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리산 등산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2박3일동안 조끼리 직접 밥을 해먹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리산에 가기 전 밥을 해먹을 음식을 잔뜩 구입했습니다.

작년 아버지와 함께 지리산에 갔을 때에는 아무런 식량도 가지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대피소에서 비싼 값에 음식을 구입해먹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모든 음식을 다 챙겨가서 직접 요리를 하고 밥을 먹은 뒤 직접 전부 치워가야만 했습니다.

원래 등산이라는게 그렇게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조는 조의 이름부터 '밥먹으로 가' 조 라고 짓고 음식을 잔뜩 준비해갔습니다.

비록 가방이 무척 무거워서 고생을 했지만 음식이라는게 먹으면 없어지기 때문에 가방의 무게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힘차게 등산을 했습니다.

첫 날의 아침밥은 학교에서 급식으로 먹고 점심 때 쯤 지리산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역시 등산을 하자마자 배가 고파졌고, 점심을 선생님께서 챙겨온 김밥으로 대충 해결했습니다.

그리고 힘들게 등산을 해서 대피소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요리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우리 조가 저녁 때 먹을 음식은 바로 '삼겹살' 이었습니다.


선배가 무거워도 열심히 들고 온 삼겹살을 드디어 먹게 되었습니다. 가져 온 버너는 제 버너를 합쳐서 총 세 개, 한 개의 버너로는 밥을 했고, 나머지 두 버너로는 고기 굽는데에 풀가동했습니다.

어느새 고기는 다 익어가고, 우리 조는 밥과 삼겹살에 쌈장과 상추, 고추, 마늘 등을 곁들어 산에서는 보기 힘든 푸짐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얼마나 저녁밥을 많이 먹었던지 이제는 토가 나올정도로 배가 불러지자 저녁식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동안 대피소에서 신나게 놀았습니다.


말뚝박기, 닭싸움, 팔씨름 등 정말 체력을 심하게 낭비하는 놀이만 했습니다. 첫날이라 그런지 아직 많은 학생들이 힘이 넘쳐보였습니다.


그래서 다들 힘차게 놀았습니다. 한바탕 놀다보니 또다시 배가 고파졌습니다. 그래서 우리조의 선생님께서 다시 고기를 준비하셨습니다.

이번에 먹는 고기는 바로 '수육' 이었습니다. 구워먹는 삼겹살과는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수육을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을 위해 정성스레 삶아주셨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많다보니까 수육은 금방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산에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저는 새벽에 일어나서 미리 요리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아침 당번은 아니었지만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그냥 먼저 요리준비를 했던 것 입니다.


둘쨋날의 아침 메뉴는 '전투식량' 이었습니다. 컵라면과 비슷하게 그냥 뜨거운 물을 붓고 몇 분 기다렸다가 먹으면 되는 간단한 음식이었습니다.

무슨 짬뽕맛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더럽게 맛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음식또한 산에서 먹는 음식 치고는 아주 만족스러운 음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다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걷고나서 또다시 점심밥을 먹는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우리조는 한 대피소에 들려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일 많이 먹어야하는 둘쨋날의 점심밥, 2박 3일의 중간에 위치한 이 시기에 먹는 밥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조가 먹는 음식은 바로 '라면' 이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라면으로는 제 체력을 보충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 제 눈에 보인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가 라면보다 몇 배로 좋아하는 음식인 '짜파게티' 였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선생님께서는 짜파게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우리조는 음식을 많이 가져온 조답게 라면과 짜파게티를 둘 다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짜파게티를 싹싹 긁어먹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약 21km를 걸어서 둘쨋날의 목표지점까지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바로 요리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배가 많이 고팠기 때문에 빨리 먹을 수 있고 맛있는 음식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뜨거운 물에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육개장이었습니다. 게다가 각종 덮밥까지 만들어먹으니 정말 진수성찬이 따로 없었습니다.


제일 힘들었던 둘쨋날의 저녁밥까지 모두 해결하고나서 둘쨋날에는 피곤했는지 꽤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마지막날에는 집에 빨리 가고싶은 마음에 그냥 참치캔 몇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얼른 출발했습니다. 다음 대피소에 도착해서 우리조는 마지막 점심밥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음식을 모두 꺼내서 전부 요리해먹었습니다. 남은 육개장들과 참치, 라면, 밥, 햄 이 모든 음식을 먹고나니 부실했던 아침까지도 모두 해결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등산을 가서 직접 요리를 해서 밥을 먹어보니 느낀게 참 많습니다. 우선 산에서는 집에서처럼 배고파서 밥을 먹는 개념이 아닙니다.

산에서는 배가 고파서 밥을 먹기보다는 '살기위해' 밥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요리하는데 더 필사적으로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먹는것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산에서 먹는 음식은 맛도 달랐습니다. 보통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기름기가 너무 많아서 그렇게 많이 먹지 못하는데 이번 지리산에서는 한개라도 더 많이 먹으려고 노력까지 했습니다.

정말 햄 하나까지도 최고급 요리처럼 느껴졌고 물 한모금까지도 한잔의 포도주처럼 달콤했습니다. 그게 바로 산이라는 곳입니다.

산에서는 모든게 맛있고 모든게 소중합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음식들이 지리산에서는 얼마나 맛있던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가끔 제가 정신이 약해지고 음식을 소중이 여기지 않으며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잃어버렸을 때 다시 산에 간다면 그런 정신들이 돌아올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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