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버지와 저녁을 먹는데, 제가 막걸리를 주문해 마셨습니다. 아버지는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저를 갑자기 다그치셨습니다. 제가 마시고 있던 막걸리가 생탁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생탁 노동자들이 어떤 대우를 받는지 아는지 물어보셨고, 저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잘 찾아보라고 하셨습니다. 



집에 가서 생탁 노동자들에 대해 찾아보니 정말 말이 안나왔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생탁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노예라고 표현하던데 그 말이 정말 과장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생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아침, 점심을 회사에서 먹는데, 한 끼 식사가 1인당 450원이라고 합니다. 일요일에 일을 나오면 그 식사조차 주지 않고 고구마나 삶은 달걀을 한 개씩 나눠준다고 합니다.


게다가 휴일에 일을 나와도 휴일수당도 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주 5일 근무는 커녕 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쉬기 힘들고, 장례식이나 부모님 팔순 때에도 예외없이 근무하게 한답니다. 


사규에 1년에 80% 이상 근무하면 연차 휴가를 준다고 해놓고 연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소멸된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은 생탁 노동자들은 전혀 알지도 못한채 일했다고 합니다. 


버스가 다니지도 않는 새벽 4시에 버스비를 주면서 출근하라고 하고 심야수당도 없고, 이것들 이외에도 작업 환경과 노동자들에 대한 대우가 정말 터무니없는 곳이 바로 부산의 막걸리 생탁이었습니다. 


부산 생탁의 노동자 지옥을 잘 보여주는 만화가 있기도 합니다. http://www.ziksir.com/ziksir/view/1484


생탁의 노동자들은 현재 1년 동안이나 파업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회사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게다가 국회의원조차 외면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건 상식적인 노동환경인데, 그 '상식'조차 지켜주지 않는 회사가 정말 무엇을 위한 회사일까요? 그러면서 사장들을 자기 몫을 다 챙기고 살겠죠. 자신들이 조금만 욕심을 버리면 될텐데.. 



저도 아르바이트 정도는 해본 적이 있는데, 근무환경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 대한 대우는 두말 할 필요도 없죠. 일할 맛이 나야 능률이 생기고 회사도 더 발전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걸까요?


이런 생탁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잘 몰라서 생탁을 먹었으니까요.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아는 게 참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앞으로는 생탁의 노사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절대 마시지 말아야겠습니다. 생탁말고도 앞으로 뭔가를 소비하거나 선택할 때 충분히 알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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