26년이라는 영화는 저희 가족이 모두 평소에 좋아하던 만화가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였습니다. 덕분에 꼭 가족 모두가 함께 보기로 했던 영화였습니다.

저도 역시 만화가 강풀님의 작품을 모두 보았고 또 모든 작품들을 다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26년이라는 만화는 너무 재미있어서 책으로 8번이나 읽었던 작품입니다.

그래서 26년이라는 작품이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지기를 바랬고 만화와는 또다른 감동을 기대하며 영화제작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중 2009년에 '29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 제작에 돌입했지만 아쉽게도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영화 제작이 무산되었다고 했습니다.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뒤, 수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26년이라는 영화가 다시 제작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본 영화가 바로 26년입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전체적인 평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영화는 원작 만화보다는 재미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 자체의 내용은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원작부터가 '복수'라는 소재를 사용하면서 보는 이들에게 카타르시스와 간접적인 통쾌함을 주는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강풀의 26년은 단순히 독자들에게 시각적인 쾌락을 주기위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항쟁의 아픔과 고통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잘못된 과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을 담은 작품입니다.

정치적인 문제로 영화 제작에 고난을 겪기도 했지만 이렇게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오래전에 26년이라는 만화를 보고 제가 26년의 영화화를 맡은 영화감독이라고 상상하면서 영화를 어떻게 만들지 생각해 본 적도 많이 있습니다.

그 만큼 저는 26년이라는 작품이 영화화되기를 기다렸고 이번에 개봉한 영화 26년을 보면서 계속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그렇게나 좋아했던 만화가 영화화되다니...

영화 26년의 줄거리는 1980년 광주민주화 운동의 시절을 보여주면서 시작됩니다. 너무나 잔인한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잔인한 과거를 절대 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광주의 수많은 시민들이 폭도라 불리며 군인들의 총칼에 무참히 죽어가고.. 그리고 그 잔혹한 일을 명령한 대한민국의 11대 대통령

영화는 광주민주항쟁 때 죽어나간 희생자들의 자녀들이 당시 대통령 전두환을 암살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영화입니다.

곽진배 역을 맡으신 진구 분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광주사태로 인해 아버지를 잃은 '곽진배(진구 분)'는 건달 생활을 하며 어머니를 모시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김갑세(이경영 분)'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광주 사태로 인해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는 전두환의 자택앞에서 분신자살을 하면서 고아가 된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한혜진 분)'은 '김주안(배수진 분)'이라는 사람을 통해 어떤 곳으로 가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광주 사태로 누나를 잃은 '권정혁(임슬옹 분)'은 사회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경찰이 되었지만 역시나 권력의 더러움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 세 인물은 모두 김갑세와 김주안이라는 사람들에 의해 한 곳에 모이게 됩니다. 김주안을 포함한 이 네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광주 사태 때 가족을 잃었다는 것.

그리고 김갑세는 광주 사태 때 시민들을 죽였던 계엄군 중 한 명으로써 자신의 과거를 용서받고 자신에게 총을 들도록 명령한 장본인에게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계획합니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광주 사태 때 시민들을 죽이라고 명령한 그 사람을 단죄하는 것'그들은 각종 방법을 동원하여 그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단지 전 대통령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보호하는 사람들과 경찰들 영화의 마지막에 경찰들이 곽진배의 패거리들을 몽둥이로 패는 장면이 있는데 마치 26년 전 광주 사태 때의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2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러도 권력으로 사람들을 위협하는 현실 또다시 아픈 과거가 영화에서 반복되는 것을 보고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영화의 결말에서는 심미진이 그 사람에서 저격총으로 총을 겨누고 '탕' 하는 총소리와 함께 끝이 납니다. 만화와 똑같은 결말이었습니다.

그 사람을 과연 죽였는가? 실패했는가? 는 끝내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두환 암살의 성공 여부가 이 영화의 핵심이 아닙니다.

영화에 나오는 광주 항쟁 희생자의 유족들의 상처가 얼마나 깊었고 얼마나 고통받으며 살아왔으며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만 했던 이유에 집중에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영화를 보며 복수의 진행과정보다는 복수를 해야만하는 이유와 절대로 아픈 과거를 잊지않고 똑같은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전두환의 이름이 언급되지는 않지만 '그 사람'이라는 명칭으로 계속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배역을 맡은 분은 영화 도가니로 유명해지신 장광이라는 배우입니다.

장광이라는 배우에게 개인적인 감정은 없지만 영화 도가니에서 악역을 맡은 장광씨를 보면서 '우와 저렇게 진짜 나쁜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더 장광이라는 배우가 '그 사람'이라는 악역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만화에서는 '그 사람'의 대사가 별로 없었는데 영화에서는 더욱 악역처럼 연출하기 위해서였는지 관객을 화나게 하고 어이없게 만드는 대사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재미있었지만 너무 만화 원작에 충실하다보니 비현실적인 요소가 너무 많았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총을 겨누고 쏘지는 않고 1~2분 동안 길게 말만 해대고 그러다가 또 총을 맞지를 않나;;;

너무 메세지를 많이 주려다보니 오히려 지루해지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결말에서도 제가 만약 주인공이었다면 굳이 총을 사용하지 않고 때려서 죽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에 본 영화 26년은 메세지는 분명했지만 저는 원작 만화에서 느꼈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만화보다 생동감이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나서 집으로 오는 길에 택시 기사 아저씨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영화는 재미로 보는거지, 영화는 영화일뿐이야." 

 
학교에서 수학 수행평가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프로젝트 중에서 선택하여 제출하는 수행평가였는데 저희 조는 영화보기를 선택했습니다.

수학에 관련된 영화를 보고나서 감상문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물론 선생님께서 추천해 준 영화중에서 영화를 골랐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영화는 일본의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용의자 X의 헌신' 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예전부터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해서 계속 보고싶어 하던 영화였는데 마침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나 책을 보시지 않은 분이라면 끝까지 읽는 것을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충격적인 반전이 매력이 영화니까요.

영화의 줄거리는 야스코가 자신의 딸과 함께 자신의 전 남편인 토가시 신지를 죽이게 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전 남편이 끊임없이 가정적인 압박을 가하자 충동적인 살인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옆집에 살고있는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테츠야라는 남자가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사실 이시가미는 예전부터 야스코를 몰래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시가미는 자신이 사랑하는 야스코의 살인을 외면할 수 없었고 결국에는 그녀를 도와주기로 결심을 하게 됩니다.

이시가미의 도움으로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 야스코는 전 남편 토가시 신지의 용의자에서 점점 멀어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야스코를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두 명의 경찰들은 한 대학에서 물리학 교수를 하고있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에게 토가시 신지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에 유카와 교수는 자신의 추리대로라면 죽은 토가시 신지의 전 아내인 야스코가 범인이라는 것을 확신하지만 분명히 그녀를 도와준 또 한 명의 인물이 더 있을거라 생각하고 야스코의 집으로 가게됩니다.

그러다가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와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가 만나게 됩니다. 사실 그 둘은 대학동기였고 대학 시절에 가장 친한 친구사이였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가와 함께 술도 마시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둘은 다시 친분을 쌓아갑니다. 그리고 유카와는 친구라는 명분으로 계속 이시가미의 행동들을 살펴봅니다.

그러면서 유카와는 점점 야스코가 범인이며 이시가미가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점점 확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살인사건이 발생한 시간에 범인인 야스코는 자신의 딸과 영화를 보러갔다는 명확한 알리바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가고 경찰은 야스코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없자 이번에는 이시가미를 점점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시가미 또한 자신이 계획한 완벽한 알리바이를 통해 경찰의 의심을 아주 쉽게 피해갑니다. 하지만 이시가미의 친구 유카와는 자신의 추리를 이용해 이시가미의 알리바이를 점점 풀어갑니다.

그러다가 유카와는 어느날 이시가미가 외모에 신경쓰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유카와가 알던 이시가미는 절대로 외모에는 신경쓰지 않고 오직 수학 연구에만 인생을 바치는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시가미가 외모에 신경을 쓴다는 것은 분명히 사랑에 빠진 것이라고 유카와는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유카와는 이시가미는 자신이 사랑하는 야스코를 분명히 도와줬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경찰의 의심이 심해지고 야스코의 가정에도 피해가 생기는 것을 느낀 이시가미는 결국 경찰에 가서 자신이 토가시 신지를 죽인 범인이라고 자수를 합니다.

사실이었습니다. 이시가미는 실제로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하지만 이시가미가 죽인 사람은 토가시 신지가 아니었습니다.

이시가미가 죽인 것은 갑자기 사라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길거리의 노숙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이시가미는 그 노숙자를 직접 죽이고 토가시 신지의 흔적을 남겨 토가시 신지가 죽은 것처럼 연출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 토가시 신지를 죽인 야스코는 살인사건이 발생한 당일날 딸과 함께 영화를 보러간다는 알리바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야스코는 사건이 발생한 날, 실제로 영화를 보러갔었고, 이시가미는 실제로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두 사람 모두 경찰 앞에서 긴장을 하지 않고 진실만을 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시가미는 야스코의 토가시 신지 살인을 감추고 자신이 직접 다른 사람을 죽여서 토가시 신지인척 하면서 경찰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끈 것입니다.


이시가미의 이런 완벽한 알리바이는 이시가미가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시험에 출제하는 문제들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시가미의 수학문제는 대부분 간단한 함정만 알아내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기하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함수문제인 것처럼 이시가미의 완벽한 알리바이도 결국 관점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도 풀 수 없는 문제가 되어버립니다.

이 모든 사실을 알아낸 유카와는 감옥에 수감되기 직전의 이시가미를 찾아갑니다. 자신이 믿었던 친구인 이시가미가 한 여자를 위해 끔찍한 희생을 저질렀다는 사실에 유카와는 화가 납니다.

하지만 이시가미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자신이 사랑하는 야스코에게 피해가 갈까봐. 자신이 야스코 대신에 살인범이 되어 감옥에 가는 것입니다.

유카와는 길을 걸으며 이시가미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아무도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뭐가 더 어려울까?'

아무도 풀 수 없는 문제를 풀었다는 말 자체가 모순적이기는 하지만 유카와는 이시가미의 풀 수 없는 알리바이를 풀어버립니다.

하지만 이시가미는 유카와에게 감옥에 가기 전에 이렇게 말합니다. '그 문제를 풀어도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아' 끝까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고 싶었던 이시가미의 헌신적인 모습이 부각되는 말이었습니다.


그 때 감옥에 가려고하는 이시가미 앞에 야스코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야스코는 눈물을 흘리며 이시가미에게 고맙다고 합니다.  또한 죄송하다며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이시가미와 야스코는 결국 함께 감옥에 가게 됩니다.

좋게 생각하면 이시가미와 야스코가 사이좋게 같이 감옥에 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야스코를 지키기위한 이시가미의 헌신과 노력이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는 슬픈 엔딩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한 한 수학자의 소름끼치도록 치밀하고 완벽한 계산으로 이루어진 알리바이와 그것을 풀려고 하는 물리학자의 대결, 그게 이 영화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이시가미의 살인 방법입니다. 야스코는 전 남편인 토가시 신지를 죽일 때 밧줄로 목을 졸라 죽입니다.

그런데 이시가미 또한 토가시 신지의 가짜 시신을 만들기 위해 노숙자를 죽일 때 야스코와 같은 방법으로 밧줄로 목을 졸라 노숙자를 살해합니다.

이시가미가 굳이 야스코와 같은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를 이유가 있었을까요? 토가시 신지의 가짜 시신이 발견되었을 때 밧줄로 살해되었다는 사실이 오히려 야스코가 진술하는데에 있어서 더 긴장하게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나름대로 이시가미의 여러가지 의도가 있었겠지만 결국은 관객이나 독자가 범행수법이 달라진 것을 알면 결말을 미리 예상할까봐 범행수법을 바꾸지 않도록 설정한 것 같습니다.

뭐 어쨌든 그런 점 빼고는 최고의 추리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주인공이 범인인데도 살인사건의 추리가 불가능한 것이 흥미로운 영화였습니다. 

어쨌든 이시가미가 사용했던 방법처럼 우리들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문제를 풀거나 어떤 일을 할 때 잘 풀리지 않는다면 관점을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용의자 X의 헌신
감독 니시타니 히로시 (2008 / 일본)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츠츠미 신이치,시바사키 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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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저희 태봉고등학교에 EBS에서 촬영을 하러 왔습니다. EBS가 기획하여 만든 책 중에서 '학교란 무엇인가?'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번 촬영은 그 주제를 가지고 전국의 여러 학교를 촬영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첫번째 학교가 바로 저희 태봉고등학교였습니다.

대안학교라는 이름의 여러 고등학교 중에서 특히 저희 태봉고등학교가 새로 지어진 학교로써 많은 궁금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태봉고등학교를 거의 1학기 내내 촬영했습니다. 학교의 수업부터 교사회의 학생회의 동아리 활동 및 인턴십 활동 등 학교의 거의 모든 모습을 세세하게 촬영했습니다.

수요일마다 거의 항상 오셔서 했는데 확실히 EBS라 그런지 촬영할 때 사용하는 장비가 학교 방송부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저는 가끔씩 EBS 감독님께 말씀을 드리고 EBS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카메라를 살짝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뭔가 제 꿈에 더 열정을 가지게 되는 느낌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튼 EBS가 기획한 방송 '학교의 고백 10부작' 에서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여주중학교와 비교하여 방송되는 것이었습니다. 

여주중학교는 일반 중학교로 학교의 규제가 심하고 소위 말하는 불량학생들에게 벌점을 주고 사회 봉사를 시키고 교장실에 불러서 혼을 내거나 성적 등 여러가지로 학생들에게 부담을 많이 주는 학교였습니다.

반면에 저희 태봉고등학교는 대안학교로써 학생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강압적인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학교였습니다.

태봉고등학교는 거의 대부분 학생들의 주도로 이끌어 나가는 학교입니다. EBS 방송에서도 그런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저희 학교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공동체 회의를 많이 강조했습니다.  공동체 회의는 학생과 교사가 모두 모여 학교의 중대사안을 결정하는 곳이라는 것이 공동체 회의의 핵심이었습니다.
 

EBS팀이 촬영을 할 당시에는 제가 학교 부회장을 맡고 있어서 제가 공동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 가끔씩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회장이라서 별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방송에 나온 공동체 회의의 안건은 바로 기숙사 생활과 개선방안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던 중 한 선생님이 콘돔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학교의 여러 곳에서 콘돔이 발견되어 학생들의 성문화가 흐트러진다는 발언이었습니다. 그 때 다른 선생님 한 분께서 회의를 촬영하고 있는 EBS팀에게 카메라를 잠시 꺼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때 학생들은 모두 하나같이 찍으라고 말합니다. 부끄러울 게 뭐가 있냐고, 절대로 숨겨야 하는 내용이 아니라며 EBS팀에게 촬영을 계속해 달라고 합니다.


태봉고의 영상을 본 여주중학교와 태봉고등학교, 각 학교의 선생님들이 나와서 서로의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희 태봉고등학교에서는 조정희 선생님과 박경화 선생님, 두 분 모두 미술 선생님이셨습니다. 두 선생님은 여주중학교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어떤 학교든 간에 아픔과 상처는 다 가지고 있다고, 태봉고등학교나 여주중학교만이 아픔과 학교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떤 학교라도 그런 아픔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아픔와 상처들을 숨길 것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든 드러내서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하며 무조건 숨긴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학교의 고백이자 저희 태봉고등학교 선생님들의 고백이었습니다. 너무나 공감되는 이야기였고 정말 저희 태봉고 선생님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선생님들이 멋있게 보였고, 너무나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선생님들이 저희들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친구들과 '광해 : 왕이 된 남자' 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 이병헌이 나오는 영화라 매우 기대하고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게다가 이병헌이 사극에 등장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 더욱 기대가 되는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병헌은 항상 현대적이고 복수를 하는 역할만 맡아왔기 때문에 사극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한 편으로는 이병헌이 사극에 어울리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그 걱정은 완벽하게 빗나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병헌의 연기력은 사극에서도 역시 통하였습니다. 호소력 짙은 이병헌의 강한 남성미를 뽐내는 왕 연기는 그야말로 소름끼치도록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시대의 정치라는 주제가 사극 영화에서 조금은 지루한 주제가 될 수도 있는데 지루함은 전혀 없고 오히려 이병헌의 진짜 왕처럼 강인하고 때로는 동네 아저씨처럼 포근한 모습이 반복되며 잠깐이라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병헌의 코믹연기 때문에 정말 쉴 틈도 없이 웃었습니다. 원래 이병헌이 가지고 있던 강한 이미지를 완전히 깨고 약간은 바보같으면서도 어리숙한 연기가 웃음코드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뭔가 약간 비현실적일 수도 있습니다. 광해군 8년,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정치 세력의 당쟁으로 조선은 왜란 직후 큰 혼란을 맞이합니다.

왕이 되어선 안 되는 남자, 조선의 왕이 되다!
광해군(이병헌 분)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지고 자신의 측근인 허균(류승룡)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위협에 노출될 대역을 찾아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다가 허균은 기방에서 걸쭉한 만담과 재치있는 말솜씨로 인기를 끌고있던 하선(이병헌 분)을 발견하게 되고 왕과 똑같은 외모에 자신이 가진 재주와 말솜씨로 왕의 흉내도 완벽하게 해내는 하선의 왕이 찾던 대역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선은 영문도 모른채 궁에 끌려와 왕의 옷을 입고 왕이 자리를 비운 사이 왕의 대역을 하게 되는데 돈을 두둑히 챙겨준다는 말에 못이기는 척 제안을 받아드리고 계속 왕노릇을 하게됩니다.


하선은 왕의 대역을 하기 시작하면서 허균의 지시대로 왕의 말투부터 걸음걸이, 국정을 다스리는 법까지 '궁은 사방에 눈과 귀가 열려있는 곳' 이라는 말 때문에 위험천만한 생활을 보냅니다.

저잣거리의 천한 만담꾼에서 하루아침에 조선의 왕이 되어버린 하선은 점점 궁의 규정과 왕의 측근들, 권력의 구조까지 알아가게 되고. 

나중에는 권력의 부패와 법의 한계를 느끼면서 하선은 더이상 왕의 대역이 아니라 진짜 왕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신하들은 에전에 난폭했던 광해와는 달리 따뜻함과 배려심깊은 모습으로 바뀐 왕에게 인간미를 느끼고 궁정을 조금씩 술렁이면서 점점 진짜 왕처럼 변해가는 하선의 모습에 허균을 당황하기도 합니다.

대충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실 천한 신분의 사람이 왕이 되어 나라를 변화시킨다는 내용의 이야기는 예전부터 '왕자와 거지' 라는 동화처럼 많이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본 영화 광해는 정치적인 문제에 중심을 잡고 천한 신분의 하선이라는 인물이 왕과 닮았다는 이유로 왕이 되어 정치적인 문제를 바로잡고 권력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려고 하는 모습이 큰 감동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영화 광해는 너무나도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정말 제가 지금까지 봐왔던 사극 드라마 영화를 모두 통틀어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 만큼 영화 광해는 저에게 큰 충격과 그 만큼의 재미를 충분히 안겨 준 영화입니다. 영화가 너무 재미있어서 영화관에 친구와 또 가서 영화를 보기도 했습니다.

정말 광해는 영화관에서 몇 번을 다시봐도 돈이 아깝지 않을만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그 만큼의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이 있었으니까요. 



누가 왕이 되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진짜 왕이 정치를 했을 때에는 권력 다툼이 일어나고 정치적인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백성들은 점점 힘들어지지만 하선이 왕의 대역을 하는 15일동안은 오히려 진짜 왕보다 바른 말을 하고 자신이 백성의 입장을 제대로 알고 있기 때문에 백성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면서 정치를 합니다.


가짜 왕이 진짜 왕보다 더 임금다운 모습을 보인다는 게 저는 너무나 씁쓸합니다.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 그렇다면 과연 누가 왕이 되어야 더 좋은 나라가 되었을까요?

백성을 진정으로 생각하면서 금나라와 명나라 사이에서 중립외교를 펼치고 외세에 굴복하지 않았던 조선 왕조 유일한 왕 광해, 그는 영화상에서 천한 백성으로 나옵니다.

영화제작사 측에서는 왕의 모습을 똑같이 닮은 대역, 두 명의 왕이라는 설정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픽션이라고 했습니다.

조선 왕조에서 폭군이었지만 백성을 생각하면서 호패법 같은 법안을 만들고 완벽한 외교 정책을 펼쳤던 광해군의 이중적인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광해군이 즉위해있던 시대에 광해군은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아주 영리한 왕이라고 칭찬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군' 이라는 이름이 붙은 걸로 봐서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던 왕이었던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영화에서처럼 암살 위협을 많이 받았다고 하니까요.

게다가 광해군은 자신의 측근들이 일으킨 인조반정으로 인해 왕위에서 강제로 내려오기도 했답니다. 영화에서처럼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던 광해군, 그는 실제로 어떤 왕이었을까요?

광해, 왕이 된 남자
감독 추창민 (2012 / 한국)
출연 이병헌,류승룡,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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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가지고 있던 영화 중에서 '프로메테우스' 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마침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던 저는 얼른 아이패드에 넣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를 만든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예전에 에일리언과 블레이드 러너 등의 영화를 만들어 SF영화사에 길이 남을 인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리들리 스콧 감독은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외계인 영화의 틀을 확 바꾸어 '인류의 기원' 을 찾아간다는 독창적인 주제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그 영화가 바로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입니다. 그렇다면 영화 제목의 '프로메테우스'는 무슨 뜻일까요?

- 프로메테우스란?
프로메테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입니다. 신들과 타이탄족이 전쟁을 할 때, 제우스가 승리할 것을 예상했던 '프로메테우스(먼저 생각하는 사람)'는 제우스 편에 서서 제우스의 총명을 받습니다.

신들의 왕 자리를 차지한 제우스는 신들만 있는 세상이 지겨워서 다른 생명체도 만들어달라고 프로메테우스에게 명령합니다.

프로메테우스는 호랑이와 독수리 등의 동물들과 인간을 창조하게 됩니다. 프로메테우스는 호랑이에게 발톱을 주고, 독수리에게는 날 수 있는 날개를 주는 등, 동물들에게는 줄 것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특별히 줄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의 불을 훔쳐서 인간들에게 나눠주게 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큰 벌을 내립니다.


그렇지만 인간을 사랑했던 프로메테우스 덕분에 불을 얻은 인간들은 불을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잘 생존해 오면서 살고있다는 것이 신화의 포인트입니다.


- 영화 프로메테우스의 내용
인류의 기원을 밝힌다는 주제를 가진 영화이지만 역시 에일리언을 만들었던 영향인지 프로메테우스 영화에도 외계 생명체가 등장합니다.

지구의 여러 동굴에서 같은 배열의 행성이 그려진 벽화를 발견하고 인류의 기원을 찾기로 한 엘리자베스 쇼 박사와 그의 연인이자 고고학자인 찰리 할러웨이는 프로메테우스호라는 우주선을 타고 우주 여행을 떠납니다.

우주선 프로메테우스 호


그들은 인류의 탄생이 외계인(영화상에서는 '엔지니어'라고 부른다.)의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시작된다고 생각하여 2년 동안의 우주여행으로 어느 행성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 행성에서 어떤 인공적인 건물을 발견하게 되고, 사람들은 인류를 창조한 외계인을 찾기위해 조사를 하면서 돌아다닙니다.


하지만 그들이 찾은 것은 외계인들의 수많은 시체들 뿐, 인류의 기원을 찾을 방법은 전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징그러운 외계 생명체의 공격을 받기도 하면서 여느 영화처럼 고난을 겪습니다.

나중에는 여주인공 쇼 박사의 연인이자 고고학자 찰리 박사가 그 행성의 건물에 있던 어떤 유기체 감염되어 죽게 됩니다.

그와 성관계를 가졌던 쇼 박사는 비정상적인 임신을 하게됩니다. 그녀는 자신이 임신한 그 생명체를 제왕절개로 뱃속에서 꺼내버립니다. 그녀의 뱃속에서 나온 생명체는 문어처럼 생긴 징그러운 외계생명체 같았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갔던 건물의 정체는 인간을 창조했던 외계인들이 다시 인간들을 파괴하기 위해 지구로 가고 있던 우주 전함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을 자신들이 타고 온 프로메테우스 호를 이용해 외계인들의 우주전함을 부셔버립니다. 하지만 외계인(엔지니어)의 유일한 생존자가 우주전함에서 빠져나와 쇼 박사를 위협합니다.


하지만 쇼 박사가 임신했던 그 문어같이 생긴 외계생명체가 다시 나와서 외계인(엔지니어)을 잡아먹습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쇼 박사는 외계인들의 우주선 조종법을 알고있는 데이빗을 데리고 다른 우주선을 찾아떠납니다.

한 편, 문어 외계생명체에게 잡아먹힌 외계인(엔지니어)의 시체에서 에일리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에일리언 같이 생긴 괴상한 생명체가 기어 나옵니다. 그리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 그들은 왜 인간을 창조했는가?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했던 질문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주제라고도 할 수 있는 인간이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밝혀지지 않습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외계인(엔지니어) 한 명이 우주선에서 지구로 내려와 어떤 액체를 마시고, 온 몸의 세포가 파괴되면서 바다에 빠집니다.

그리고 외계인의 부서진 세포가 바닷속에서 다시 합쳐지며 인간의 DNA가 만들어지고, 적혈구가 형성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또한 영화 중간에 외계인과 인간의 DNA가 일치한다는 내용도 언급이 됩니다. 

이런 부분들을 조합해 볼 때,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엔지니어)들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죠. 그 외계인들은 왜 인간을 창조했을까요? 그들이 우리 인류의 기원이자 창조주라면 분명히 우리를 창조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영화 중간에 데이빗이라는 인조인간이 찰리 박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들은 왜 나를 만들었을까요?' 그러자 찰리 박사가 대답합니다.

'만들 수 있으니까 만든 거지.' 과연 인간을 만든 창조주가 우리를 만든 이유도 저렇게 시시하다면 우리들은 실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영화에서 인간들이 인조인간을 만든 것처럼 외계인이 우리 인간을 만든 이유가 단순히 '그냥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만들었다'면 얼마나 실망스러울까요?

저는 인류가 창조된 이유를 알고싶어서 영화를 기대하며 봤지만 끝까지 해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영화 중간 중간에 그 해답이 숨어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아마도 감독이 영화의 다음 편에서 공개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 창조한 인간을 다시 파괴하려는 이유는? 
영화에서 인간을 만든 외계인들이 다시 인간들을 파괴하려 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언급됩니다. 자신들이 창조한 인류를 다시 파괴하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해답도 역시 영화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그것 또한 속편을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류의 탄생 이유과 기원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담기에는 영화의 2시간이 너무 짧다고 생각되지는 않나요?

저는 오히려 이번에 본 프로메테우스의 1편에서 모든 결말이 밝혀지지 않을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의 기원이라는 주제는 좀 더 오랜 시간 다뤄져야 할 논쟁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다행히 3부작이라고 하니까 앞으로의 내용을 더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부작을 모두 보면 인류의 기원을 포함한 저의 궁금증을 모두 해결할 수 있겠죠.



- 결말에 대한 짧은 생각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에일리언이 나오는 것을 보고 '에일리언 영화의 프리퀄 속편이다' '인류의 기원은 결국 에일리언이다' 등의 얘기가 많은데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프로메테우스 마지막 장면에 나온 에일리언이 인류의 기원이라는 주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속편에서 그 에일리언이 나와 스토리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에일리언과 인류 창조의 이유를 연관짓는 것을 좀 터무니 없는 것 같습니다.

뭐 그런 것들도 프로메테우스 2편, 3편이 나온다면 모두 밝혀지겠죠. 1편은 너무나 궁금증을 많이 남기고 끝났으니까 이 영화의 속편을 기대해 봅니다.
 


프로메테우스
감독 리들리 스콧 (2012 / 미국)
출연 누미 라파스,마이클 패스벤더,샤를리즈 테론,로건 마샬 그린,가이 피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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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윤리 과목 시간에 수행평가로 '사회 문제에 대한 영화를 감상하고 보고서 작성하기'를 하고 있습니다. 각 모둠마다 선생님께서 주시는 영화를 봐야 하는 특이한 평가였습니다.

저희 모둠은 '부당거래'라는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부당거래는 2010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제가 좋아하는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등 연기파 배우가 많이 나오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법을 수호한다는 이름으로 수많은 조작과 더러운 돈이 오가는 사회 모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듯했습니다.

- 줄거리
영화를 줄거리는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아동 성폭행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은 계속 범인 검거에 실패를 하다가 유력한 용의자가 수사 도중에 경찰의 실수로 사망하는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결국 경찰청은 최후의 카드를 꺼냅니다. '범인이 없다면 만들면 된다' 이런 생각으로 경찰청은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을 깔끔하게 종결시키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조용히 처리해 줄 사람으로 지목된 사람은 바로 광역수사대의 에이스 최철기(황정민 분) 형사, 최철기 형사는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승진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승진을 보장해주겠다는 경찰국장의 조건을 받아드리고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에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이게 바로 영화의 제목처럼 '부당거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철기 형사는 가짜 범인을 만들기위해 조폭이 운영하는 건설회사 해동건설의 이사인 장석구(유해진 분)에게 찾아갑니다.


최철기 형사는 장석구에게 해동건설의 뒤를 봐주겠다는 조건으로 온국민, 그리고 대통령까지 주목하고 있는 아동 성폭행 살인사건의 범인을 연기할 배우를 구하라고 합니다.
 


장석구는 조폭으로서 간단한 일을 하나 해주고 자기 회사의 뒤를 봐줄 경찰이 생긴다는 생각에 조건을 받아드립니다. 이게 바로 두 번째 '부당거래'입니다.

최철기는 성폭행 전과가 있지만 마음잡고 딸과 병이 있는 아내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동석(우돈기 분)을 가짜범인으로 선택합니다.

가짜범인이 될 적당한 배우를 찾고있는 최철기 형사


장석구는 최철기 형사의 말대로 가짜범인이 될 이동석을 잡아서 협박을 합니다. 하지만 협박으로는 도저히 말을 듣지 않아서 돈은 충분히 챙겨주고 정신이상자가 되면 바로 풀려날 수 있다는 등의 거짓말로 이동석을 설득시킵니다.

설득을 마치고 장석구는 이동석에게 말 한마디를 던집니다. '너, 오늘부터 범인해라' 듣자마자 섬뜩해지는 말이었습니다. 이 영화의 내용을 한 번에 말해주는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쯤에서 돈도 많고 빽도 많은 주양(류승범 분)검사가 등장합니다. 주양 검사는 어찌어찌하다가 최철기 형사 뒤를 캐기시작하고 나중에는 경찰에서 있었던 부당거래와 가짜 범인에 대해서도 알게됩니다.
 

영화 중간중간에 계속 그려지는 최철기 형사와 주양 검사의 대결 구도


이런식으로 부당거래는 꼬이고 꼬여서 사건은 복잡하게 흘러가게 됩니다. 특히 최철기 형사는 일이 꼬일수록 점점 악의 본성이 드러나면서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과 자신의 동료까지 죽이면서 승진 배지를 달게됩니다.
 



- 감상평
영화의 결말은 반전이 조금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전체적으로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거나 망합니다.

하지만 주양 검사(류승범)은 아무런 피해없이 원래대로 잘먹고 잘삽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양 검사가 자신의 뒤를 봐주는 장인어른과 함께 대화를 하며 걸어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매우 씁쓸했습니다. 아무리 사리사욕을 채우고 나쁜 짓을 많이 해도 결국에는 있는 놈이 살아남는다는 메세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지루한 면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서 봤던 장면을 또 보고, 또 보고를 반복한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어려운만큼 치밀하게 구성된 영화였고 나름대로 배울 것이 많은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격투 장면을 너무 길게 끌어서 유치하거나 스토리의 흐름을 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많이 있습니다. 먼저 최철기 형사가 해동 건설 장석구에게 가짜 범인을 만들라고 시킬 때 최철기가 장석구한테 했던 말입니다.
 


'니네같이 법 안 지키는 새끼들이 더 잘 먹고 잘 살아.'


이 대사를 듣고 한 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더 잘먹고 잘 산다면 법은 왜 필요한거지?'

쉽게 생각해본다면 권력있는 사람들이 뇌물을 받는 것은 불법이지만 법을 어기고 뇌물을 받으면 돈이 많아져서 부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산다고 영화에서 말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불법적인 행위들을 못하도록 찾고, 막는 사람들이 바로 경찰, 검찰 또는 정부라고 알고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 부당거래 영화를 보고나서 또 한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과연 법을 수호하는 그들이 올바르게 법을 수행하고 있을까?'

만약 영화에서처럼 경찰이나 검찰이 법을 수호한다는 명목으로 더 나쁜 비리를 저지르고, 말그대로 부당거래를 통해 조작을 벌이고 있다면 우리는 엉망진창의 사회 속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회를 당연히 부정해야하고 법을 수호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부당거래 영화에서처럼 대국민을 상대로 연극을 하고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내용과는 별 상관없지만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은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 

주양 검사가 '경찰쪽이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기에 수사를 함부로 못하겠다'고 하던 수사관에게 했던 말인데 계속 호의를 베풀면 상대방은 그것을 점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를 담고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했다가 제공하지 않았는데 노숙자들이 데모를 일으킨 사건이 있습니다.

노숙자들에게 공짜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권리는 없는데 호의로 밥을 나눠주니까 노숙자들은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드리고 자신들은 공짜밥을 얻어먹을 수 있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인간은 잘해주면 점점 기어오르면서 잘해주는 것이 권리라고 착각하며 호의가 없어지면 화가나는 아주 이상한 동물이라는 것입니다.

저도 평소에 그런 것을 많이 느낍니다. 학교의 한 후배한테 잘해주기 시작하면 그 후배는 점점 막나가면서 기어오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끔은 남한테 잘해주는게 싫어지기도 합니다. 돌아오는게 없으니까요. 남이 호의를 베풀면 고마워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 영화에서는 호의에 대해 고마워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았습니다.

남이 호의를 베풀기 시작하면 의심부터 시작하고, 나중에는 자신의 권리라고 착각하며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여러면에서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인 모순을 많이 비판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부당거래
감독 류승완 (2010 / 한국)
출연 황정민,류승범,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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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커서 누가 저에게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인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맨인블랙입니다.' 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도 맨인블랙입니다.

맨인블랙은 베리 소넨필드라는 감독의 미국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유치할 수도 있지만 '지구를 침략하려는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 는 뻔한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맨인블랙은 다른 외계인 영화들과 엄연히 다릅니다. 맨인블랙은 우선 장르가 코미디입니다. 영화의 주제는 외계인과 맞서는 것이지만 코믹 요소가 영화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외계인들이 지구인으로 위장하여 지구에서 사람들 모르게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 또한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맨인블랙은 시리즈 영화입니다. 원래 2편까지 나왔었는데 며칠 전, 3편인 '맨인블랙3' 가 개봉했습니다. 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후속작이 개봉했기에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나 기다리던 맨인블랙3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맨인블랙3는 제가 기대했던 만큼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역시 다른 영화 시리즈처럼 감독이 계속 바뀌지 않고 시리즈가 바뀔 때마다 베리 소넨필드 감독이 계속 연출을 맡아서 영화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맨인블랙 특유의 재미요소가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절대 바뀌지 않는 선글라스에 검정 수트 패션


맨인블랙에 관한 포스팅은 옛날에도 한 번 했었습니다. 그 때 저는 맨인블랙의 후속작이 계속 나올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역시 예상대로 맨인블랙3가 나왔습니다.

맨인블랙의 주인공은 두 명입니다. 맨인블랙의 비밀요원 코드네임 J(윌 스미스)와 K(토미리 존스)입니다. 이 두명을 중심으로 영화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제이(J)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영화에서의 비중은 제이가 더 큽니다. 특히 이번에 개봉한 맨인블랙3에서는 거의 대부분 제이를 중심으로 영화 내용이 전개됩니다.

맨인블랙3는 40년 전 케이가 체포한 우주 악당 외계인 '보리스' 가 탈출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보리스는 자신을 체포한 케이에게 복수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케이를 죽입니다.

악당으로 등장하는 외계인 보리스


그리고 현재에서는 케이의 존재가 사라지고 제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서 케이라는 존재가 지워지게 됩니다. 

영문을 모른채 제이는 우선 케이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도 타임머신을 타고 케이가 죽기 전의 과거로 가서 40년 전의 케이를 만나게 됩니다.


40년 전의 케이를 연기하신 분은 조슈 브롤린입니다. 젊은 케이역을 연기했지만 별로 젊어보이지는 않네요. 영화 내용상의 나이는 29세라는데 전혀... 뭐 SF영화니까 이해해 줄 수 있습니다.

젊은 시절의 케이, 29세....


여튼 그렇게 해서 젊은 시절의 케이와 미래에서 온 제이가 힘을 합쳐 악당 보리스를 해치우고 지구를 구한다는 대충 그런 이야기인데 중간중간에 코믹한 요소가 많아서 2시간 동안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액션들까지 더해져 눈의 즐거움까지~ 이제 맨인블랙도 점점 더 발전하고 점점 더 재미있어져 간다는 생각에 뿌듯함까지 느껴졌습니다.

이제 캐릭터를 좀 파헤쳐볼까요?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사람은 바로 맨인블랙의 주인공 에이젼트 제이입니다. 제이는 자신의 파트너인 케이에게 임명되어 맨인블랙에 들어가게 됩니다.


잠깐! 여기서 말하는 맨인블랙이라 영화상에서 지구에 들어오는 외계인들을 관리하고 감시하는 등 외계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단체를 말합니다.

여튼 제이는 맨인블랙에 들어오게 된 후 놀라운 경험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맨인블랙에서 일하는 다른 요원들의 특이한 성격 때문에 아직까지도 적응이 안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아마도 맨인블랙 내에서 제이가 가장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이는 케이를 구하러 과거로 가게 되는데 자신이 미래에서 온 사실을 숨겨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습관이 되어 자신이 아는 요원들을 과거에서 만날 때 마다 K(케이)! 또는 O(오)! 라고 불러버리죠. 이 때 정말 웃긴 장면이 나옵니다.

제이는 나름대로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자신은 모르는 남자를 만나면 무조건 '케이' 라고 부르고, 반대로 모르는 여자를 만나면 무조건 '오' 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둘을 합치면 'OK(오케이)' 된다나 뭐라나.... 정말 이 장면에서 엄청 많이 웃었습니다. 제가 맨인블랙3를 다시 보게 된다면 아마 방금 그 장면을 다시 보기 위해서 일겁니다. 

둘을 합치면 '오케이' 된다는 케이 요원과 오 요원


어쨋든 제이는 과거의 케이와 힘을 합쳐 외계인과 싸우면서 무슨 세상에서 한 순간 한 순간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되고 자기 출생의 비밀 등 여러가지를 복합적으로 득도하시면서 정체성에 혼란이 오죠...

하지만 제가 맨인블랙3를 보면서 기대했던 것은 영화의 내용이 아니라 바로 영화의 결말입니다. 옛날에 썻던 맨인블랙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었지만 맨인블랙 시리즈는 항상 영화의 결말마다 충격을 주는 메세지가 담겨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맨인블랙3에서도 꽤나 큰 충격을 주는 결말을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제 기대에 부흥하여 아주 큰 충격을 주는 결말을 보여주었습니다.

궁금하시면 직접 영화를 보시길.....


여튼 제가 기대했던대로 맨인블랙3는 아주 재미있고 아주 큰 감동과 충격 및 메세지를 준 좋은 영화였습니다.

맨 인 블랙 3
감독 배리 소넨필드 (2012 / 미국)
출연 윌 스미스,토미 리 존스,조쉬 브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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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소셜 네트워크' 라는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포스팅했는데 너무 인상깊었던 영화라 이렇게 또 한 번 감상문을 올려봅니다.


영화는 2시간이라는 긴 시간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계속 재미있었습니다. 영화의 주제가 '인터넷 사이트 제작 사업' 이라는 어려운 소재임에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막 화려한 액션이 등장하거나 매 순간 순간마다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영화속 인물들이 대화하는 장면만 나오는데도 영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마크를 비롯한 영화 속 여러 인물들이 사람을 만나고 술을 마시며  대화하는 게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면서 광고를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어떤 투자자를 만날 것인가?, 주식에서 내 지분은 얼마나 되는가? 이런 내용의 대화만 해도 영화의 진행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가끔씩 이해가 되는 않는 대화가 나오기는 했지만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단지 인물들이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영화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자고로 영화란 멋진 장면이 많아야만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에서는 인물들의 대화와 주인공의 심리 변화가 계속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 점점 번창해 갈 때마다 저도 왠지 간접적인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영화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마크의 미래모습입니다. 영화의 내용전개는 주로 주인공 마크가 페이스북을 만들어서 성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중간중간마다 미래에 이미 페이스북으로 성공하여 조사를 받고있는 마크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과거와 미래의 배경이 계속 확 확 바뀌어서 진행되어 영화를 보며 지루함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미래에 페이스북으로 성공한 마크는 과연 어떤 조사를 받고있는 것인가? 그것을 설명하자면 좀 길어집니다. 하지만 그래도 설명하겠습니다.^^

페이스북의 창시자인 주인공 마크는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되고 온라인 친구 5억명이라는 굉장한 기록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5억명이라는 인터넷 친구가 생겼지만 현실에서의 친구는 떠나갑니다. 함께 페이스북을 만들었던 마크의 절친한 친구, 왈도는 사업적인 이유로 마크를 고소했습니다.

마크의 친구, 왈도


게다가 마크에게 인맥교류 사이트 제작을 의뢰했었던 윈클보드 형제는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이유로 배상금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조사를 받고있는 것입니다.ㅎㅎ

아이디어를 훔친 이유로 마크에게 배상금을 요구하는 윈클보드 형제


돈을 많이 벌고 온라인 상의 친구가 많이지면 뭐합니까? 현실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진실된 사람이 없다면 그것은 불행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페이스북을 하고있지만 페이스북으로 만나는 사람들보다 현실에서 만나는 친구들을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네트워크라는 문화가 많이 대중화되고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것은 인정해야하는 사실이지만 지금 자신의 옆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친구가 아닐까요? 

 
소셜 네트워크
감독 데이빗 핀처 (2010 / 미국)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앤드류 가필드,저스틴 팀버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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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시내에서 저녁을 먹고 근처에 있는 DVD방에 갔습니다. DVD방에서는 옛날에 보지못했던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망설임없이 '소셜 네트워크' 라는 영화를 택했습니다. 그 영화는 예전부터 아버지와 계속 보려고 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주내용은 그 유명한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 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천재들의 치열한 아이디어 경쟁과 주인공의 성공기를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마크 주커버그' 는 컴퓨터 천재로 소문이 나있었고, 덕분에 윈클보드라는 형제에게 하버드 대학의 선남선녀들이 교류하는 사이트를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았습니다.

마크는 거기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왈도' 에게 투자금까지 받아서 인맥 교류 사이트인 '더 페이스북' 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오픈합니다.


마크와 왈도가 만든 더 페이스북이라는 사이트는 하버드 내에서 급속도로 인기가 퍼져갔고 곧 다른 대학 사이에도 퍼지게 됩니다.

그렇게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명인으로 지내고 있던 마크는 어느날, 유명한 무료음악 사이트 '냅스터' 를 창시한 '숀 파커' 라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두 천재 마크와 숀의 만남은 거대한 사업의 시작이었습니다. 더 페이스북은 깔끔하게 이름을 페이스북으로 바꾸고 전세계로 퍼져나갑니다.

숀 파커(왼쪽), 마크 주커버그(오른쪽)의 만남


이제 하버드 대학의 작은 인맥 관리 사이트에서 시작된 페이스북이라는 사이트는 전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 사이트가 된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창시자인 주인공 마크는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되고 온라인 친구 5억명이라는 굉장한 기록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인생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 주인공 마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노트북을 펼쳐 페이스북에 들어가 자신의 헤어진 옛 애인, 에리카에게 친구요청을 하고 영화가 끝납니다.


모든 게 그 에이카라는 여자 때문인 것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마크는 자신의 애인 에리카에게 차입니다. 화가 난 마크는 술을 먹고 취한 상태로 자신이 다니는 하버드 대학의 사이트를 해킹합니다.

그러고는 여자들끼리 외모를 비교해서 보여주는 사이트를 만들어 버립니다. 사이트에는 4시간만에 2만 2천명이 들어왔고 트래픽 과부화를 일으킵니다.

덕분에 마크는 컴퓨터 천재로 유명해지고 나중에는 페이스북이라는 사이트까지 만들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날 페이스북이 나름 하버드 대학에서 인기가 좋을 때 에리카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마크는 에리카에게 자신이 만든 '더 페이스북' 을 자랑했지만 에리카는 페이스북에 대해 전혀 몰랐고 오히려 마크를 더 무시합니다.

자극을 받은 마크는 그 때부터 페이스북의 세력을 점점 넓혀나갔고 결국에는 지금의 페이스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 얼마나 황당하고도 웃긴 일입니까? 자신을 무시하는 한 여자에게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어서 시작한 페이스북이라는 사이트가 지금은 전세계에서 가장 큰 사이트가 되버렸습니다.


정말 여자의 힘은 굉장한 것 같습니다. 한 여자에 대한 마크라는 소년의 질투와 과시욕 덕분에 그 소년은 엄청난 부자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항상 말씀하십니다. 항상 여자를 조심하라고...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끔은 '좋아하는 이성' 이라는 존재가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감독 데이빗 핀처 (2010 / 미국)
출연 제시 아이젠버그,앤드류 가필드,저스틴 팀버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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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소에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인데 제일 최근에 봤던 영화 중에서 저번에 봤던 댄싱퀸에 가장 재미있었고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저번 포스팅에도 말했었지만 이번에 봤던 영화 댄싱퀸은 정말 정치적으로 우리들을 일깨워주는 사회적인 면도 있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주 재미있기까지 하다고 했습니다.

여러 면에서 완벽했던 영화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영화 댄싱퀸이 재미있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보려 합니다.

영화 상에서 주인공 황정민은 서울 특별시 시장이 되려고 선거운동을 하고있고 그의 아내 엄정화는 어릴 적 꿈인 댄스가수 데뷔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만약 황정민이 시장이 된다면 엄정화의 댄스가수라는 직업은 황정민에게 많이 곤란해지겠죠. 때문에 엄정화는 대책없이 그냥 자신이 댄스가수라는 사실을 계속 숨기려고 합니다.

사실 영화라서 그렇지 댄스가수라는 직업을 숨기는 게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믹영화이기에 그런 코믹한 설정이 영화의 재미에는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물론 엄정화가 댄스가수라는 것을 숨기고 이중생활을 한다는 설정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웃기기도 하면서 엄정화가 들킬까봐 긴장감도 놓칠 수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은 황정민과 엄정화 부부가 같이 있은 장면이 많이 등장합니다. (부부니까요^^) 황정민과 엄정화는 늘 싸우는 것 같으면서도 다정하고 또 싸울 것 같은데 어느샌가 웃고 있고... 그 둘이 영화에서 부부 생활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저도 입에 미소가 생깁니다.

특히 황정민의 멋진 연기가 영화를 보는 동안 계속 영화에 몰입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진지하면서도 웃긴 그의 매력에 푹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진행은 대부분 황정민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황정민의 감정 변화에 따라 관객들도 계속 울고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엄정화는 아무것도 하지 않느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엄정화 역시 여주인공답게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진행은 황정민이지만 그에 뒤지지 않게 엄정화도 따뜻한 휴머니즘을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댄스가수가 되려고 노력하는 엄정화의 모습은 정말 가슴을 울릴 정도로 감동스러웠습니다.

이렇게 황정민과 엄정화가 만나서 최고의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기회가 된다면 극장에 가서 다시 한 번 보고싶은 영화입니다.

댄싱퀸은 이렇게 완벽한 영화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 중간에 보면 황정민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용돈을 많이 못드려서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한 번 쯤은 황정민의 부모님이 등장할 법도 한데 황정민의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가 잠시 나오는 것을 끝으로 황정민의 부모님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엄정화의 부모님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영화 초반에 황정민, 엄정화 부부의 전세 값을 내주는 것으로 처음 등장하여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등장을 합니다.

황정민은 시장 후보 연설에서 감동적인 말을 많이 하는데 그 말에 감동받아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도 역시 엄정화의 부모님은 계속 등장하십니다.

하지만 황정민의 부모님은 끝까지 나오시지 않으셨네요... 만약 황정민의 부모님도 영화에 계속 등장하셨더라면 황정민의 감정을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해주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ㅎㅎ 영화 댄싱퀸을 만드신 감독님도 자신만의 생각이 다 있으셨겠죠. 반대로 생각해보면 황정민의 부모님이 계속 등장했더라도 오히려 영화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쪼~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영화 댄싱퀸은 정말 재미있고 완벽한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가끔씩 우울하거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신이 없을 때, 이 영화 댄싱퀸을 본다면 기분도 좋아지고 자신감도 생길 것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가수라는 직업도 단순히 하나의 직업일 뿐인데 영화에서는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가 댄스가수라는 것이 용납되지 않습니다.

댄스가수도 그냥 하나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실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댄스가수를 사람들은 좋은 시선으로만 바라보지는 않으니까요.



영화에서 말하려고 하는 것도 바로 그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황정민이 서울시장이라는 꿈을 이루고 엄정화가 댄스가수라는 꿈을 이룬다면 둘 중 하나는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합니다.

이건 뭐... 이혼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직업이던지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게 뭐가 나쁜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댄싱퀸을 비롯해서 앞으로 사람들의 관점이 많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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